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인생(청춘)을 낭비한 죄】《움켜쥐었던 시간은 내 손가락 사이로 힘 없이 빠져 나가고 그 동안의 노력과 정성으로 쌓아올린 내 오랜 인생은 바람에 야위어 갈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10. 8.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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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청춘)을 낭비한 죄】《움켜쥐었던 시간은 내 손가락 사이로 힘 없이 빠져 나가고 그 동안의 노력과 정성으로 쌓아올린 내 오랜 인생은 바람에 야위어 갈 것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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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날씨가 너무 화창하고 좋아서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또르를 데리고 항상 산책을 한다.

눈부시도록 아름다운 이 시간도 3-4주 후면 찬바람이 부는 혹한 속으로 사라져버릴 것을 알기 때문이다.

매년 돌아오는 가을이지만, 이제는 그냥 보내기가 아까워 달콤한 아이스크림을 혼자 몰래서 먹듯이 아쉬운 마음에 향긋한 나무향을 맡고, 신선한 바람과 맑은 하늘을 두 눈에 가득 담아본다.

 

영화 빠삐용(PAPILLON)”에는 다음과 같은 장면이 나온다.

 

꿈에 빠삐용은 하얀 양복에 하얀 베레모 차림으로 사막을 걸어간다.

저 앞 지평선에 재판관이 앉아 있고 그 옆에 양쪽으로 각각 여섯 명씩 배심원이 서 있다.

 

재판관 : 네 죄를 알렸다(You know the charge).

 

빠삐용 : 나는 무죄입니다(I'm innocent). 나는 그 포주를 죽이지 않았습니다(I didn't kill that pimp). 증거도 없는데, 억지로 내 죄를 만든 것입니다(You couldn't get anything on me and you framed me).

 

재판관: 그것은 진실이다(That is quite true). 하지만 너의 진정한 죄는 포주의 죽음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 (But your real crime has nothing to do with a pimp's death).

 

빠삐용: 그러면 무엇이 내 죄란 말입니까?(Well then? What is it?)

 

재판관: 네 죄는 인간이 범할 수 있는 가장 흉악한 죄다(Yours is the most terrible crime a human being can commit). 너의 죄목은 청춘(인생)을 낭비한 죄다(I accuse you of a wasted life).

 

그러자 빠삐용은 고개를 푹 떨어뜨린다.

 

프랭클린 J. 셰프너의 영화빠삐용은 공통점이라고는 살려는 의지와 죽을 장소밖에 없는 두 죄수의 이야기다.

프랑스령인 적도 부근 기아나로 향하던 죄수 수송선에서 빠삐용(Henri 'Papillon' Charriere: 스티브 맥퀸 분)과 드가(Louis Dega: 더스틴 호프만 분)는 서로 만난다.

빠삐용은 무죄지만 살인죄로, 그리고 드가는 위조 지폐범으로 형을 선고받아 죄수들이 겪는 끔찍한 일들을 겪게 된다.

 

영화 속에서 빠삐용이 꿈을 꾸는 사막의 심판(Desert Trial)’ 장면에서, "너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청춘을 낭비했기 때문에 유죄다"라는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누명을 쓰고 죄 없이 외딴섬의 감옥에서 종신형을 살게 된 빠삐용은 너무나 억울하고 원통하여 하늘을 우러러 하소연하곤 하였다.

"하늘이시여 제가 왜 죄 없이 이 고생을 하여야 합니까?"하고 하소연 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죄가 없는 것이 아니라 죄가 있는 사람이란 걸 깨달고,

"청춘(인생)을 낭비한 죄"를 스스로 인정한다.

 

시간에 저항하지 않는다면 시계가 뱉어내는 소리는,

째깍, 째깍, 째깍아니라

상실, 상실, 상실이다.

 

생이 아름다운 것은 언젠가 죽기 때문이다.

사랑이 아름다운 것은 언제가 그 사랑이 그치기 때문이고,

그래서 사랑할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죽음은 시간을 낭비하지 말라고 한다.

인생은 두루마리 화장지와 같아서 끝으로 갈수록 더 빨리 없어진다.

 

오늘 내가 헛되이 보낸 시간은 어제 죽은 이가 그토록 그리던 내일이다.

오늘 나의 불행은 언젠가 내가 잘못 보낸 시간의 보복이다.

 

시간은 자신이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자신의 시간을 마음대로 통제하면서 누리지 못한다면, ‘가장 아름다운 삶의 본질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