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윤경 변호사】
<만나는 순간 느낌이 좋은 사람들이 분명 있다.>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쉬지 않고 마라톤 미팅을 마친 후 참석한 변호사들과 때늦은 식사를 하러 갔다가 술 한잔 했다.
좋은 멤버들이다.
살다보면 술을 마셔야 할 때가 있고, 마시고 싶을 때도 있다.
주량이란 타고난 것이니, 술을 마시지 못한다고 해서 비난할 것은 절대 아니다.
난 담배를 피지 못한다.
피지 않는 것이 아니라 정말 피지 못한다.
아무 맛도 모르겠고, 오히려 기침만 나고 고통스럽기 때문이다.
주량이 약한 사람에게는 술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처음부터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부분 대학시절부터 조금씩 접하다가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늘어나기 시작한다.
난 술을 자주 마시지 않는다.
한 달에 겨우 2-3번 정도지만, 저녁 식사하면서 반주로 술 마시는 것을 좋아한다.
와인 반병이 적당한 주량이다.
그래서인지 ‘사적(私的)’인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과 대화하는 것을 불편해 하는 편이다.
그런 사람들과는 회의실에서 공적인 업무상 미팅을 하는 것이 더 재미있고 편하다.
술이란 게 참 묘하다.
적당한 취기는 기분을 좋게 만들고 서로간의 신뢰와 믿음을 확인시켜준다.
술은 마음 속에 내리는 낭만의 비다.
기분이 나쁘거나 감정이 상했을 때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
마시려고 해도 술이 아예 들어 가지 않는다.
우울하거나 화가 날 때는 전혀 술이 받지 않는다.
기분이 좋거나 즐거울 때만 술을 마신다.
약간의 취기는 ‘기분 좋은 감정’을 더 부풀려 준다.
마음에 맞는 사람들끼리 마실 때는 술이 잘 들어간다.
술을 대개 감정을 증폭시켜 주기 때문에 좋은 사람들을 만났을 때는 더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술을 전혀 마시지 못하는 사람들’도 사적인 자리에서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마실 때는 ‘술을 평소보다 많이 마신다’는 사실을 경험상 깨달았다.
그래서인지 처음부터 술을 전혀 마시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들의 의중은 상대방을 의심하고 경계하거나 술 마신 자신의 실수를 두려워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건강상의 이유를 제외한다면, 대부분 상대방에게 마음을 걸어 닫는 것이다.
이처럼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는 사람들 사이의 대화는 어색하고 재미 없기 마련이다.
오래 만나다 보면, 그 사람의 주량을 알게 된다.
약한 주량임에도 분위기를 맞추어 주는 상대방에게는 고마움과 함께 믿음이 간다.
상대방이 마음을 열고 나를 믿어준다는 것을 감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만나는 순간 느낌이 좋은 사람들이 분명 있다.
마음을 활짝 열어 보인 나에게 상대방도 마음을 열었는지는 금방 느낌이 온다.
그래, 바로 이거란 말이야!
마음에 맞는 사람들과 즐겁게 술을 마시면서 다시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용기와 자신감을 얻는다.
그래서 술을 마시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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