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장모님, 우리 장모님】《장모님이 참 좋다. 그냥 좋다. 언제나 고맙고 감사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2. 10. 25.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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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모님, 우리 장모님】《장모님이 참 좋다. 그냥 좋다. 언제나 고맙고 감사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퇴근 후 귀가하니, 장모님께서 다녀가셨다.

식탁 위에 각종 음식과 반찬이 차려져 있다.

 

LA 갈비구이, 계란말이김밥, 다이어트김밥, 목이 막히지 않게 물김치와 미역국, 후식으로 군고구마까지 차려 놓으셨다.

음식에 대한 설명과 먹는 방법도 포스트잇에 꼼꼼히 적어 놓으셨다.

 

돌아가신 어머니는 음식을 식탁에 내어놓으실 때마다 항상 음식에 대한 설명을 하셨다.

이 김치에는 이모할머니가 직접 담근 젓갈을 써서 그런지 감칠 맛이 난다. 아주 맛있어. 그리고 이 두부찌개에 들어간 멸치는 죽방멸치인데, 우러난 국물이 짜지 않고 담백해.”

어머니의 그런 설명을 듣고 나서 먹으면 아무 생각 없이 먹을 때보다 100배 더 맛이 있었다.

 

마치 고급레스토랑에 가면 웨이터가 음식을 서빙하면서 재료와 먹는 방법을 설명하면, 더 호기심이 가고 그래서인지 더 맛있다.

장모님도 이에 못지 않으시다.

아니 오히려 한 수 위이시다.

 

장모님도 이제는 팔순을 훨씬 넘기셔서 많이 기력도 떨어지시고 무릎관절도 좋지 않으시다.

그런데도 은평 뉴타운에서 무거운 반찬을 들고 버스정류장까지 걸어서 버스와 지하철을 갈아타시고 1시간 30분에서 2시간이 걸리는 서초동까지 오신다.

힘드신데다가, 혹시라도 넘어져 골절상을 입을 수도 있으니 이제 그만 하시라고 해도 막무가내시다.

 

장모님이 참 좋다.

그냥 좋다.

언제나 고맙고 감사하다.

 

장모님께서는 평생을 교육계에 종사하시다 교장 선생님을 마지막으로 정년퇴직하셨다.

일평생을 자식들을 위해 헌신을 해 오신 전형적인 한국의 어머니이시다.

 

작년 말에 내가 코로나에 걸려 분당의 격리시설에 있을 때, 면회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장모님께서 ‘3이나 은평에서 분당까지 과일과 음료수, 야채주스 등을 사가지고 오셔서 격리시설 관리실에 맡기고 가신 일이 있다.

과일이 반입금지되자, 야채주스 등을 사가지고 2번이나 다시 오셨다.

장모님은 자식들을 위해서라면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을 하신다.

 

그저 자식을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해 오신 팔순 넘은 장모님이 남은 생을 정말 건강하고 행복하게 마칠 수 있었으면 하는 간절한 바램이다.

언젠가 장모님께서 이 세상에 안 계실거라는 생각만해도 마음이 울컥한다.

그때는 장모님을 눈물 나게 그리워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