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국가배상책임과 상당인과관계>】《공무원이 법령에서 부과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으로서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상호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사채를 취득한 원고들이, 상호저축은행, 외부감사를 맡았던 회계법인 및 금융감독원과 대한민국에 대하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민법 등에 기한 책임을 묻는 사건]
【판시사항】
[1] 공무원이 법령에서 부과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으로서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는지 판단하는 기준
[2]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른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감사인이 부담하는 주의의무의 내용 및 같은 법 제5조 제2항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이 감사인의 주의의무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 주요한 기준이 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3]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에 따라 감사인의 제3자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한 요건으로서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에 대한 주장·증명책임의 소재(=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제3자)
[4] 갑 회계법인이 을 저축은행에 대한 회계감사를 수행한 후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표시하자, 을 은행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증권신고서에 ‘갑 법인이 을 은행의 재무제표에 적정 의견을 제출하였다’고 기재하였는데, 위 회사채를 취득하였다가 을 은행의 파산으로 손해를 입은 병 등이 갑 법인을 상대로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등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구한 사안에서, 갑 법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을 은행에 대하여 일부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및 대손충당금 적립 액수의 오류를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것을 요청한 사실이 있음에도, 이후 그 내용이 최종 감사보고서 등에 반영되어 수정되었는지 여부, 그 과정의 합리성과 적절성 등에 관하여 더 살펴보지 않은 채 갑 법인이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병 등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있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공무원이 법령에서 부과된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제3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에 제3자에게 손해배상청구권이 인정되기 위하여는 공무원의 직무상 의무 위반행위와 제3자의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하고,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할 때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공무원에게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목적이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이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면, 설령 공무원이 그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것을 계기로 하여 제3자가 손해를 입었다고 하더라도 공무원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한 행위와 제3자가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2] 감사인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주식회사에 대한 감사업무를 수행할 때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회계감사기준에 따라 감사를 실시함으로써 피감사회사의 재무제표에 대한 적정한 의견을 표명하지 못함으로 인한 이해관계인의 손해를 방지하여야 할 주의의무가 있다(구 외부감사법 제1조, 제5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5조 제2항에 의하면 회계감사기준은 한국공인회계사회가 정하며, 그에 따라 마련된 회계감사기준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일반적으로 공정·타당하다고 인정되는 것으로서 감사인의 위와 같은 주의의무 위반 여부에 대한 판단의 주요한 기준이 된다.
[3]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170조 제1항은 선의의 투자자가 사업보고서 등에 첨부된 회계감사인의 감사보고서를 신뢰하여 손해를 입은 경우에 그 회계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에 관하여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 제17조 제2항부터 제7항까지의 규정을 준용하고 있다.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그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때 감사인의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가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하였다는 점을 주장·증명해야 한다.
[4] 갑 회계법인이 을 저축은행에 대한 회계감사를 수행한 후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표시하자, 을 은행이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증권신고서에 ‘갑 법인이 을 은행의 재무제표에 관하여 적정 의견을 제출하였다’고 기재하였는데, 위 회사채를 취득하였다가 을 은행의 파산으로 손해를 입은 병 등이 갑 법인을 상대로 구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2013. 5. 28. 법률 제1184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자본시장법’이라고 한다) 제170조 제1항,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2013. 12. 30. 법률 제1214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구 외부감사법’이라고 한다) 제17조 제2항 등에 따른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갑 법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을 은행에 대하여 일부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및 대손충당금 적립 액수의 오류를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것을 요청한 사실이 있고, 위 감사 당시 적용된 회계감사기준 등에 비추어 보면, 사후적으로 재무제표에서 일부 부정과 오류가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고 경영자 진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등 회계감사기준 등에 따른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갑 법인이 위와 같이 요청한 이후에 그 내용이 최종 감사보고서와 최종 재무제표 등에 반영되어 수정되었는지 여부와 그 과정의 합리성과 적절성 등에 관하여 더 살펴보았어야 하는데도, 만연히 갑 법인이 을 은행의 재무제표상 거짓 기재를 인지하고서도 이를 지적하지 아니한 채 적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고 판단하여 갑 법인이 구 자본시장법 제170조 제1항, 구 외부감사법 제17조 제2항 또는 민법 제750조에 따라 병 등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심리미진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사안의 요지 및 개요
가. 사실관계
⑴ 피고 금융감독원 관련 부분
피고 금융감독원 직원들은 솔로몬저축은행이 180억 원을 출자하여 솔로몬사모투자전문회사의 지분 9.77%를 취득하는 것이 관련 규정에 위반되는지에 관한 검토결과를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하는 의견서에 기재하지 않았다.
⑵ 피고 안진회계법인 관련 부분
① 피고 안진회계법인은 솔로몬저축은행의 제38기 사업연도 회계감사업무를 수행하였다.
② 피고 안진회계법인은 솔로몬저축은행이 최초 작성한 제38기 재무제표 중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및 대손충당금 적립 액수의 오류를 지적하면서 이를 바로잡도록 요청하였다.
③ 피고 안진회계법인은 솔로몬저축은행의 제38기 사업연도 사업보고서에 첨부된 재무제표에 관한 감사보고서에 ‘적정’ 의견을 표시하였다.
④ 솔로몬저축은행은 원고들이 취득한 이 사건 각 회사채를 발행하면서 작성한 각 증권신고서에 ‘피고 안진회계법인이 솔로몬저축은행의 제38기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하고 적정하다는 의견을 제출하였다’고 기재했다.
