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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상 직접고용의무, 파견법>】《계열회사 간 전출과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의 구별(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9다299393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4. 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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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상 직접고용의무, 파견법>】《계열회사 간 전출과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의 구별(대법원 2022. 7. 14. 선고 2019299393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계열회사 간 근로자전출과 관련하여 원 소속 기업이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인지 여부 및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가 문제된 사건]

 

판시사항

 

[1]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및 이때 근로자파견행위의 반복·계속성과 영업성은 원고용주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 / 고유한 사업 목적을 가지고 독립적 기업 활동을 영위하는 계열회사 간 전출에 따른 근로관계를 근로자파견관계로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2] 정보통신사업 등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의 플랫폼 사업 부문이 분할되어 을 주식회사가 설립되었고, 그 후 을 회사의 분할을 통해 플랫폼 사업을 전담하는 병 주식회사가 설립되었는데, 갑 회사가 플랫폼 관련 신규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열회사인 을 회사와 병 회사로부터 다수의 근로자를 전출받았고, 이에 따라 위 사업의 담당 부서로 전출되어 관련 업무를 수행한 을 회사 소속 근로자인 정 등이 갑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등을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을 회사와 병 회사를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라고 보기는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보아 갑 회사의 직접고용의무를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 6조의2 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파견사업주, 즉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된다.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란 반복·계속하여 영업으로 근로자파견행위를 하는 자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는 근로자파견행위의 반복·계속성, 영업성 등의 유무와 원고용주의 사업 목적과 근로계약 체결의 목적, 근로자파견의 목적과 규모, 횟수, 기간, 태양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위와 같은 반복·계속성과 영업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파견행위를 한 자, 즉 원고용주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전출은 근로자가 원소속 기업과의 근로계약을 유지하면서 휴직·파견·사외근무·사외파견 등의 형태로 원소속 기업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전출 후 기업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제공의 상대방이 변경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원소속 기업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고유한 사업 목적을 가지고 독립적 기업 활동을 영위하는 계열회사 간 전출의 경우 전출 근로자와 원소속 기업 사이에는 온전한 근로계약 관계가 살아있고 원소속 기업으로의 복귀 발령이 나면 기존의 근로계약 관계가 현실화되어 계속 존속하게 되는바, 위와 같은 전출은 외부 인력이 사업조직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과 외형상 유사하더라도 그 제도의 취지와 법률적 근거가 구분되므로, 전출에 따른 근로관계에 대하여 외형상 유사성만을 이유로 원소속 기업을 파견법상 파견사업주, 전출 후 기업을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2] 정보통신사업 등을 영위하는 갑 주식회사의 플랫폼 사업 부문이 분할되어 을 주식회사가 설립되었고, 그 후 을 회사의 분할을 통해 플랫폼 사업을 전담하는 병 주식회사가 설립되었는데, 갑 회사가 플랫폼 관련 신규 사업을 진행하면서 계열회사인 을 회사와 병 회사(이하 을 회사 등이라 한다)로부터 다수의 근로자를 전출받았고, 이에 따라 위 사업의 담당 부서로 전출되어 관련 업무를 수행한 을 회사 소속 근로자인 정 등이 갑 회사를 상대로 근로자지위확인 등을 구한 사안에서, 을 회사 등은 전출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한 후 비용정산 계약에 따라 갑 회사로부터 임금 상당액 등을 지급받았을 뿐, 근로자 전출과 관련한 별도의 대가나 수수료 혹은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을 회사 등의 주된 영업 분야, 자산 규모와 운영조직 등을 감안하면 원고용주인 을 회사 등의 사업 목적은 근로자파견과 무관한 점, 전출 근로자들은 원칙적으로 원소속 부서로의 복귀가 예정되어 있었고, 실제 사업 종료 후 정 등은 을 회사 등으로 복귀하여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정 등에 대한 근로계약 체결의 목적이 근로자파견을 위한 것이라고 보이지 않는 점, 갑 회사와 을 회사 등이 속한 기업집단의 사업상 필요와 인력 활용의 효율성 등을 고려한 기업집단 차원의 의사결정에 따라 정 등의 전출이 이루어진 것으로 보이는 점, 정 등의 전출과 담당 업무, 복귀 경위와 그 이후의 상황 등에 비추어 정 등이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 내지 고용불안 등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기도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하면, 을 회사 등을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라고 보기는 어려운데도, 이와 달리 보아 갑 회사의 직접고용의무를 인정한 원심판단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2353-2357 참조]

 

. 사실관계

 

피고(SKT)◇◇◇ 사업을 진행하기 위하여 그 사업부서로서 ◇◇◇ 조직을 신설하였고, 그 과정에서 계열사들로부터 위 조직으로 근로자를 다수 전출받았다.

