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을 때 더 행복한 법이다.]【윤경변호사】
<피그말리온(Pygmalion)식 사랑법>
사랑하는 사람을 자기 취향에 맞게 바꾸려는 사람이 있다.
자기가 좋아하는 옷을 입히고, 하기 싫은 운동을 시키고, 재미 없는 소설책을 강제로 읽게 한다.
상대를 가르치고, 자기가 원하는 대로 바꾸려 하며, 상대가 가보지 못한 곳을 보여 주고, 읽지 않은 책을 읽게 하며, 상대가 경험하지 못한 기쁨을 주려하고, 상대의 말투나 매너 심지어 옷 입는 법까지도 자신이 바라는 대로 만들려고 한다.
‘적어도 내가 사랑하는 사람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해’라는 지극히 자기중심적인 당위성에서 출발하는 사랑, 상대를 내 마음대로 변화시키고 내가 원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사랑, 이런 사랑을 ‘피그말리온식 사랑’이라고 부른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은 아프로디테 여사제들의 문란한 생활을 보며 평생 독신으로 살기로 결심했다.
그의 꿈은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자를 조각하는 일이었다.
그는 갖은 정성을 다해 조각상을 만들고 ‘갈라테이아’라고 이름 붙였는데, 그만 그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래서 꽃과 보석으로 조각상을 장식하고 값비싼 옷을 입히며, 조각상을 끌어안고 키스를 하는 등 마치 살아있는 여인처럼 조각상을 소중히 다루었다.
그는 아프로디테 여신(女神)에게 조각상 여인이 아내가 되게 해달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그의 간절한 기도에 감동한 아프로디테는 조각상에 생명을 불어넣었고, 그는 살아있는 여인이 된 ‘갈라테이아’와 결혼하게 된다.
사랑하는 사람을 자신의 이상대로 만들려는 사랑은 영화 ‘마이 페어 레이디 (My Fair Lady, 1964)’에도 잘 나타나 있다.
언어학자인 헨리 히긴스 교수(Professor Henry Higgins: 렉스 해리슨 분)은 빈민가 출신의 꽃을 파는 소녀(오드리 헵번 분)를 6개 월만에 귀부인으로 만들겠다고 친구와 내기를 하고는 정말로 그녀를 바꿔 놓은데 성공한다.
영화 ‘귀여운 여인(Pretty Woman, 1990)’도 피그말리온식 사랑의 전형을 보여 준다.
백만장자인 리처드 기어가 거리의 여자인 줄리아 로버츠와 사랑에 빠지는데, 결국은 상대를 있는 그대로 존중했다기 보다는 자신이 원하는 우아한 여자로 변화시킨 후 사랑하게 되었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사랑이란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피그말리온식 사랑은 지극히 위험한 자기애적 사랑이다.
자기가 창조한 대상을 소유하고 지배하려는 욕망을 나타낸다.
이런 식의 사랑을 하는 사람은 상대가 자기와 독립된 인격체라는 사실을 견디지 못한다.
상대를 바꾸기 위해 상대에 대한 자신의 우월성을 주장하다 보면, 상대의 인격과 가치를 손상하게 된다.
상대를 지배해서 소유하려는 사랑은 결국 사랑을 파괴하게 된다.
서로를 있는 그대로 사랑 할 수 있을 때 더 행복한 법이다.
그러니 사랑이란 이름으로 상대의 의사를 물어보지도 않은 채 자신이 원하는 대로 상대를 바꾸려 들지 말자.
사랑이란 서로 마주보는 것이 아니라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다.
서로 같은 방향을 바라보려면 상대가 나와 다른 존재임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의 주머니 속 인형이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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