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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가사>】《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 투병 중인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는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부양한 경우 그러한 사정만으로 배우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여야 하는..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0. 5. 31.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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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가사>】《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 투병 중인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는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부양한 경우 그러한 사정만으로 배우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대법원 2019. 11. 21 201444, 45 전원합의체 결정)

 

1. 사안의 요지

 

() 피상속인 신청외 1(1918년생, 이하 '피상속인'이라 한다)1940. 10. 1. 신청외 2(1916년생)와 혼인하여 그 사이에 청구인(반심판 상대방, 이하 '청구인'이라고만 한다)9명을 자녀로 두었다.

피상속인은 1971년 초 상대방(반심판 청구인, 이하 '상대방'이라고만 한다) 1(1944년생)을 만나 중혼적 사실혼 관계에 있었고, 그 사이에 상대방 2, 상대방 3을 자녀로 두었다.

신청외 21984. 7. 26. 사망하였고, 피상속인과 상대방 11987. 5. 16.에 이르러 혼인신고를 하였다.

, 상대방 1이 피상속인과 동거한 기간은 중혼적 사실혼 기간을 제외하면 신청외 2와 피상속인의 혼인 기간보다도 10년이 짧다.

 

() 상대방 1은 피상속인이 2008. 3. 1. 사망할 때까지 피상속인 소유 주택에서 함께 살았다.

상대방 1은 피상속인을 간호하는 기간 별다른 직업이 없었고 상대방 2, 상대방 3도 마찬가지였다.

상대방들은 대체로 피상속인의 수입에 의존해서 생활을 영위했고, 피상속인을 간호할 때 소요된 비용의 상당 부분도 실질적으로 피상속인의 수입이나 재산에서 충당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달리 상대방들이 피상속인과 무관하게 독자적인 경제활동을 통한 소득으로 그들의 생활비를 충당하였음을 보여주는 자료는 원심에 이르기까지 제출되지 않았다.

상대방 1의 특별수익액은 총특별수익액의 약 30%에 해당하는 규모로서 가장 많고, 상대방 2, 상대방 3은 초과특별수익자에 해당한다. 반면에 청구인 3, 청구인 5, 청구인 9를 제외한 나머지 청구인들 6명은 피상속인으로부터 특별수익을 전혀 받지 못하였다.

 

() 피상속인은 2003. 3.부터 2008. 3. 사망할 때까지 여러 병원에서 통원치료를 받아 왔고 10여 회에 걸쳐 입원치료도 받았다.

상대방 1은 그 대부분 기간 피상속인을 간호하였다.

다만 상대방 12008. 1. 암 수술을 받아 그 무렵에는 피상속인을 간호할 수 없었다.

 

() 상대방 1의 법정상속분은 25분의 3으로 12%에 해당한다. 청구인들의 법정상속분은 각 25분의 28%에 해당한다.

 

2. 판시사항

 

[1]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간호한 경우, 그 배우자에게 민법 제1008조의2에 따른 기여분을 인정할 것인지 여부와 그 정도를 판단하는 기준

 

[2] 피상속인 과 전처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인 상속인 등이 의 후처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인 상속인 등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자, 이 사망할 때까지 장기간 과 동거하면서 그를 간호하였다며 등을 상대로 기여분결정을 청구한 사안에서, 이 처로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함으로써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여야 할 정도로 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의 재산 유지ㆍ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의 기여분결정 청구를 배척한 원심판단에는 민법 제1008조의2에서 정한 기여분 인정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3. 판결요지

 

[1] [다수의견]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간호한 경우, 민법 제1008조의2의 해석상 가정법원은 배우자의 동거ㆍ간호가 부부 사이의 제1차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서 '특별한 부양'에 이르는지 여부와 더불어 동거ㆍ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 아니라 동거ㆍ간호에 따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가려서 기여분 인정 여부와 그 정도를 판단하여야 한다.

 

배우자의 장기간 동거ㆍ간호에 따른 무형의 기여행위를 기여분을 인정하는 요소 중 하나로 적극적으로 고려할 수 있다.

다만 이러한 배우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대법관 조희대의 반대의견] 피상속인의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에 걸쳐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간호하는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부양한 경우, 배우자의 이러한 부양행위는 민법 제1008조의2 1항에서 정한 기여분 인정 요건 중 하나인 '특별한 부양행위'에 해당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배우자에게 기여분을 인정하여야 한다.

 

[2] 피상속인 과 전처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인 상속인 등이 의 후처인 사이에 태어난 자녀들인 상속인 등을 상대로 상속재산분할을 청구하자, 이 사망할 때까지 장기간 과 동거하면서 그를 간호하였다며 등을 상대로 기여분결정을 청구한 사안에서, 이 병환에 있을 때 을 간호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기여분을 인정할 정도로 통상의 부양을 넘어서는 수준의 간호를 할 수 있는 건강 상태가 아니었고, 통상 부부로서 부양의무를 이행한 정도에 불과하여 이 처로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함으로써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여야 할 정도로 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의 재산 유지ㆍ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의 기여분결정 청구를 배척한 원심판단에는 민법 제1008조의2에서 정한 기여분 인정 요건에 관한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4. 판례 해설

 

대상판결은,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 투병 중인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간호하였더라도 배우자로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할 정도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피상속인 재산의 유지·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기여분결정 청구를 기각하였다.

