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변호사란 살과 영혼을 갉아먹히는 직업일까?]【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6. 5. 6. 2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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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사란 살과 영혼을 갉아먹히는 직업일까?]【윤경변호사】

 

난 “명견만리”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1회부터 빠지지 않고 보았다.

미래의 트렌드(trend)에 대한 인사이트(insight)를 얻는다.

유익하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다.

 

아래 글은 서울지방변호사회의 5월호 회보에 기고한 글이다.

변호사 업계가 힘들다.

특히 젊은 변호사들은 암울한 미래에 희망을 잃고 있다.

 

하지만 난 더욱더 자부심과 긍지를 가지고 일하라고 말하고 싶다.

변호사란 정말 보람있고 재미있는 직업이다.

 

전문가가 자격증 하나만으로 성공을 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

‘고령화’에 ‘저성장’까지 겹쳐서 기성시대가 누렸던 각종 기회는 이젠 없어졌다고 불평할지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은 엄청난 변화의 시대다.

변화가 클수록 기회는 더 많아진다.

젊은 변호사들이 기존의 업무방식을 벗어나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감행했으면 한다.

변호사란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보람을 느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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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제가 있는 회원칼럼] 변호사란 살과 영혼을 갉아먹히는 직업일까?

 

22년간의 법관생활을 마치고 변호사로 첫 출발을 했을 때 선배변호사 한 분이 먼저 식사를 하자고 연락을 하셨다. 아마도 변호사로서 출발하는 후배가 변호사로서 잘 적응할지 걱정도 되고 해서 마련한 자리였을 것이다. 그런데 그 분은 식사 내내 ‘변호사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인지는 아느냐’고 강조하였고, 자신이 경험한 많은 일화를 들어가며 “변호사란 직업은 살과 영혼을 갉아먹히는 직업이다”라는 말로 끝을 맺었다. 새 출발을 하려는 후배에게는 끔찍한 저주의 말이었다.

 

사실 오랜 법관생활을 하다가 변호사로 개업하신 분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은 사건수임과 그 결과에 대한 강한 압박감이 있다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변호사란 직업은 스트레스 이상의 장점도 너무 많다. 판사를 하면서는 억울한 사람을 돕는다는 생각이 별로 없었다. 하지만 변호사는 다르다. 법관으로 지내는 동안 당사자로부터 고맙다는 편지를 2-3번 받은 것이 고작이다. 지금은 의뢰인으로부터 고맙다는 인사를 수시로 받는다. 그때마다 큰 보람을 느낀다.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물론 마음에 맞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다. 하지만 그게 인간사회 아니겠는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다양한 사고를 접하면서 내 사고의 크기가 커진다. 변호사를 하면서 처음 느낀 감정은 “I feel free.”였다. 너무너무 자유로웠고, 무엇을 해도 거리낌이 없었다.

 

남의 일을 도와서 해결해 주는 변호사라면 스트레스를 받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해서 변호사를 안 할 수 없는 노릇 아닌가. 그 좋은 변호사를.

 

변호사 업계도 점점 힘들어진다고 아우성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모든 직종에 공통되는 현상이다. 미래가 불안하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걸 헤쳐 나가는 방법은 ‘차별화’와 ‘변화’밖에 없다. 경쟁은 피할수록 좋다. 경쟁을 피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남보다 뛰어나기보다는, 남과 다르게 되어야 한다. 기존의 업무방식을 버리고, 새로운 형태의 모험과 도전이 감행되어야 한다. 세상은 너무 빠른 속도로 불가피하게 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변화는 고통과 위험을 수반하지만, 성장을 가져오는 것은 오로지 변화밖에 없다.

 

도전은 삶에 건강한 맥박을 부여하고, 활기를 준다. 도전하는 삶은 젊고, 푸르다. 개인의 삶을 변화시키는 것에 그치지 않고, 세상을 변화시킨다. 세상은 도전하고 모험하는 사람의 것이다. 예전에도 그랬고, 지금도 그러하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도전하는 삶을 살고자 하면서도 항상 마음 속에 새겨두는 말이 있다. 메멘토 모리(Memento mori)! “너도 죽는다는 것을 기억하라.”는 뜻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이다. ‘영원한 승리’, ‘영속적인 권력’은 없다. 항상 “죽음과 같은 마지막”을 염두에 두면서 미리 준비하며 겸손하게 살아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