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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학교원의 재임용기대권 인정 여부】《사립대학교원임용에 관한 법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취업규칙의 변경과 교원의 재임용에 관한 법리(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두49772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4. 2.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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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립대학교원의 재임용기대권 인정 여부】《사립대학교원임용에 관한 법리,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취업규칙의 변경과 교원의 재임용에 관한 법리(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49772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사립대학교원의 재임용기대권 인정 여부(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49772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9, 정상진 P.618-637]

 

. 관계 법령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53조의2(학교의 장이 아닌 교원의 임용)

 각급 학교의 교원은 당해 학교법인 또는 사립학교경영자가 임용하되, 다음 각호의 1에 의하여야 한다.

1. 학교법인 및 법인인 사립학교경영자가 설치경영하는 사립학교의 교원의 임용은 당해 학교의 장의 제청으로 이사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대학교육기관의 교원은 정관이 정하는 바에 따라 근무기간급여근무조건, 업적 및 성과약정 등 계약조건을 정하여 임용할 수 있다. 이 경우 근무기간에 관하여는 국 공립대학의 교원에게 적용되는 관련 규정을 준용한다.

 5항의 규정에 의한 재임용 심의를 신청받은 임용권자는 제53조의4의 규정에 의한 교원인사위원회의 재임용 심의를 거쳐 당해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결정하고 그 사실을 임용기간 만료일 2월 전까지 당해 교원에게 통지하여야 한다. 이 경우 당해 교원을 재임용하지 아니하기로 결정한 때에는 재임용하지 아니하겠다는 의사와 재임용 거부사유를 명시하여 통지하여야 한다.

 교원인사위원회가 제6항의 규정에 의하여 당해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의함에 있어서는 다음 각호의 사항에 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이 정하는 사유에 근거하여야 한다. 이 경우 심의과정에서 15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당해 교원에게 지정된 기일에 교원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서면에 의한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1.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2.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

3.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

4.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2조 제6호에 따른 산학연협력 에 관한 사항

 재임용이 거부된 교원이 재임용 거부처분에 대하여 불복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그 처분이 있음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7조에 따른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교원의 지위 향상 및 교육활동 보호를 위한 특별법

3(교원 보수의 우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교원의 보수를 특별히 우대하여야 한다.

② 「사립학교법 2조에 따른 학교법인과 사립학교 경영자는 그가 설치경영하는 학교 교원의 보수를 국공립학교 교원의 보수 수준으로 유지하여야 한다.

 9(소청심사의 청구 등)

 교원이 징계처분과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할 때에 는 그 처분이 있었던 것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 이 경우에 심사청구인은 변호사를 대리인으로 선임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 사립대학 교원 임용에 관한 법리

 

 사립대학 교원 임용계약의 법적 성질

 

 임용

사립학교 교원 임용계약은 사법(私法)상의 고용계약에 해당한다.

사립학교 교원의 임용계약은 사립학교법 소정의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는 것이지만 그 법적 성질은 사법상의 고용계약에 다름 아닌 것으로 누구를 교원으로 임용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당해 학교법인의 자유의사 내지 판단에 달려 있다(대법원 1996. 5. 31. 선고 9526971 판결, 대법원 2000. 12. 22. 선고 9955571 판결).

 

 임용기간의 의미

 

 사립대학 교원의 임용기간은 임용계약의 존속기간이므로 재임용되지 않으면 임용기간이 만료됨과 동시에 교원의 신분을 상실한다.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9218837 판결 :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사립대학 교원은 재임용의 기대나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 기준에 따른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을 뿐이고, 그와 같은 심사에 따라 재임용되지 않으면 임용기간 만료로 교원의 신분을 상실한다. 그러나 학교법인의 정관이나 인사규정 또는 임용계약에 재임용 강제조항이 있거나 임용기간은 형식에 지나지 않고 임용계약이 계속 반복 갱신되어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임용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원의 신분이 상실되지 않는다(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347583 판결 등 참조).

 

 반면 임용기간의 의미는 교수 재임용제도의 취지에 따라 교수로서의 지위의 존속기간이 아니라 심사기회를 부여하는 기간으로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이 견해에 따르면 임용기간의 만료로 계약관계의 종료효과를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기간만료 시 재심사의 기회를 주는 것으로 해석되고, 교수로서는 재심사 결과 자질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재임용될 것이라는 기대권을 갖는다.

 

 교원의 재임용

 

 재임용제도

 

 대학교원 재임용제도는 기간을 정해 대학교원을 임용하고 기간 만료 시 재임용 여부를 심사결정하는 제도를 말한다. 위 제도의 취지는 정년보장으로 인한 대학교원의 무사안일을 타파하고 연구 분위기를 제고하는 동시에 대학교육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임면권자가 교원으로서의 적격성을 심사하여 다시 임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데에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재임용제도는 본래의 취지와는 달리 사학재단의 전횡과 비리에 항의하고 대학운영의 민주화를 주장하거나 정권에 비판적인 교수들을 제거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된다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고, 대학구조조정 목적으로 재임용제도를 악용하는 사례도 발생하였다.

 

 법적 성격

 

 재임용은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이다.

 대법원 1995. 1. 20. 선고 9355425 판결 :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은 임용기간의 만료로 그의 대학교원으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며, 교육법상 대학교수 등에게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임용권자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재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임용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임용할 것인지의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속하고, 따라서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이 그 임용기간의 만료에 따른 재임용의 기대권을 가진 다고 볼 수 없다.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7항은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에서 정하는 사유에 근거 하여 재임용 여부를 심의하여야 한다고 규정한다.

 구 사립학교법(2020. 12. 22. 법률 제1765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53조의2(학교의 장이 아닌 교원의 임용)

 교원인사위원회가 제6항의 규정에 의하여 당해 교원에 대한 재임용 여부를 심의함에 있어서는 다음 각호의 사항에 관한 평가 등 객관적인 사유로서 학칙이 정하는 사유에 근거하여야 한다. 이 경우 심의과정에서 15일 이상의 기간을 정하여 당해 교원에게 지정된 기일에 교원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의견을 진술하거나 서면에 의한 의견제출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

1. 학생교육에 관한 사항

2. 학문연구에 관한 사항

3. 학생지도에 관한 사항

4.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2조 제6호에 따른 산학연협력 에 관한 사항

 

 위 규정은 재임용 여부가 객관적인 사유에 의하여 심의되어야 할 뿐만 아니라 해당 교원에게 사전에 심사방법의 예측가능성을 제공하고 사후에는 재임용거부결정이 합리적인 기준에 의하여 공정하게 이루어졌는지를 심사할 수 있도록 재임용심사기준이 사전에 객관적인 규정으로 마련되어 있어야 함을 요구하는 것으로 해석된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1835 판결).

 

 사립대학 교원의 근로자성

 

사립대학 전임교원인 교수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명시적으로 판단한 대법원판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하급심판결은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있다[대구고법 2012. 10. 17. 선고 20121338 판결, 서울고법 2022. 1. 14. 선고 20202047060 판결, 서울고법 2022. 9. 16. 선고 (춘천)2022529 판결 등].

 

. 이 사건 통보의 법적 성격

 

 견해의 대립

 

 1(민사상 계약 결렬에 불과하다는 견해. 사적자치의 영역에서 참가인은 교원에게 불리한 근로조건을 제시할 수도 있고, 원고가 이에 동의하지 않아 재임용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뿐이라는 견해이다. 참가인이 이와 같이 주장하였다),

 

 2(해고와 유사하다는 견해.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사용자가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경우 해고제한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기간이 만료되었더라도 종전 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본다. 이 견해에 따르면 원심과 같이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는 전제에서 이 사건 통보가 해고와 마찬가지라고 본다),

 

 3(통상적인 재임용 절차에서의 재임용 거부에 해당한다는 견해. 근로조건의 불일치로 재임용 계약이 결렬된 경우 역시 재임용 거부에 해당함은 마찬가지라는 견해이다. 이 경우 원고의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침해하여 심사 자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거나, 재임용 심사 자체에는 문제가 없으나 학교법인의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이 대립한다.

 

 1설은 판례 법리에 반함

 

 대법원은 재임용심사를 통과한 후 재임용계약의 체결 단계에서 근로조건에 대한 의사의 불일치로 계약이 무산된 경우에도 그러한 무산이 소청심사 청구의 대상인 재임용거부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12092 판결 : 비록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재임용계약의 체결이 서로 간의 계약 내용에 관한 의사의 불일치로 말미암아 무산되었다 할지라도, 원고가 재임용을 원하고 있었던 이상 위와 같은 재임용계약의 무산은 결과적으로 참가인의 재임용거부행위로 볼 여지가 있는 점, 학교법인 등의 교원 재임용행위가 원칙적으로 재량행위에 속하지만 그 재임용거부행위에 재량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는 사법통제의 대상이 된다고 할 것인바, 그와 같은 재량의 일탈남용이 있었는지 여부는 본안에서 판단하는 것이 더욱 적절한 심리방식이라고 보이는 점, 만약 재임용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 당시 학교법인이 교원에게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계약이 결렬된 경우에는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처분이 있었다고 보아야 할 것 인데, 이와 같이 계약 결렬의 책임이 누구에게 귀속될 것인지의 여부에 따라 재임용거부처분인지 여부가 정해진다면 그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쉽게 판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있을 것이므로, 교원이 학교법인에게 재임용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단 재임용을 바라고 있는 경우에는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처분이 있었다고 보아 본안에서 계약이 결렬된 책임의 귀속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보다 더 타당하다고 보이는 점, 구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2008. 2. 29. 법률 제885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이라 한다) 7조 제1항은 각급학교 교원의 징계처분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교육공무원법 제11조의3 4항 및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6항의 규정에 의한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을 포함한다. 이하 같다)에 대한 소청심사를 하게 하기 위하여 교육인적자원부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이하 심사위원회라 한다)를 둔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9조 제1항은 교원이 징계처분 그 밖에 그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에 대하여 불복이 있을 때에는 그 처분이 있은 것을 안 날부터 30일 이내에 심사위원회에 소청심사를 청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위와 같은 참가인의 재임용거부행위는 원고의 의사에 반하는 불리한 처분으로 볼 수 있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참가인이 2007. 3. 16. 원고에게 계약기간의 만료로 인하여 교원의 신분이 상실되었음을 통 보한 행위는 재임용거부처분이라고 보아야 한다.

 

 위 판결은 계약 내용에 관한 의사의 불일치로 무산된 경우에도 이를 교원소청심사의 대상이 되는 재임용 거부로 보고 있으므로, 1설은 위 판결 법리에 반한다.

 

 2설에 관한 검토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

 

 원심은 재임용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본 후 재임용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판단하였다. 이는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및 해고제한 법리를 유추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44493 판결 :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 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45765 판결 등 참조).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 갱신기대권이 인정되고 갱신거절이 위법한 경우라면 갱신 거절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으로 보게 된다. 이러한 법리가 교 원에게도 적용되는지 본다.

 

 교원에게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가 적용되는지

 

 원칙적 불인정

 

 종래 대법원 1995. 1. 20. 선고 9355425 판결은 대학 교원은 재임용의 기대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1995. 1. 20. 선고 9355425 판결 :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은 임용기간의 만료로 그의 대학교원으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며, 교육법상 대학교수 등에게는 고도의 전문지식과 교수능력 및 인격 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어서 임용기간이 만료되면 임용권자는 이와 같은 여러 가지 사정을 참작하여 재임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어야 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임용기간이 만료된 자를 다시 임용할 것인지의 여부는 결국 임용권자의 판단에 따른 재량행위에 속한다 할 것인바(당원 1989. 6. 27. 선고 889640 판결, 1993. 7. 27. 선고 932315 판결, 1994. 10. 14. 선고 9412852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대학교원이 그 임용기간의 만료에 따른 재임용의 기대권을 가진다고 볼 수 없으므로(당원 1987. 6. 9. 선고 86다카 2622 판결 참조), (후략)

 

 위 법리는 이후 대법원 2004. 4. 22. 선고 20007735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합 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가 인정된다는 취지로 변경되었다. 위 권리를 재임용기대권이라고 설명하는 견해도 있다.

 대법원 2004. 4. 22. 선고 20007735 전원합의체 판결 : 기간제로 임용되어 임용기간이 만료된 국공립대학의 조교수는 교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받아 위 기준에 부합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 신청권을 가진다고 할 것이니, 임용권자가 임용기간이 만료된 조교수에 대하여 재임용을 거부하는 취지로 한 임용기간만료의 통지는 위와 같은 대학교원의 법률관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위 판결 이후 대법원은 사립대학 교원에게도 원칙적으로 합리적 기준에 따른 공 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만을 인정하고 있다. 위 판결 내용에 비추어 보면, 교원에 게 인정되는 기대권은 원칙적으로 심사를 받아 기준에 부합되면 특별한 사정이 없 는 한 재임용되리라는 기대를 의미할 뿐, 기간제 근로자와 같이 종전과 동일한 내 용의 계약이 그대로 갱신된 것과 같은 내용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교원의 신분이 상실되지 않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앞서 본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9218837 판결은 재임용 강제조항이 있거나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임용기간이 만료되었다는 이유만으로 교원의 신분이 상실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교원은 본래 임기가 만료되면 신분을 상실하는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교원의 신분이 상실되지 않는다면 결국 종전의 임용관계가 갱신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문제된다.