 

피고와 SK플래닛(SKT 계열사)은 근로자의 전출에 관한 비용정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SK플래닛은 전출 근로자가 자신의 근로자임을 보증한다’, ‘인건비는 피고가 SK플래닛에 지급한다고 약정하였다.

 

원고들은 SK플래닛과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서, 이러한 경위로 ◇◇◇ 조직으로 전출되었다.

 

그 후 원고들은 전출이 유지된 채로 SK테크엑스(SKT 계열사)로 소속이 변경되었고 이에 따라 ◇◇◇ 사업종료 후에 SK테크엑스로 복귀하였으며, SK테크엑스가 SK플래닛에 흡수합병되면서 원고들의 소속도 다시 SK플래닛으로 변경되었다.

 

그 후 원고들은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하여, 주위적으로는 직접 내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에 따른 근로자 지위 확인을, 예비적으로는 SK플래닛이 피고에게 원고들을 불법파견하였다는 이유로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각 청구하였다.

 

원심은, 주위적 청구는 기각하고 예비적 청구는 인용하였다.

SKTSK플래닛의 법인격을 이용하였다거나 SK플래닛이 사업주로서의 독자성ㆍ독립성을 결하여 SKT의 노무대행기관과 동일시할 수는 없으므로, 직접 내지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를 인정하기 어렵다.

다만 피고가 원고들에게 업무상ㆍ지휘 감독권을 행사했고, 원고들은 피고 소속 근로자와 직접 공동작업을 하였으며, 피고는 원고들을 비롯하여 ◇◇◇ 조직의 근로자에 관하여 채용과정을 총괄하고 인사평정과 휴가승인 등을 하였으므로, 실질이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

 

대법원은 원심판결 중 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하였다.

SK플래닛은 사업 목적이 근로자파견과 무관하고, 전출에 대한 대가로서의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지도 않았으며, 원고들의 전적ㆍ전출 과정은 계열회사 관계의 특성에 기인한 것이고, 원고들이 파견의 상용화ㆍ장기화 내지 고용불안에 처하지도 않았으므로, 파견이 아니다.

 

. 쟁점

 

위 판결의 쟁점은, A회사 소속 근로자인 원고들이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인 피고 회사로 전출을 가 근무한 사안에서, A회사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및 파견법상 피고의 직접고용의무 발생 여부(소극)이다.

 

⑵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은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을 도모하고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 등에 관한 기준을 확립하여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과 복지증진에 이바지하고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함을 입법 목적으로 한다(1).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2조 제1), 파견사업주란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를 말하며(2조 제3), 근로자파견사업이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2조 제2). 파견법은 제2장에서 근로자파견사업의 적정한 운영을 위해 근로자파견사업에 대한 다양한 규제 조치를 두고 있는바,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 업무를 원칙적으로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 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로 제한하고(5조 제1), 근로자파견의 기간을 원칙적으로 1년을 한도로 하되, 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 파견근로자 간의 합의로 파견기간을 연장하는 경우에도 총 파견기간이 2년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하며(6조 제1, 2),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면서 사용사업주가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7조 제1, 3). 나아가 파견법은 사용사업주가 위와 같은 제한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거나,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또는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등에 해당하는 경우 사용사업주에게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다(6조의2 1항 제1, 3, 5).

