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곰솔누리숲 걷기】《주말에는 안 가본 곳을 찾아 걷는 것이 즐겁다. 호기심과 함께 어린 시절 소풍 갈 때 느꼈던 그런 흥분이 느껴진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작년 가을에 시흥 옥구공원을 걷던 중 정상에 있는 정자에 올라가니, 옥구공원의 중간쯤에 이어져 붙어있는, 길게 이어진 숲이 보인다.
곰솔누리숲이란다.
이곳 일대의 염전과 갯벌을 매립하여 시화산업단지와 주거지를 조성하면서 산업단지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이 주거단지로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조성된 인공녹지인데, 지금은 해송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 산책로다.
오늘 차를 옥구공원 주차장에 세워두고 곰솔누리숲의 끝까지 왕복으로 걸었다.
산책로 양쪽 주변으로도 샛길과 조그만 생태공원등이 조성되어 있다.
주말에 안 가본 곳을 찾아 걷는 것이 즐겁다.
호기심과 함께 어린 시절 소풍 갈 때 느꼈던 그런 흥분이 느껴진다.
주말의 쉬는 시간은 인생의 주인이 우리 자신이라는 것을 상기시켜 준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매일 너무 바쁘다고 말한다.
우리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어쩌면 일이 너무 많아서 탈진이 되거나, 스트레스로 맥이 빠지거나, 여유 없이 인생을 즐기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남들도 나와 비슷한 처지니까 어쩔 수 없다고 스스로 위안을 하면서도,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기도 할 것이다.
어떻게 하면 이 숨 막히는 일상의 쳇바퀴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확실한 방법이 하나 있다.
즉시 휴가를 내고 쉬는 것이다.
미루지 말자.
아마 당신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데다, 연락할 데도 많고, 회의자료를 준비할 시간도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단 휴가를 포기하고 몇 주나 몇 달 뒤로 미룰 수도 있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이것이다.
당신이 휴가를 내야만, 대부분의 일들이 생각만큼 시급한 것도 아니고 잠시 사무실을 비운다고 해서 지구의 종말이 오는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얼핏 불가능해 보이는 이러한 실천은 우리에게 새로운 시각과 자유를 선물한다.
내일에 대한 걱정 따위는 쓰레기통에 던져 버리고 아무 생각 없이 어딘가를 걸으며 쉬는 시간은 우리에게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게 해준다.
운동과 휴식은 창의력을 끌어올려 준다.
일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감정을 선사하며 자존감을 더욱 강하게 해 준다.
그날 처리해야만 하는 일에 정신이 팔려 있으면서 훌륭한 아이디어를 생각해 낼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쉬는 동안 무엇을 해야 할까 고민하는 강박관념에 휩싸이지 말자.
어떤 사람들은 여가 시간에 지나친 야심을 갖는다.
비어 있는 1시간이 생기면 아랍어나 중국어를 배우겠다고 결심한다.
그래서 “1시간 만에 아랍어 끝내기” 같은 책이 그렇게 많이 팔리나 보다.
그저 빈둥거리고 꼼지락 거리기, 아이스크림 퍼먹기, 아이들과 시간 보내기, 밀린 드라마 몰아 보기, 운동하기 등 ‘하고 싶은 일’을 하면 된다.
어린 시절 소풍 갈 때 느꼈던 그 흥분을 느껴보라.
하루 온 종일 온 세상이 우리 것이다.
삶을 즐기려면 느려져야 한다.
마음의 속도를 늦추고 잠시 멈추어라.
있는 그대로 내버려 두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