그러나 솔로몬저축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적게 설정하는 등 재무제표에 거짓 기재를 하였다.
⑶ 원고들은 솔로몬저축은행(솔로몬저축은행의 소송계속 중 파산으로 이후 예금보험공사가 파산관재인으로 선임됨), 안진회계법인, 금융감독원, 대한민국을 상대로 거짓 기재로 인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한 사안이다.
나. 쟁점
⑴ 이 사건의 쟁점은, 구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제17조 제2항에 의하면, 감사인이 중요한 사항에 관하여 감사보고서에 기재하지 아니하거나 거짓으로 기재를 함으로써 이를 믿고 이용한 제3자에게 손해를 발생하게 한 경우에는 감사인은 제3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는데, 이때 감사인이 중요사항의 누락 또는 거짓 기재를 하였다는 점의 주장·증명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자) 여부이다.
⑵ 상호저축은행이 발행한 후순위사채를 취득한 원고들이 손해배상청구를 한 사안이다.
⑶ 대법원은, 피고 상호저축은행에 대하여는 재무제표에 분식이 있었음을 이유로 그 재무제표가 첨부된 공시된 증권신고서상 ‘거짓 기재’를 하였다고 보아 자본시장법 제125조 제1항의 책임을 인정한 원심을 수긍하였다.
⑷ 재무제표 외부감사를 맡았던 피고 회계법인에 대하여는, 원심은 피고 회계법인이 감사보고서에 ‘중요사항의 누락 또는 거짓 기재’를 하였다고 보았으나, 대법원은, 앞서 본 법리와 이 사건에 적용되는 회계감사기준의 내용 등을 종합하면, 사후적으로 재무제표에서 일부 부정과 오류가 밝혀졌다고 하더라도, 감사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면서 전문가적 의구심을 가지고 충분하고 적합한 감사증거를 확보하고 경영자 진술의 정당성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확인절차를 거치는 등 회계감사기준 등에 따른 통상의 주의의무를 다하였다면, 그 임무를 게을리하지 아니하였음을 증명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므로, 원심으로서는 피고 회계법인이 감사업무를 수행하는 과정에서 상호저축은행에 대하여 일부 대출채권의 자산건전성 분류 및 대손충당금 적립 액수의 오류를 지적하고 이를 바로잡을 것을 요청한 이후에, 그 내용이 최종 감사보고서와 그에 포함된 상호저축은행의 최종 재무제표 등에 반영되어 수정되었는지 여부, 그 과정의 합리성과 적절성 등에 관하여 더 살펴보았어야 함에도 만연히 피고 회계법인이 상호저축은행의 재무제표상 거짓 기재를 인지하고서도 이를 지적하지 아니한 채 적정 의견의 감사보고서를 작성하여 제출하였다고 판단한 잘못이 있다고 하여, 이 부분 원심판단을 파기하였다.
⑸ 피고 금융감독원과 피고 대한민국에 대하여는, 민법 제756조의 사용자책임과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에 따른 손해배상책임 등을 부정한 원심을 수긍하였다.
3. 국가배상책임의 특수성
⑴ 국가배상법 제2조에 의하면,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통틀어 ‘공무원’이라 한다)이 공무를 수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공무원에게 일을 맡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며, 공무원에게 경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무원에게 구상을 할 수 없으며, 피해자가 직접 그 공무원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⑵ 이러한 국가배상책임 제도는 공무원에게 일을 맡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면책을 불허하는 한편, 경과실 공무원을 면책시킨다는 점에서 피해자 보호 및 공무원 보호에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⑶ 사인 상호 간의 관계와는 달리, 국가배상책임에서 가해자인 공공기관이나 공무원은 피해자인 국민에 비하여 우월한 지위에 있으므로, 공권력을 행사하는 공무원에게 요구되는 주의의무는 일반 사인의 그것보다 강화되어야 한다.
공법관계에서는 공공필요상 국민의 권리에 대한 제한이 법령상 용인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국가배상법상 위법성 판단에서는 1차적으로 직무행위의 법령에의 합치 여부가 문제 되지만, 넓은 의미의 ‘법’에의 위반을 의미한다는 점이 보다 강조되어야 한다.
⑷ 행정의 적정한 운영을 위하여 경과실의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의 배상책임을 면제하는 것이 타당하다.
공무원은 사인으로 행동하는 것이 아니고 공무수행자로 행동하는 것이므로 경과실 행위로 인한 손해의 배상책임을 공무원 개인에게 귀속시키는 것은 이론적으로 타당하지 않다.
⑸ 국가배상법이 특별법이므로, 국가배상법 제2조의 배상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는 국가배상법만을 적용할 수 있을 뿐이고, 설령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책임 또는 제756조의 사용자책임의 성립 요건을 충족한다고 하더라도 민법 규정의 적용이 배제된다는 것이 확립된 대법원 판례이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6다19833 판결, 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6다41471 판결, 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6다14318 판결 등 참조).
원고가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에 근거하여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있으나 객관적으로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는 사안에서, 법원이 국가배상법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소변경을 하여야 하고, 법원이 소변경 필요성에 관하여 석명권을 행사하였음에도 원고가 소변경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원고의 민법상 불법행위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기각하여야 한다.