 

 위 법리와 유사한 법리는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3재다262 판결에서 처음 설시된 것으로 보인다(같은 날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352647 판결도 같은 법리를 설시하였다). 해당 판결에서는 정관이나 인사규정 또는 임용계약에 재임용 강제조항이 있거나 그 외 임용계약이 반복 갱신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임용기간이 만료된 사립학교 교원은 임용기간 만료로 대학교원 신분을 상실한다고 하였다. 위 법리는 대법원 2022. 1. 13. 선고 2019218837 판결과 일부 표현을 달리할 뿐 실질적 내용은 같다고 보이므로, 이하 이를 쟁점 법리라 한다.

 

 그런데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3재다262 판결을 비롯하여 쟁점 법리를 적용한 사례들 중 임용기간이 만료되었으나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는 이유로 재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본 사안은 찾을 수 없었다. 위 법리를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과 마찬가지로 해석한 견해도 보이지 않는다.

 

 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16041 판결 등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으므로 임용기간이 만료되어 대학교원 신분을 상실한다고 본 사례가 다수 있을 뿐이다.

 대법원 2006. 7. 6. 선고 200516041 판결 : 그러나 헌법재판소는 1997. 1. 13. 개정 사립학교법 제53조의2 3항 전문에 대한 헌법 불합치 결정에서 기간임용제 자체는 위헌이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고, 이에 따라 현행 사립학교법에서도 기간을 정한 대학교원 임용제가 그대로 유지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정관이나 인사규정 또는 임용계약에 재임용 강제조항이 있거나 그 외 임용계약이 반복 갱신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임용기간이 만료된 사립학교 교원은 임용기간 만료로 대학교원 신분을 상실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3. 9. 선고 2003재다262 판결, 2006. 3. 9. 선고 200352647 판결 등 참조). 그런데 기록상 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은 보이지 않으므로, 원고가 아직 피고 산하 ○○ 여자대학교 교수의 지위에 있다는 취지의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에 있어서, 비록 원고가 피고에게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를 갖는다 하더라도 이미 임용기간이 만료된 이상 원고의 대학교원으로서의 신분은 종료되었다고 볼 것이므로, 원고가 아직 교수의 지위에 있다는 취지의 확인을 구하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위 판결에 따르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교수의 지위에 있다는 취지의 확인 을 구할 수 있다고 볼 여지도 있다. 이는 재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도 있음 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재임용을 받을 기대권 내지 권리’(일종의 실체적 권 리)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합리적인 기준과 정당한 평가에 의한 심사를 받을 권리’ (일종의 절차적 권리)를 인정할 필요도 크지 않고, ‘합리적인 기준과 정당한 평가에 의한 심사를 받을 권리 자체만으로는 실천적 의미가 적기 때문이다(재임용거부의 무효 확인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판단에도 불구하고, 교원이 사립대학 측에 다시 공정한 심 사를 요구할 권리만 있어 대학 측이 단지 손해배상의 부담하에 여전히 재임용거부를 반복할 수 있다는 점 을 염두에 두면, 이 점은 분명해진다).

 

 위와 같은 판결들을 정리해 보면, 쟁점 법리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임용기 간이 만료되더라도 교원 신분을 상실하지는 않는다는 입장이나, 그것이 기간제근 로자의 갱신기대권과 마찬가지로 재임용이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입장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원심판단의 적절 여부

 

원심과 같이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교원에게는 원칙적으로 합리적 기준에 따른 공정한 심사를 받을 권리가 인정될 뿐, 갱신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갱신기대권을 통한 법정갱신을 인정하는 경우 교원에 대한 심사가 무의미해질 우려도 있다.

설령 쟁점 법리가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보더라도, 원심은 대법원이 판시하고 있는 재임용 강제조항이나 임용계약의 반복 갱신으로 인한 연쇄적 근로관계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가 아닌 원고가 재임용 결정을 받았다는 점만을 근거로 들었다.

이러한 점에서 원심판단의 이유가 적절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3설에 관한 검토

 

 앞서 본 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12092 판결은 재임용계약 체결 과정에 서 계약이 무산된 경우에도 재임용거부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였다. 학교법인이 재임 용 심사기준에 부합하는 교원에 대해 불합리한 조건을 제시함으로써 재임용계약이 체결될 수 없게 하는 것은 실질적으로 교원소청심사의 대상인 재임용거부와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견해를 취하는 경우, 재임용거부의 위법성을 소청심사 및 그 결정에 대한 행정소송을 통해 다투게 된다.

 

 위 판결은 재임용행위는 원칙적으로 재량행위에 속하지만 재임용 거부행위에 재 량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하였다. 이 사건에서도 재량권 일탈남용을 기준으로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소결

 

앞서 본 논의를 종합하면, 이 사건 통보는 교원소청심사의 대상인 재임용거부에 해당하고, 그 위법 여부는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그것이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과 같은 의미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다만 후술하는 바와 같이 판례는 쟁점 법리를 취업규칙의 변경과 관련하여 적용하고 있다.

 

.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취업규칙의 변경

 

 근로기준법

94(규칙의 작성, 변경 절차)

 사용자는 취업규칙의 작성 또는 변경에 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그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다만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받아야 한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강행규정이다(대법원 2023. 5. 11. 선고 201735588, 35595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근로자 과반의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의 효력은 상대적으로만 미친다.

 대법원 2022. 10. 14. 선고 2022245518 판결 :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에 관한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근로기준법 제94조에 따라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의견을 들어야 하고, 특히 근로자에게 불이익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때 근로자의 동의는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임을 요하고, 이러한 동의를 얻지 못한 취업규칙의 변경은 효력이 없다. 그러므로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기득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고, 기득이익의 침해라는 효력배제사유가 없는 변경 후 취업근로자에 대해서까지 변경의 효력을 부인하여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1992. 12. 22. 선고 91 45165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참가인의 교직원보수규정은 교원의 보수에 관한 기준을 정하는 준칙으로 근로기준법상 취업규칙에 해당한다(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163599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교직원보수규정이 개정되기 전에 임용되어 있었던 교원들은 호봉제의 적용이라는 기득이익을 가지고 있으므로, 해당 교원들의 동의를 받지 못한 이상 그들에게는 종전 교직원보수규정(호봉제)이 적용된다. 반면,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가진 교원에게는 개정 교직원 보수규정(성과급 연봉제)이 적용된다.

 

 그렇다면 취업규칙이 변경된 후 재임용되는 교원은 위   중 어디에 해당 한다고 볼 수 있는지 보도록 한다.

 

 취업규칙의 변경과 교원의 재임용에 관한 법리

 

 취업규칙이 변경된 이후 이를 수용하고 신규 임용된 근로자에게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원칙). 이 경우 종전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종전 취업규칙이, 새로 임용된 근로자에게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

 대법원 2012. 6. 28. 선고 201017468 판결 : 사용자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근로조건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면서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경우에 그 변경으로 이익이 침해되는 기존의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변경의 효력이 미치지 않아 종전 취업규칙의 효력이 그대로 유지되지만, 변경 후에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58364 판결 등 참조).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교원이 재임용된 경우에도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 교원은 임용기간이 종료되면 원칙적으로 교원 신분이 상실되므로, 재임용은 신규 임용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변경된 취업규칙을 수용하고 임용된 것으로 본다.

 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58364 판결 : 한편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사립대학 교원은 학교법인의 정관이나 인사규정 또는 임용 계약에 재임용 강제조항이 있거나 임용기간은 형식에 불과하고 임용계약이 계속 반복 갱신되어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의 기대나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을 뿐, 그와 같은 심사에 의해 재임용되지 않은 이상 그 임용기간 만료로 교원의 신분은 상실된다(대법원 2010. 7. 29. 선고 200742433 판결 등 참조). 원심은 그 채택 증거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피고가 운영하는 ○○○○○대학의 정관이나 인사규정 등에 교원에 대한 재임용 의무를 부여하는 규정은 없으므로 ○○○○○대학 교원의 재임용은 이전 임용기간이 만료된 후에 교원과 피고 학교법인과의 새로운 고용계약의 체결에 의하여 이루어지는데, 원고는 2000. 3. 1.  2003. 3. 1. 조교수로 각 재임용되었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는 재임용될 당시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새로운 고용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어서, 위 재임용계약 이후에는 원고에 대하여 변경된 취업규칙인 개정된 보수규정이 적용되어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원심의 인정과 판단은 앞서 본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정당하고, 거기에 상고이유에서 지적하는 바와 같은 기간제 교원임용계약에 있어서 재임용계약의 법적 성질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은 없다.

 개정 보수규정이 종전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동의를 받지 않아 무효였던 사안(임금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송)635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교원이 재임용된 경우에는 그가 변경된 취업규칙에 동의하지 않는 한 이를 수용했다고 보지 않는다.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임용기간이 만료되더라도 교원의 신분을 상실하지 않으므로, 재임용은 신규 임용이 아니라 종전 임용기간의 연장의 성격을 갖는다. 따라서 해당 교원은 재임용되더라도 종전 취업규칙에 대해 기득이익을 가지므로, 그에게 취업규칙의 불이익변경에 관한 동의를 받아야만 한다.

 광주고등법원 2015. 7. 17. 선고 20141965 판결[대법원 2015. 12. 24.  2015 51418 판결(심리불속행)로 확정됨] : 원고 △△△ 1999. 4. 1. 부교수로 승진임용 사실, 피고의 정관이 피고 학교 교원들의 임용기간을 직급에 따라 일정한 기간으로 정하고 있는 사실을 알 수 있으나, 다른 한편 원고들이 피고와 사이에 재임용계약 등을 체결할 당시 임용기간을 별도로 정하거나 퇴직금을 수령하였다는 자료가 없는 점, 위 원고들은 2008년경 피고를 상대로 광주지방법원 목포지원 2008가합462호로 임금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 위 소송과정에서 위 원고들이 위 재임용 등 과정에서 위 연봉제를 근로조건으로 수용하고 새로운 근로관계를 갖게 되었다고 보 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되어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 원고들의 임용기간은 형식에 불과하고 임용계약이 계속 반복 갱신되어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 원고들이 재임용 당시 신규 임용된 교원과 같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 조건을 수용하고 새로이 근로관계를 갖게 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변경된 취업규칙에 대하여 교원 과반의 동의를 얻은 후에는 동의하지 않은 교원에게도 연봉제가 적용됨은 당연하다.

, 취업규칙 변경에 관하여 교원 과반의 동의를 받지 못한 경우 재임용되는 교원에게 연쇄적 근로관계가 인정되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에게는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된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49772 판결) 사안에서 특별한 사정이 있는지 여부

 

다음 사정들을 종합하면 연쇄적 근로관계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된다고 볼 수 있으므로, 원고에게는 종전 교직원보수규정(호봉제)이 적용된다.

 원고는 1998. 3. 1. 임용된 이래 승진임용, 재임용을 거쳐 2019. 2. 28.까지 약 21년간 계속하여 근무하였다.

 원고는 재임용심사를 거쳐 조건부 재임용 의결을 받았고, 이에 따라 종전 임용기간이 끝난 이후인 2019 1학기에도 강의를 제공하였다.

 재임용 대상 통보서에 첨부된 임용계약서 제12조에는 교원의 보수는 국제대학교 교직원보수규정에 의하여 지급하되,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 재임용 또는 승진 이전의 보수를 기준으로 증감 없이 지급하기로 한다.”라고 규정되어 있었는바, 종전 임용관계와 이 사건 재임용이 서로 단절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49772 판결) 사안에서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

 

참가인이 개정 교직원보수규정에 동의하여야 한다고 한 것은 강행규정인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반하므로, 이 사건 통보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앞서 보았듯이 원고에게는 연쇄적 근로관계 등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므로, 원고가 재임용되었다면 원고에게는 종전 교직원보수규정(호봉제)이 그대로 적용되었을 것이다.

 원고는 종전 임용기간이 만료된 이후인 2019 1학기에도 근로를 제공하였다. 이에 대하여도 원고에게 호봉제로 산정한 임금이 지급되었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원고에게는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므로, 참가인이 성과급 연봉제에 따른 임금을 지급 하였더라도 원고는 차액의 지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여 승소할 수 있었을 것이다.

 참가인은 이 사건 재임용 전인 2014년부터 원고에게 성과급 연봉제에 따른 임금을 지급하고 있었고, 원고는 호봉제로 계산한 임금과의 차액을 청구한 민사사건에서 2018. 11. 14. 승소 판결을 받았다. 참가인은 그 이후인 2018. 12. 28. 원고를 재임용할 것임을 통보하면서 위와 같은 사정에도 불구하고 개정된 교직원보수규정이 적용될 것이라고 하였다.

이미 관련 민사사건에서 개정된 보수규정이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를 위반한 것이어서 무효라고 판단되었다. 그럼에도 참가인은 법원에서 무효라고 판단한 보수규정을 적용하겠다고 통보하였다.

 원고와 같이 종전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교원이 변경된 취업규칙에 동의하여 야만 학교법인과 재임용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한다면,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할 때 근로자들의 동의를 받도록 한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의 입법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다.

 

. 대상판결(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49772 판결)의 결론

 

 참가인이 원고가 성과급 연봉제에 동의하여야만 재임용될 수 있다고 한 것은 근 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에 반하므로, 이 사건 통보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고, 이와 달리 본 이 사건 소청심사 결정은 취소되어야 한다.

