변호사 윤경/수필

【이집트여행<19>】《람세스 2세의 미이라를 보면서 여행을 마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 31.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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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여행<19>】《람세스 2세의 미이라를 보면서 여행을 마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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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하면 반드시 가봐야 하는 곳이 몇 군데 있다.

기자의 쿠푸왕 피라미드, 카이로 성채, 아부심벨의 람세스 2세 대신전과 하토르 신전, 카르낙 신전, 룩소 신전, 핫셉수트 장제전, 왕가의 계곡, 멤논의 거상 등이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서 이곳 기행문은 생략한다.

 

이집트 여행을 마치고 아시아나 국적기에 올랐다.

돌아오면서 내내 누워서 잠만 잤다.

나이 들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건강이다.

 

10여년 전에 법원장을 하다가 대형로펌에 들어가신 변호사가 한 말씀이 생각난다.

처음 1-2년간은 예상보다 수입이 너무 좋아서 놀랐단다.

주위 사람들이나 친척들 도와주고, 서울 근교에 주말 가옥을 구입하는 등 돈을 있는대로 다 썼다고 한다.

그 결과 퇴직금을 비롯해 수중에 남은 돈은 한 푼 없었지만, 그 당시에는 월급처럼 자신의 수입도 꾸준할 것 같았다고 한다.

그런데 착각이었다.

2년 정도 지나자 수입이 급감하면서 연금이 아닌 퇴직일시금을 받은 것을 후회한다는 것이었다.

 

마찬가지로 10여년 전 아는 출판사 대표님의 이야기다.

타고난 건강체질이라서 말술을 드셨다고 한다.

그래도 끄떡 없었던 것이 테니스를 좋아해 자주 운동하고, 주말에는 어지간한 산은 날라다닐 정도로 강인한 체력을 가져서 평생 건강하게 살 줄 알았다고 한다.

그분이 50대 초반에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다가 거울을 보았는데, 갑자기 안면이 찌그러져 보여 깜짝 놀랐다고 한다.

잠시 후 정상으로 돌아와 안심했는데, 이런 증상이 한번 더 나타난 후 중풍이 왔다.

그 후 반신마비와 언어장애로 말도 어눌하게 하시고, 잘 걷지 못하신다.

워낙 건강한 체질인데다가 평생 운동을 꾸준히 해와서 자신이 중풍에 걸릴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고 한다.

 

누구나 현재의 상태가 그냥 유지될 것이라고 착각한다.

그렇지 않다.

돈이든 건강이든 변화는 불가피하게 온다.

특히 노년이 되면, 그런 변화는 놀라울 정도로 우리의 삶에 깊이 침투해 들어온다.

 

평생을 야근을 하면서 살았다.

하지만 이제는 야근을 하지 못한다.

체력이 뒷받침해주지 못한다.

 

이제는 메멘토 모리(Memento mori)를 염두에 둔다.

 

람세스 2세의 미이라를 보면, 당시로서는 훤칠한 키와 붉은 머리카락에 매부리코를 가진 모습으로 상당한 카리스마가 있다.

내세에서 영생을 누려야 할 그는 수천년 후 동양에서 온 이름 모를 노인이 유리관 속에 있는 자신의 육신을 쳐다보고 있을 거라 상상이나 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