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솔선수범과 충성도】《회사란 조직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영리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2. 10. 14.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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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선수범과 충성도】《회사란 조직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영리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김 과장은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버액션(overaction)과 비례해서 언제나 일을 솔선수범해 도맡아 처리하는 탁월하고 유능한 인재가 되어 갔다.>

 

얼마 전 승진에서 탈락하고 타 부서로 좌천된 박 부장은 자기 포장과 립서비스(Lip Service)에선 영 재주가 메주인 인물이다.

워낙 타고난 비위가 약하여 당최 입 부끄러운이야기를 하지 못하는 결벽증으로 유명하다.

 

반면 부서내 터주대감 역할을 하는 김 과장은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자신에게 유익하다 싶으면 기가 막히게 자기 공으로 만들었다.

차마 말하기도 민망한 자화자찬도 스스럼없이 해댔고, 부서 내의 온갖 일에 다리를 척척 걸치는데도 일가견이 있었다.

언변이 어찌나 화려한지 그의 얘기를 듣고 있노라면 어깨라도 한번 두드려 주고 싶은 착각에 빠졌다.

 

부서장님, 어제 하루 종일 고생한 이 후배에게 술 한잔 사실거죠. 믿을 건 그저 체력뿐이라고요. 제가 웃통 벗고 나서서 빨리 끝난 줄 아세요. 제가 밤 12시까지 정리했다는거 아닙니까?”

아예 뻔뻔스럽게 드러내 놓고 자기를 알아달라고 노래를 부른다.

 

그뿐만 아니다. “어제 새벽 3시까지 기획서 작성하고 나가는데 수위아저씨가 현관문을 잠근 채 사라진 거 있죠? 내가 분명히 새벽에 나간다고 말해줬는데.”

수위 아저씨 때문에 빌딩에 갇혔다는 사실보다 새벽까지 회사에서 일했다는 점을 공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오버액션(overaction)과 비례해서 그는 언제나 일을 솔선수범해 도맡아 처리하는 인재가 되어 갔다.

사람은 자신이 떠벌이는 만큼 그 말을 지키려는 속성을 갖기 때문에 김 과장은 그만큼 더 항상 앞장 서서 일을 했고, 그의 실적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으며, 유능하고 탁월하다는 평판은 더욱더 퍼져 나갔다.

 

보다 못한 후배들이 박 부장에게 부장님도 김 과장한테 좀 배우세요. 그러다 죽 쒀서 개 주는 신세 되지 마시고요.”라고 꼬집어 얘기해도 박 부장은 개의치 않았다.

죽 쒀서 아무나 맛있게 먹으면 되지 뭐. 우리 팀 멤버가 잘 되면 우리도 같이 잘 되는 것 아니겠어. 게다가 김 과장은 다음 번 승진대상자니 우리가 힘을 합쳐 밀어줘야지.”

 

그러나 순진하고 성실한 박 부장의 넓은 뜻을 이해하기에 회사는 무심했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부서장은 본부에서 전보될 좌천대상자로 다름 아닌 박 부장을 지목했다.

굵직한 프로젝트마다 묵묵히 일한 사람이 박 부장이었음을 안팎에서 모두들 알고 있었지만, 부서장의 선택은 떠벌이 김 과장이었다.

불행히도 현실은 주어진 일에만 충실한 박 부장 같은 이들을 배반한다.

 

나쁘게 말해서 떠벌이인 것이지, 엄밀하게 말하면 김 과장은 솔선수범해서 시키기도 전에 일을 찾아하는 유능한 사람인 것이다.

 

<현명하게 보고하라.>

 

일의 성과가 단순히 결과물에 의해서만 평가될 것이라는 기대는 순진하다.

같은 값이면 자신의 노력이 배가되어 보이도록 최대한 포장하는 기술도 필요하다.

 

물론 포장보다 중요한 것은 그 안에 든 내용물이다.

하지만 포장이 관심을 끌지 못하면 그 안에 있는 중요한 내용물을 꺼내 보기도 전에 흥미를 잃어 버릴 수 있다.

 

현명한 보고태도가 그 포장 중 하나다.

상사에 대한 보고는 요령 있게 해야 한다.

 

1. 묻기 전에 보고하라.

 

당신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사가 모두 다 파악하고 있다고 기대하지 마라.

당신이 말하지 않는 한 상사는 알 도리가 없다.