⑹ 한편 대법원 판례는 국가배상법 제2조의 국가배상책임 성립 요건으로서, 법률에 명시된 ① 공무원의 위법한 직무집행, ② 공무원의 고의․과실, ③ 손해 발생 외에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을 실질적으로 제한하기 위한 이론적 장치(도그마틱)로서 ‘객관적 정당성 상실’이란 요건을 추가로 요구하고 있다.
4. 국가배상에서 공무원의 과실 여부 판단기준
가. 평균적 공무원을 기준
⑴ 국가배상에서 공무원의 과실 여부는 평균적 공무원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되어 있다(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다11297 판결).
◎ 대법원 2012. 5. 24. 선고 2012다11297 판결(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된 경우에 관한 사안) :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봄이 상당할 것이며, 이때에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피침해 이익의 종류 및 성질,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 및 그 원인, 행정처분의 발동에 대한 피해자 측의 관여의 유무, 정도 및 손해의 정도 등 제반 사정을 종합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31828 판결 등 참조).
⑵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 국가배상법 제2조가 정한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나.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 판단기준 (=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함)
⑴ 실무상 공무원의 객관적 주의의무에 초점을 맞추면 결론을 내기가 쉽지 않고, 상급심에서 파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공무원은 고의 또는 중과실이 아닌 한 배상책임이 없으므로(책임주의 원칙의 예외 내지 변용), 결국 피해자의 손해에 대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배상을 하는 것이다.
평균적 공무원의 주의의무보다는 정책적 측면과 형평의 점을 고려하여 국민의 세금으로 피해를 구제하여 주는 것이 타당한지를 살펴보아야 한다.
판례 역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에 의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2007. 5. 10. 선고 2005다31828 판결, 대법원 2020. 5. 28. 선고 2017다211559 판결).
5. 위법한 직무집행행위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
가. 요건 개관
국가배상법 제2조는 위법한 직무집행행위로 인한 배상책임을 규정하고 있다. 동조는 ① 공무원, ② 직무, ③ 집행하면서, ④ 고의 또는 과실, ⑤ 법령에 위반, ⑥ 타인, ⑦ 손해의 개념을 요소로 하여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요건을 규정하고 있다. 국가배상책임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요건을 모두 구비하여야만 한다.
나.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이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 소속된 모든 공무원뿐만 아니라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일시적으로 사무를 위탁받은 사인도 포함한다.
다. 직무
㈎ 공법상 직무
모든 공법작용이 포함된다. 다만 국가배상법 제5조의 직무는 제외되지만, 제5조의 영조물의 설치·관리가 제2조의 직무와 경합되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사법작용은 직무에서 제외된다(대판 1999. 6. 22. 99다7008).
㈏ 사익보호성
국가배상법 제2조의 직무는 오로지 공익을 위한 직무가 아니라 공익과 사익을 동시에 위한 직무이든지 아니면 사익을 위한 직무이어야 한다.
라. 집행하면서
판례(대판 1995. 4. 21, 93다14240)는 직무를 ‘집행하면서’를 직무집행행위뿐만 아니라 널리 외형상으로 직무집행과 관련 있는 행위를 포함하는 것으로 새긴다(외형설).
마. 고의 또는 과실
⑴ 고의란 어떠한 위법행위의 발생가능성을 인식하고 그 결과를 인용하는 것을 말하고, 과실이란 부주의로 인해 어떠한 위법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을 말한다. 공무원의 직무집행상의 과실이라 함은 공무원이 그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당해 직무를 담당하는 평균인이 통상 갖추어야 할 주의의무를 게을리 하는 것을 말한다.
⑵ 고의·과실의 유무는 당해 공무원을 기준으로 판단한다.
바. 법령에 위반
⑴ 법령에는 널리 성문법 외에 불문법과 행정법의 일반원칙이 포함된다. 고시·훈령형식의 법규명령도 포함된다.
⑵ 위반이란 법령에 위배됨을 의미한다. 위반에는 적극적인 작위에 의한 위반(예: 불심검문시 경찰관이 검문당하는 자에게 폭행을 가하는 경우)과 소극적인 부작위에 의한 위반(예: 경찰관이 심야에 보호자로부터 이탈하여 길을 잃고 헤매는 미아를 보호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면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부작위의 경우에는 작위의무가 있어야 한다(예: 경찰관의 보호의무).
사. 타인
타인(타인)이란 위법한 행위를 한 자나 그 행위에 가담한 자를 제외한 모든 피해자를 말한다. 가해한 공무원과 동일한 행위를 위해 그 행위의 현장에 있다가 피해를 받은 공무원도 타인에 해당한다.
아. 손해
⑴ 손해란 가해행위로부터 발생한 일체의 손해를 말한다. 손해는 법익침해로서의 불이익을 의미한다. 반사적 이익의 침해는 여기의 손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적극적 손해인가 또는 소극적 손해인가, 재산상의 손해인가 또는 생명·신체·정신상의 손해인가를 가리지 않는다.
⑵ 가해행위인 직무집행행위와 손해의 발생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 인과관계유무의 판단은 관련법령의 내용, 가해행위의 태양, 피해의 상황 등 제반사정을 복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이루어져야 한다.
자. 판례의 태도 요약
대법원은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의 해석상 직무상 의무의 불이행과 피해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어야 한다는 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기 위하여는 공무원에게 부과된 직무상 의무의 내용이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사회구성원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어야 한다는 점 등을 판시하였다. 이러한 판시사항은 종전의 입장을 재확인하는 것이다.
