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나에게는 꿈이 있다. 쌍꺼풀과 외꺼풀이 함께 차별 없이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2. 11. 25. 2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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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나에게는 꿈이 있다. 쌍꺼풀과 외꺼풀이 함께 차별 없이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동양인은 대부분 외꺼풀이고, 그 외의 인종들은 모두 쌍꺼풀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여성의 대부분은 쌍거풀이다.

대부분의 여자 연예인들 역시 쌍거풀이다.

아마도 눈이 커보이고 시원한 인상을 주기 때문에 쌍꺼풀을 선호하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에는 여자 연예인들 중에도 쌍꺼풀 없는 눈이 종종 보인다.

김다미, 김고은, 이솜, 한예리, 박소담 등은 외꺼풀 눈을 가진 배우다.

영화배우라면 쌍꺼풀이 있는 뚜렷한 이목구비의 서구형 얼굴이 선호되는 추세에 비추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남자 배우 중에서는 소지섭, 이준기, 김우빈, 유승호, 유아인, 송중기 등이 외꺼풀이다.

 

이목구비가 뚜렷하고 다리 기럭지가 긴 쌍꺼풀의 배우들은 마치 성형외과에서 기계로 찍어낸 것 같아 금방 식상하는데, 외꺼풀을 가진 여주인공의 평범한 얼굴은 동양적인 신비감이 더해져 오히려 더 정겹고 매력적으로 다가 온다.

외거풀의 눈을 가진 얼굴들이 더 마음에 든다.

 

전형적인 토종 한국남자인 난 당연히 외꺼풀이다.

쌍꺼풀 수술이 당연시 되는 세상에서 외꺼풀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견디며 여기까지 왔다.

 

쌍꺼풀 없는 나 같은 사람이 선글라스를 끼지 않고도 거리를 활보할 수 있는 날이 곧 도래할 것이라 확신한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언젠가 이 나라가

모든 인간은 평등하게 태어났다는 것을 자명하게 받아들이고,

그 진정한 의미를 신조로

쌍꺼풀과 외꺼풀이 함께 차별 없이 살아가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이다.

 

나에게는 꿈이 있다.

우리들의 자녀가

쌍꺼풀이나 외꺼풀이 아니라 인격에 의하여 평가받는

그런 나라에 살게 되는 날이

오리라는 꿈이다.

 

그런 나에게 청천벽력 같은 일이 생겼다.

눈꺼풀이 쳐져 내려오면서 윗눈썹이 각막을 찌른다.

병원에 갔더니, 쌍꺼풀 수술을 하면 눈꺼풀이 올라가게 되어 있어 가장 손쉽고 빠른 해결책이라고 한다.

 

신체발부 수지부모(身體髮膚 受之父母) 아니던가.

자고로 우리의 몸이란 부모님으로부터 받은 것이니 소중히 여겨 감히 다치지 않는 것이 효의 시작이다.

그런데 눈 부위에 칼을 대어 신체를 절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나이의 내 눈에 쌍꺼풀이 생긴다는 것은 상상하기도 어렵다.

놀림감이 될 것이 분명하다.

각막에 눈썹이 찔리는 것을 참고 견뎌야 하나?

이것도 쌍꺼풀에 대한 편견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