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저하】《이제는 분수를 알고 내 나이에 맞게 운동을 한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주말마다 높은 산을 뒷동산 다녀오듯 훌쩍 넘는 분들을 볼 때마다 눈이 튀어나온다.
불타는 젊음이 가장 무섭고 가장 부러운 순간이다.
나 역시 젊은 시절에는 전혀 운동을 하지 않아도 매년 열리는 법원의 단체등산대회에 참석해 지리산, 설악산, 한라산, 월출산, 인왕산, 관악산, 감악산 등을 등정했던 추억이 있다.
지금은 꾸준히 근력운동을 하고 걷기를 하면서 몸을 관리하고 있지만, 험한 산을 올라가는 일은 감히 꿈도 꾸지 않는다.
언감생심이다.
무리 없이 평탄한 둘레길을 3-4시간 정도 걷는 것이 지금의 내 체력에 적당하다.
열심히 운동을 한다고 해서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다.
더 나빠지지 않기를 바라면서, 남은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건강과 체력을 유지하는 것에 만족한다.
40대 중반의 부부가 산책을 하던 중 길가에 있는 아담한 집의 발코니에서 얼굴에 주름이 가득한 중년의 남자의 모습을 보았다.
그 남자는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미소를 만면에 띠고 안락의자에 앉아 있었다.
궁금증이 발동한 부부가 남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당신은 정말 행복하기 그지 없어 보이는군요. 이렇게 근심걱정이 많은 세상에서 어쩌면 그렇게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을 수 있는 건가요? 혹시 비결같은 것이라도 있으면 저에게 알려주실 수 있나요?”
그러자 남자가 행복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저는 날마다 담배를 세 갑 이상 피우고, 술을 한 병씩 마십니다. 운동 같은 것은 전혀 안합니다. 그리고 여자친구는 수십 명이나 됩니다.”
부부는 놀라서 물었다.
“정말 대단하군요. 그런데 혹시 당신 나이가 어떻게 되는지 여쭈어 보아도 될까요?”
그러자 중년으로 보이는 남자가 대답했다.
“스물 여섯 살입니다.”
병은 말을 타고 들어와 거북이를 타고 나간다.
아는 분 중에 육류를 즐기고, 단 것과 인스턴트 음식을 자주 먹고, 담배와 술을 하면서도 운동을 하지 않는 분이 있다.
성격도 적극적이고, 유머감각도 탁월하다
그 분은 건강에 해로운 습관을 있으면서도 그 습관을 정당화 하는 말을 한다.
“살만큼 즐기다 가면 되는 거지 뭘. 어차피 천년만년 살 것도 아닌데. 난 짧고 굵게 살다 갈거야.”
그런 낙천적인 생각은 좋다.
근데 인생을 그렇게 흘러가지 않는다.
건강에 해로운 짓을 한다고 해서 일찍 죽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몇 년 또는 몇십 년을 만성질병으로 고통 받게 된다.
담배를 피우고, 과식을 하며,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자신에게 닥칠 최악의 상황이 어느 날 갑자기 죽게 되는 것이라고 안일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쉽게 죽는 경우는 드물다.
‘병은 쾌락의 이자’라는 말처럼 그렇게 살아온 사람들은 나날이 버거워지는 병의 무게를 짊어지고 살아야 한다.
그렇게 살다가 때가 되면 편안하게 세상을 떠난다고 어떻게 장담하는가?
현대인의 사망원인은 급성질환에서 만성질환으로 옮겨가는 추세다.
이런 만성질환은 대부분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모든 사람이 어떤 이유로든 죽는다.
하지만 만성질병으로 느리고 고통스런 단계를 거치며 죽어야 할 이유는 없다.
나이가 들면 인생을 훨씬 느긋하게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생기는데 말이다.
젊어서 몸을 어떻게 다루었는지는 나이가 들면 고스란히 나타난다.
나이 들어 만성질환으로 고통을 받으며 힘들게 사는 것을 지금 알아서 미리 막을 수 있다면 무조건 막아야 한다.
어제 둘레길을 걸었다.
예전과 같은 체력이 아니어서 우울할 때도 있지만, 아직까지 별다른 만성질환이 없이 이렇게 몸이 움직여주는 것만으로도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