원심이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원용한 것은 적절하지 않으나, 결론은 정당하다.

 

 사립학교 교원에 대한 재임용 결정 이후 계약 체결 단계에서 변경된 취업규칙에 동의할 것을 조건으로 삼아 결국 계약이 결렬되었더라도 교원소청심사의 대상이 되 는 재임용 거부에 해당한다고 명시적으로 판단한 판결이다. 학교법인이 재임용 계 약 조건을 통해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데에 필요한 동의를 받는 것을 제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마. 사립대학교원의 재임용기대권 인정 여부 (대법원 2024. 6. 17. 선고 2021두49772 판결

 

 사립학교 교원의 재임용 거부와 관련된 사안은 재임용 심사 단계에서 탈락한 교원이 심사가 부당하게 이루어졌음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원고는 재임용 심사를 통과하여 재임용 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통지까지 받았으나, 성과급 연봉제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 사건 통보를 받았다.

따라서 이 사건의 쟁점은, 교원에게도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가 그대로 적용되는지, 그리고 원고가 성과급 연봉제에 동의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이다.

 

 위 판결의 쟁점은,  재임용 심사를 거친 사립대학 교원과 학교법인 사이의 재임용계약 체결이 계약 내용에 관한 의사의 불일치로 말미암아 무산된 경우, 재임용계약의 무산이 교원소청심사의 대상인 재임용거부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  학교법인이 기존 취업규칙이 적용되는 교원에게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에 동의하여야만 재임용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는 조건을 제시한 경우, 해당 교원이 조건에 동의하지 않음을 이유로 한 재임용거부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적극)이다.

 

 기간을 정하여 임용된 사립대학 교원은 교원으로서의 능력과 자질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받아 위 기준에 부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재임용되리라는 기대를 가지고 재임용 여부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에 의한 공정한 심사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대법원 2023. 10. 26. 선고 201855272 판결 등 참조).

한편 재임용 심사를 거친 사립대학 교원과 학교법인 사이의 재임용계약 체결이 서로간의 계약 내용에 관한 의사의 불일치로 말미암아 무산되었더라도, 교원이 재임용을 원하고 있었던 이상 이러한 재임용계약의 무산은 실질적으로 학교법인의 재임용거부처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학교법인의 교원 재임용행위는 원칙적으로 재량행위에 속하지만, 그 재임용거부처분에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위법이 있는 경우에는 사법통제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9. 10. 29. 선고 200812092 판결 등 참조).

 

 학교법인인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함)은 재임용심사를 거쳐 참가인이 설립하여 운영하던 대학의 교수인 원고에게 재임용결정을 통보하였으나, 계약 체결 과정에서 원고가 성과급 연봉제를 적용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재임용계약 갱신 거절 통보를 하였음.

이에 원고가 성과급 연봉제에 관하여 교원 과반의 동의를 받지 않아 이를 내용으로 하는 교직원보수규정(취업규칙)은 무효이므로, 재임용거부가 위법하다고 주장하면서 교원소청심사를 청구하자, 교원소청심사위원회인 피고가 근로조건에 관한 의사 불일치로 인해 원고와 참가인 사이의 재임용계약이 결렬되었을 뿐이라는 이유로 소청심사 청구를 기각하였는데,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그 소청심사 결정의 취소를 청구한 사안임

 

 원심은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를 적용하여, 참가인이 재임용결정을 통보함으로써 원고에게 갱신기대권이 발생하였고, 참가인의 갱신 거절 통보는 합리적 이유가 없어 위법하므로 재임용거부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다고 판단하였음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설시하면서,  참가인의 갱신 거절 통보는 재임용거부처분에 해당하고,  참가인이 원고의 동의 없이는 임용관계에 적용될 수 없는 개정 교직원보수규정에 대하여 원고가 그 적용을 거부했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와 사이에 재임용계약의 체결을 거절한 것은 현저히 부당하므로, 참가인의 재임용거부행위는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위법하다고 보아, 이 사건 소청심사 결정이 위법하다고 판단한 원심의 결론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함

 

 

 

【재고용기대권< 촉탁직 재고용기대권 , 정년후 재고용기대권, 정규직전환채용기대권, 정규직전환 및 고용승계기대권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및 합리적 이유 없는 재고용 거절의 효과(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62492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 인정 여부 (=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 근로자가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지는지 여부)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V-), 김희수 P.56-63 참조]

 

.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의 선언

 

 대법원은 20071729 판결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를 최초 선언함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 :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 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

 

 원칙상 기간제 근로계약관계는 근로계약기간 만료로 당연히 종료함

 

 그럼에도 기간제근로자의 근로계약 존속 보호를 위해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합리적 이유 없는 갱신거절이 이루어진 경우, 해고제한 법리를 유추적용하였음(“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부분)

 

 (용어 사용례만 보면) 갱신을 요구할 수 있는 확정적 권리에 미치지 못한다고 볼 여지도 있는 기대권을 이유로 들어,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법리를 유추한 것임

 

 사용자의 갱신 거절이 부당하더라도 근로계약기간이 종료한 이상 민사상 법리로는 사용자의 해고가 문제될 여지가 전혀 없지만, 판례가 예외적 법리를 형성한 것임

 

 나아가 판례는 부당한 갱신 거절의 경우,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되는 효과를 인정함(“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 부분)

 

 근로계약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사용자에 의해 침해된 경우, 불법행위나 민사상 이행청구를 넘어 종전의 기간제 근로계약이 한번 더 갱신되는 효과가 발생하게 된다는 점은, 민사법적 법리만으로는 쉽게 설명되지 않을 수 있음

 

 그럼에도 판례는, 기간제근로자 보호를 위해 기간제근로자의 정당한 갱신기대권을 사실상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이라는 결과 자체를 발생시키는 강력한 권리로 선언했다고 볼 수 있음

 

 이후 대법원은 사용자의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부 판단 기준 및 증명책임을 부담하는 자(=사용자)에 관하여 판시함(대법원 201544493 판결 등)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44493 판결 :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 정규직 전환기대권 법리 [ 발전]

 

대법원 201445765 판결을 통해 기간제근로자에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정규직 근로자)로의 전환과 관련한 기대권 법리를 최초로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45765 판결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5, 8조 제1, 9조 제1항의 내용 및 입법 취지에 기간제근로자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더하여 살펴보면,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 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 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 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 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 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 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 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

 

. 정년 후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 [ 발전]

 

 대법원 201650563 판결은, 정년 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기간제근로자의 경우에도 일정한 추가적인 고려 요소 하에서 갱신기대권 법리가 인정됨을 선언하였다.

정년 후 기간제 근로계약을 이미 체결한 근로자의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 체결에 대한 기대권 문제로, 대상판결에서 문제되고 있는 정년 후 기간제근로자로의 재고용 기대권과는 다른 쟁점이다.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50563 판결 : 앞서 본 갱신기대권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 및 고령자고용법의 위 규정들의 입법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 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 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 법리 [ 발전]

 

대법원 201657045 판결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기간제근로자의 새로운 용역업체로의 고용 승계에 대한 기대권 법리를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 :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 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 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의 내용 분석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의 인정 여부 (  판결 긍정)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의 쟁점은 위 선행 판례들의 연장선상에서 사업장 내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가 정년 후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질 수 있는지 여부이다.

참고로, 원심은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판례를 전제되는 법리로 설시하였다.

 

 다만 종래 대법원은, 정년 이후에도 근로자를 계속 고용할 것인지는 사용자의 권한(=재량)이며, 원칙적으로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있는 권리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07 85997 판결 등).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85997 판결 :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대법원 1989. 3. 28. 선고 884812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873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56991 판결, 대법원 1998. 2. 13. 선고 965223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15926 판결 등 참조).

 

 사용자에게 일정한 재량을 인정한 위 판례 법리를 고려할 때, 정년 후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 되는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는지에 대해 논란이 있어 왔다.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은 대법원 200785997 판결 등에도 불구하고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을 최초로 긍정하였다.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은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와 아래와 같은 차이가 있다.

 

 통상적으로 볼 때, 정년에 도달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를 염두에 둔 기대권임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에 대한 기대권임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아님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은 긍정설을 취하면서 다음과 같은 측면들을 고려하였다.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 인정이 취업규칙 등 정년 규정이나 그 취지 및 앞서 본 대법원 2007 85997 판결에 반하는 것은 아님

 

- 사업장에서의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에서 정한 정년은 당해 사업장 전체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근로관계 종료사유가 됨

 

- 정년을 연장하여 현재의 근로조건으로 계속 근로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취업규칙 등의 규정에서 근로관계 종료사유로 정년을 둔 규정에 반하여 사용자의 인사권을 제한하는 부당한 면이 있음(=대법원 200785997 판결)[판례는 근로자가 사용자를 상대로 제기한 해고무효확인의 소가 계속되던 중 근로자가 정년 도달 시 근로관계가 종료된다고 보아 확인의 이익을 부정하고 있음(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257362 판결 등)]

 

- 하지만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의 문제는, 이러한 정년 규정을 전제로 기존 근로관계는 당연종료 하되, 정년 후 새로이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는지의 문제로, 취업규칙 등의 정년 규정 이나 이를 둔 취지에 직접 위배되는 것이 아님

 

- 실제로 사업장에서 취업규칙 등에 정년 규정과 더불어 정년 후 촉탁직 재계약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가 다수 있다는 점은 이러한 쟁점이 정년 연장의 문제와는 맥락이 다른 문제임을 알 수 있게 함

 

 현재 근로관계 실태에 비추어 재고용기대권을 인정할 사정이 실제 존재하고 있고, 그러한 경우 종전의 기대권 법리를 통해 해당 근로관계를 보호할 필요가 있음

 

- 정년 규정과 별개로 사업장 내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숙련노동자의 계속 사용을 위하여 정년 후 촉탁직 등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하는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가 다수 있음

 

- 그리고 이러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더라도 정년 후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하는 사업장 내 관행과 그에 기초한 사용자의 언동이 해당 근로자로 하여금 재고용에 대한 신뢰를 형성한 경우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 이 사건 사실관계)

 

- 이러한 규정과 관행 등에 기초한 근로자의 신뢰가 정당한 경우라면 그러한 고용관계를 적정하게 보호할 필요성이 인정됨

 

 그 기초가 인정되는 경우 종전의 기대권 법리를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 법리 발전 과정에 비추어 이상하지 않음

 

- 앞서 본 바와 같이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는 그 당부를 떠나 다양한 근로관계 영역에서 발전하여 근로자의 근로관계 존속 보호와 구체적 타당성 있는 해결을 수행하여 왔음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을 인정하기 위한 요건 (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판시 O)

 

 [1]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이 있다면 재고용기대권은 쉽게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일정한 요건 충족시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된 경우라면 재고용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다.

위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은 재고용 관련 사업장의 여러 사정상 재고용한다는 규정을 둔 것에 준하는 정도의 재 고용관행이 확립되어 있는 경우를 예시하고 있다.

사업장별 구체적 사정에 따라 판단할 것이기는 하나, 현재 정년 후 고용이 보편적인 모습은 아니므로 일정한 관행이 확립되어 있는 경우를 쉽게 인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2]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을 긍정한 위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사안은 다음과 같다.

 

 피고의 단체협약, 취업규칙, 근로계약은 정년퇴직자를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는 것에 관하 여 아무런 규정도 두고 있지 않음

 

 그러나 피고는 2012. 9.부터 정년 퇴직한 근로자들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는 이 사건 재고용 제도를 시행해 옴

 

 이 사건 재고용제도는 포스코의 정년이 연장되자 포스코보다 긴 정년을 적용받는다는 전제로 피고로 전직하였던 원고를 비롯한 근로자들의 신뢰를 보호할 목적으로 도입되었고, 상당한 기간 동안 정년퇴직자가 재고용을 원하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었음

 

 정년에 이르더라도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음

 

 [3]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후 선고된 재고용기대권을 부정한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62492 판결 사안은 다음과 같음

 

 원고 사업장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는 정년퇴직자를 촉탁직 근로자로 재고용할지 여부에 관하여, 기본적으로 원고에게 재량을 부여하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고, 재고용 적격 심사의 기준도 추상적으로만 제시되어 있을 뿐 일정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재고용이 보장된다는 취지의 규정은 아닌 점

 

 일정 기간( 3 3개월) 동안 정년에 달한 원고의 근로자 23명 중 참가인 이외에 적어도 8명 이상이 원고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점

 

 결국 기간제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단체협약 등의 규정이 존재하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볼 수 없어 재고용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려움

 

 정년 후 재고용 거절의 정당화 사유 및 증명책임 (위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판시 X)

 

 사용자의 정년 후 재고용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라면, 재고용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라도 재고용의무를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다.

