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미지의 어딘가를 무작정 걷고 싶다.】《낯선 그 하늘의 오후 5시의 분위기가 그립다. 그 곳에서는 다른 햇살이 스며들고, 공기의 질감은 부드러워진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 17. 10:44
728x90

미지의 어딘가를 무작정 걷고 싶다.】《낯선 그 하늘의 오후 5시의 분위기가 그립다. 그 곳에서는 다른 햇살이 스며들고, 공기의 질감은 부드러워진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https://yklawyer.tistory.com/category/%EB%B3%80%ED%98%B8%EC%82%AC%20%EC%9C%A4%EA%B2%BD/%EC%88%98%ED%95%84

 

여행을 꿈 꿀 때 심장 어딘가가 간질간질해진다.

낯선 그 하늘의 오후 5시의 분위기가 그립다.

그 곳에서는 다른 햇살이 스며들고, 공기의 질감은 부드러워진다.

 

낮선 곳을 걷다보면 간혹 의지를 넘어서는 어려움과 정면으로 맞추칠 때가 있다.

여행이란 일상을 떠나는 방식의 용기, 익숙함을 벗어던지는 형태의 모험이기 때문이다.

낯선 거리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쓸쓸하다 못해 서럽기까지 하다.

모르는 골목길에서 느끼는 배고픔은 고통스럽다 못해 두렵기까지 하다.

 

그럼에도 그곳에서 마주친 파아란 하늘은 나에게 미소를 보내고, 살랑거리는 바람은 내 귀를 간지럽힌다.

뛰어노는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어디선가 풍겨오는 향긋한 커피내음은 내 호기심과 설렘을 자극한다.

그래서 난 새롭게 배낭을 꾸린다.

돌아와 다음 여행을 그리워하기 시작할 것이다.

또 다른 여행을 생각하며 잔뜩 부풀어 오를 것이다.

 

마법같은 여행을 꿈꾸며

이 밤이 지나면 일상의 온도가

달라질 것을 믿는다.

 

끝없이 여행을 꿈꾼다.

낯선 곳에서 마주하는 음식이, 햇살이, 그 나른함이, 알 수 없는 매혹이,

호기심과 설렘 속에서 마주치는 그 모든 것이 일상이 되면 어떨까 상상해 본다.

 

네가 이타카로 가는 길을 나설 때,

기도하라, 그 길이 모험과 배움으로 가득한

오랜 여정이 되기를

라이스트리콘과 키클롭스

포세이돈의 진노를 두려워 마라

 

네 생각이 고결하고

네 육신과 정신에 숭엄한 감동이 깃들면

그들은 네 길을 가로막지 못하리니

네가 그들을 영혼에 들이지 않고

네 영혼이 그들을 앞세우지 않으면

라이스트리콘과 키클롭스와 사나운 포세이돈

그 무엇과도 마주치지 않으리

 

기도하라, 네 길이 오랜 여정이 되기를

크나큰 즐거움과 크나큰 기쁨을 안고

미지의 항구로 들어설 때까지

네가 맞이할 여름날의 아침은 수없이 많으니

페니키아 시장에서 잠시 길을 멈춰

어여쁜 물건들을 사거라

자개와 산호와 호박과 흑단

온갖 관능적인 향수들을

무엇보다도 향수를, 주머니 사정이 허락하는 최대한

이집트의 여러 도시들을 찾아가

현자들에게 배우고 또 배우라

 

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네 목표는 그곳에 이르는 것이니

그러나 서두르지는 마라

비록 네 갈 길이 오래더라도

늙어져서 그 섬에 이르는 것이 더 나으니

길 위에서 너는 이미 풍요로워졌으니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해주길 기대하지 마라

이타카는 너에게 아름다운 여행을 선사했고

이타카가 없었다면 네 여정은 시작되지도 않았으니

이제 이타카는 너에게 줄 것이 하나도 없구나

 

설령 그 땅이 불모지라 해도 이타카는

너를 속인 적이 없고, 길 위에서 너는 현자가 되었으니

마침내 이타카의 가르침을 이해하리라

 

- 콘스탄티노스 카바피(C. P. Cavafy)'이타카(Ithaka)’ -

 

이 시를 읽을 때마다 내 가슴은 소년처럼 뛴다.

가슴이 벅차오른다.

더 나이들기 전에 새로운 도전과 모험을 하고 싶고, 미지의 낯선 곳으로 여정을 떠나고 싶은 강한 충동을 일으키게 한다.

 

인생은 과정이지 목적지가 아니다.

어딘가에 도달하기만 하면 모든 것이 다 좋아질 리가 없다.

오히려 기쁨은 여정 자체에 있다.

여정은 매 순간 끊임없이 이어지는 과정이며, 그 길을 걸어가는 동안의 태도가 미래를 결정한다.

 

아무 것도 안 하고 인생을 보내기엔 세상이 너무 아름답다.

삶은 하나의 모험이거나, 그렇지 않으면 아무 것도 아니다.

우리는 그 모험에 대한 호기심과 설렘에 기꺼이 열광하는 것이다.

 

인생은 멋진 선물이다.

매일 아침 눈뜰 때마다 그날 하루의 삶을 신기한 모험으로 대할 수 있다는 것, 예측할 수 없는 미래를 경험하는 것, 목적이 아니라 과정을 더 중요시하는 것, 그 삶의 여행을 즐겁게 회상하는 것, 이런 것들이 인생의 묘미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