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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편지 - 조건 없는 사랑만이 정말 순수한 사랑일까]【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4. 3. 16.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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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에게 보내는 편지 - 조건 없는 사랑만이 정말 순수한 사랑일까]【윤경변호사 법무법인바른】

 

<사랑 - 그 마법의 꽁깍지>

 

남남이던 여자와 남자가 어느 순간 서로에게 없어서는 안 되는 특별한 사람이 된다.

그 이는 이 세상에서 둘도 없는 사람, 그 사람이 없으면 삭막한 죽음의 사막이 되어 버리는 마법의 사슬에 결박당하고 만다.

 

무수한 사람들 중에 왜 하필 당신을 사랑하게 되었을까?

어떤 사람은 그 것이 ‘운명’이었다고 고백하고, 또 어떤 이는 ‘어쩔 수 없는 팔자’였다고 고백한다.

그 끝이 운명이든 팔자이든 모든 사랑이 시작되는 순간 인생은 환희와 기쁨에 넘친다.

그리고 이것을 ‘꽁깍지’라 부른다.

(진화심리학에서는 ‘꽁깍지’를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매우 불완전하게 작동하는 오랜 원시시대를 거치면서 수태 확률을 높이기 위한 진화의 필연적 과정이었다고 설명한다. 즉 이성에 대한 아주 좁은 선택 속에서 ‘적당하다고 여겨지는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의 좋은 점을 극대화시켜 이상적인 대상으로 만들어 버려 종족 보존을 위한 임신을 하려는 진화심리를 말한다. 하지만 여기서 이 점은 논외로 하자.)

 

<그를 사랑한 걸까, 그의 조건을 사랑한 걸까?>

 

A는 B라는 청년을 만나 6년간 아름다운 사랑을 키워 왔다.

그러던 그가 3년 전에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를 당하고, 1년 전부터는 계약직으로 중소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A는 사랑하는 그가 좌절하지 않도록 신경 써주고 배려를 해주었다.

그런데도 B는 왠지 모르게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고, A에게 상처를 주는 말을 던지기도 한다.

 

A는 갈등이 생긴다.

‘믿음직하고, 자상한 그의 모습은 어디로 갔을까?’

그녀는 그를 무척 사랑하지만, 자신이 그리는 ‘남편의 조건’과는 맞지 않는다.

주변에서는 서른을 넘기기 전에 맞선을 보라고 종용한다.

 

그녀는 흔들리는 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혼란스러워 함과 동시에 그 사람에 대한 죄책감도 느낀다.

‘도대체 나는 그를 사랑한 걸까, 그의 조건을 사랑한 걸까?’

 

<사랑은 자유로운 선택일 수도 있고 운명일수도 있지만, 그 선택과 운명에는 이미 ‘당신이 세운 기준과 조건들’이 포함되어 있다.>

 

사람들은 ‘순수한 사랑’을 갈망한다.

각박해지고 이기적인 세상에서 ‘순수한 사랑’은 세상을 살 맛나게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말 순수한 사랑은 주변에 엄청나게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성을 만날 때 조건을 따지는 것을 ‘천박하고 더러운 속성’으로 치부하는 경향이 있다.

‘조건 없는 사랑’이 ‘순수한 사랑’이라는 통념 때문이다.

그 사람이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이다. 건강, 외모, 경제력은 언제든지 변할 수 있지만 그이가 그 사람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그가 잘 나가건 못 가나건, 잘 생겼건 못 생겼건, 건강하건 아프건 간에 상관 없이 그의 곁을 지키는 것이 ‘진정하고 순수한 사랑’이다.

 

그런데도 많은 심리학자들은 ‘사랑에 빠지는 일이 매우 조건적’이라고 말한다.

그 조건은 비단 경제력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성격, 외모, 말투, 행동 등 사랑하는 사람을 선택하는 기준을 조건이라 하는데, 이 조건은 대부분 어린 시절 형성된 무의식에 따라 결정된다고 한다.

 

이렇게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무의식에 의하여 사랑의 대상을 선택한다.

그 과정에서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고 바라는대로 잘라내어 판단한다.

다시 말해 이미 무의식은 많은 것을 취사선택하고 결정해 버린다.

 

사람들이 선택하는 사랑은 결코 우연히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사랑할 대상의 발견은 이미 결정된 이전 관계의 발전일 뿐이다.

사랑은 때로는 ‘자유로운 선택’인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때로는 ‘운명’처럼 다가오기도 하지만, 그 선택과 운명에는 이미 ‘많은 조건’들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도 진정한 사랑에 의미를 부여해라.>

 

나는 A에게 ‘죄책감에 시달릴 필요가 없다’고 말해 주고 싶다.

그 것이 인간의 욕망이고 본성이다. 신이 그렇게 만들었다.

 

하지만 실리적인 사랑이 언제나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도 아니다.

현재의 사랑을 함부로 놓아서는 안된다.

아직도 B를 사랑하고 있다면, 일단 그를 믿고 기다려라.

사랑에 빠지는 조건은 너무 다양하고 복잡해서 그 안에는 그의 직업뿐만 아니라 성격이나 꿈을 포함해서 자신이 미처 깨닫지 못하는 것이 있기 때문이다.

 

그 이후의 사정은 ‘자연스런 흐름’에 맡겨라.

‘본능’에 맡기고 의지해라. 내면의 느낌을 신뢰하라.

여전히 마음이 흔들리고 확신이 들지 않으면, 죄책감 없이 헤어져라.

 

이런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해결하려고 노력한다면, 고통스러워도 눈부시게 성장할 수 있다.

사랑이 주는 가장 큰 선물 중의 하나가 바로 이런 성장이다.

이별을 결심하더라도 내가 왜 이 사람을 사랑하게 되었고, 왜 헤어지게 되었는지 그 과정을 깊이 고민할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야 다음 사랑을 더 잘하고 편안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

 

무의식이 사랑의 대상을 선택한다고 하여, 순수한 사랑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소중하고 신비한 감정’이기 때문이다.

 

순수한 사랑에 대해 절대 의구심을 품지 말자.

그렇다고 조건 없는 사랑만이 진정한 사랑이라고 말하지도 말자.

누구나 자신만이 가진 조건에 의해 사랑에 빠진다.

그런 사랑이 ‘순수한 사랑’이 아니라고 누가 감히 말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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