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여행은 잠시지만, 내 마음은 늘 또르 곁에 남겨둔 채 떠난다. 안녕. 잠시만 안녕.》〔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짐을 싸고 있는데,
또르가 어느새 여행가방 위에 올라가 있다.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이 행동.
그 작은 몸으로 가방 위를 점령한 채,
한참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눈치 10단’이라는 말이 딱 맞다.
내가 가방을 여는 순간부터
또르의 눈빛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건 서운함도 아니고,
떼를 쓰는 것도 아니다.
그저 헤어짐을 아는 존재의 조용한 마음 표현이다.
이럴 땐 괜히 마음이 찡하다.
아프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기쁨 한쪽에
"그 아이를 두고 가야 한다"는 미안함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또르는 방광결석이 있어,
조심해야 할 사료를 따로 먹고,
호전되었다지만 척추협착증도 늘 염려된다.
신경치료제에 면역강화제까지…
하루하루의 건강이,
그저 고맙고 기도할 일이다.
여행은 잠시지만,
내 마음은 늘 또르 곁에 남겨둔 채 떠난다.
또르를 큰 딸집에 맡겼다.
사위가 데려갔는데, 차가 떠나기 시작하자 조수석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계속 나를 보면서 짖어대는 또르의 모습이 선하다.
"어! 아빠는 나랑 같이 왜 안 가지? 뭔가 이상해. 싫어."
마음이 찡하다.
또르야,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 착하고 예쁜 또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야 해.
그 따뜻한 눈빛 그대로,
다시 만나는 날엔
아빠가 또 너를 꼭 안아줄게.
안녕. 잠시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