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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궁뎅이 또르】《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편안한 베개》〔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요즘 또르가 포동포동해졌습니다.
한번 안아보면, 푹신한 오리궁뎅이가 손에 착 감깁니다.
촉감은 마치 비에 젖은 솜이불 같고, 무게감도 꽤나 묵직합니다.
이젠 제가 불러도 달려오기보다는, 꼬리만 살랑살랑 흔들며 대답하는 여유까지 부리네요.
도망가야 할 일이 생겨도, 궁둥이가 무거워 그 자리에서 뿌리내릴 기세입니다.
살인마 제이슨이 갈고리를 들고 쫓아온대도 아마 꼬리만 흔들다 끝날거예요.
그런데요, 이 통통한 또르에게서 전혀 뜻밖의 행복을 찾았습니다.
하루는 소파에 누운 또르의 배에 얼굴을 살짝 묻고 잠시 눈을 감았는데…
세상 어떤 베개보다도 부드럽고 따뜻했습니다.
앙상한 뼈 대신 말랑한 살, 차가운 면 대신 체온이 느껴지는 포근함.
그냥… 녹아버릴 것 같았죠.
그렇게 또르는 제 인생에
‘살아 있는 베개’가 되었습니다.
귀찮게도 도망은 안 가고,
따뜻하게 곁에 있어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