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청춘의 샘】《그래서 버나드 쇼가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라고 말한 것인지도 모르겠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 19. 1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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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의 샘】《그래서 버나드 쇼가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라고 말한 것인지도 모르겠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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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 시절 교과서에 실린 민태원의 청춘예찬을 읽을 때 가슴이 그닥 설레지 않았다.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이 문장은 청춘을 떠나보낸 이들의 말일 수밖에 없다,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고 했지만, 그때는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

 

이제는 청춘이 그립고 간절한 마음이 마치 망망대해에서 닿을 수 없는 육지를 바라보는 심정이 되었다.

청춘의 삶의 밀도와 노년의 삶의 밀도는 다르다.

지금 생각해보면 혈기 방장했던 그때가 좋았다.

 

독일의 루카스 크라나흐(CRANACH, Lucas the Elder, 1472-1553)청춘의 샘이란 그림을 그렸다.

늙은이들이 수레에 실려 샘에 도착한다. 어떤 이는 수레에 실려 오고, 또 어떤 이는 들 것에 들려, 어떤 이는 늙은 남편의 등에 업혀 온다. 이들이 찾아온 곳은 청춘의 샘이다. 평범한 온천 같지만, 이곳에서 목욕을 하면 젊음을 되찾을 수 있다.

 

수레에 실려온 늙은 여인들은 우선 탈의한 후 의사의 검사를 받는다. 그리고 점진적으로 젊게 변하는 물에 몸을 담근다. 잠시 후 그녀들의 주름과 늙은 살갗은 점차 사라진다. 그리고 그들의 살은 점차 장밋빛을 띠며 부드럽게 변한다. 마침내 그녀들은 젊은 처녀들도 바뀐다. 물에서 나오면 기병 복장을 한 안내원들이 그녀를 맞고 텐트로 안내해 새 옷을 받는다.

 

젊은 여인으로 변신한 늙은 여인들은 곧 걱정 없는 삶의 쾌락에 몸을 던진다. 그녀들의 다음 행보는 연회, 음악 감상, 사랑 만들기, 춤 등이다.

 

젊음을 욕망한 이유가 고작 이런 환락 때문이었다니!

그래서 버나드 쇼가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라고 말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파우스트가 멈추어라! 너 정말 아름답구나.”라고 말하는 순간 청춘은 순간이 된다.

청춘이 아름답다면 순간이기 때문이고, 영원한 청춘이란 지켜질 수 없는 약속이다.

 

노년은 한 생애의 끄트머리쯤을 바라보며 천천히 고요에 잠겨가는 시기이다.

번뇌도 방황도, 사랑도 아픔도, 기쁨과 외로움도 이제는 모두 과거라는 그림자를 길게 드리운다.

바꿀 수 없는 것은 순순히 받아들이고, 짊어질 수 없는 것은 내려놓고, 돌아갈 수 없다면 돌아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고집보다 수용하는 힘이 있고, 비판보다 관용과 너그러움이 더 강하며, 냉소보다 공감이 더 생기 있고, 불평보다 긍정이 더 품이 넓다는 통찰에 이르게 된다.

 

흔히 청년은 쌓아놓은 장작이 활활타는 시기이고 거기서 힘차게 솟아오르는 생명력을 본다.

노년은 그 불더미에서 숯을 얻어 꾹꾹 눌러담은 화롯불쯤 될 것이다.

하지만, 회색재를 살짝만 제치면 불꽃이 빨갛게 피어나는 그런 화롯불이다.

그 화로재 안에 숨은 불꽃을 나는 이상’, ‘새로움’, ‘호기심’, ‘희망이라고 부른다.

 

청춘이란 인생의 어느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가짐을 뜻하나니

장밋빛 볼, 붉은 입술, 탄력 있는 몸매가 아니라

풍부한 상상력, 왕성한 감수성과 강한 의지력

그리고 인생의 깊은 샘에서 솟아나는 신선함을 뜻하나니

 

때로는 스무 살 청년보다 예순 살 노인이 더 청춘일 수 있네

누구나 세월만으로 늙어가지 않고

꿈과 호기심을 잃어버릴 때 늙어가나니

 

상상력과 영감이 끊기고 마음이 냉소의 눈에 덮히고

비탄과 절망의 얼음 속에 갇힐 때

그대는 스무 살이라도 늙은이가 되네.

그러나 머리를 높이 들고 희망과 호기심의 물결을 붙잡는 한

그대는 여든 살이어도 늘 푸른 청춘이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