 

 재고용에 대한 신뢰가 클수록 거절의 합리성을 인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어떤 경우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인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재고용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해당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해당 근로자의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일정한 평가를 통해 재고용 여부를 결정한 경우에는 그 평가가 객관적이고 공정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경우에만 합리성이 인정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는 점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해 보인다.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의 효과 (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법리 판시 X, 상고이유 판단 O)

 

 [1] 정년 후 기간제근로자로의 재고용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재고용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음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62492 판결 :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새로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기대권이 인정되는 것이므로, 부당거절의 경우라면 관련 규정이나 관행 등에 의해 인정되는 근로조건을 내용으로 하는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과 동 일한 효과가 인정될 것임

 

 그리고 이러한 재고용기대권에 기초한 최초 기간제 근로계약 역시 정년 후 기간제근로자의 갱신기대권 법리(위 대법원 201650563 판결)에 근거하여 계속 갱신될 수 있음

 

 결국 해당 근로자로서는, 갱신을 거절당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한 사업장 내 재고용 규정 등이 설정하고 있거나 또는 관행 등에 따라 인정되는 최장 고용연령까지 기간제 근로 계약의 갱신을 통해 계속 근로할 수도 있음

 

 [2]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사안에서는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을 가지고 있는 근로자에 대한 사용자의 부당거 절 여부가 쟁점이 된 것은 아님

 

 원고는 사용자인 피고로부터 정년퇴직일(피고의 취업규칙은 직원의 정년을 만 57세로 하되 정년에 달하는 분기의 말일에 퇴직한다는 취지로 규정하고 있음) 전 이미 부당해고된 자인데, 부당해고를 이유로 정년퇴직일부터 이 사건 재고용제도가 정한 최장 고용연령(60)까지 기간에 대한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한 원심 판단의 당부가 문제됨

 

 이와 관련하여 원심은, 부당해고의 효과로서 원고가 60세에 될 때까지 근무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등 지급을 인용함

원고에게 정년 후 재고용되지 않을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할 수 없고, 원고가 최초 재고용되어 이후 1년 또는 6개월 단위로 거듭 재고용 평가를 받았더라도 재고용되지 못하였으리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봄

 

 원고에게 정년 후 재고용기대권이 인정되고, 이러한 기대권에 따라 체결될 수 있는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정당한 갱신기대권 역시 인정된다면 정년 이후 최장 고용연령까지 계속 근무할 수 있을 것이므로, 부당해고에 따른 임금 상당액 역시 해당 기간까지 지급되어야 할 것임

 

  판결(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은 이러한 법리적 고려를 기초로, 이러한 원심 판단에 정년 이후에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의 잘못이 없다고 판단함

 

2. 근로관계에서의 '재고용 기대권' 법리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성현창 P.506-541 참조]

 

. 정년에 관한 법리

 

우리나라에서 정년은 통상 근로관계의 당연종료사유로 이해된다. 정년 제도를 설정할 것인지, 설정한다면 그 내용을 어떻게 할 것인지는 사용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며, 근로자에게는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인정되지 않는다. 다만 정년 제도를 설정하는 경우에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이하 고령자고용법이라 한다)에 따라 최소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고령자고용법

4조의5(차별금지의 예외)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제4조의4에 따른 연령차별로 보지 아니한다.

3. 이 법이나 다른 법률에 따라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을 설정

하는 경우

 19(정년) [전부 개정 2013. 5. 22.]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하여야 한다.

 사업주가 제1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에는 정년을 60세로 정한 것으로 본다.

 부칙 <법률 제11791, 2013. 5. 22.>

이 법은 공포 후 1년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다만 제19, 19조의2 1항 및 제2항의 개정규정은 다음 각호의 구분에 따른 날부터 시행한다.

1. 상시 300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 4조에 따른 공공기관, 지방공기업법 49조에 따른 지방공사 및 같은 법 제76조에 따른 지방공단: 2016 1 1

2. 상시 300명 미만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

2017 1 1

 

 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85997 판결 : 정년 등과 같은 근로관계의 자동소멸사유로 인한 퇴직처리는 법률상 당연히 발생한 퇴직의 사유 및 시기를 공적으로 확인하여 알려주는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근로자의 신분을 상실시키는 해고처분과 같은 새로운 형성적 행위가 아니다(대법원 1997. 10. 24. 선고 971686 판결, 대법원 1997. 11. 11. 선고 971990 판결 등 참조). (중략) 취업규칙 등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에 대하여 사용자가 그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고(대법원 1989. 3. 28. 선고 884812 판결, 대법원 1994. 5. 24. 선고 94873 판결, 대법원 1997. 7. 22. 선고 956991 판결, 대법원 1998. 2. 13. 선고 9652236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한 조치의 정당성은 사용자의 행위가 법률과 취업규칙 등의 규정 내용이나 규정 취지에 위배되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해야 하며, 단지 정년연장을 허용하지 아니하는 것이 해당 근로자에게 가혹하다든가 혹은 다른 근로자의 경우에 비추어 형평에 어긋난다는 사정만으로 그 정당성이 없는 것으로 단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9. 선고 9515926 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22. 11. 10. 선고 2019282333 판결 : 정년 제도의 설정 여부나 기준 등은 원칙적으로 개별 사업장마다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다만 2013. 5. 22. 개정(중략)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19조에 의하면, (중략)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미만이 되도록 정한 근로계약이나 취업규칙, 단체협약은 위 규정에 위반되는 범위 내에서 무효이고, ‘정년은 실제의 생년월일을 기준으로 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1. 29. 선고 201841082 판결, 대법원 2019.3. 14. 선고 2018269838 판결 등 참조).

 

. 근로관계에서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

 

 기대권 법리의 탄생 및 발전

 

 노동법에서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과 관련하여 기대권에 관한 특유의 법리가 발전해 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해당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지만(이러한 경우라면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무렵 근로자에게 계약갱신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해고의 의사표시로는 볼 수 없다), 판례는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거나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부당한 근로계약 갱신 거절을 부당해고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다.

 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5673 판결 등 :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경우에 있어서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의 근로관계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기간이 만료함에 따라 사용자의 해고 등 별도의 조처를 기다릴 것 없이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된다. 그렇지만 한편,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서를 작성한 경우에도 예컨대 단기의 근로계약이 장기간에 걸쳐서 반복하여 갱신됨으로써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게 된 경우 등 계약서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기간을 정한 목적과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동종의 근로계약 체결방식에 관한 관행 그리고 근로자보호법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기간의 정함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는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계약서의 문언에도 불구하고 그 경우에 사용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갱신계약의 체결을 거절하는 것은 해고와 마찬가지로 무효로 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 :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이와는 별개로, 2007년 처음 시행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원칙적으로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2년을 초과한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었다(기간제법 제4). 이와 관련해서 판례는 2년간 기간제로 근무한 근로자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도 인정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45765 판결 :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

 

 갱신기대권은 정년을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다. 다만 기존의 갱신기대권 법리에서 제시되었던 판단 요소들 외에 몇 가지 사정을 추가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50563 판결 : 갱신기대권 법리와 함께 기간제법 및 고령자고용법의 위 규정들의 입법 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모두 고려하면, 정년을 이미 경과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앞서 본 제반 사정(대법원 20071729 판결에서 제시한 판단 요소들을 말함)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 의하여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당해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을 경과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 및 계약이 갱신되어 온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

 

 기간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사용자는 합리적 이유가 있음을 증명하면 유효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여기서 합리적 이유는 일반적인 해고와 관련해 요구되는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조 제1)보다는 다소 완화된 기준이다.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44493 판결 :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그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있는 사유가 있는지 여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그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새로운 유형의 기대권

 

 최근 대법원은 시설관리용역 등 이른바 간접고용이 이루어진 사안에서 용역업체가 변경될 경우에 종전 용역업체에 근무하던 기간제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고, 이 경우 합리적 이유 없는 고용승계 거절 역시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는 법리를 판시하였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 :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고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45765 판결 등 취지 참조).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 고용승계 기대권 법리를 기존의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 법리와 비교해보면 세부적인 판단 기준이나 법적 효과에 관한 설시가 다소 다른데, 이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을 반영하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될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 입장에서는 계약체결의 자유를 제한당하는 불측의 손해를 입을 우려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고용승계 기대권은 일반적인 갱신기대권에 비해 인정 범위를 좁게 설정함이 타당하다.

 고용승계 기대권 인정의 근거가 되는 신뢰관계는 새로운 용역업체와의 새로 운 근로관계 성립에 관한 것이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용역업체와의 사이에서 형성되었던 임금 등 근로조건에 관해서까지 보호가치 있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일반적인 갱신기대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한 경우, 거절 이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3.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성현창 P.506-541 참조]

 

.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개념 인정 여부

 

 촉탁직 재고용에 관한 분쟁에서 사용자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만을 살펴보면 족하고 별도로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라는 개념을 인정할 수는 없다는 견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라 하더라도 정년 이후의 계속 근로에 관해 신뢰할 수 있었고 그러한 신뢰에 대한 보호 가치가 인정되는 경우라면, 이를 기대권 법리에 의해 의율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인다. 기존 판례가 주로 기간제 근로자의 계속 고용에 관한 기대를 보호하기 위해 근로관계의 존속을 인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기대권 법리를 발전시켜 온 것은 사실이지만, 정년을 보장받다가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라 하더라도 계속 고용에 관한 기대를 갖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사용자가 악의적·탈법적 의도하에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을 거부하는 사례(예를 들면, ‘노동조합의 단결력을 약화시킬 의도로 노동조합에 가입하였던 근로자만 정년퇴직 처리하고 그렇지 않은 근로자는 촉탁직으로 재고용해 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음)가 발생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기대권 법리에 의한 촉탁직 재고용 거부에 관한 사법심사의 가능성을 열어둠이 타당하다. 또한 대법원 201657045 판결의 법리에 따라 사용자(용역업체)가 변경되는 국면에서도 제한적으로나마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년 이전의 사용자와 정년 이후의 사용자가 동일한 촉탁직 재고용 사안에서 그러한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그 자체로 인정될 수 없는 개념이라는 입론은 법익 균형의 차원에서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개념을 인정할 경우, 이로 인해 청년층의 일자리가 감소하거나 사용자가 장기적으로 고령자 고용을 기피하게 되는 등의 역효과가 발생할 것이라는 반론이 제기될 여지도 있으나, 이러한 우려는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의 인정 범위를 적절히 좁히는 방법으로 어느 정도 불식시킬 수 있다.

 

.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문제 되는 상황

 

 우선 정년퇴직의 근거가 되는 정년 규정이 무효인 경우[정년 규정이 무효인 경우로는,  고령자고용법 등 강행법규를 위반한 경우,  취업규칙의 정년 규정이 단체협약과 어긋나는 경우(근로기준법 제96조 제1),  취업규칙을 개정하여 정년을 단축(ex. 6261)하면서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 등을 들 수 있음]에는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논의할 실익이 없다. 무효인 정년 규정에 근거한 정년퇴직 처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자체로 부당해고로서 효력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정년퇴직한 근로자가 정년 전에 근로를 제공하던 사용자와 법인격을 달리하는 다른 사용자에 대하여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요구하는 사안은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논의 대상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 이러한 사안은 취업을 원하는 고령근로자 고령근로자 신규채용을 원하는 사용자 사이의 사적 자치에 맡기면 될 일이지, 기대권을 적용할 만한 사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한편 정년은 대체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소위 말하는 정규직’)에게 적용되는 제도이므로,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은 정년 도래 이전에 정규직으로 근무하던 근로자에 대하여 문제 되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대상판결들 역시 근로자(대상판결 1의 원고, 대상판결 2의 참가인)들이 정년 전에 정규직으로 근무하였던 사안이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여,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논의하기 위한 전제 상황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다가 유효한 정년 규정에 따라 정년퇴직함으로써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된 근로자가, 정년퇴직 전과 동일한 사용자에게 자신을 촉탁직으로 재고용해 달라고 요구하는 경우로 설정하기로 한다(대상판결들은, ‘정년 전에 정규직으로 근무하였던 경우에만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법리가 적용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사안의 경우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의 경우

 

  판결의 사안에서 취업규칙상 정년퇴직일은  57세에 달한 분기의 말일이고, 이에 따른 원고의 정년퇴직일은 2014. 3. 31.이었다. 피고는 상시근로자수가 약 140여 명인 회사로, 정년의 최하한을 60세로 강제하는 2013. 5. 22. 개정된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제1항의 규정을 2017. 1. 1.부터 적용받게 되었다. 그러므로 원고는 유효한 정년 규정에 따라 정년퇴직하게 된 경우에 해당한다.

 

 한편 원고는 2014. 3. 31. 무렵 피고에게 실제로 이 사건 재고용 제도에 따른 촉탁직 재고용을 신청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당시는 원고가 이 사건 징계면직을 당한 이후로서 그 효력을 둘러싼 행정쟁송이 진행 중이었는바, 원고로서는 재고용을 신청할 만한 상황이 아니었고 설령 신청하였다 하더라도 피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뿐만 아니라 대상판결 1은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지 못하고 정년퇴직 처리된 것의 효력을 직접 다투는 사건이 아니라 정년 이전에 해고된 근로자가 해고 기간에 대한 임금 상당액을 청구하는 사건으로서, ‘원고가 이 사건 징계면직을 당하지 않았다면 언제까지 근무할 수 있었을지가 핵심 쟁점이다. 이 점에서 원고가 촉탁직 재고용을 직접 신청하지 않았다는 사정을 중요하게 고려할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위 판결의 사안은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논의의 전제가 갖추어져 있다고 인정할 수 있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의 경우

 

위 판결의 사실관계에 따르면 위 나.항에서 본 논의의 전제가 갖추어져 있음에 의문의 여지가 없다.