일이 진행되고 있으면 진행되고 있는 대로, 잠시 소강상태에 있다면 왜 그런지 윗사람이 묻기 전에 미리 보고하라.

 

2. 결과만이 아니라 과정까지 보고하라.

 

사람들은 결과보고는 주어진 일이 마무리 되었을 때 결과물을 가지고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2일 사이에 끝나는 일이라면 그렇게 해도 무방하지만, 그 이상 걸리는 과제라면 중간 과정을 반드시 보고해야 한다.

정기적으로 보고하는 것이 좋다.

큰 문제가 없을 때도 아무런 문제 없이 잘 진행되고 있음이 보고 되어야 한다.

문제를 끌어안고 있다가 막판에 가서 털어 놓은 사람은 ‘1순위 퇴출대상자.

 

3. 간결하고 쉬운 말로 보고하라.

 

보고하는 사람은 가급적 자세하게 보고하고 싶다.

하지만 당신의 상사는 바쁘다. 듣고 싶은 이야기만 듣고, 취하고 싶은 메시지만 가져간다.

보고는 간결하고 담백할수록 좋다.

상대방이 알아듣기 쉬운 말로 핵심사항만 전달해라.

 

4. ‘우리가 아니라 당신이 한 일을 보고하라.

 

팀웤(teamwork)이 중요하다.

하지만 윗사람도 팀이나 프로젝트 내에서 개개인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알아야 한다.

팀이 수행한 일에 밀려 당신이 한 일이 묻히지 않도록 당신이 무엇을 했는지에 대해서도 빼놓지 말고 보고하라.

 

<회사는 능력 이상으로 충성도를 본다.>

 

조직은 눈에 보이는 것보다 훨씬 영리하다.

기업들은 창의력이나 혁신같은 구호를 외치고 있지만, 기업이 추구하는 절대 변하지 않는 최고의 가치는 생존이다.

회사가 생존하는데 가장 필수적인 인재는 충성스런 사람이다.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경영의 실제(The Practice Of Management)’에서 회사가 충성파를 키우지 않을 수 없는 이유가 있다. 회사는 충성심을 돈으로 살 수는 없다. 충성심은 오직 획득될 수 있을 뿐이다.”고 말한다.

 

모든 기업은 개인에게 능력과 성과, 아이디어를 원한다.

성실성, 순발력, 인내심도 요구한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을 갖추었어도 단 한 가지를 결여한 인재는 결코 키우려 들지 않는다.

 

반대로 다른 모든 것을 갖추지 못했더라도 한가지만 확실하게 보여준다면, 기업은 기꺼이 그를 선두그룹에 넣는다.

그것은 바로 충성심이다.

 

충성심을 가진 사람은 회사의 발전과 성장이 나의 발전과 성장이라는 확신, 이 회사에서 내 커리어의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 회사를 통해 자신의 삶의 가치를 실현하겠다는 희망을 마음에 깊이 새겨 놓고 있다.

 

기업에 대한 봉사와 헌신 없이 자신의 권리만을 주장하는 직원은 결코 조직내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이 피터 드러커의 조언이다.

그런 사람은 기업에서 빨리 나와 혼자서 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회사에 뼈를 묻을 사람인지 아닌지는 회사가 더 잘 안다.

충성심이라는 것이 눈에 보이는 것도 아닌데 경영진이 어떻게 알랴 하겠지만, 신기하게도 그들의 눈에는 충성심만 보인다.

저 사람이 회사를 자기 자신의 일부로 여기며 그 가치에 동조하고 있는지, 아니면 적당히 일하고 자신의 이익과 발전만을 꾀하면서 늘 불만에 차 있는지 윗사람은 귀신같이 안다.

 

미국의 석유판매원이 존 아치볼드(John Dustin Archbold)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직원이었지만 한 가지만은 남달랐다.

그는 서명할 기회만 생기면 꼭 “1갤런에 4달러 스탠다드 오일이라고 썼다.

거래처 사람을 만날 때나 외출할 때, 쇼핑할 때, 심지어는 옛 친구에게 편지를 쓸 때조차 그렇게 했다.

어찌보면 낯간지러운 그의 행동에 동료들은 그를 “1갤런에 4달러라고부르며 놀렸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에게 주어진 보상은 무엇이었을까?

세계최대 석유회사인 미국 스탠다드의 2대 이사장 자리였다.

록펠러는 그의 애사심과 충성도야말로 자신의 회사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임을 알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