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여행(10)】《알부페이라의 팔레지아 해변에서 석양을 보며 칵테일을 마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까보다로까가 있는 로까 곶에서 해안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오면, 포르투갈 최고의 휴양지 카스카이스(Cascais)가 나온다.
그 인근 해안가에 지옥의 입, 또는 악마의 입이라고 불리는 ‘boca do inferno’가 있다.
해안절벽에 커다란 바위 구멍이 있는 곳이다.
악마의 구멍 속에 들어와 하얀 포말을 일으키며 부서지는 파도소리도 좋고, 절벽의 색깔도 오묘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왜 ‘천사의 입술’이라고 부르지 않고, ‘악마의 입’이라고부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난 바다보다 산을 더 좋아하는데, 지금은 바다가 너무 아름답고 환상적이다.
대서양의 푸른 바다를 바라보면서 와인 한잔 하고 싶다.
재빨리 3시간 거리에 있는 포르투갈의 남부 휴양도시 알부페이라에 도착하여 리조트 호텔인 ‘Pine Cliffs Hotel, A Luxury Collection Resort’에 투숙했다.
포르투갈에서 가장 긴 팔레지아 해변의 절벽 위에 위치한 호텔이다.
고급스파, 수영장, 다양한 레스토랑 등이 있다.
짐을 풀자마자 해변으로향했다.
호텔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절벽을 내려가면 해변으로 이어진 데크길이 나온다.
데크길을 따라 아름다운 색깔을 내뿜는 절벽 사이를 지나가면, 멋진 레스토랑과 해변이 나온다.
레스토랑에 앉아 멋진 해변과 대서양을 바라보면서 칵테일을 마셨다.
언젠가 브라질 해변에 앉아 멋진 석양 노을을 바라보면서 와인 한 잔 하고 싶었는데, 여기서 그 비슷한 흉내를 내고 있다.
그러고 보니 브라질은 포르투갈의 옛 식민지 아니던가?
저녁은 호텔로 돌아와 테라스가 있는 곳에서 식사를 했다.
저녁 바람이 시원하다.
분위기에 취해서인지 와인을 많이 마셨다.
여행은 일탈이다.
단조롭고 반복적인 일상 속에서의 탈출이다.
비록 짧은 시간이기는 하지만, 그 사이에 강한 감동의 변화가 내 마음 속에 조금씩 스며든다.
그것이 사소하게나마 내 자신을 변화시킨다.
해가 지는 바다를 바라보며 시원한 칵테일 한 잔을 들이켰던 순간들, 높은 산을 올라 아름다고 눈부신 자연의 경관을 마주한 그런 순간에 느끼는 감정은 마음이 정화되고 치유되는 느낌, 소위 힐링(healing)의 감정이다.
오늘 난 일부러 내 감정을 과장되게 부풀려 센티멘탈(sentimental)로 빠져드는 마음여행을 한다.
그 짧은 시간 속에서 내 심장이 꽁딱꽁딱 뛰면서 살아 있음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닐 것이다.
지금 이 순간 가슴 뛰는 삶을 살아 보자.
영원하지 않으면 어떠랴.
지금의 이 시간이 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기에 순간순간을 영원처럼 사랑하는 것이다.
언젠가는 심장이 떨리지 않고 다리가 떨리는 날이 올 것을 알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