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의 불편한 진실】《무언가 불공정하고 불공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오늘 아침에 일어났는데, 이마가 땡긴다.
눈이 잘 떠지지 않는다.
무슨 일인가 싶어 거울을 보았다.
세상에!
이마가 확 땡겨져 있고, 주름 하나 없이 쫙 펴진 이마는 개기름이 생긴 것처럼 반들반들 윤이 난다.
내 얼굴이 30년은 더 젊어 보인다.
4-5일 전에 맞은 이마 보톡스의 결과다.
그저 놀랍기만 하다.
보톡스란 말은 많이 들었어도, 효과가 이렇게 굉장한 줄은 처음 알았다.
그렇다면 연예인들의 얼굴이 항상 동안(童顔)인 이유는 보톡스 때문 아닐까?
무언가 불공정하고 불공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난 대부분의 남자들이 그렇듯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다.
면도 후에 소독 목적으로 애프터 쉐이브 스킨로션을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다.
알콜을 듬뿍 담은 고자극성 스킨로션이 얼굴을 닿은 순간 느껴지는 따꼼거리는 청량감은 중독성이 있다.
땀을 뻘뻘 흘리며 매운 음식을 먹는 즐거움과 같다.
피부에 심한 자극을 주는 스킨로션을 절대 사용하지 말라고 하건만, 어쩌겠는가.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를지언정 여전히 짜릿하고 좋은 것을.
피부에 붙은 나쁜 세균도 함께 비명을 지르며 죽어가는 상상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
그런데 이제는 얼굴이나 이마 주름을 없애기 위해 열심히 비싼 화장품을 바를 이유가 더더욱 없어졌다.
보톡스 때문이다.
저렴한 주사 한 방에 모든 이마 주름이 그대로 해결되면서 20대로 돌아간다.
찬란한 태양은 착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 모두에게 떠오르고, 궂은 비 역시 정직한 사람이나 악한 사람 모두에게 똑같이 내린다.
그런데 보톡스는 사람의 얼굴에 대한 이런 공정과 정의를 저버렸다.
운동장이 기울어졌다.
누군가는 너무 손쉽게 젊어진다.
성실하게 공부 안해도 암기 잘하게 만드는 주사약이 나올 것 같고, 열심히 운동 안해도 지구력과 근력을 키워주는 의약품이 곧 선보일 것 같다.
“인생은 공평하지 않다. 그 사실을 받아들여라.(Life is not fair; get used to it.)”
‘빌 게이츠’가 한 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부(富)의 불평등의 대명사인 ‘빌 게이츠’가 이런 말을 했다는 것이 ‘아이러니(Irony)’이다.
충격적이지만, 이제는 보톡스의 불편한 진실에 대하여 순응하고 받아들여야 할때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