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행(17) 앙부와즈 지역에서 유명한 동굴식당 “LA CAVE AUX FOUEES”에서 식사를 하다.] 【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앙부와즈(Amboise) 지역에서 유명하다는 동굴식당 “LA CAVE AUX FOUEES”에 갔다.
분위기가 독특하다.
화덕에서 직접 구웠다는 Fouees와 소시지 요리 등이 나온다.
먹느라 정신이 없어 음식 사진 찍는 것은 잊어 버렸다.
에구, 이젠 치매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내 인생의 계절에도 겨울이 오고 있다.
겨울이 점점 깊어 간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은 날 기다려 주지 않는데 말이다.
“우리는 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수 없다”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말처럼 주변 환경과 사회는 쉼 없이 변화하고 있다.
법조계도 이미 돌이킬 수 없는 변화와 위기의 시점에 와있다.
이 변화에 재빨리 적응하려고 나름대로 오래 전부터 준비를 하고 있는데도 가시적 성과가 보이지 않는다.
노력한 만큼 무언가 결실이 없으니 초조해 하고 안절부절하는 내 자신을 발견한다.
하지만 밥도 뜸 들이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던가.
일찍이 중국 삼국시대의 유비(劉備)도 비육지탄(髀肉之嘆)으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한 적이 있다.
비육지탄이란 할 일이 없어 놀고 먹기 때문에 넓적다리에 살만 찌는 처지를 한탄한다는 뜻이다
유비는 좀처럼 운이 풀리지 않았다.
큰 뜻을 품고 군사를 일으킨 지 20여년이 지났지만 뜻을 펼치지 못하고 있었다.
유비와 조조(曹操)가 허창에 함께 있을 때만 해도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러나 조조와 틀어져 떠돌이 생활을 하면서 처량한 신세로 전락했다.
조조에게 쫒기다 결국 형주에 있는 유표(劉表)에게 의지하게 되었다.
유표는 유비에게 신야(新野)라는 작은 성을 맡겼다.
어느 날 유비는 유표의 초대를 받아 연회에 참석했다.
유비는 잠시 화장실에 갔다가 자기 넓적다리에 유난히 살이 오른 것을 보게 되었다.
순간 그는 슬픔에 겨워 눈물을 주르륵 흘렸다.
그 눈물자국을 본 유표가 연유를 캐묻자 유비는 이렇게 대답했다.
“저는 언제나 몸이 말안장을 떠나지 않아 넓적다리에 살이 붙을 겨를이 없었는데, 요즘은 말을 타는 일이 없어 넓적다리에 다시 살이 붙었습니다. 세월은 사정 없이 달려서 머지 않아 늙음이 닥쳐 올텐데 아무런 공업(功業)도 이룬 것 없어 그것을 슬퍼하였던 것입니다. 비육지탄(髀肉之嘆)입니다.”
유비는 왕실의 혈통인데도 젊은 시절에는 돗자리와 짚신을 만들어 팔면서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동지들을 모아 군사를 일으켰지만 실패를 거듭했다.
맨주먹으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권모술수도 몰랐다.
병법을 모르는 사람이라는 조롱을 받기도 했다.
우여곡절 끝에 제갈량을 만나고 나서야 뜻을 본격적으로 펼칠 수 있게 되었다.
제갈량을 만난 것은 그의 나이 47세가 된 이후였다.
기회가 빨리 오지 않는다고 안달할 필요는 없다고 스스로를 위안해 본다.
비육지탄을 하던 유비에게도 늙은 나이에 적벽에서 조조를 이길 기회가 찾아왔다.
누구에게나 기회는 세 번 이상 온다.
운 좋게도 1번의 작은 기회는 잡았다.
아직 오지 않았으면 기다리면 된다.
덕을 쌓으며 기다리다 보면, 기회가 한 번은 더 오지 않겠는가.
치매가 더 깊어지기 전에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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