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여행은 잠시지만, 내 마음은 늘 또르 곁에 남겨둔 채 떠난다. 안녕. 잠시만 안녕.》〔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5. 20. 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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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여행은 잠시지만, 내 마음은 늘 또르 곁에 남겨둔 채 떠난다. 안녕. 잠시만 안녕.》〔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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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싸고 있는데,

또르가 어느새 여행가방 위에 올라가 있다.

 

해외여행을 갈 때마다 어김없이 반복되는 이 행동.

그 작은 몸으로 가방 위를 점령한 채,

한참을 나를 물끄러미 바라본다.

 

눈치 10이라는 말이 딱 맞다.

내가 가방을 여는 순간부터

또르의 눈빛은 조금씩 달라진다.

 

그건 서운함도 아니고,

떼를 쓰는 것도 아니다.

그저 헤어짐을 아는 존재의 조용한 마음 표현이다.

 

이럴 땐 괜히 마음이 찡하다.

아프다.

 

반려견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똑같은 마음일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기쁨 한쪽에

"그 아이를 두고 가야 한다"는 미안함이 늘 그림자처럼 따라붙는다.

 

또르는 방광결석이 있어,

조심해야 할 사료를 따로 먹고,

호전되었다지만 척추협착증도 늘 염려된다.

신경치료제에 면역강화제까지

하루하루의 건강이,

그저 고맙고 기도할 일이다.

 

여행은 잠시지만,

내 마음은 늘 또르 곁에 남겨둔 채 떠난다.

 

또르를 큰 딸집에 맡겼다.

사위가 데려갔는데, 차가 떠나기 시작하자 조수석 창밖으로 얼굴을 내밀고 계속 나를 보면서 짖어대는 또르의 모습이 선하다.

"! 아빠는 나랑 같이 왜 안 가지? 뭔가 이상해. 싫어."

마음이 찡하다.

 

또르야,

아빠가 돌아올 때까지

우리 착하고 예쁜 또르,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어야 해.

 

그 따뜻한 눈빛 그대로,

다시 만나는 날엔

아빠가 또 너를 꼭 안아줄게.

 

안녕. 잠시만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