 

. ‘촉탁직 재고용과 유사 개념(‘정년 이후의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정년연장’) 사이의 구별

 

 정년 이후의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

 

 대법원 201650563 판결은 정년을 경과한 상태에서 체결된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판시한 바 있다. 이러한 정년 후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은 정년이 지났으나 기간제 근로계약을 1회 이상 체결한 후 근무하고 있었던 근로자가 기간만료 후에도 계속 근로하고자 하는 경우에 문제 되는 것이며, 논의 대상이 반드시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퇴직하고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근로자에 한정되지는 않는다(예컨대 해당 사업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전혀 없는 근로자가 그 사업장의 정년을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로 입사한 경우에도 여전히 갱신기대권이 문제 될 수 있음).

 

 이와 달리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해당 사용자와 다시 근로관계를 맺고자 하는 경우에 문제 되는 것이므로, 정년 후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과는 논의 국면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정년 연장

 

 정년 연장은 기존의 근로계약관계 및 근로조건 등을 유지하면서 근무기간만 연장한다는 의미로, 성질상 계약의 갱신에 해당한다. 따라서 정년을 연장했다는 이유만으로는 기존의 근로조건을 저하시킬 수 없다.

 

 반면 정년 후 촉탁직 근로자로의 재고용은 기존의 근로계약 종료 후 쌍방의 의사 합치에 따라 새로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임금 등 근로조건을 기존보다 저하시키는 것도 가능하다[고령자고용법 제21조 제2항도 같은 취지에서 사업주는 고령자인 정년퇴직자를 재고용할 때 당사자 간의 합의에 의하여 근로기준법 34조에 따른 퇴직금과 같은 법 제60조에 따른 연차유급 휴가일수 계산을 위한 계속근로기간을 산정할 때 종전의 근로기간을 제외할 수 있으며 임금의 결정을 종전과 달리할 수 있다.”라고 규정한다.].

 

.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에 관한 판례의 태도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면서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여, 재고용 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라고 보는 취지의 선례

 

 서울고등법원 2018. 5. 11. 선고 201778157 판결(대법원 2018. 9. 13.  201846216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

 

위 사건 원고(서울특별시 소재 버스회사)의 단체협약(원고가 속한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과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사이에서 체결한 것)에서는 ‘2014. 1. 1.부터 정년 이후에는 1년 단위로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를 거쳐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5년 차까지 재고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였다.

원고 소속 버스기사였던 피고보조참가인은 2016. 5. 31. 정년이 도래하였으나, 인사협의회의 적격심사 결과 재고용 합격기준(60)에 미달하였음을 이유로 소노사협의회에서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당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에 대한 피고보조참가인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받아들이자, 원고가 그 취소를 구한 사안이다.

법원은, 위 단체협약 조항이 원고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 경과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으로 해석되는 점, 위 단체협약 시행 이후 원고에게 촉탁직 재고용을 신청한 10명 중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되어 명백한 재고용 거절 사유가 있는 1명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들 중 피고보조참가인만 재고용이 거절된 점,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한 재고용 거절은 소노사협의회가 아닌 인사협의회에서 적격심사를 진행하는 등으로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점, 피고보조참가인에 대해 적정하게 적격심사를 하였다면 합격기준을 넘었을 가능성이 있는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촉탁직 재고용 거부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21. 6. 22. 선고 20202027950 판결(상고 없이 확정), 서울행정법원 2021. 7. 23. 선고 2020구합3250 판결(항소취하로 확정)

 

단체협약에 위 서울고등법원 201778157 판결에서 문제 된 단체협약 조항과 거의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던 사안에서, 근로자에게 촉탁직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그에 대한 촉탁직 재고용 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라고 판단된 사례들이다.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면서도,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한 선례

 

 서울고등법원 2019. 5. 3. 선고 20182030830 판결(대법원 2019. 9. 25.  2019239971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

 

앞서 본 서울고등법원 201778157 판결과 동일한 단체협약 조항에 근거하여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었다(다만 근로자와 사용자 등 당사자는 서로 다르다). 그러나 적법하고 합리적인 소노사협의회 심사에 근거하여 재고용이 거절되었다고 판단됨에 따라, 부당해고로 보기 어렵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대구고등법원 2019. 5. 29. 선고 201824814 판결(대법원 2019. 9. 26.  2019242854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

 

위 사건 피고(공기업)는 해외 용역 사업에 참여하게 되었고, 피고 소속 근로자로서 2017. 1. 1. 정년퇴직 예정이던 원고는 2016. 8.경 위 용역 사업의 품질관리 전문가 직책으로 프랑스에 파견되었다. 피고는 그해 10월경 품질관리 업무 담당자를 다른 직원으로 교체하겠다고 통보하였고, 원고는 그해 말경 위 품질관리 업무를 중단하였다. 이에 원고가 해고무효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한 사안이다.

법원은, 해외 파견 기본계획안에서 업무수행 기간을 4년으로 하며 업무수행 중 정년이 지날 경우 계약직으로 전환하여 업무 연속성을 유지한다는 취지로 정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원고에게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은 인정되나, 원고의 업무능력이 부족하여 재고용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부정하는 취지의 선례

 

 서울고등법원 2013. 10. 18. 선고 201318577 판결(대법원 2014. 2. 28.  201324266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

 

위 사건 피고보조참가인(부산 소재 택시회사)은 취업규칙에 업무상 특별히 필요하다고 인정된 자에 대해서는 정년퇴직 이후 촉탁 등 특수조건으로 채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었다. 피고보조참가인 소속 택시기사였던 원고는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희망하였으나, 평정을 거쳐 기준점수(80) 미달을 이유로 재고용을 거절당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이에 대한 원고의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기각하자, 원고가 그 취소를 구한 사안이다.

법원은,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를 재고용할지 여부는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점, 피고보조참가인이 정년퇴직자 총 25(원고 포함)  19명과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인정되나 그것만으로는 원고가 촉탁직 재고용을 기대할 수 없는 점, 설령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원고에 대한 평정 결과가 불합리하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정년 도래로써 근로관계가 적법하게 종료되었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서울고등법원 2020. 1. 17. 선고 20192029240 판결(대법원 2020. 6. 4.  2020214473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

 

위 사건 피고(보험회사)는 그 소속 전담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에 정년 경과자에 대해서도 회사가 판단하여 기간을 정하여 고용할 수 있다.’는 규정을 두었다. 피고 소속 구상전담직 근로자였던 원고는 피고와 여러 차례 기간을 1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 및 갱신하여 오다가 2014. 12. 31. 정년에 도달하였고, 재계약을 희망하였으나 불가 통보를 받고 정년 퇴직 처리되었다. 이에 원고가 해고 무효 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한 사안이다.

법원은, 원고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로 근무함으로써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었다가 2014. 12. 31. 정년이 도래한 이상 피고의 정년퇴직 처리를 부당해고라고 볼 수 없고, 취업규칙은 정년 경과자의 재고용을 재량사항으로 정할 뿐이며 원고와 같은 구상전담직 근로자가 정년 경과 후 재고용된 사례가 있었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에게 재고용 또는 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도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다.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존부에 대한 판단 없이, 재고용 거부의 합리적 이유 존부에 대한 판단만으로 사건을 해결한 선례

 

 서울고등법원 2018. 9. 11. 선고 20182011075 판결(대법원 2019. 1. 17.  2018275291 판결로 심리불속행 기각)

 

위 사건 피고(경기 파주시 소재 택시회사)는 단체협약과 취업규칙에 정년 도래 시 자동으로 근로관계가 종료하되, 회사에서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 촉탁직 재계약 절차를 통해 기존 업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었다. 피고 소속 택시기사였던 원고는 촉탁직 재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정년퇴직 처리되었다. 이에 원고가 근로자 지위 확인 및 임금 지급을 청구한 사안이다.

법원은, 원고가 최저 근무일수도 충족하지 못하였고 운송수입금을 미납하는 등 피고가 원고와의 촉탁직 재계약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었으므로 재고용 기대권 유무를 살필 것 없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단하였다.

 

. 기존 선례들의 취지 분석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한 선례들의 특징

 

위 선례들 중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인 것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2가지의 특징이 발견된다.

 

 단체협약 등에, 사용자에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정년퇴직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이 있었다. 단체협약에서 정년 이후 촉탁직 재고용을 원칙으로 한다.’고 정하였던 서울고등법원 201778157 판결이 가장 대표적이며(해당 판결이 명시적으로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단한 것은 아니지만, 촉탁직 재고용 거절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라고 판단하여 그와 동일한 취지의 재심판정(구제명령)이 적법하다고 인정하였으므로 사실상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해석됨), 서울고등법원 20202027950 판결,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3250 판결, 서울고등법원 20182030830 판결( 다만 이 판결은 촉탁직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인정됨)도 마찬가지이다.

한편 위 각 사건의 단체협약에 소노사협의회의 적격심사를 거친다는 등의 제한이 붙어 있기는 하였지만, 이는 사용자가 재고용을 거절할 만한 사유가 있는지를 사전에 심사하여 결격사유가 발견되면 재고용을 거절할 수 있다는 당연한 원칙(사용자가 갖는 채용의 자유 내지 인사재량권)을 선언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이므로, 이를 이유로 위 단체협약 조항이 그 문언에도 불구하고 의무 규정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촉탁직 재고용 신청자에게 명백한 결격사유가 없는 한 재고용하는 강한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201778157 판결 사안에서는 촉탁직 재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단체협약 조항 도입 이후 촉탁직 재고용을 신청하였던 10명 중 업무수행에 필수적인 자격(운전면허)을 상실한 1명 및 해당 쟁송의 당사자인 1명을 제외한 나머지 8명 모두가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었고, 서울행정법원 2020구합3250 판결 사안에서는 약 5년여의 기간 동안 촉탁직 재고용을 신청하였던 사람들 중 단 2명에 대해서만 재고용이 거부되었는데 그 2명은 모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여 구제명령을 받은 사람들이었다.

[한편 대구고등법원 201824814 판결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 촉탁직 재고용에 관한 조항 자체가 없었고 재고용 관행 존부가 불분명한 사안임에도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였다는 점에서 다소 이질적이기는 하다. 그러나 사용자가 국외에 파견을 갈 근로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4년의 파견기간 동안 정년이 도래하여도 계약직으로 전환되어 계속 근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신뢰를 개별적으로 부여하였다는 특수한 사실관계가 있는 점을 감안하면, 기대권을 인정한 결론을 납득하지 못할 바는 아니라고 생각된다(어차피 재고용 거절에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었으므로, 해당 판결이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부정하였더라도 결론에는 차이가 없다)].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부정한 선례들의 특징

 

반면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부정하는 취지인 것들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 등에서 촉탁직 재고용이 사용자의 의무가 아닌 재량 사항이라는 규정만을 두었으며, 촉탁직 재고용에 관해 강한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도 어려운 사안들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서울고등법원 201318577 판결이 별도의 평정을 거쳐 기준점수에 달하면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는 절차가 마련되어 있었고 정년퇴직자 25명 중 19명과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안이었음에도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였다는 점이다. 일반적인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문제 되는 사안에서 갱신 요건이나 절차 및 그 실태가 이와 같은 정도에 이르렀다면 갱신기대권이 인정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판결은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기간제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의 경우에 비해 현저하게 강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야 함을 전제로 한 것으로 보인다(다만 해당 판결이 가정적예비적으로 재고용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는 판단을 덧붙이기는 하였다).

[한편 서울고등법원 20182011075 판결은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존부에 대한 판단을 건너뛴 채 재고용 거부의 합리적 이유가 인정된다고만 판단하였으나, 사용자에게 촉탁직 재고용 의무를 부과하는 취지의 규정이 없었으며 촉탁직 재고용 관행이 어떠했는지에 관해서도 소송상 특별히 밝혀지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그 사실관계가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부정한 선례들과 유사해 보이는 측면이 있다].

 

.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유무의 구체적인 판단 기준 정립

 

 원칙 : (= 원칙적으로 정년퇴직자와의 근로관계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사용자의 재량에 속함)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법리를 본격적으로 구성하기에 앞서, ‘정년은 근로관계의 당연종료사유이며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권리가 없다.’는 원칙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이는,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더라도 정년 연장에 관한 기존 판례 취지에 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정년 이후의 고용에 대한 기대를 보장받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를 뒷받침하는 보호가치 있는 신뢰관계가 인정된다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에 관한 오해의 소지를 줄이기 위함이다.

 

 예외 (=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할 수 있음)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될 수 있는 가장 전형적인 사례로는, 사용자가 정년퇴직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는 사안을 상정해 볼 수 있다.

사용자가 촉탁직 재고용 의무를 부담한다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들에게 촉탁직 재고용에 관한 충분히 강한 신뢰를 부여하였다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서의 재고용 의무는, 정년퇴직한 근로자가 원하기만 하면 어떠한 경우를 막론하고 촉탁직으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의미라고 보기는 어렵다. 일단 근로관계가 종료된 근로자를 다시 고용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하는 국면이므로, 사용자가 사전 심사를 거쳐 결격사유가 발견될 경우 재고용을 거절하는 정도의 인사재량을 행사할 여지는 당연히 유보되어 있는 것이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하면,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기 위한 신뢰관계가 인정될 수 있는 첫 번째 상황은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는 경우 정도로 정리해 볼 수 있다.

 

 촉탁직 재고용 의무에 관한 별도의 규정이 없었더라도, 정년퇴직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하는 관행이 사용자가 촉탁직 재고용 의무를 부담하는 경우에 준하는 정도로 강하게 확립되어 있었다면 이 역시도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정도의 신뢰관계의 근거로 삼을 수 있으리라고 보인다.

