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곤 언제나 우리 어머니 말처럼 더 좋은 일이 생겼다.]【윤경변호사】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After the Storm, 2016)”>
저녁에 압구정 CGV에서 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다.
누구나 원하는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감독은 주인공 료타(아베 히로시 분)를 통해 어쩔 수 없는 것, 돌이 킬 수 없는 것들에 대해 우리가 어떻게 대처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해 조용히 말해준다.
그런데 난 주인공의 홀어머니 요시코(키키 키린 분)를 보면서 영화를 보는 내내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 생각’을 했다.
요시코가 살고 있는 ‘낡은 아파트’와 ‘그 집안의 분위기’, ‘손주들이 찾아왔을 때의 말투와 행동들’ 모두가 대전의 조그만 저층아파트에 사시던 어머니를 떠오르게 만든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하룻밤을 묵고 집을 나서는 아들과 며느리, 손주를 요시코가 서서 바라본다.
돌아가신 우리 어머니가 마치 나에게 말하시는 것 같다.
“얘야, 괜찮다. 다 괜찮아!”
어머니가 나에게 속삭이는 소리를 듣는 순간 태풍이 지나간 후 맑게 갠 하늘처럼 마음이 개운해 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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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다. 괜찮아. 액땜한 거야”] 2015.
초등학교 때 핸들이 U자형을 꺽어진 멋진 새 자전거가 갖는 것이 꿈이었다.
1등을 연속으로 여러 번 하면 사주겠다는 약속을 부모님으로부터 받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원하던 자전거를 선물 받았다.
그런데 며칠 후 학교 운동장에 자전거를 세워 놓고 친구들과 놀이를 하다가 와보니 새 자전거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너무 충격이 커서 미친 듯이 자전거를 찾아 학교 주위를 헤매다가 결국 엉엉 울면서 집으로 들어왔다.
내 자신에게 화가 났지만, 부모님으로부터 혼날 각오도 되어 있었다.
그런데 그 때 어머니께서 이런 말씀을 하셨다.
“울지 마라.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액땜한 거란다.”
그 말이 얼마나 큰 위안이 되었는지 모른다.
지금도 힘들 때마다 이 말을 되새기곤 한다.
내가 항상 내 자신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며,
실상은 내가 가장 듣고 싶어 하는 말인지 모르겠다.
아무리 강한 사람이라도 때때로 위로 받고 싶나 보다.
우리 아이들이 안 좋은 일을 당했을 때 나도 모르게 어머니가 해주신 이 말을 되풀이하고 있음을 발견한다.
“괜찮다. 괜찮아. 다 괜찮아. 더 좋은 일이 생기려고 액땜한 거란다.”
그리곤 언제나 우리 어머니 말처럼 더 좋은 일이 생겼다.
내가 정말 좋아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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