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15년간 행복한 추억을 남겨 준 깜비]【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12. 20.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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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간 행복한 추억을 남겨 준 깜비]【윤경변호사】

 

금년 초만 해도 건강한 모습으로 뛰어 다녔다.

튼튼한 체력을 타고난 까닭에 15년간 거의 아파본 적이 없는 건강미견였다.

 

그런데 세월에는 장사가 없는 모양이다.

두 번 쓰러진 이후부터는 움직임이 느려졌다.

다리에 힘이 없는지 느릿느릿 걷고, 거의 누워 있다.

 

퇴근시에는 문을 박박 긁으면서 가장 먼저 나를 기다렸는데,

지금은 반길 힘도 없어 누운 채로 꼬리만 흔든다.

 

깜비가 자고 있을 때는 깰까봐 가족들 모두 까치발로 걷고, TV도 끈다.

딸기와 군고구마를 제일 좋아하는데도, 지금은 예전보다 많이 먹질 않는다.

 

품에 안겨 들어와 내 입술을 핥을 힘도 더 이상 없다.

앉아 있으면 사타구니 사이로 파고 들어와 편안하게 자리 잡았던, 진한 애정 표현을 하던 솔직한 놈이었는데 말이다.

 

산책할 때면 좋아서 흥분한 나머지 쏜살같이 빠른 속도로 뛰어 다녔는데, 이제 모두 추억이 되어 버렸다.

힘 없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불쌍하고 측은해서 눈물이 난다.

 

15년간 우리 가족에게 큰 즐거움과 좋은 추억을 남겨준 강아지이기에

마지막 순간까지 고통 없이 편안하게 지내도록 만들고 싶다.

너의 남은 생을 책임지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