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16) 루아르 계곡 셰르 강 위에 세워진 쉬농소 성(Château de Chenonceau)을 걷다.] 【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뚜르(Tours)로 이동해 루아르 계곡(Val de Loire)에 있다는 쉬농소 성(Château de Chenonceau)에 갔다.
성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환상적이다.
아름드리 거대한 수목들이 줄지어 서 있고, 저 멀리 성이 보인다.
그 사이를 마차를 타고 성으로 들어가는 상상을 해본다.
셰르 강(정확히는 셰흐 강) 위에 세워져 있어 운치를 더한다.
성의 규모는 크지 않지만, 아담하고 화려하게 잘 꾸며져 있다.
각 방과 복도마다 놓여진 생화 꽃장식도 무척 예쁘다.
지하 주방이 아주 인상적이다.
강에 맞닿아 있는 정원이 너무 아름답고, 주변에 숲 길 산책로가 있다.
화창한 날씨 덕분에 강과 어우러진 풍경이 기분을 들뜨게 만든다.
주로 권력 있는 귀부인들이 살았기 때문에 “여인들의 성”이란 별칭이 있다.
왕이나 힘 있는 영주들이 자신의 여자에게 선물한 성이란다.
빈부격차가 실감난다.
지금은 국민소득이 높아져 예전보다 살기는 훨씬 좋아졌지만, 젊은이들의 상대적 박탈감은 너무 크다.
요새 대학생들은 스타벅스를 아무렇지 않게 드나드는 친구들과 그렇지 못한 친구들이 따로 모여 친해진다는 말을 듣고 놀란 적이 있었다.
내가 대학 다닐 때는 모두가 못살았기 때문에 지방에서 올라온 유학생들도 서울 친구들과 잘 어울렸다.
무더운 여름 날 오후 한 노인이 열심히 잔디를 깍고 있었다.
작업복은 땀으로 흥건히 젖어 있었고 잔디부스러기가 작업복 여기저기에 붙어 있었다.
시원한 에어컨이 켜진 로비에 들어서자 젊은 세일즈맨(salesman)이 의자에 앉아 잡지를 읽고 있었다.
노인은 “안녕하세요, 어디서 오셨습니까? 무척 덥죠?”라고 인사를 건넸다.
하지만 세일즈맨은 아무런 응대를 하지 않았다.
말쑥하게 차려 입은 세일즈맨은 별 볼일 없는 청소부와는 가벼운 인사조차 나누고 싶지 않다는 표정으로 눈길을 돌렸다.
노인은 사무실로 올라가는 길에 방문객의 명부를 보고 그 젊은이가 구매담당 직원을 만나러 왔음을 확인했다.
잠시 후 노인은 구매담당 직원에게 “구매 건으로 온 세일즈맨과 함께 내방에 잠시 들려주세요.”라고 전했다.
세일즈맨은 사장님이 직접 부른다는 소식에 고무되었다.
세일즈맨이 사장실에 들어서자 노인은 “누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사람을 차별하는 일은 옳지 않습니다. 잔디를 깍는 노인이든 청소부든 간에 말입니다. 우리 회사와 계속 거래를 하고 싶거든 이 점을 늘 주의하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그 노인은 오하이오(Ohio)주 뉴악에 위치한 미국 1위 수제바구니 회사인 롱거버그 사의 창업주 데이브 롱거버거(1934-1999)였다.
‘외모’나 ‘겉모습’으로 사람을 판단하는 것은 참으로 위험한 일이다.
비록 외모와 실제가 모두 보잘 것이 없다고 할지라도, 그 때문에 사람을 쉽게 대하는 태도는 정말 잘못된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은 결혼을 전제로 미팅을 할 때 ‘상대방이 사는 동네’가 어디인지 물어본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사는 동네를 통해 상대방의 경제력을 판단한다는 것이다.
심지어 초등학생들은 부모가 ‘큰 평수의 아파트’나 ‘대형 자동차’를 가진 것을 은근히 친구들에게 자랑한다는 말도 들린다.
믿기 어렵지만, 조금이라도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 정말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자신이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문제 때문에 차별을 당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그 상처는 오래 간다.
그 모멸감을 영영 잊지 못하는 못하는 경우도 많다.
차별로 인해 사람에게 상처와 모멸감을 주는 태도는 세상을 제대로 살아가는 방식이 아니다.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으며, 무엇을 해 줄 수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존중받아야 하며, 친절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
너무 친절하게 대했다는 이유로 후회하는 일은 없다.
당신이 남에게 한 그대로 대접받는다.
외모로 판단하지 말고 공의롭게 판단하라 하시니라.(요 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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