 

배우자가 장기간 피상속인과 동거하면서 피상속인을 간호한 경우, 민법 제1008조의2의 해석상 가정법원은 배우자의 동거간호가 부부 사이의 제1차 부양의무 이행을 넘어서 특별한 부양에 이르는지 여부와 더불어 동거간호의 시기와 방법 및 정도뿐 아니라 동거간호에 따른 부양비용의 부담 주체, 상속재산의 규모와 배우자에 대한 특별수익액, 다른 공동상속인의 숫자와 배우자의 법정상속분 등 일체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를 가려서 기여분 인정 여부와 그 정도를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한 것이다.

 

기여분 제도는 1990. 1. 13. 법률 제4199호로 민법이 개정되면서 신설되어 1991. 1. 1. 시행되었다(이하 당시 민법을 '개정 전 민법'이라 한다). 개정 전 민법 제1008조의2 1항은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관하여 특별히 기여한 자(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한 자를 포함한다)가 있을 때라고 요건을 규정하였다. 그 후 위 조항의 요건 부분이 2005. 3. 31. 법률 제7427호로 개정되어 공동상속인 중에 상당한 기간 동거ㆍ간호 그 밖의 방법으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거나 피상속인의 재산의 유지 또는 증가에 특별히 기여한 자가 있을 때로 규정하고 있다(이하 2005년 개정된 민법을 '개정 민법'이라 한다).

 

대법원은 일관하여 민법 제1008조의2가 정한 기여분 제도가 공동상속인 중에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ㆍ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을 경우 이를 상속분산정에서 고려함으로써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려는 것이므로, 기여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공평을 위하여 상속분을 조정하여야 할 필요가 있을 만큼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상속재산의 유지ㆍ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되어야 한다고 판시하여 왔다.

 

즉 대법원 1996. 7. 10.9530, 31 결정이 '특별한 기여'를 필요로 한다는 취지로 판시한 이래 대법원 2011. 12. 13.2011176, 177 결정에서 위 법리를 확인하였고, 대법원 2012. 10. 12.20107 결정, 대법원 2014. 11. 25.2012156, 157 결정, 대법원 2015. 3. 5.2013195 결정, 대법원 2015. 7. 17.2014206, 207 결정에서도 위 법리가 유지되었다.

이러한 법리는 민법 제1008조의2 1항의 개정 전후를 비교하여 차이를 두지 않고 있으므로 위 조항의 개정에 상관없이 기여분 제도에 관한 대법원의 기본적 법리로 자리매김하였다.

한편 대법원 판례는 기여분결정 청구를 한 공동상속인의 '신분상의 지위'에 따라 기여분인정 여부를 달리하지 않았다.

대법원 2012. 10. 12.20107 결정과 대법원 2014. 11. 25.2013112, 113 결정은 배우자의 기여분 인정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위 법리를 따랐고, 대법원 1998. 12. 8. 선고 97513, 520, 9712 판결은 딸의 기여분결정 청구를 인정함에 있어, 대법원 2011. 12. 13.2011176, 177 결정은 딸의 기여분결정 청구를 배척함에 있어, 대법원 2013. 5. 30.201028, 29 결정과 대법원 2014. 11. 25.2012156, 157 결정은 아들의 기여분결정 청구를 배척함에 있어 각각 위 법리를 따라 같은 기준으로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 “1. 후견적 재량에 따른 판단으로 기여분을 정하도록 한 민법 및 가사소송법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고, 2. 1차 부양의무인 부부간 상호부양의무를 정한 민법 규정과 부합하지 않으며, 해석으로 법정상속분(배우자에 대하여 공동상속인의 상속분의 5할을 가산)을 변경하는 결과가 되어 민법의 입법 취지에 반할 우려가 있고, 3. ‘민법상 부양의무의 이행으로 평가될 만한 동거·간호를 공동상속인 중 하나인 배우자에게만기여분 인정 요건으로 보아야 할 이유나 근거를 찾을 수 없으며, 4. 핵가족화를 고려하면 배우자의 몫을 보장한다는 취지로 기여분 인정 요건을 완화하여 해석할 현실적 필요성도 크지 않고, 5. 장기간의 동거·간호에 따른 무형의 기여행위를 기여분 산정에 적극적으로 고려할 여지는 있으나, 이 경우에도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기 위하여 배우자의 상속분을 조정할 필요성이 인정되어야 한다는 사유를 들어, 배우자가 상당한 기간 동안 동거·간호를 통해 피상속인을 부양한 경우 절대적으로 기여분을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배척하고 기존의 판례를 긍정하였다.

 

이 사건에서 원심은 피상속인이 병환에 있을 때 상대방 1이 피상속인을 간호한 사실은 인정할 수 있으나, 기여분을 인정할 정도로 통상의 부양을 넘어서는 수준의 간호를 할 수 있는 건강상태가 아니었고, 통상 부부로서 부양의무를 이행한 정도에 불과하여 상대방 1이 처로서 통상 기대되는 정도를 넘어 법정상속분을 수정함으로써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실질적 공평을 도모하여야 할 정도로 피상속인을 특별히 부양하였다거나 피상속인의 재산 유지ㆍ증가에 특별히 기여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대방 1의 기여분결정 청구를 배척하였는바,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잘못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