6.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관련 판례
가.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 : 교통할아버지사건(대판 2001. 1. 5, 98다39060)
서울특별시 강서구의 ‘교통할아버지 봉사활동 계획’에 따라 ‘교통할아버지’로 선정된 노인이 위탁받은 업무 범위를 넘어 교차로 중앙에서 교통정리를 하다가 교통사고를 발생시키자 동부화재해상보험 주식회사가 보험금을 지급한 후, 피고에게 구상금을 청구한 사건에서, 원심이 피고(서울특별시 강서구)가 「교통할아버지 봉사활동」 계획을 수립한 다음 관할 동장으로 하여금 「교통할아버지」 봉사원을 선정하게 하여 그들에게 활동시간과 장소까지 지정해 주면서 그 활동시간에 비례한 수당을 지급하고 그 활동에 필요한 모자, 완장 등 물품을 공급함으로써, 피고의 복지행정업무에 해당하는 어린이 보호, 교통안내, 거리질서 확립 등의 공무를 위탁하여 이를 집행하게 하였다고 보아, 소외 김○○은 「교통할아버지」 활동을 하는 범위 내에서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 규정된 지방자치단체의 「공무원」이라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한 것은 잘못이 없다.
나. 직무의 사익보호성
⑴ 미니컵 젤리사건(대판 2010. 9. 9, 2008다77795)
어린이가 ‘미니컵 젤리’를 먹다가 질식하여 사망하자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이 식품위생법상의 규제 권한을 행사하지 않은 잘못으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구 식품위생법은 제1조에서 「이 법은 식품으로 인한 위생상의 위해를 방지하고 식품영양의 질적 향상을 도모함으로써 국민보건의 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같은 법 제7조, 제9조, 제10조, 제16조 등에서는 식품의약품안전청장 등으로 하여금 식품 또는 식품첨가물의 제조 등의 방법과 성분, 용기와 포장의 제조 방법과 그 원재료, 표시 등에 대하여 일정한 기준 및 규격 등을 마련하도록 하고, 그와 같은 기준 및 규격 등을 준수하는지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거나 위생상 위해가 발생할 우려나 국민보건상의 필요가 있을 경우 수입신고시 식품 등을 검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구 식품위생법의 관련 규정을 종합하여 보면, 같은 법 제7조, 제9조, 제10조, 제16조는 단순히 국민 전체의 보건을 증진한다고 하는 공공 일반의 이익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와 함께 사회구성원 개개인의 건강상의 위해를 방지하는 등의 개별적인 안전과 이익도 도모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⑵ 성폭력범죄 조사사건(대판 2008. 6. 12, 2007다64365)
성폭력범죄의 담당 경찰관이 원고의 구체적 피해사실 및 인적사항이 기재된 서류를 유출하여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는 등으로 원고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21조는 성폭력범죄의 수사 또는 재판을 담당하거나 이에 관여하는 공무원에 대하여 피해자의 인적사항과 사생활의 비밀을 엄수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고 있고, 이는 주로 성폭력범죄 피해자의 명예와 사생활의 평온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므로, 성폭력범죄의 수사를 담당하거나 수사에 관여하는 경찰관이 위와 같은 직무상 의무에 반하여 피해자의 인적사항 등을 공개 또는 누설하였다면 국가는 그로 인하여 피해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⑶ 군산시 개복동 윤락가 화재사건(대판 2008. 4. 10, 2005다48994)
유흥주점에 감금된 채 윤락을 강요받으며 생활하던 여종업원들이 유흥주점에 화재가 났을 때 미처 피신하지 못하고 유독가스에 질식하여 사망하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소송에서, 구 소방법은 화재를 예방·경계·진압하고 재난·재해 및 그 밖의 위급한 상황에서의 구조·구급활동을 통하여 국민의 생명·신체 및 재산을 보호함으로써 공공의 안녕질서의 유지와 복리증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여 제정된 법으로서, 소방법의 규정들은 단순히 전체로서의 공공 일반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에서 더 나아가 국민 개개인의 인명과 재화의 안전보장을 목적으로 하여 둔 것이다.
⑷ 연기군 부랑인 선도시설사건(대판 2006. 7. 28, 2004다759)
원고들이 부랑인 선도시설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경찰과 공무원들이 직·간접적으로 불법 납치·감금을 묵인하거나 비호하는 등으로 원고들의 인권유린이 방치되어 피해의 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부랑인선도시설 또는 정신질환자요양시설의 지도·감독사무에 관한 관계 법규의 규정에 의하여 장관의 지도·감독권한을 위임받은 시장·군수·구청장의 지도·감독의 권한 및 의무의 내용은 적어도 부수적으로는 사회구성원 개인의 신체, 건강 등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하여 설정된 것이다.
⑸ 부산시 수돗물사건(대판 2001. 10. 23, 99다36280)
수돗물 공급자인 피고 부산광역시는 상수원수 2급에 미달하는 상수원수를 취수하여 수돗물을 생산할 경우에는 고도의 정수처리를 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무에 위반하여 수질기준에 미달하는 낙동강 하천수를 취수하여 수돗물을 생산·공급하거나 하는 등으로 이를 마신 원고들이 정신적 고통을 입었다는 이유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상수원수의 수질을 환경기준에 따라 유지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관련 법령(헌법 제10조, 제35조, 환경정책기본법, 수질환경보전법, 수도법과 그 시행령 등)의 취지·목적·내용과 그 법령에 따라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의무의 성질 등을 고려할 때, 국가 등에게 일정한 기준에 따라 상수원수의 수질을 유지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법령의 규정은 국민에게 양질의 수돗물이 공급되게 함으로써 국민 일반의 건강을 보호하여 공공 일반의 전체적인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지, 국민 개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직접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다.
