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노년의 행복은 가장 치열한 자기 돌봄의 결과】《현실을 외면하면, 노후는 더 잔인해진다. 노년은 가장 많은 투자와 용기가 필요한 시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5. 8. 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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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행복은 가장 치열한 자기 돌봄의 결과】《현실을 외면하면, 노후는 더 잔인해진다. 노년은 가장 많은 투자와 용기가 필요한 시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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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에도 활기차게, 열정적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있다.

그들을 볼 때마다 마음 한구석이 시리도록 부럽다.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을까? 아니, 솔직히 말해 자신이 없다.

 

얼마 전 건강검진 결과가 나왔다.

다행히 아무 이상은 없었다.

운동 덕분에 근육량도 1.5kg 늘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다. 몸은 예전만 못하다.

작년보다 나아졌다는 착각은 잠시,

10년 전의 나를 떠올리면 달라진 것이 너무도 많다.

 

노화는 가속이 붙는다.

조용히 찾아오는 게 아니라,

어느 순간 계단을 구르듯 한꺼번에 내려간다.

 

나는 지금도 예전과 같은 공간에 살고,

비슷한 일을 하며, 같은 시간을 살아간다.

그러나 삶의 느낌은 전혀 다르다.

그저 나이를 먹었을 뿐인데,

세상도, 몸도, 마음도 달라졌다.

 

체력이 떨어지니 마음도 가라앉는다.

노인성 우울증이라는 말이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니 노년도 중년의 연장선이라는 환상은 버려야 한다.

 

노년에 행복하고 싶다면,

현실을 있는 그대로 직시해야 한다.

때로 그것은 잔인할 만큼 차갑고 불편하다.

하지만 그것 없이는 노후의 평온도, 기쁨도, 도달할 수 없다.

 

스톡데일 패러독스란 말이 있다.

현실을 직시하되, 궁극적인 희망은 놓지 말라는 뜻이다.

노년은, 인생 전체에서 가장 많은 시간과 비용,

그리고 노력을 들여야 겨우 행복이라는 열매 하나 맺을 수 있는 시기다.

 

박우현 시인의 시가 떠오른다.

 

삼십대에는 마흔이 두려웠다

마흔이 되면 세상 끝나는 줄 알았다

이윽고 마흔이 되었고 난 슬프게 멀쩡했다

쉰이 되니 그때가 그리 아름다운 나이였다

예순이 되면 쉰이 그러리라

일흔이 되면 예순이 그러리라

 

시인은 말한다.

그때의 아름다움은 지나고 나서야 알 수 있다고.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예순은 쉰보다 결코 더 낫지 않다.

일흔은 예순보다 더 어렵다.

그 문장은 시로서 아름답지만,

삶으로서는 철저히 반대다.

 

그래서 우리는 속지 말아야 한다.

노후를 아름답게 살고 싶다면,

젊을 때보다 더 정직해야 한다.

더 많이 운동하고, 더 많이 배우고,

더 많이 쉬고, 더 깊이 사랑해야 한다.

 

그래야만,

노년이라는 거대한 어둠 속에서

작은 등불 하나라도 손에 쥘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