이러한 정도의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는지 여부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예컨대 일시적인 인력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한시적으로만 촉탁직 재고용 제도를 시행하였다가 이내 폐지한 경우라면, 재고용 기대권을 인정할 정도로 충분한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정년에 달한 근로자의 숙련된 기술이나 직무지식을 십분 활용하기 위한 의도로 상시적으로 촉탁직 재고용제도를 장기간 시행하여 왔다면, 이는 재고용 기대권 인정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여지가 크다.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효력이 다투어지는 촉탁직 재고용 거절 행위 이전에 촉탁직 재고용 제도가 실시되어 왔던 기간 동안에 정년퇴직자 인원수 대비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인원수의 비율이 높을수록 촉탁직 재고용 관행의 성립을 인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은 당연하다.

다만 고령근로자 사용 필요성의 유무 및 정도, 그 간의 촉탁직 재고용 내역 등은 세부적인 직종이나 직무별로 다를 수 있으므로, 해당 사업장의 근로자 전체를 기준으로 삼기보다는 해당 직무에 종사한 근로자 집단을 기준으로 삼아야 보다 타당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촉탁직 재고용이 거절된 사례가 상당수 있다면 이는 원칙적으로 촉탁직 재고용 관행 성립에 부정적인 요인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거절 사례의 절대 다수가 직무수행에 필수적인 자격조건을 상실하였다거나 해고당해 마땅할 정도의 비위행위를 저질렀다는 등 사회통념상 재고용되기 곤란한 사정이 있음이 명백한 경우였다면, 사용자가 최소한의 인사재량만 행사하고 거의 예외 없이 촉탁직 재고용을 해 주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오히려 촉탁직 재고용 관행 성립에 긍정적인 요소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촉탁직 재고용 거절 사례가 확인되는 경우, 거절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재고용되기 곤란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지 않음에도 재고용이 거절되어 정년퇴직 처리된 사례가 많이 확인될수록, 사용자가 촉탁직 재고용 여부에 대해 폭넓은 재량을 행사하여 왔던 것이므로 촉탁직 재고용 관행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다만 정년에 도달하였으나 스스로 촉탁직 재고용을 원하지 않아 재고용되지 않은 근로자는 촉탁직 재고용이 거절된 경우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관행 확립 여부 판단 시에 유의미하게 고려할 필요가 없다.

 

 기타 여러 사정

 

그 외에도 사용자가 특별히 정년 이후의 촉탁직 재고용에 관하여 근로자에게 개별적으로 강한 신뢰를 부여하는 취지의 언동을 한 사실이 있는지, 촉탁직 재고용이 일단 거절되었으나 이에 대해 사용자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쟁송을 제기하는 등의 방법으로 결국 촉탁직으로 재고용된 사례가 있는지 등 다양한 사정을 추가적으로 참작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촉탁직 재고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갱신기대권 사안에서는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를 증명함으로써 유효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여기서 합리적 이유는 일반적인 해고제한 법제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보다는 완화된 기준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 사안에서도 사용자는 합리적 이유가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유효하게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고령인 정년퇴직자가 갖는 계속 고용에 대한 기대는 일반적인 기간제 근로자가 갖는 계속 고용에 대한 기대보다 보호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없다는 등의 여러 사정을 감안하면, 법익 균형상 일반적인 갱신기대권 사안에서의 합리적 이유보다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촉탁직 재고용 여부가 문제 되는 근로자는 거의 대부분 해당 사업장에서 상당한 기간 동안 근무해 왔던 고령인 근로자일 것이므로 실제 사례에서 재고용 거절 사유로 해당 근로자의 정년 전 근무기간에 드러난 각종 부적격 요소(업무능력 부족, 비위행위 등)’ 해당 근로자의 연령 증가로 인한 업무능력 저하가 제시되는 경우가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한 사정이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할 만한 사유가 되는지는 구체적 사안마다 개별적으로 판단할 문제이다.

 

 합리적 이유 없는 촉탁직 재고용 거절의 효력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이나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되는 사안과 견주어 보면, 촉탁직 재고용 기대권이 인정되는 데도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하였다면 이는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촉탁직 재고용은 정년퇴직 후 해당 사용자와 새로운 근로관계를 창설함을 전제로 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인 갱신기대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합리적 이유 없이 촉탁직 재고용을 거절한 경우 거절 이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평가하기는 곤란하다.

[한편 이 점은 대상판결들 중에서는 오직 대상판결 2에서만 논의의 실익이 있다. 대상판결 1은 촉탁직 재고용 거절의 효력이 직접 다투어지는 사건이라고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 및 합리적 이유 없는 재고용 거절의 효과(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다275925 판결,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두62492 판결)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갖는다고 인정되기 위한 요건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85997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피고는 주식회사 갑으로부터 분사되어 설립된 후 주식회사 갑이 운영하는 A제철소의 방호 및 보안 업무를 수행해 온 회사이고, 원고(1957. 2. 12. )는 주식회사 갑에 근무하면서 경비 업무 등을 수행하다가 피고로 전직하여 계속 해당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이다.

피고는 2013. 8. 6. 원고를 징계면직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징계면직’), 중앙노동위원회가 이 사건 징계면직이 부당해고라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하자 2014. 3. 20. 그 취소를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으나, 그 청구를 기각하는 판결이 선고확정되었다.

한편 이 사건 징계면직 무렵 피고의 취업규칙은 정년을 만 57세로 하되 정년에 달한 분기의 말일에 퇴직한다는 취지로 규정하였고(이에 따르면 원고는 2014. 3. 31. 정년에 도달하였음), 피고는 정년퇴직한 직원에게 1개월의 휴식기간을 준 후 이들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고 이후 갱신을 통해 만 60세까지 근무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었다(이하 이 사건 재고용 제도‘).

원고는 이 사건 징계면직이 부당해고로서 무효이며 이 사건 징계면직이 아니었다면 정년 후에도 이 사건 재고용 제도에 따라 계속 근무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며, 피고를 상대로 해고 시점부터 정년에 달한 시점까지의 기간(2013. 8. 6.부터 2014. 3. 31.까지) 및 정년 후 재고용되었다면 근무할 수 있었던 기간(2014. 5. 1.부터 2017. 2. 12.까지)에 대한 임금 등 상당액 지급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원고에게 정년 후 재고용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정년 이후의 기간에 대해서도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대법원은 위와 같은 법리를 판시한 다음,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 정년퇴직자를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는 것에 관한 규정은 없었지만, 이 사건 재고용 제도는 주식회사 갑의 정년이 연장되자 주식회사 갑보다 긴 정년을 적용받는다는 전제로 피고로 전직하였던 근로자들의 신뢰를 보호할 목적으로 도입되었다고 보이는 점, 상당한 기간 동안 정년퇴직자가 재고용을 원하는 경우에는 예외 없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었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보면, 피고와 그 근로자들 사이에는 정년에 이르더라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으므로 원고는 정년 후 피고의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고 판단하고, 원심 판단을 수긍하였다.

 

 대법원 2023. 6. 29. 선고 201862492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갖는다고 인정되기 위한 요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는지 여부(적극),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근로자에게 그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  기간제 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이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는지 여부(적극),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갱신을 거절한 경우 거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 기준이다.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85997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참조). 이와 같이 정년퇴직하게 된 근로자에게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기간제 근로자로의 재고용을 합리적 이유 없이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히 퇴직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이 만료되더라도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해당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 다만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의 입법 취지와 사업장 내에서 정한 정년의 의미 및 정년 이후에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근로계약 당사자의 일반적인 의사 등을 고려하면,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에 더하여 해당 직무에서의 연령에 따른 업무수행 능력 및 작업능률의 저하 정도와 위험성 증대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의 사정까지 아울러 참작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기간제근로계약에 대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 없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고, 이때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50563 판결 참조). 근로자에게 이러한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그 갱신을 거절한 경우, 거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 갱신 제도의 실제 운용 실태, 해당 근로자의 지위와 담당 직무의 내용 및 업무수행 적격성,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절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리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4449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45647 판결 등 참조).

 

 피고보조참가인(이하 참가인’) 1, 2는 원고(버스회사) 소속 시내버스 기사로 근무한 사람들이다.

원고의 취업규칙은 정년퇴직자를 기간을 정하여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되 건강상태 등의 기준에 따라 그 적부를 심사한 후에 결정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고, 참가인들에게 적용되는 단체협약은 정년을 만 61세로 정하면서 노동조합과 협의하여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으로 재고용할 수 있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다.

참가인 2(1955. 12. 13. ) 2016. 12. 13. 정년에 도달하였으나, 원고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였음. 참가인 1(1954. 12. 15. ) 2015. 12. 15. 정년에 도달한 후 2016. 1. 3. 원고와 근로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계속 시내버스 기사로 근무하였는데, 이를 갱신하지 못하고 ‘2017. 1. 2. 자 근로계약 기간 만료를 통보받았다.

참가인들은 원고가 위와 같이 참가인들의 근로관계를 종료시킨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중앙노동위원회가 참가인들의 구제신청을 모두 받아들이는 취지의 재심판정을 하자, 원고는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원심은  참가인 2에 대해서는, 단체협약 및 취업규칙에 촉탁직 근로자 채용 기준과 절차에 관한 규정이 있고 2014. 1. 1.부터 2017. 3. 27. 사이에 원고의 사업장에서 정년이 도래한 근로자 23명 중 상당수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참가인 2와의 촉탁직 근로계약 체결을 거절할 만한 사유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으며,  참가인 1에 대해서는, 2017. 4. 1. 기준 원고의 촉탁직 근로자들 34명 중 최소 1회 이상 촉탁직 근로계약을 갱신한 근로자들이 21명 존재한다는 등의 사정을 종합할 때 촉탁직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참가인 1의 사고 내역 등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들은 계약 갱신을 거절할 만한 이유가 되기 부족하다는 취지로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였다.

 

 대법원은,  참가인 2에 대해서는 위 1.항의 법리를 판시한 다음, 원고의 단체협약과 취업규칙 규정은 정년퇴직자의 촉탁직 재고용 여부에 관해 원고에게 재량을 부여하고 있고 일정한 기준을 충족할 경우 재고용이 보장된다는 취지가 아니며, 2014. 1. 1.부터 2017. 3. 27.까지 사이에 정년에 달한 원고의 근로자 23명 중 참가인 2 외에도 적어도 8명 이상이 원고와 촉탁직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들이 촉탁직으로 재고용되지 못한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기록상 분명하지 않다는 등의 사정을 종합하면 원고의 사업장에는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를 촉탁직(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규정이 존재하거나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참가인 2에게 정년 경과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고,  참가인 1에 대해서는 위 2.항의 법리를 판시한 다음, 원심의 결론이 정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였다.

 

4.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 법리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5, 이새롬 P.542-558 참조]

 

. 기대권 법리의 형성

 

 기대권 법리는, 근로관계 종료 국면에서 발생하는 사용자의 위법하거나 자의적인 행위를 무제한적으로 허용하지 않고, 법원의 최소한의 통제를 받도록 하기 위하여 도입된 이론이다. 기대권 이론은 기간제근로자를 노동법의 사각지대로 둘 수 없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논리적으로는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계약은 자동종료되고, 해고의 문제가 개입할 여지가 없다. 그런데 여기에 예외를 설정하지 않으면, 기간제근로자들 중 대부분을 갱신하여 계속 사용하는 사용자가 위법한 의도(차별, 부당노동행위, 공익신고자에 대한 보복 등)로 선별적 갱신거부를 하는 것까지도 무제한적으로 허용되는 문제가 발생하게 된다. 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갱신거부를 법적 의미를 지니는 소송 대상이 되는 행위로 구성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기대권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갱신거부를 기대권 침해행위로 구성한 것이다.

 

 이에 대법원은 기간제근로자 보호를 위해 근로자에게 계약갱신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갱신거절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 등). 이는 기간제근로자의 정당한 갱신기대권을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이라는 결과 자체를 발생시키는 강력한 권리로 선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갱신기대권 선례) :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

 

. 기대권 법리의 발전

 

이후 갱신기대권 법리는 기간제근로자 보호 법리로서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기간제법 시행 후에도 갱신기대권 법리는 동일하게 적용되었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12528 판결 등) 이후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 고용승계 기대권, 정년 후 채용기대권 법리 등으로 발전하였다.

 

 우선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45765 판결이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을 인정하였다. 위 판결 사안은 기존의 근로조건을 유지한 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 기대권이 문제 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무기계약직(無期契約職)으로의 전환 기대권을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45765 판결 :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될 무렵 인사평가 등을 거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와 경위,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에 관한 기준 등 그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의 전환을 거절하며 근로계약의 종료를 통보하더라도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고, 그 이후의 근로관계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된 것과 동일하다고 보아야 한다.

 

 나아가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은 고용승계 기대권을 인정하였다. 이는 갱신기대권,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 법리를 확장하여 용역업체변경과 함께 근로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들의 새로운 용역업체에 대한 고용승계 기대권까지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 :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고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사이에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대법원 20071729 판결, 대법원 201445765 판결 등 취지 참조).

 

 또한 최근에 대법원은 정년 도과 후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인정하면서 그 판단 기준을 제시하기도 하였다.