다. 고의 또는 과실
⑴ 행정처분이 항고소송에서 취소된 경우, 고의·과실의 그 판단 기준
관련 민사소송에서 근로자 A의 후유장해를 인정하지 않는 내용의 판결이 확정되었음에도,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가 확정된 민사판결의 내용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자료가 제출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도 없이 확정판결의 취지에 따른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취소하는 내용의 재결을 한 사안에서, 그 재결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제기한 손해배상소송에서, 어떠한 행정처분이 후에 항고소송에서 위법한 것으로서 취소되었다고 하더라도 그로써 곧 당해 행정처분이 공무원의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그 행정처분의 담당공무원이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하여 볼 때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 2 조 소정의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을 충족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이때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는지 여부는 침해행위가 되는 행정처분의 태양과 그 목적, 피해자의 관여 여부 및 관여의 정도, 침해된 이익의 종류와 손해의 정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결정하되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게 부담시킬 만한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지도 살펴서 판단하여야 하며, 이는 행정청이 재결의 형식으로 처분을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판 2011. 1. 27, 2008다30703).
⑵ 국·공립대학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의 경우, 국가배상책임의 성립 요건(고의·과실)과 그 판단 기준
재임용심사에서 탈락한 국립대학 교원이 ‘대학교원 기간임용제 탈락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에 따라 교원소청심사특별위원회에 재심사를 청구하여 재임용거부처분취소결정을 받고 복직한 다음 재임용거부로 입은 손해에 대하여 국가배상청구를 한 사건에서, 국·공립대학 교원에 대한 재임용거부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평가되어 그것이 불법행위가 됨을 이유로 국·공립대학 교원 임용권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당해 재임용거부가 국·공립대학 교원 임용권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인한 것이라는 점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리고 위와 같은 고의·과실이 인정되려면 국·공립대학 교원 임용권자가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재임용거부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판 2011. 1. 27, 2009다30946).
⑶ 제40회 사법시험 제1차 시험사건(대판 2003. 11. 27, 2001다33789, 33796, 33802, 33819)
1988. 2. 22. 시행된 제40회 사법시험 제 1 차시험에서 4개 문제의 복수정답처리로 인해 불합격 처분을 받은 응시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법령에 의하여 국가가 그 시행 및 관리를 담당하는 시험에 있어 시험문항의 출제 및 정답결정에 오류가 있어 이로 인하여 합격자 결정이 위법하게 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공무원 내지 시험출제에 관여한 시험위원의 고의·과실로 인한 국가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해당 시험의 실시목적이 시험에 응시한 개인에게 특정한 자격을 부여하는 개인적 이해관계 이외에 일정한 수준의 적정 자격을 갖춘 자에게만 특정 자격을 부여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그 시험의 실시에 일반 국민의 이해관계와도 관련되는 공익적 배려가 있는지 여부, 그와 같은 시험이 시험시행 당시의 법령이 정한 요건과 절차에 따라 국가기관 내지 소속 공무원이 구체적 시험문제의 출제, 정답 결정, 합격 여부의 결정을 위하여 해당 시험과목별로 외부의 전문 시험위원을 적정하게 위촉하였는지 여부, 위촉된 시험위원들이 문제를 출제함에 있어 최대한 주관적 판단의 여지를 배제하고 객관적 입장에서 해당 과목의 시험을 출제하였는지 및 같은 과목의 시험위원들 사이에 출제된 문제와 정답의 결정과정에 다른 의견은 없었는지 여부, 1차시험의 오류를 주장하는 응시자 본인에게 사후에 국가가 1차시험의 합격을 전제로 2차시험의 응시자격을 부여하였는지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시험관련 공무원 혹은 시험위원이 객관적 주의의무를 결하여 그 시험의 출제와 정답 및 합격자 결정 등의 행정처분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고, 이로 인하여 손해의 전보책임을 국가에게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다고 인정되어야 한다.
⑷ 전국언노련사건(대판 1995. 10. 13, 95다32747)
노동부장관의 전국언론노동조합연맹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을 다툰 소송에서 승소하자 노동부장관의 위법한 노동조합설립신고서 반려처분에 의하여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일반적으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함에 있어서 관계법규를 알지 못하거나 필요한 지식을 갖추지 못하여 법규의 해석을 그르쳐 잘못된 행정처분을 하였다면 그가 법률전문가가 아닌 행정직 공무원이라고 하여 과실이 없다고 할 수 없으나, 법령에 대한 해석이 그 문언 자체만으로는 명백하지 아니하여 여러 견해가 있을 수 있는 데다가 이에 대한 선례나 학설, 판례 등도 귀일된 바 없어 의의가 없을 수 없는 경우에 관계 공무원이 그 나름대로 신중을 다하여 합리적인 근거를 찾아 그 중 어느 한 견해를 따라 내린 해석이 후에 대법원이 내린 입장과 같지 않아 결과적으로 잘못된 해석에 돌아가고, 이에 따른 처리가 역시 결과적으로 위법하게 되어 그 법령의 부당집행이라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처리 방법 이상의 것을 성실한 평균적 공무원에게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고,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까지 국가배상법상 공무원의 과실을 인정할 수는 없다.
