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한 아쉬움과 섭섭함】《나이가 든 탓인지 이제는 인연을 맺는 것이 두렵다.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이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작년 말에 휘트니스 센터의 이현재 PT 선생과의 저녁식사 약속을 잡았었는데, 그날이 바로 오늘이다.
지난 화요일 PT를 받으러 갔다가, 삼성점의 폐점으로 역삼점으로 옮기게 되어 이번 주까지만 근무를 한다는 말을 들었다.
결국 오늘 저녁식사가 헤어지는 석별의 정을 기리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식사를 할 때까지만 해도 섭섭하고 아쉬운 마음 정도였는데, 식사를 마치고 집에 들어오니 갑자기 눈물이 왈칵 쏟아진다.
무언가 허전하고, 외롭다.
이현재 선생은 나이는 나보다 한참 어리지만, 지난 3년간 나에게 근력운동의 묘미를 알려준 분이다.
나이가 든 탓인지 이제는 인연을 맺는 것이 두렵다.
누군가와 헤어진다는 것이 예전과는 다르게 다가온다.
갈수록 눈물이 많아진다.
별거 아닌 일에도 쉽게 감동을 하고 눈물을 흘린다.
젊었을 때는 전혀 눈물을 흘리지 않았는데 말이다.
슬프거나 감동적인 영화 또는 드라마를 보면 눈물이 쏟아진다.
감동적인 시나 글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남자의 눈물은 사내답지 못한 철부지 행동으로 치부되는 것이 세상의 눈이다.
눈물을 흘릴 때 창피하기도 하고 주책 맞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나약하고 소심하게 보일까 걱정하기도 했다.
그런데 울고 나면 정말 마음이 후련하다.
뭔가 설명하기 힘들어도 내가 살아 있는 느낌이다.
감정에 충실하면서 눈물을 펑펑 흘릴 때 마음 속은 공허함이 아니라 충만함으로 가득 채워진다.
언제나 강한 척하고 싶지 않다.
눈물이 나면, 기꺼이 울 것이다.
눈물샘이 마를 때까지.
그래야 마음껏 울고 난 뒤의 시원한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으로 다시 무언가를 할 힘을 얻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