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인재가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3. 4.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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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가 되기 전에 먼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윤경변호사】

 

<하버드 도서관의 화재>

 

1764년의 어느 날 저녁 하버드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거센 불길이 빠르게 퍼지면서 당시 유명한 도서관이었던 하버드 홀(Harvard Hall)이 순식간에 잿더미가 되어 버렸다.

하버드 홀에 있던 책들은 설립자 하버드가 세상을 떠난 후 기증한 것으로, 이 도서관은 그를 기념하기 위하여 특별히 지은 건물이었다.

이런 건물이 대형화재로 타버리자 하버드 학생들이 겪은 허망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서도 특히 존(John)이라는 이름을 가진 학생이 안절부절못했다.

상황의 전말은 이러했다.

전형적인 책벌레였던 존은 평소 이 도서관에서 지내는 시간을 그 어떤 시간보다 즐거워했다.

책 속에 담긴 수많은 지식과 지혜, 그리고 책이 보여주는 넓디넓은 세계에 빠져 그의 온 정신이 사로잡혔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고가 나던 날 존은 책을 외부로 반출할 수 없다는 도서관규칙을 어겼다.

이는 퇴학사유가 될 정도로 엄격한 규율이었다.

 

화재가 발생한 날 오후 5시, 도서관 문이 닫힐 시간이 되자 책에 흠뻑 빠져 있던 존은 지금 당장 끝까지 읽고 싶은 욕심에 읽고 있던 책을 몰래 들고 도서관을 나왔다.

그러데 바로 그날 밤 도서관에서 화재가 났고 소장되어 있던 책이 모조리 전소돼 버린 것이다

 

“이 책을 돌려주어야 할까?”

존은 며칠 동안 고민을 하다가 학장의 사무실로 찾아갔다.

“학장님, 죄송합니다. 그날 밤 제가 도서관에 있던 책 한 권을 몰래 가지고 나왔습니다. 여기 그 책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그 말을 들은 학장은 매우 기뻐하며 그 책을 건네 받았다.

“이 귀한 유산을 보관하고 있었다니 고맙군요. 일단 나가보세요.”

 

존은 비로소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지만 이틀 후 하버드에는 공고문 하나가 붙었다.

‘존(John) 학생은 교칙을 어겼으므로 퇴학처리함’이라는 내용이었다.

 

존에게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였다.

여러 교수와 학생들은 처벌이 너무 가혹하다며 학장에게 한 번만 더 기회를 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학장은 흔들리지 않는 모습이었다.

“존이 정직하게 책을 가져다 준 것에 대해서는 저 역시 여러분과 마찬가지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는 교칙을 위반했으니 퇴학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하버드 대학교의 규율에 책임져야 하니까요.”

 

이 같은 말에 좌중은 고개를 끄덕였다.

존의 사례를 통해 학장은 교수와 학생들에게 언제나 규율을 지키고 스스로를 단속한다는 가르침을 주었다.

만약 그러지 못했다면 반드시 일정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이는 또한 우리의 삶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기본 원칙이기도 하다.

 

<먼저 사람 됨됨이를 갖추어야 한다.>

 

덕만 있고 재주가 없으면 불량품이고, 재주만 있고 덕이 없는 것은 독약이며, 덕과 재주를 겸비해야만 명품(名品)이 된다.

 

위 일화를 ‘먼저 사람 됨됨이를 갖추라’는 교훈을 준다.

인재가 되기 앞서 반드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래도 위 일화의 상황을 내 기준에서 다시 생각해 본다.

만일 내가 학장이라면, 난 주저 없이 존에게 기회를 주었을 것이다.

위 처사가 너무 가혹하다는 느낌을 떨쳐 버릴 수 없기 때문이다.

가사 존이 퇴학을 당해 하버드에서 교육을 받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또다른 길을 통해 훌륭한 인물이 되길 희망하고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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