라. 법령에 위반
⑴ 성폭력범죄 조사사건(대판 2008. 6. 12, 2007다64365)
성폭력범죄의 담당 경찰관이 원고의 구체적 피해사실 및 인적사항이 기재된 서류를 유출하여 언론에 보도되도록 하는 등으로 원고들이 겪은 정신적 고통에 대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국가배상책임에 있어 공무원의 가해행위는 법령을 위반한 것이어야 하고, 법령을 위반하였다 함은 엄격한 의미의 법령 위반뿐 아니라 인권존중, 권력남용금지, 신의성실과 같이 공무원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준칙이나 규범을 지키지 아니하고 위반한 경우를 포함하여 널리 그 행위가 객관적인 정당성을 결여하고 있음을 뜻하는 것이므로, 경찰관이 범죄수사를 함에 있어 경찰관으로서 의당 지켜야 할 법규상 또는 조리상의 한계를 위반하였다면 이는 법령을 위반한 경우에 해당한다.
⑵ 공동경비구역 K소대장 사망사건(대판 2006. 12. 7, 2004다14932)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근무자 K소대장이 A사병에 의하여 사망한 상태로 발견되었는데, K소대장은 총상이 사망원인이었다. 이에 K소대장의 유족들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조사활동과 그에 따른 수사의 개시 여부에 관한 수사기관의 판단이 위법하다고 평가되기 위하여는 수사기관에게 이러한 권한을 부여한 형사소송법 등의 관련 법령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수사기관이 그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거나 또는 경험칙이나 논리칙상 도저히 합리성을 긍정할 수 없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되는 경우라야 한다.
마. 부작위에 의한 위법 : 연기군 부랑인 선도시설사건(대판 2006. 7. 28, 2004다759)
원고들이 부랑인 선도시설에 수용되는 과정에서 경찰과 공무원들이 직·간접적으로 불법 납치·감금을 묵인하거나 비호하는 등으로 원고들의 인권유린이 방치되어 피해의 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부랑인선도시설 및 정신질환자요양시설에 대한 지도·감독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이 그와 같은 지도·감독의무를 다하지 아니한 경우 그 의무 위반이 직무에 충실한 보통 일반의 공무원을 표준으로 할 때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에는 국가배상법 제2조에서 말하는 위법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또한 시장·군수·구청장이 부랑인선도시설 및 정신질환자요양시설의 업무에 관하여 지도·감독을 하고, 필요한 경우 그 시설에 대하여 그 업무의 내용에 관하여 보고하게 하거나 관계 서류의 제출을 명하거나 소속공무원으로 하여금 시설에 출입하여 검사 또는 질문하게 할 수 있는 등 형식상 시장·군수·구청장에게 재량에 의한 직무수행권한을 부여한 것처럼 되어 있더라도 시장·군수·구청장에게 그러한 권한을 부여한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볼 때 구체적인 사정에 따라 시장·군수·구청장이 그 권한을 행사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는 것이 현저하게 불합리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러한 권한의 불행사는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는 것이 되어 위법하게 된다.
바. 상당인과관계
⑴ 인천지방법원 위법경락허가사건(대판 2007. 12. 27, 2005다62747)
경매법원 공무원의 과실로 위법한 경매절차가 진행되어 경락허가결정이 취소된 경우, 경락인이 경락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기 위하여 지출한 국민주택채권 할인료 상당의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경매법원 공무원에게 부과된 공유자에 대한 통지의무가 직접적으로는 공유자의 우선매수권이나 이해관계인으로서의 절차상 이익과 관계되는 것이기는 하지만, 공유자에 대한 통지가 적법하게 행해지지 않은 채로 경매절차가 진행되면 뒤늦게라도 그 절차상의 하자를 이유로 경락허가결정이 취소될 수 있고 경매법원의 적법한 절차진행을 신뢰하고 경매에 참여하여 경락을 받고 법원의 지시에 따라 경락대금납부 및 소유권이전등기까지 마친 경락인으로서는 불측의 손해를 입을 수밖에 없어 위와 같은 통지 기타 적법절차의 준수 여부는 경락인의 이익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고, 위와 같은 일련의 과정에서 경매법원 스스로 그 하자를 시정하는 조치를 취하지 않는 이상 특별히 경락인이 불복절차 등을 통하여 이를 시정하거나 위 결과 발생을 막을 것을 기대할 수도 없으며, 경락인의 손해에 대하여 국가배상 이외의 방법으로 구제받을 방법이 있는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 경매법원 공무원의 위 공유자통지 등에 관한 절차상의 과오는 경락인의 손해발생과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
⑵ 충무 유람선 극동호 화재사건(대판 1993. 2. 12, 91다43466)
유람선화재로 유람선에 타고 있던 승객 중 36명이 익사 또는 소사하자 피해자 유족들이 대한민국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상당인과관계의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일반적인 결과발생의 개연성은 물론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 기타 행동규범의 목적이나 가해행위의 태양 및 피해의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할 것이다. 관할 충무시장은 유선 및 도선업법 제5조 제3호의 규정에 의하여 유선의 수선, 사용 및 운항의 제한 또는 금지를 명하여야 할 직무상 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여 위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할 것이다. 선박안전법이나 유선 및 도선업법의 각 규정은 공공의 안전 외에 일반인의 인명과 재화의 안전보장도 그 목적으로 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피고 대한민국의 선박검사관이나 피고 충무시 소속 공무원들이 위와 같은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시설이 불량한 이 사건 유람선에 대하여 선박중간검사에 합격하였다 하여 선박검사증서를 발급하고, 해당법규에 규정된 조치를 취함이 없이 계속 운항하게 함으로써 이 사건 화재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면, 위 유람선 화재사고와 피고들 소속 공무원들의 직무상 의무위반행위와의 사이에는 상당인과관계가 있고, 따라서 피고들은 그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여야 한다고 할 것이다.
