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액땜】《우리 인생을 바꿀만한 걱정과 고민은 그다지 많지 않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1. 6. 2.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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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땜】《우리 인생을 바꿀만한 걱정과 고민은 그다지 많지 않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며칠 전 퇴근길에 자동차접촉사고가 있었다.

마침 그날 저녁에는 중요한 식사약속이 있었다.

다행히 사람은 다치지 않아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 보험사에 보내 사고신고접수를 마치고 약속장소로 가려했지만, 사고차량이 모두 외제차량인데다 양 차량 모두 많이 부서져서인지 보험사에서는 사고처리직원이 출동할때까지 기다리라고 한다.

 

퇴근 무렵이라 차량이 밀려 한참 기다릴 줄 알았는데, 보험사 직원이 오토바이를 타고 순식간에 나타난다.

출동한 쌍방 보험사 직원들이 사고운전자들 모두에게 너무 친절하다.

 

예전에는 자동차 접촉사고를 내면 하루 종일 기분이 나빴다.

하지만 지금은 즉시 보험처리를 해주고 잊어버린다.

쓸데 없는 노력과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서이다.

 

상대방 보험사 직원이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다친데는 없는지, 병원에 가게되면 보험접수번호를 말하고 잘 치료 받으시라고 안내해준다.

마찬가지로 상대방의 피해도 우리 쪽 보험사가 신속하게 잘 처리해 주었다고 전화가 왔다.

 

사소한 물적 접촉사고가 내 인생을 바꿀 리도 없고, 하등의 영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이제는 액땜을 한 셈치고 쉽게 잊어버린다.

차량도 정비소에서 사무실로 와서 픽업해가고, 수리가 끝난 후에는 집으로 가져다 준다.

물론 차량을 가져가면서 수리기간 동안 몰고 다닐 렌트차량도 함께 가져다 준다.

 

조금 전에 집으로 수리된 차량을 가져다 주었는데, 너무 말끔하게 수리된 차량을 보니 오히려 기분이 좋아진다.

오히려 좋은 일이 생기려고 액땜하였나 보다.

사실 접촉사고 후 좋은 일도 여러 건 생겼다.

 

살면서 걱정과 고민이 다가 오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거의 대부분이 사소한 일들이다.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

그건 그저 사소한 일일 뿐이다.

 

예전 에피소드가 생각난다.

가족끼리 주말 외식을 하러 나갔는데,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큰아이가 식당에 도착하자마자 서글프게 눈물을 흘리며, 식사를 하지 않았다.

그 이유를 물은즉, 차를 타고 오면서 며칠 전에 산 고가의 핸드폰을 깔고 앉아 액정화면이 깨졌다는 것이다.

내가 물었다.

그게 왜 울 일인지 말해 줄래?”

 

내가 4달 동안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힘들게 돈을 모아 구입한 핸드폰인 것 알잖아.”

 

액정화면을 갈면 되는 것이지, 그것이 너의 인생을 바꾸는 것이 아니잖아. 네가 원하는 직업을 얻지 못하거나, 원하는 결혼을 하지 못하면 실컷 울어도 된다. 팔다리가 잘려 나가거나 불치병에 걸렸다면, 실컷 울어라. 그런 것이야 말로 네 인생을 바꿀 수도 있으니.”

 

결국 깨진 액정화면은 다음 날 겨우 7만 원에 즉시 수리되었다.

 

고민과 걱정이 생긴다면, 그것이 진정으로 내 인생을 바꿀 만한 일인지 생각해보자.

 

내 인생을 뒤집어 놓을 일이 생긴다면 그 때야 말로 엄청난 걱정과 고민을 해야 하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 넣어 최대한 바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그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미친 개에게 물린 것처럼 어쩔 수 없이 일어난다고 하여도,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다면, 팔자 소관이다.

 

어니 젤린스키의 모르고 사는 즐거움중에 나오는 말처럼

걱정의 40%는 절대 현실로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는 이미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다.

걱정의 22%는 사소한 고민이다.

걱정의 4%는 우리 힘으로는 어쩔 도리가 없는 일에 대한 것이다.

나머지 걱정의 4%는 우리가 바꿔놓을 수 있는 일에 대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