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사의 기로에 선 ‘또르’]【윤경변호사】
<나 꿍꼬또 기싱 꿍꼬또>
정말 귀신 꿈을 꿨다.
또르가 ‘염소 DNA’가 있는지 산책을 나가면 꽃이나 풀잎을 뜯어 먹는다.
심지어 집 안에서는 크리넥스 휴지를 먹어 치운다.
드디어 탈이 났다.
토한 후부터 먹지를 않는다.
배를 쓰다듬어 주다가 잠이 들었다.
(꿈 속)
염라대왕 : 또르가 많이 아프구나. 갈 때가 된 모양이다.
나 : 아니 깜비도 15년을 살았는데, 무슨 망발을...
염라대왕 : 강아지의 수명은 하늘에 달렸느니라.
나 : 저 거위도 몇십 년을 산다는데, 겨우 7개월 된 강아지에게 그런 잔인한 말을 하시다니. 그렇지 거위야.
거위 : 반말하지 말아 줄래. 나 너보다 나이 많아.
염라대왕 : 둘 중 하나를 선택해라. 첫 번째, 1년을 같이 살다가 영영 헤어지는 것. 두 번째 7개월만 같이 살고 나머지 시간은 한 달에 한 번씩 15년 동안 만나는 것.
나 : 아니 잠깐. 겨우 배탈 난 거 가지고...
염라대왕 : 열을 셀 동안 대답 안 하면 선택권을 박탈하겠다.
나 : 헉,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염라대왕 : 하나, 둘, 셋.. 아홉...
나 : 으악! 알았어. 제발. 두 번째! 두 번째!
(현 실)
식은 땀을 흘리며 잠에서 깼다.
깨자마자 또르를 와락 껴안았다.
나 : 안 돼!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 에궁!
또르 : (숨이 막혀 눈에 흰 눈동자를 보이며) 켁! 켁!
아침에 일어나 보니, 또르가 원기를 회복했다.
어휴! 다행이다.
플라스틱 병뚜껑을 주니, 혼자서 잘 가지고 논다.
안아주면 언제나 내 얼굴을 핥는다.
또르가 노는 것을 지켜 보는 것도 즐겁고 재미 있다.
에너지도 얻는다.
또르야, 네 남은 여생을 행복하게 책임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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