사. 기타
⑴ 대판 1999. 6. 22, 99다7008(사법작용과 국가배상법의 관계 : 수원역 통일호 열차사건)
⑵ 대판 1995. 4. 21, 93다14240(집행하면서 : 전입신병 폭행사건)
⑶ 대판 2001. 12. 14, 2000다12679(고의 또는 과실 : 인천대학교 교원 재임용 거부사건)
7. 국가배상법 제2조 ‘공무원의 중과실’의 의미
가. 관련 규정
● 국가배상법 제2조(배상책임)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공무원 또는 공무를 위탁받은 사인(이하 "공무원"이라 한다)이 직무를 집행하면서 고의 또는 과실로 법령을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입히거나, 「자동차손해배상 보장법」에 따라 손해배상의 책임이 있을 때에는 이 법에 따라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한다. 다만, 군인·군무원·경찰공무원 또는 예비군대원이 전투·훈련 등 직무 집행과 관련하여 전사(전사)·순직(순직)하거나 공상(공상)을 입은 경우에 본인이나 그 유족이 다른 법령에 따라 재해보상금·유족연금·상이연금 등의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을 때에는 이 법 및 「민법」에 따른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② 제1항 본문의 경우에 공무원에게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있으면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그 공무원에게 구상(구상)할 수 있다.
나. 위 규정의 취지
㈎ 국가가 공무원의 위법행위로 국가배상법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지는 경우, 공무원 개인은 ‘고의 또는 중과실’ 있는 경우(경과실의 경우 면책됨)에 한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7다82950, 82967 판결).
이는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등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면서도, 공무원의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취지이다(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민, 상법에서의 중과실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 대법원 1996. 2. 15. 선고 95다38677 전원합의체 판결 :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 본문 및 제2항의 입법 취지는 공무원의 직무상 위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끼친 경우에는 변제자력이 충분한 국가 등에게 선임감독상 과실 여부에 불구하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켜 국민의 재산권을 보장하되,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함에 있어 경과실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직무수행상 통상 예기할 수 있는 흠이 있는 것에 불과하므로, 이러한 공무원의 행위는 여전히 국가 등의 기관의 행위로 보아 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도 전적으로 국가 등에만 귀속시키고 공무원 개인에게는 그로 인한 책임을 부담시키지 아니하여 공무원의 공무집행의 안정성을 확보하고, 반면에 공무원의 위법행위가 고의·중과실에 기한 경우에는 비록 그 행위가 그의 직무와 관련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행위는 그 본질에 있어서 기관행위로서의 품격을 상실하여 국가 등에게 그 책임을 귀속시킬 수 없으므로 공무원 개인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부담시키되, 다만 이러한 경우에도 그 행위의 외관을 객관적으로 관찰하여 공무원의 직무집행으로 보여질 때에는 피해자인 국민을 두텁게 보호하기 위하여 국가 등이 공무원 개인과 중첩적으로 배상책임을 부담하되 국가 등이 배상책임을 지는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에게 구상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궁극적으로 그 책임이 공무원 개인에게 귀속되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봄이 합당하다. (…중략…) 공무원이 직무수행 중 불법행위로 타인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국가 등이 국가배상책임을 부담하는 외에 공무원 개인도 고의 또는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할 것이지만, 공무원에게 경과실뿐인 경우에는 공무원 개인은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헌법 제29조 제1항 본문과 단서 및 국가배상법 제2조의 입법취지에 조화되는 올바른 해석이다.
㈏ 여기에서 공무원의 ‘중과실’이란 공무원에게 통상 요구되는 정도의 상당한 주의를 하지 않더라도 약간의 주의를 한다면 손쉽게 위법ㆍ유해한 결과를 예견할 수 있는 경우임에도 만연히 이를 간과한 경우와 같이, 거의 고의에 가까운 현저한 주의를 결여한 상태를 의미한다(대법원 2003. 2. 11. 선고 2002다65929 판결).
8. 국가배상책임에서 상당인과관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433-436 참조]
가. 판례의 태도(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
⑴ 국가배상책임의 성립에 관하여 대법원은 직무상 위법행위와 손해의 인과관계에 관하여,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목적에 따라 상당인과관계를 달리 판단하여 왔다.
즉, 대법원 1993. 2. 12. 선고 91다43466 판결 등은 직무상 의무를 부과하는 법령이 공공 일반의 이익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면 상당인과관계가 없고, 전적으로 또는 부수적으로 개인의 안전과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면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된다고 판단하였다.
⑵ 대상판결(대법원 2020. 7. 9. 선고 2016다268848 판결)은 이러한 판례를 재확인하였다.