이와 같이 파견법 제6조의2 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파견사업주, 즉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된다.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란 반복 계속하여 영업으로 근로자파견행위를 하는 자를 말하고, 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근로자파견 행위의 반복·계속성, 영업성 등의 유무와 원고용주의 사업 목적과 근로계약 체결의 목적, 근로자파견의 목적과 규모, 횟수, 기간, 태양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판단하여야 할 것인바, 위와 같은 반복·계속성과 영업성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근로자파견 행위를 한 자, 즉 원고용주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그런데 전출은 근로자가 원 소속 기업과의 근로계약을 유지하면서 휴직·파견·사외근무·사외파견 등의 형태로 원 소속 기업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전출 후 기업의 지휘·감독 아래 근로를 제공함으로써 근로제공의 상대방이 변경되는 것으로서 근로자의 원 소속 기업 복귀가 예정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고유한 사업 목적을 가지고 독립적 기업 활동을 영위하는 계열회사 간 전출의 경우 전출 근로자와 원 소속 기업 사이에는 온전한 근로계약 관계가 살아있고 원 소속 기업으로의 복귀 발령이 나면 기존의 근로계약 관계가 현실화되어 계속 존속하게 되는바, 위와 같은 전출은 외부 인력이 사업조직에 투입된다는 점에서 파견법상 근로자파견과 외형상 유사하더라도 그 제도의 취지와 법률적 근거가 구분되므로, 전출에 따른 근로관계에 대하여 외형상 유사성만을 이유로 원 소속 기업을 파견법상 파견사업주, 전출 후 기업을 파견법상 사용사업주의 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상당하지 않고, 앞서 본 바와 같이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한다.

 

A회사 소속 근로자인 원고들이 동일한 기업집단에 속한 계열회사인 피고 회사로 전출을 가 근무한 것이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를 상대로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주장(예비적 청구)한 사안이다.

 

대법원은 파견법 제6조의2 1항에 따른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파견사업주,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된다고 판단한 후,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의 판단기준을 제시하고 계열회사 간 전출과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이 구분된다는 점을 설시한 후, A회사를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와 달리 A회사를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로 보아 피고의 직접고용의무를 인정한 원심(예비적 청구 부분)을 파기환송한 사례이다.

 

3.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직접고용의무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2353-2357 참조]

 

. 관련 규정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2(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ㆍ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2. “근로자파견사업이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것을 말한다.

3. “파견사업주란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

4. “사용사업주란 근로자파견계약에 따라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자를 말한다.

5. “파견근로자란 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로서 근로자파견의 대상이 되는 사람을 말한다.

6조의2(고용의무)

사용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1. 5조제1항의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5조제2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을 한 경우는 제외한다)

2. 5조제3항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3. 6조제2항을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4. 6조제4항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5. 7조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 파견법 제6조의2에 따른 직접고용의무

 

사용사업주가 일정한 요건을 충족하면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는 의무이다.

 

파견근로자파견사업주가 고용한 근로자(2조 제5) 파견사업주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2조 제3) 근로자파견사업은 근로자파견을 ()’으로 하는 것(2조 제2)이다.

 

따라서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파견사업주)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을 전제로 한다.

고용노동부도 파견법상 근로자파견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비정규직대책팀-1437, 2007. 4. 30., 비정규직대책팀-659, 2007. 7. 27.)

 

. 파견법상 파견과의 비교 개념인 전출

 

원 소속 기업과 전출 후 기업 사이의 계약에 따라, 근로자가 원 소속 기업과의 근로계약을 유지하면서 휴직ㆍ파견ㆍ사외근무ㆍ사외파견 등 다양한 형태로 원 소속 기업에 대한 근로제공의무를 면하고, 전출 후 기업의 지휘ㆍ감독 하에 장기간 근로를 제공하는 것을 말한다. 근로 제공의 상대방이 변경되고, 원 소속 기업 복귀가 예정된 것이 일반적이다.

 

파견법상 파견과의 구분

 

근로계약 체결 당시에는 다른 기업에 파견하여 근무하게 할 것을 전제로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처음부터 다른 기업에 파견될 것을 전제로 근로자를 고용하는 파견법상 근로자 파견과 구분된다. 또한, 파견법상 파견은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가 행하는 것이어야 한다.

 

전적과의 구분

 

전적은 종전 기업과의 근로관계를 합의해지하고 이적하게 될 기업과 사이에 새로운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대법원 2003. 10. 23. 선고 200338597 판결)이다. 사용자의 인사명령에 따른 것으로, 사용자가 변경되는 것이 특징이다.

 

전출의 효과

 

원 소속 기업의 지휘명령권한은 전출 후 기업에 양도된다. 근로자는 전출 후 기업의 업무지시ㆍ근무형태ㆍ복무규율 등에 따를 의무가 있다.

 

원 소속 기업과의 근로계약이 종료되면 전출 후 기업과 근로자의 관계 역시 종료된다.

 

전출 후 기업이 도산 등으로 존속하지 않게 되거나 근로자와의 관계를 지속하기 어려운 경우 근로자는 원칙적으로 원 소속 기업으로 복귀한다.

