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영혼을 일깨우는 책읽기]【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8. 9. 0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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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일깨우는 책읽기]【윤경변호사】

 

젊은 시절에는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을 좋아했고, 맨날 ‘술’이었다.

타락과 방황으로 점철되었다.

 

그런데 불혹은 힘이 있다.

불혹을 갓 넘기기 시작하면서 책 읽는 것에 재미를 붙였다.

 

조그만 방의 양쪽 벽면에 책장을 들였다.

그리고 다양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사책을 읽고, 자기계발서를 읽더니 마침내 심리학 관련 책을 보고 철학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다.

술을 마시거나 친구를 만나는 일이 줄고, 창고 같은 방은 마침내 책으로 가득찼다.

 

5년 전 지금 사는 집으로 이사 오면서 원하는 서재를 갖게 되었다.

서재는 책상과 의자와 책이 있는 나만의 공간이고, 음악과 커피향으로 채워진 카페다.

 

나만의 편안한 공간 안에서 조용한 음악도 듣고 차도 마신다.

그렇게 고요한 시간을 누리면서 삶이 평온해졌다.

나만이 느끼는 아늑한 자유로움 속에서 부드러워지고 사랑스런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그 안에서 대범함과 자신감도 키웠다.

 

예전엔 2, 30대의 열정과 아름다움이 끝나면 무슨 낙으로 사나 했는데, 이제는 말할 수 있다.

마음의 평화를 누리는 게 진짜 낙이라고.

삶은 살아볼수록 살만한 가치가 있고 흥미진진하다고.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책 한권을 읽을 수 있고, 차 한 잔을 마셔도 기분이 좋아지는 공간, 그곳이 서재이고 내 영혼이다.

 

누구나 자신만의 공간이 필요하다.

이러한 공간에서 진정 자신을 들여다 볼 수 있는 ‘고독’과 만나게 된다.

그 고독은 ‘공백’이 아니라 ‘여백’이다.

‘공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지만, ‘여백’은 가득 찬 충만함과 여유로움이다.

 

자신만의 공간에서 고독을 만나고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곳에서 외로움에 감사하고 그 고독감에 친절하게 귀를 기울이면, 내가 진정 그리워하고 바라는 것이 들린다.

 

책을 읽으면서 내 영혼을 일깨우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