 대법원 2023. 6. 1. 선고 2018275925 판결 : 근로자의 정년을 정한 근로계약,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 등이 법령에 위반되지 않는 한 그에 명시된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와의 근로관계를 정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계속 유지할 것인지 여부는 원칙적으로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는 것으로서, 해당 근로자에게 정년 연장을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8. 2. 29. 선고 200785997 판결 참조).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재고용을 실시하게 된 경위 및 그 실시기간, 해당 직종 또는 직무 분야에서 정년에 도달한 근로자 중 재고용된 사람의 비율, 재고용이 거절된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사유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사업장에 그에 준하는 정도의 재고용 관행이 확립되어 있다고 인정되는 등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근로자가 정년에 도달하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기간제 근로자로 재고용될 수 있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는 그에 따라 정년 후 재고용되리라는 기대권을 가진다.

 

 전술한 기대권 법리 변천을 표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정년 도과 후 재고용 기대권은 표에서 제외함).

대상판결 :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두39034 판결

 

 

.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의 인정 여부 및 판단 기준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 개념 인정 여부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이라는 개념은 민사법적으로는 다소 낯선 것일 수 있다. 법률규정이나 근로계약, 단체협약 등에 기초한 것이 아니어서 그 인정 근거가 다소 불명확함에도 당사자 사이의 신뢰관계 형성이라는 법적인 개념이 아닌 사실을 기초로 기대권이라는 법률효과를 부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보았듯이 노동법 분야에서 기대권은 이미 공고한 판례 법리의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판례가 말하는 신뢰관계의 형성이란 근로관계를 둘러싼 관행과 당사자들의 의사해석 문제로 볼 수 있는데, 노동법 분야에서는 법률, 계약이 아니더라도 법적 구속력이 있는 노동관행이라는 개념을 인정하는 등 관행(일종의 사실)에 근거해 권리를 도출하고 있기도 하다.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은 위 표의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과  고용승계 기대권의 법리가 중첩되는 영역으로 선행 법리들에 근거해 그 개념을 충분히 도출해 낼 수 있다.

 

 내용적 측면에서 보면,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 판결은 갱신기대권 법리에 터 잡아 기간제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전환될 기대권을 도출하였는바, 이 사건은 정규직으로의 전환이 문제 되나,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과 정규직 전환 기대권의 인정 근거나 법리는 크게 다르지 않다. 근로기간의 정함이 없게 되는 것과, 정년까지 근로기간이 보장되는 효과가 별반 다르다고 보기 어렵다.

 

 구조적 측면에서 보면, 고용승계 기대권 판결은 사용자가 변경되는 사안에서도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을 인정하였는바, 이는 사용자의 변경에도 불구하고 근로자의 노무제공을 수령하는 도급업체는 그대로여서 노무제공 실질의 변동이 없는 점(노무의 성격, 내용, 장소가 동일함)에 비추어 갱신기대권이 논해지는 국면과 별반 차이가 없다고 볼 수 있고, 근로자가 계속 근무해 온 사업장에서 배제된다는 점에서 실질적 해고로 평가할 여지가 있다는 점에서 그 논리를 수긍할 수 있다.

 

 따라서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 법리를 기간제에서 정규직으로의 전환에 적용하고, 고용승계 기대권 법리를 사용자 변경에 따른 채용 국면에 적용함으로써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이라는 개념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을 인정하여도 종전 기대권 법리 범위 내의 새 유형으로 봄이 타당하고 전혀 새로운 법리를 도입하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이와 같이 보는 것이 기간제 근로자를 두텁게 보호하는 입법 및 판례흐름과도 부합한다.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의 판단 기준

 

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과 고용승계 기대권의 판단 기준에 관한 기존의 판례법리를 토대로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의 판단 기준을 다음과 같이 도출해 볼 수 있다.

대상판결 :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두39034 판결

 

.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 인정(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39034 판결)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39034 판결은 위에서 정립한 판단요소에 비추어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을 비교적 명백하게 인정할 수 있는 사안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A 공사는 이 사건 정부지침에 따라 자회사인 원고를 설립하여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기로 결정하고, 전문가 협의회에서 정규직 전환 채용의 요건과 절차를 설정하였으며, 실무협의회에서 정규직 전환에 따른 근로조건을 협의하였다. 이러한 과정에서 참가인 등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장차 원고의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되리라는 상당한 신뢰를 가지게 되었다.

 

 원고의 설립 목적은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한국도로공사에 시설관리 등 업무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함이었고, A 공사가 원고의 설립 및 근로자 채용, 근로조건 결정 과정을 주도하였다. 따라서 A 공사가 부여한 신뢰는 실질적으로 그 자회사인 원고가 부여한 신뢰와 다름없다고 평가할 수 있다.

 

  회사 소속 근로자들이 수행한 시설관리업무는 상시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업무이고, A 공사가 용역업체에 배부한 과업지시서에 고용승계 조항이 명시된 사정에 비추어 보면, 용역업체 변경 시 새로운 업체가 종전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의 고용을 대부분 승계하는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관행까지 더해져 근로자들은 자회사가 설립될 경우 그 소속으로 계속 근무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와 신뢰를 더욱 크게 가지게 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 정규직 전환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인정 여부

 

 기존 판례의 태도

 

 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사용자는 정규직 전환 채용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음을 증명함으로써 유효하게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수 있다. 기간제근로자의 계약기간이 만료되면 근로관계가 종료되는 것임에도 사용자의 계약체결의 자유를 다소 제한하여 기대권을 인정하는 것인 이상, 거절사유가 일반적인 해고 사유에 비해 다소 넓게 인정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러한 측면에서 판례는 해고제한 법리에서 사용하는 정당한 이유’(사회통념상 근로관계를 계속시킬 수 없을 정도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 경우)가 아닌 합리적 이유라는 다소 완화된 표현을 사용하여 갱신거절의 유효성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대법원 2021. 10. 28. 선고 202145114 판결 : 기간제 근로계약의 종료에 따른 사용자의 갱신 거절은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가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해고와는 구별되는 것이고, 근로관계의 지속에 대한 근로자의 신뢰나 기대 역시 동일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다.

 

 대법원은 합리적 이유의 판단 기준으로서,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44493 판결 : 근로자에게 이미 형성된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있음에도 사용자가 이를 배제하고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가 문제 될 때에는 사용자의 사업 목적과 성격, 사업장 여건, 근로자의 지위 및 담당 직무의 내용, 근로계약 체결 경위, 근로계약의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와 운용 실태, 근로자에게 책임 있는 사유가 있는지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갱신 거부의 사유와 절차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이고 합리적이며 공정한지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사정에 관한 증명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 사안의 특수성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39034 판결의 사안은 도급업체의 자회사가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여 새롭게 근로계약의 내용을 형성하게 되는 사안이다. 이 사건 정부지침은 정규직 전환 대상자 선정과 방법, 전환조건 결정에 관해 공공기관에 재량을 부여하였고 노ㆍ사ㆍ전문가 협의에서 보수 및 복리후생 분야는 협의를 통해 별도로 정한다.’고 결정하였다. 새로운 근로조건의 설정 문제는 사용자가 변경되는 고용승계 기대권에서도 동일하게 발생할 수 있는데, 대법원은 201657045 판결에서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 고용승계 기대권이나 정년 도과 후 재고용 기대권을 긍정하는 학계의 견해도 새롭게 성립되는 근로관계에서 종전 근로조건과 차이가 발생할 수 있음을 전제하고 있다.

 

 이때 새로운 근로관계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형성할 것인지, 근로조건의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 사용자가 채용을 거절할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는 아직 본격적으로 논의된 바 없는 상황이다. 사용자의 새로운 근로조건 형성의 자유를 부당하게 제한하지 않으면서도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의 인정 취지(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 시정 및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 강화.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44493 판결: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이와 같이 근로계약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을 인정하는 취지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하려는 데에 있다)를 달성할 수 있는 균형적 지점을 찾을 필요가 있다.

 

.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39034 판결의 판단 (= 정규직 전환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부정)

 

 참가인이 정규직 전환을 거부 내지 포기하였는지

 

우선 참가인이 스스로 정규직 전환을 거부 내지 포기한 것인지부터 확정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고용승계 기대권 판결에서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라고 판시하였다. 따라서 거절의 합리적 이유 판단에 앞서 해당 근로자가 정규직 전환을 원하였는지 아니면 이를 거부 내지 포기하였는지를 확정하여야 한다. 다음 사정에 비추어 보면, 참가인이 정규직 전환을 거부포기하였다는 상고이유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근로자가 정규직 전환 자체는 원하였으나 신규 업체와 근로조건에 이견이 있는 상태는 원칙적으로 채용되기를 원한 것으로 평가되어야 할 것이다. 다만 근로자가 기존 근로조건이나 신규 업체의 다른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 동종 업무 종사자의 평균적 근로조건 등과 비교해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근로조건을 요구하였다면 달리 볼 여지는 있을 것이나, 이 사건은 그에 해당하지 않는다.

 

 참가인은 채용면접에 참여하는 등 정규직 전환을 원하였으나, 단속적 근로에 종사한다는 근로조건 내지 단속적 근로 승인 시 휴게시간의 보장 여부에 관하여 이견이 있어 근로계약을 체결하지 못한 것인 이상, 참가인이 스스로 전환을 거부하거나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없다는 원심판단을 수긍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이는 결국 원심의 사실인정을 다투는 취지에 불과한 주장인 이상, 이 부분 원고의 상고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원고가 참가인의 채용을 거절한 데에 합리적 이유가 있는지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근로조건에 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한 경우의 처리에 관하여는  1(근로조건이 합의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규직 전환 채용을 거절할 수 없다는 견해),  2(사용자가 제시한 근로조건의 합리성을 따져 정규직 전환 채용거절의 합리적 이유 유무를 판단하는 견해)가 대립한다.

 

 이에 관하여 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39034 판결이 명시적인 견해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2설이 타당하다.

위 판결 사안의 경우 사용자가 제시한 근로조건의 합리성이 결여되었음이 분명한 사안에 해당한다. 사용자가 근로기준법에 반하는 위법한 근로조건을 제시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근로자에 대해 채용을 거절하였음을 알 수 있다.

 

사.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의 인정 여부와 판단기준(대법원 2023. 6. 15. 선고 2021두39034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의 인정기준 및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 존부이다.

 

 도급업체가 업무 일부를 용역업체에 위탁하여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업무의 수행을 위해 기간을 정하여 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용역업체와의 위탁계약이 종료되고 도급업체가 자회사를 설립하여 자회사에 해당 업무를 위탁하는 경우, 자회사가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하여 새롭게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자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될 수 있으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때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 채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는 자회사의 설립 경위 및 목적, 정규직 전환 채용에 관한 협의의 진행경과 및 내용, 정규직 전환 채용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실태, 기존의 고용승계 관련 관행,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자회사와 근로자의 인식 등 해당 근로관계 및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근로자에게 정규직 전환 채용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도급업체의 자회사가 합리적 이유 없이 채용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효력이 없다(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45765 판결,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 등 취지 참조).

 

 대법원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근로자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 및 그에 따른 노사 전문가 합의에 따라, ○○공사가 자회사인 원고를 설립한 다음 참가인을 비롯한 시설관리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을 원고의 정규직으로 전환 채용하기로 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원고가 참가인의 업무가 근로기준법 제63조 제3호의 단속적 근로에 해당하지 않음에도 위 조항에 따른 승인을 받기 위해 참가인에게 단속적 근로조건에 대한 합의서 제출을 요구하였고, 참가인이 합의서 제출을 거부한다는 이유로 그 채용을 거절한 사안에서, 참가인의 정규직 전환 채용 기대권이 인정되고, 채용 거절의 합리적 이유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하여 상고를 기각하였다.

 

 

고용승계기대권<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 새로운 용역업체의 고용승계 의무 여부>】《용역업체변경 시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새로운 용역업체로의 고용승계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및 합리적 이유 없는 고용승계거절의 효과(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새로운 용역업체의 고용승계 의무 여부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7호, 성현창 P.309-343 참조]

 

가. 총설

 

용역업체 변경의 경우 아래와 같이 네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다.

①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 사이에 묵시적으로나마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볼 수 있는 경우

② 종전 용역업체와 새로운 용역업체 사이에, 영업양도 등 근로자에 대한 고용관계를 승계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③ 도급업체와 새로운 용역업체 사이에, 근로자에게 ‘고용승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경우

④ 근로자가 새로운 용역업체로의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을 갖는다고 볼 수 있는 경우

 

나. 각 사안에 따른 구체적 이론 구성

 

 묵시적 근로계약의 경우

 

의사표시는 묵시적으로도 할 수 있으므로, 새로운 용역업체와 종전 용역업체의 근로자 사이에 명시적인 근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더라도 양 당사자의 언동을 비롯한 제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근로관계가 성립되었다고 판단되는 사안이 있을 수 있다.

이 경우 종전 용역업체의 근로자는 이미 새로운 용역업체의 근로자의 지위를 취득한 상태이므로, 새로운 용역업체가 고용승계를 거절하려면 ‘해고’를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만 할 것이다.

 

 영업양도 등 고용승계 합의의 경우

 

종전 용역업체와 새로운 용역업체 사이에 묵시적으로나마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는, 양자 사이에 영업양도 합의가 있었던 경우를 들 수 있다.