 

원 소속 기업과 전출 후 기업 사이에 체결된 계약에서 전출 기간, 임금 및 지급의 주체, 사회보험의 부담 등 근로조건이나 대우 등 구체적 내용을 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급여에 대해 양쪽이 분담하거나, 일방이 지급하고 타방이 차액만 지급할 수도 있다.

 

퇴직금 계산을 위한 근로기간은 양쪽 기업에 근로한 기간을 통산한다.

 

해고 권한은 원 소속 기업만 보유하되, 징계권한은 전출 후 기업도 보유한다.

 

4.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2353-2357 참조]

 

.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는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 즉 파견사업주가 주체가 되어 행하는 근로자파견의 경우에 적용된다는 점을 확인함

 

.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 자에 관한 기준을 제시

 

반복ㆍ계속하여 영업으로 근로자파견행위를 하는 자 아래 사정을 종합 고려함

 

근로자파견행위의 반복ㆍ계속성, 영업성 등의 유무

원고용주의 사업 목적과 근로계약 체결의 목적

근로자파견의 목적과 규모, 횟수, 기간, 태양 등

 

원고용주를 기준으로 판단

 

. 전출과 파견의 구분 필요성 지적

 

제도 취지와 법률적 근거가 다름

 

전출을 외형상 유사성만을 이유로 파견법상 파견관계로 파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 이 사건의 원고용주들의 경우 (= 비록 장기간에 걸쳐 대규모로 반복적 전출이 이루어졌더라도, 근로자파견을 으로 하는 자에 해당하지 않음)

 

사업목적이 근로자파견과 무관함

 

주된 영업 분야, 자산 규모, 독립적인 운영조직 등에 비추어 사업목적이 근로자파견과 무관하다.

 

전출의 영업성이 없음

 

전출로 별도의 대가나 수수료, 이와 동일시할 수 있는 경제적 이익을 취득하지 않았다.

에스케이테크엑스가 매출의 대부분을 피고에게 의존한다는 사정 근로자 전출의 대가로 평가할 수 없다(피고가 에스케이테크엑스의 지분을 100% 보유한 특수한 관계에서 기인하는 것).

 

근로계약 체결 목적이 근로자파견과 무관함

 

원고1 : 피고 입사 물적분할 후 신설회사인 에스케이플래닛으로 소속이 변경되어 4년간 근무 피고로 전출 원고용주의 근로계약 체결 목적이 근로자파견과 무관함이 분명하다.

 

원고2 등 일부 근로자 : 에스케이플래닛 등에 입사 후 바로 피고의 사업조직으로 전출되었기는 함 그러나 원고2 등에 대한 원고용주의 근로계약 체결 목적 역시 근로자파견을 위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동일 기업집단 소속, 사업 내용 및 특성, 신규 채용 인력의 향후 활용가능성, 원고용주로의 복귀가 예정되었고 실제로 피고의 사업 종료 후 복귀가 이루어짐).

 

전출의 목적도 근로자파견이 아님

 

피고의 목적 사업에 관련된 경험과 지식이 필요한 다수의 인력이 필요하였고, 기업집단 내에서 사업상 필요, 인력 활용의 효율성 등을 고려한 근로자 전출이다.

 

파견법상 보호 필요성도 낮음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근로자파견의 상용화ㆍ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그 입법 취지가 있다(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207847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이 근로자파견의 상용화ㆍ장기화 내지 고용불안 등의 상황에 처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 판단시 유의사항 (= ‘원사업주를 기준으로 근로자파견을 업으로 하는지를 판단해야 함)

 

원심은 피고가 직접고용하는 경우보다 전출 근로자들을 사용함으로써 초과근로수당 등을 적게 지급하는 이익을 얻었다는 점을 들어 전출행위의 영업성을 인정하였다.

 

그러나 전출행위의 영업성은 원사업주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 원사업주가 아닌 피고가 얻는 이익을 들어 전출행위의 영업성을 판단할 수는 없다.

