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외로움】《혼자 있는 고통이 “론리니스(Loneliness)”라면, 혼자 있는 즐거움은 “솔리튜드(Solitude)”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6. 5.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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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혼자 있는 고통이 론리니스(Loneliness)”라면, 혼자 있는 즐거움은 솔리튜드(Solitude)”.[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예전에는 혼자 있는 것이 무섭고 두려웠다.

밤 늦게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들어가면 옷도 벗기 전에

모든 형광등을 모두 켜고, 보지도 않으면서 TV를 켜 놓았다.

여행이나 영화관은 절대 혼자서 가지 않았다.

 

그런 내가 어느 날인가부터 어둠 속에서 조용히 음악을 듣는다.

혼자서 술을 마시고, 홀로 산책을 한다.

미술관이나 갤러리에 혼자 가고, 나홀로 쇼핑을 하고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다.

정겨운 서울 골목길이나 나무가 우거진 둘레길을 혼자 걷기도 한다.

 

나이가 들수록 어느 순간부터 나만의 시간이 점점 많아진다.

혼자 음악을 듣고, 혼자 운동을 하고, 혼자 독서를 한다.

 

물론 친구들과 어울려 등산을 하거나 둘레길을 걷기도 하지만,

혼자서 활동하고 자신만의 시간을 갖고 싶을 때도 많다.

 

인간이란 본질적으로 외로운 인간이다.

외로움 때문에 몸을 떠는 것보다 더 불행한 것은

외로움을 느껴 볼 시간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것이다.

 

초여름의 따스한 햇살이 비스듬히 내리쬐는 너른 테이블의 한적한 카페에 혼자 앉아 여유롭게 책을 읽기도 하고, 조용한 미술관을 홀로 거닐면서 낯설지만 감동적인 그림과 마주하기도 한다.

 

혼자 갤러리를 가거나 백화점에서 홀로 쇼핑을 하고 영화를 보았다고 하면 궁상 맞고 불쌍하다는 반응을 보이는 분들이 의외로 많다.

하지만 온갖 좋은 시간과 추억을 혼자서는 만들지 못하고 온전히 남한테 기댈 수 밖에 없는 인생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고독이 찾아오면 그것을 물리치려고 안간 힘을 쓰는 사람이 있다.

나는 고독이 찾아오면 그것을 즐기려고 한다.

외롭다고 슬퍼하거나 우울한 감정에 빠지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찬찬히 들여다 본다.

혼자 있어서 외로운 것이 아니라,

혼자 있지 못해 외로운 것이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면서 마음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은 많지 않다.

고독이 찾아 온 순간은 바쁜 일상에 잠시 쉼표를 찍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