영업양도 합의가 있었다고 인정되면, 그에 따라 종전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던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는 새로운 용역업체로 승계되는 것이 원칙이며, 새로운 용역업체가 고용승계를 거절하려면 역시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이 정한 ‘정당한 이유’가 인정되어야만 한다(대법원 2020. 11. 5. 선고 2018두54705 판결).

 

 제3자를 위한 계약의 경우

 

민법상 제3자를 위한 계약이란, ‘계약 당사자가 자기 명의로 체결한 계약에 의하여 제3자로 하여금 직접 계약 당사자의 일방에 대하여 권리를 취득하게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계약’을 말한다(대법원 1996. 1. 26. 선고 94다54481 판결).

대상판결(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의 사안처럼 도급업체와 새로운 용역업체 사이에 ‘종전 용역업체 근로자의 고용승계’에 관한 합의가 존재한다면, 이를 그 합의의 당사자가 아닌 근로자에게 일종의 ‘고용승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으로 해석할 여지가 있다.

다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되었다고 보더라도, 그 구체적인 내용이나 보호의 강도 등은 도급업체와 새로운 용역업체의 합의를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예컨대 대상판결(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 사안의 경우에는, 이 사건 청소용역시방서의 고용승계 관련 조항을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본다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새로운 용역업체(원고)가 고용승계를 거절할 수 있다는 점이 문언 자체로 명백하다.

 

 고용승계 기대권의 경우

 

 노동법에서의 기대권에 관한 법리

 

노동법에서는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과 관련하여 ‘기대권’에 관한 특유의 법리 가 발전해 왔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 원칙적으로는 해당 근로계약에서 정한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관계가 당연히 종료되는 것이지만(이러한 경우라면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 만료 무렵 근로자에게 계약 갱신을 거절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더라도 관념의 통지에 불과할 뿐 해고의 의사표시로는 볼 수 없다), 판례는 ① 그 정한 기간이 단지 형식에 불과하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거나 ② 근로자에게 근로계약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의 근로계약 갱신거절을 해고로 볼 수 있다는 취지로 판단해 왔다(대법원 2006. 2. 24. 선고 2005두5673 판결, 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두1729 판결 등).

 

이와는 별개로, 2007년 처음 시행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 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은 원칙적으로 2년을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2년을 초과한 경우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 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규정을 두었다(기간제법 제4조).

이와 관련해서 판례는 ①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위와 같은 이른바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의 법리는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았으며, 나아가 같은 법리에 기초하여 ② 기간제 근로자의 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 기대권도 인정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두12528 판결, 대법원 2016. 11. 10. 선고 2014두45765 판결).

 

다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이 인정되더라도, 사용자는 ‘합리적 이유’가 있음을 증명하면 유효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할 수 있다.

여기서 ‘합리적 이유’는 일반적인 해고와 관련해 요구되는 ‘정당한 이유’(근로기준법 제23 조 제1항)보다는 다소 완화된 기준이라고 이해된다( 대법원 2017. 10. 12. 선고 2015두44493 판결).

 

 용역업체 변경 사안에서의 고용승계 기대권 개념

 

이처럼 근로계약의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는 점차 강화 또는 확대되어 온 바 있으므로, 이를 토대로 용역업체 변경과 함께 근로계약기간이 만료되는 근로자들이 갱신기대권의 논리를 확장하여 ‘새로운 용역업체에 대한 고용승계 기대권’까지도 주장할 수 있는지 여부가 문제 될 수 있다.

 

다. 기존판례의 태도

 

 대법원 1991. 8. 9. 선고 91다15225 판결

 

도급업체의 제품포장, 운반, 청소 등 업무를 담당하던 종전 용역업체가 폐업하자, 도급업체는 자신의 직원인 피고들에게 새로운 용역업체를 설립하게 하고 해당 업무를 다시 맡기면서,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 대부분을 기존과 거의 비슷한 근로조건으로 채용하게 하였다.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였으나 새로운 용역업체의 설립 당시 고용승계되지 않은 원고는 피고들을 상대로 ‘피고들이 종전 용역업체의 영업을 양수하였다.’고 주장하며 근로자지위확인 및 임금 지급 등을 청구하였다.

원심은 피고들이 종전 용역업체의 사무실, 시설물을 인수하였으며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들의 고용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퇴직금 등도 함께 인수하였다는 점 등을 들어 묵시적 영업양도를 인정하고, 청구를 인용하였다. 대법원은 별다른 설시없이 원심을 수긍하였다.

 

 대법원 2000. 3. 10. 선고 98두4146 판결

 

아파트 관리업무 용역업체가 변경되었는데 일부 근로자들이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승계되지 않은 사안으로,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부당해고라고 판정하자 새로운 용역업체(원고)가 그 재심판정(구제명령)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한 사건이다.

근로자들(피고보조참가인들)은 원고가 법률상 또는 사실상으로 종전의 근로관계를 승계하였음에도 고용승계를 거절함으로써 자신들의 계속 근무에 대한 기대권을 저버렸다는 취지로 주장하였으나, 원심은 원고가 영업을 양도받거나 종전 용역업체 근로자들의 근로관계를 인수 내지 승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였다고 볼 증거가 없고 근로관계를 승계하는 관행이 있었다고도 보이지 않는다는 등의 이유를 들어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대법원도 별다른 법리 설시 없이 원심을 수긍하였다.

 

 대법원 2001. 7. 13. 선고 2001두3709 판결

 

위 대법원 98두4146 판결과 유사한 아파트 관리용역업체 변경 사안이며, 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을 취소하는 판결이 내려졌다. 근로자들은 ‘(묵시적) 근로계약 체결 또는 영업양도 성립’에 따라 자신들이 부당해고당한 것이라고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대법원 2003. 10. 9. 선고 2003두5563 판결, 대법원 2004. 2. 12. 선고 2003두11315 판결

 

역시 마찬가지로 아파트 관리업무 용역업체 변경 사안이며, 근로자들이 ‘(묵시적) 근로계약 체결 또는 영업양도 성립’을 근거로 부당해고를 주장하였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중앙노동위원회의 구제명령 취소).

 

 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2두14323 판결

 

지방자치단체 관내 재활용품 수거사업 용역업체가 변경된 사안으로, 앞서의 사건들과 달리 공공 영역에서 벌어진 분쟁이다. 해당 지방자치단체는 종전 용역업체와는 ‘기존에 근무하던 용역업체 근로자의 고용승계’를 명시적으로 약정하였으나, 그와의 계약 종료 무렵 피고보조참가인(새로운 용역업체)과 용역계약을 체결하는 과정에서는 ‘종전 용역업체 종업원에 대한 퇴직금 및 근속연수 승계’만을 약정하고 고용승계에 대하여는 명시적인 약정을 하지 않았다. 피고보조참가인은 근로자들에게 ‘전원 당사 직원으로 신규채용하는 절차를 거칠 것’이라고 공고하고 근로자들 대부분과 신규채용 형식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나, 원고들에 대해서는 근로계약 체결을 거부하였다. 이에 원고들이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에서 ‘근로관계 미성립’을 이유로 각하되자, 그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근로계약 체결 또는 영업양도 등 고용승계 합의에 따른 근로관계 성립’을 주장하였다.

제1심은 영업양도 등 고용승계 합의의 존재를 부정하면서도 개별적 근로계약의 체결 사실을 인정하여 원고들의 청구를 인용하였다. 그러나 원심은 영업양도 등 고용승계 합의 사실 및 개별적 근로계약 체결 사실 모두 인정되지 않으며, 피고보조참가인이 근로자들에게 신규채용 공고를 한 것도 청약이 아닌 청약의 유인에 불과하였다고 보아 청구를 기각하였다. 대법원도 별다른 법리 설시 없이 원심을 수긍하였다.

 

2. 용역업체변경 시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게 새로운 용역업체로의 고용승계기대권이 인정되는지 여부의 판단기준 및 합리적 이유 없는 고용승계거절의 효과(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두57045 판결)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27호, 성현창 P.309-343 참조]

 

가. 고용승계 기대권의 인정 여부 (= 긍정설)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에 관한 법리는 노동법에 특유한 것으로서 탄생․발전하였고, 기간제법 시행 이후에도 계속 통용되는 것은 물론 최근에는 이에 기초하여 ‘기간제법에 따라 정규직으로 전환될 기대권’까지도 인정되었다.

부정설을 따른다면, 근로자들은 용역업체가 변경되면서 아무런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당하게 되더라도 구제받을 방법이 마땅하지 않다.

 

나. 고용승계 기대권 유무의 판단 기준

 

 판단 기준의 설정

 

①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②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③ 위탁의 대상으로써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④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⑤ 그 외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

 

 위 판결(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 사안의 경우

 

우선 이 사건 청소용역시방서에 새로운 용역업체로 하여금 근로계약을 1년 단위로 체결하되 원자력 발전소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용역업체의 근로자를 고용승계(재채용)하고 용역계약기간 중 고용유지하여야 한다는 취지의 조항이 있다.

이는 안전사고의 발생 위험이 상존하는 원자력 발전소에서 상시․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이 사건 청소용역 업무의 특성을 고려하면서 근로자들의 고용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특별히 명시된 사항이라고 이해되며, 이 사건 용역계약은 원고가 이러한 고용승계 의무를 받아들이는 것을 전제로 체결되었다고 보인다.

한편 대상판결의 제1심 진행 중 원고의 문서송부촉탁 신청에 의해 도급업체 甲 주 식회사에 이 사건 청소용역에 관해 기존에 이루어진 고용승계 관련 자료에 대한 사 실조회가 이루어진 바 있는데, 그 회신 결과에 의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를 고용승계하는 관행이 형성되어 있었다는 취지인 원심판단에 도 별다른 의문이 없다.

위와 같은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용역업체가 변경되더라도 근로자들의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으며 원고와 참가인들 모두 이 점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으리라고 보인다.

 

다. 고용승계 거부의 합리적 이유 존부

 

 일반론

 

갱신기대권 사안에서는 사용자가 ‘합리적 이유’를 증명함으로써 유효하게 근로계약 갱신을 거절할 수 있고, 여기서 ‘합리적 이유’는 일반적인 해고제 한 법제에서 말하는 ‘정당한 이유’보다는 완화된 기준이라고 이해되고 있다.

합리적 이유의 예시로는 ‘무단결근 등 근무태도의 불량’이나 ‘범죄, 회사명예 실추 등의 비위행위’와 같이 일반적으로도 징계사유로 삼을 수 있을 만한 사정을 들 수도 있고, ‘종전 용역업체가 용역계약을 체결할 당시보다 새로운 용역업체가 체결한 용역계약상 정해진 소요 인력이 감소하는 등으로 기존 근로자 전원의 고용을 승계하기 어렵게 된 상황에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평가를 통해 일부에 대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경우’와 같이 경영상 해고와 유사한 사정을 들 수도 있을 듯하다.

다만 새로운 용역업체에도 채용의 자유가 있으며 간접고용 사안의 용역업체가 대체로 영세한 경우가 많고 도급업체와의 관계에서 영업상의 재량을 충분히 행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갱신거절에서 말하는 ‘합리적 이유’보다 더 완화된 기준을 적용하여야 한다고 볼 여지가 크다.

 

 위 판결(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 사안의 경우

 

이 사안에서 고용승계 거절을 합리화하기에 비교적 분명해 보이는 사정을 뒷받침하 는 별다른 자료가 제출되지도 않았다.

 

라.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되는데도 부당하게 고용승계를 거절한 행위를 부당 해고와 마찬가지로 평가할 수 있을지 여부(= 긍정)

 

 고용승계 기대권 개념을 인정하기로 하는 이상 부정설을 채택하기 어려워 보인다.

그렇다면 참가인들에게 고용승계 기대권이 인정됨에도 원고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한 것이 부당해고에 해당한다는 취지인 원심의 결론은 타당하다.

 

 도급업체가 사업장 내 업무의 일부를 기간을 정하여 다른 업체(이하 ‘용역업체’라 한다)에 위탁하고, 용역업체가 위탁받은 용역업무의 수행을 위해 해당 용역계약의 종료 시점까지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여 왔는데, 해당 용역업체의 계약기간이 만료되고 새로운 용역업체가 해당 업무를 위탁받아 도급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경우,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여 새로운 근로관계가 성립될 것이라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에게는 그에 따라 새로운 용역업체로 고용이 승계되리라는 기대권이 인정된다. 이와 같이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 근로자가 고용승계를 원하였는데도 새로운 용역업체가 합리적 이유 없이 고용승계를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근로자에게 효력이 없다. 이때 근로자에게 고용승계에 대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는 새로운 용역업체가 종전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에 대한 고용을 승계하기로 하는 조항을 포함하고 있는지 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계약내용, 해당 용역계약의 체결 동기와 경위, 도급업체 사업장에서의 용역업체 변경에 따른 고용승계 관련 기존 관행, 위탁의 대상으로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새로운 용역업체와 근로자들의 인식 등 근로관계 및 해당 용역계약을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판결(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657045 판결)은 기간제 근로계약의 갱신거절 사안에서 정규직 전환 거절 사안에 이르기까지 노동법 영역에서 독자적으로 발전해 온 ‘기대권’에 관한 법리를, 용역업체 변경에서의 고용승계 거절 사안으로까지 확장하면서 고용승계 기대권의 구체적인 의미 및 판단 기준과 합리적 이유 없는 고용승계 거절의 효력 유무에 관하여 판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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