 

 

【파견법, 근로자파견관계와 도급관계(용역계약관계)의 구별기준, 파견근로자 vs. 기간제근로자, 파견근로자보호등에관한법률상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는 경우 계약기간,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된 경우의 근로계약기간】《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에 따른 근로계약은 무기계약이 원칙인지 여부, 예외적으로 기간제근로계약체결이 허용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파견직 근로자와 기간제 근로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121-122, 237-238, 327-328 참조]

 

가. 파견근로자 vs. 기간제 근로자

 

 파견직 근로자는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와 달리 근로자로 근무한 후 2년이 경과하면 사용사업주가 파견직 근로자를 고용하여야 한다고 입법하였다.

 

 파견직 근로자 : 사용사업주는 제6조 제2항을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1항 제3).

 

 기간제 근로자 : 사용자는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

 

 파견직 근로자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청구를, 기간제 근로자는 고용관계 확인청구를 하여야 한다.

 

나.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관련

 

 법 개정 

 

 입법 당시 :  기간 만료 시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6)

 

 2006. 12. 개정  : 기간 만료 시 당해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6조의2)

 

 직접 고용이 되는 경우 근로조건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가 이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데,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와 동일하게 대우하여야 한다.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종전 근로조건보다 낮아져서는 안된다.

 

 6조의2(고용의무)

 1항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의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를 것

2.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 :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아져서는 아니 될 것

 

 위 규정은 2006년 법개정으로 신설된 것인데, 판례는 그 이전에 파견근로자보호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접 고용된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위 규정과 마찬가지로 동종·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와 동일한 근로조건이 적용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6. 1. 14. 선고 201374592 판결).

 

 유사한 사례인 대구고등법원 2011. 6. 29. 선고 20109475 판결 분석

 

 파견근로자가 산업재해 사고를 당하여 손해배상 청구한 사안이다.

시효 때문에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는 할 수 없고, 계약관계가 인정되어야만 채무불이행 책임에 기하여 배상을 받을 수 있었다.

 

 파견법에 의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다.

 

 1심은 계약관계가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2심은 계약에 따른 채무의 중첩적 채무인수와 유사한 관계가 성립한다.”라고 판시하여 책임을 인정하였다.

근로자가 사용사업주 회사에 와서 근무하기 때문에 근로자를 보호할 계약상 의무를 사용사업주가 묵시적으로 승계 내지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이다. 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1다60247 판결 로 상고기각되었다.

 

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여부(원칙적 적극)(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 

 

 원심의 판단 분석

 

원심은 종전 두 개의 판례를 근거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원고들이 전환 후 피고 회사와 사이에 체결한 고용계약서가 유효하다고 보았다.

 

 대법원 2000. 2. 25. 선고 9811628 판결 : 취업규칙은 같은 사업장에 소속된 모든 근로자에 대하여 일률적으로 적용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고, 사용자는 근로자의 근로조건, 근로형태, 직종 등의 특수성에 따라 근로자 일부에 적용되는 별도의 취업규칙을 작성할 수 있다.

 

 대법원 1997. 11. 28. 선고 9724511 판결 : 취업규칙이란 복무규율과 임금 등 근로 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그 명칭을 불문하는 것이므로 개별 근로계약에서 복무규율과 근로 조건에 관한 준칙의 내용을 담고 있으면 이 또한 취업규칙에 해당한다.

 

 위 판결(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5다254873 판결)의 판단

 

 위 판결은 기간제 근로자와 정규직 근로자를 차별하면 안 된다는 법리를 선언하였다. 대법원은 선언적 규정을 근거로 위 법리를 만들었다.

*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8조 제1 : 사용자는 기간제 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된다.

 

 업무의 차이로 인한 차별 등 합리성이 있는 부분은 유효하나, 호봉과 같이 업무와 상관이 없는 차별은 무효다.

 

 기간제 근로자에서 정규직 근로자로 전환된 자들을 보호하는 획기적인 판결이다.

 

⑶ 위 판결의 분석

 

 원고들은 피고 회사(대전문화방송 주식회사)에 기간제 근로자로 입사하여 근무하였는데, 근무기간 2년이 경과하고 나서 피고 회사와 사이에 기간제 근로자였을 때와 동일한 형식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였고,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하여 적은 임금을 지급받았다.

