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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를 따라서, 중앙아시아(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여행(19)】《만년설 아래 멈춰 선 시간 – 침블락에서 커피 한 잔의 위로를》〔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카자흐스탄의 최대도시, 알마티에 도착했다.
멀리서도 우뚝 솟은 콜천산(Költänsar) 산맥은 흰 눈을 이고 서 있었다.
그 중에서도 ‘아시아의 스위스’라 불리는 침블락(Chimbulak).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이 설렜다.
나는 3,200미터 고도에서 내려다보는 설산의 장관을 보기 위해
케이블카 탑승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순탄치 않았다.
케이블카는 수리 중이었다.
아쉬운 마음에 전기차를 타고 중턱 곤돌라 정류장까지 올라갔지만,
그곳의 곤돌라도 운행이 중단된 상태였다.
이렇게 자연은 내게 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나는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아
커피 한 잔을 시켰다.
그 잔은 단순한 음료가 아니라,
도달하지 못한 정상 앞에서 마시는 작은 위로였다.
‘도착’하지 못했기에 오히려
나는 ‘멈춤’이라는 선물을 받았다.
설산 아래에서,
나는 나를 기다려주는 누군가처럼,
조용히 그 자리에 앉아
마음을 내려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