“직무상 의무를 부과한 법령의 목적이 사회 구성원 개인의 이익과 안전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고 단순히 공공일반의 이익이나 행정기관 내부의 질서를 규율하기 위한 것이라 면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나. 견해의 대립
국가배상에서의 위법성에 관하여 학설의 대립이 있다.
⑴ 결과불법설 : 국가배상의 위법성도 민법상 불법행위에서의 그것과 마찬가지로 가해행위의 결과인 손해의 불법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
⑵ 행위불법설 : 행위결과의 불법 여부가 아니라 행위(공권력 행사)의 규범 합치 여부가 위법성 판단의 대상이라 보는 견해
⑶ 판례의 태도
① 결과불법설과 행위불법설 중 판례는 행위불법설을 채택하였다.
② 국가배상법 제2조 제1항은 국가배상책임의 요건으로서 공무원이 직무를 집행함에 당하여 ‘법령에 위반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할 것을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750조는 일반 불법행위의 요건으로서 ‘위법행위’만을 요구하고 있다.
국가배상에서의 법령위반 여부 판단도 위법 여부의 판단으로 귀착된다.
③ 민법상 불법행위에서는 타인에게 신체ㆍ재산상 손해를 가하는 것 자체를 위법한 행위로 평가할 수 있다.
④ 그러나 공무원은 국민에게 신체ㆍ재산상 손해를 가하더라도 합법적인 경우가 많이 있으므로, 국민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것만으로 공무원의 행위를 위법하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즉, 공무원의 행위는 결과와 별도로 법률적합성을 판단하여야 한다(행위불법설).
⑤ 결국 공무원의 행위는 법규에 위반한 것이면 그 자체만으로 위법하다고 보게 되므로, 문제되는 법 규정이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것인지는 위법 여부 판단에 속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 판례는 독일 판례를 받아들이면서 ‘직무상 의무의 제3자 보호성’을 상당인과관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받아들인 것이다.
다. 구체적인 사례
법률이 개인의 이익을 부수적으로나마 보호하는지 여부에 관한 판단은 실제로는 쉽지 않다. 개별적인 사례를 많이 접하는 방법밖에 없다.
⑴ 국가 소속 선박검사관, 시 소속 공무원들이 직무상 의무를 위반하여 시설이 불량한 선박에 대하여 선박검사증서를 발급하고, 해당 법규에 규정된 조치를 취함이 없이 계속 운항하게 함으로써 화재사고가 발생한 경우 : 상당인과관계 인정 (대법원 1993. 2. 12. 선고 91다43466 판결)
⑵ 관련 법령에서 상수원수의 수질을 3급 이상으로 유지하고, 2급에 미달하는 상수원수는 고도의 정수처리 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음에도, 피고 부산광역시가 수질기준에 미달하는 낙동강 하천수를 취수하거나 상수원수 3급 이하의 하천수를 취수하여 고도의 정수처리가 아닌 일반적 정수처리 후 수돗물을 생산·공급한 경우 : 수돗물이 음용수 기준에 적합하고 몸에 해로운 물질이 포함되어 있지 아니한 이상 불법행위 성립하지 않음 (대법원 2001. 10. 23. 선고 99다36280 판결)
⑶ 노래연습장 시설 및 영업 일체를 양수하고 구 풍속영업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정에 따라 영업주 명의변경을 위하여 경찰서장에게 풍속영업변경신고서를 제출하였으나, 노래연습장건물에 이미 속셈학원과 컴퓨터학원이 있다는 것이 발견되어 전 영업주의 풍속영업신고서 수리행위가 잘못된 것으로 밝혀지자 경찰서장이 신고서를 반려한 경우 : 경찰서장이 전 영업주의 영업신고서를 잘못 수리한 행위나 이를 즉시 시정하지 않은 행위와 영업변경신고서가 반려됨으로써 양수인이 입은 영업상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 부정 (대법원 2001. 4. 13. 선고 2000다34891 판결)
⑷ 태양광 사업을 하려고 하였는데 그 토지가 문화재보호법상의 현상변경허가 대상구역에 해당하여 개발행위를 할 수 없게 된 경우(계약체결 당시 국토이용정보체계에 이러한 내용이 고시되지 않았음) : 배상책임 인정 (울주군 : 대법원 2019. 10. 18. 선고 2017다202968 판결, 완도군 : 대법원 2020. 3. 26. 선고 2019다250824 판결)
9.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433-436 참조]
⑴ 대상판결은 금융감독위원회가 지분 취득의 승인 여부를 결정하고, 피고 금융감독원에 위 승인 여부에 대한 검토를 하도록 관련 법령이 정하고 있는 것은 공공일반의 이익을 위한 것이지 금융상품에 투자한 투자자 개인의 이익을 직접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피고 금융감독원 직원들의 위법행위와 원고들이 입은 손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았다.
앞서 본 판례의 법리에 비추어 당연한 판결이다.
⑵ 원심은 피고 안진회계법인의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였는데, 대법원은 ‘피고 안진회계법인이 솔로몬저축은행에 대하여 오류를 지적하고 바로잡을 것을 요청한 이후에, 그 내용이 최종 감사보고서와 그에 포함된 솔로몬저축은행의 최종 재무제표 등에 반영되어 수정되었는지 여부 등’을 더 살펴보라는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
대법원에서 어느 부분을 더 살펴보라고 판시하는 경우에는 대법원에서 이미 그 부분을 확인하여 본 경우가 많다.
어차피 결론이 동일하게 될 것이면 기각하는 것이 타당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