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걸 꼭 말로 해야 아니?”]【윤경변호사】
<말 안 해도 통하는 것을 사랑이라고 믿는 사람들에게>
사랑하는 사람들이 어느 순간 서로에게 내 뱉는 말이 있다.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니?”
말 안 해도 다 아는 사이, 눈빛만 봐도 상대의 마음이 어떤지 지금 뭘 원하는지 아는 사이, 이렇게 가까운 사이에 대한 동경은 갓난 아기 적 엄마 품에 안겨 있을 때의 기억으로부터 유래한다.
당시 엄마는 당신 눈빛만 봐도 당신이 배가 고픈지, 졸린지, 아니면 기저귀가 젖었는지 다 알았다.
이때 엄마와의 관계에서 느꼈던 하나가 된 듯한 일치감은 훗날 우리가 추구하는 사랑의 원형이 된다.
굳이 당신이 말을 안 해도 엄마가 다 알았듯, 사랑하는 사람 또한 다 알아주기를 기대하게 된다.
사랑에 빠진 초기에는 서로 텔레파시(telepathy)가 통하는 듯한 경험을 실제로 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열정적인 사랑은 감각의 문을 모두 열어 놓아 직관력을 최고조로 높임으로서 연인 사이의 교감을 가능하게 해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시에 똑같은 말이 튀어나와 서로 마주보며 깔깔대기도 하고, 동시에 같은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하며, 같은 음식을 먹고 싶어 하기도 한다.
안 그래도 상대방에 대해 생각하고 있는데 마침 전화벨이 울리면 연인들은 서로 신기해 하며 그것을 운명적인 만남의 증거로 받아들이기도 한다.
<상대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눈으로 말하지 말고, 입을 열어 구체적으로 요구할 일이다.>
그러나 열정적인 사랑의 시기가 지나면, 고조되었던 감각은 다시 원래의 상태로 돌아간다.
그래서 그 후로는 아무리 사랑하는 사이라 해도 서로의 마음이나 상태를 알려고 하면 끊임없이 소통을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그 것이 결코 슬픈 일만은 아니다.
생각해 보라.
상대가 내 마음을 다 알고 있다면 정말 좋기만 할까?
아무리 사랑한다 해도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고, 상대방에게 알리고 싶지 않은 극히 사적인 영역도 있는 법이다.
만약 이런 것들까지도 서로 다 알게 되면 오히려 사랑이 위험해 질 수도 있다.
마음 속에서 생겨나는 갖가지 위험한 충동으로부터 사랑을 지키는 것도 자신의 몫인데,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면 그게 불가능해 진다.
그러니 사랑하는 사람들아, 상대에게 원하는 것이 있으면 ‘눈으로 말하지 말고’, ‘입을 열어 구체적으로 말하라’.
그리고 만일 사랑하는 이가 “그걸 꼭 말로 해야 아니?”라고 물으면 이렇게 답해라.
“응, 제발 말 좀 해 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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