 

㈏ 위 판결의 쟁점은, 정규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이 2년 초과 사용을 원인으로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의하여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된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동일하게 적용되는지 여부(적극)이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 4조 제2항은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대하여는, 해당 사업 또는 사업장 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있을 경우 달리 정함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이 동일하게 적용된다. 구체적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은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한 경우의 효과에 관하여 그 근로계약기간을 정한 것만이 무효로 된다거나, 또는 근로계약기간을 제외한 나머지 기존 근로조건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식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정하고 있다. 위 규정이 문언상으로는 기간제근로자에 대한 차별적 처우만을 금지하고 있지만, 그 규정 취지와 공평의 관념 등을 함께 고려하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종 또는 유사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보다 불리하여서는 아니된다고 해석된다.

 기간제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기간제법은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한을 원칙적으로 2년으로 제한하고, 그 위반에 대해서는 벌칙 규정을 두는 대신에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간주하는 조항을 마련하였다(1, 4조 제1, 2). 이러한 기간제법의 목적, 관련 규정 체계와 취지, 제정 경위 등을 종합하면, 사용자의 사업 또는 사업장 내에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가 있다면,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근로조건이 기간제법 제4조 제2항에 따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간주되는 근로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으로 전환된 근로자에게 기존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정규직 근로자들에게 적용되던 사용자의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보아 위 취업규칙에 따라 기존 정규직 근로자들과 동일한 호봉 정기승급 및 각 임금 항목의 차액 지급을 인정한 사례이다.

 

라. 원고용주가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대법원 2019. 8. 29. 선고 2017다219072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피고(한국도로공사)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에 소속되어 피고가 관리하는 전국 도로의 각 요금소에서 근무한 수납원들이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상 파견근로를 제공한 것인지 여부(적극),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상 직접고용간주되거나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 근로자가 외주사업체로부터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한 경우, 그로 인해 이미 발생한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효과가 소멸되는지 여부(소극)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한국도로공사와 고속국도 통행료 수납업무 용역계약을 체결한 외주사업체에 고용되어 고속국도 영업소에서 통행료 수납업무 등을 담당한 갑 등이 한국도로공사를 상대로 근로자 지위 확인 등을 구한 사안에서,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은 한국도로공사 직원과 상호 유기적인 보고와 지시, 협조를 통해 업무를 수행하였고, 한국도로공사의 규정이나 지침 등을 통하여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지시를 받은 것과 다를 바 없었으며, 한국도로공사는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의 업무처리 과정에 관여하여 관리·감독하였다고 보이는 점,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과 한국도로공사 영업소 관리자는 전체적으로 하나의 작업집단으로서 한국도로공사의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하였고, 그 과정에서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은 한국도로공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이는 점, 외주사업주는 한국도로공사가 결정한 투입 근로자의 수와 직책별 과업인원에 따라 소속 근무자를 고용할 수밖에 없었고, 소속 근무자들에 대한 근무태도 점검, 휴가 등에 관한 사항을 독자적으로 결정하였다고 보기 어려운 점, 외주사업체 소속 근무자들은 통행료 수납업무 외에도 비전형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등 용역계약의 목적 또는 대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점, 외주사업체는 통행료 수납업무의 수행만을 위해 존재하고 한국도로공사만을 상대로 사업을 영위하였고, 별도의 조직체계를 갖추고 있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갑 등은 외주사업체에 고용된 후 외주사업체와 용역계약을 체결한 한국도로공사로부터 직접 지휘·명령을 받으며 한국도로공사를 위한 근로를 제공하였으므로 갑 등과 한국도로공사는 근로자파견관계에 있었다고 본 원심판단이 정당하다고 한 사례.

 

 1998. 2. 20. 법률 제5512호로 제정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제6조 제3항 본문에서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라고 하여(이하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라고 한다)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경우 곧바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 성립이 간주되도록 하였다.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구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하여 제6조의2 1항 제4호에서 사용사업주가 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2012. 2. 1. 법률 제11279호로 개정된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개정 파견법이라고 한다)은 제6조의2 1항 제5호에서 사용사업주가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였다(이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라고 한다).

 

제정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구 파견법이 정한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파견기간의 제한을 위반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행위에 대하여, 행정적 감독이나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사법관계에서도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을 간주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과함으로써 근로자파견의 상용화·장기화를 방지하고 그에 따른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데에 입법 취지가 있다. 그리고 개정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가 허가 없이 근로자파견사업을 행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는 등 파견법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면 곧바로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였다. 이는 개정되기 전의 구 파견법이 위와 같은 경우에도 파견근로자가 2년 이상 근무한 경우에만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의무를 부과하고 있어 근로자의 고용이 불안해지는 문제를 개선하여 파견근로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의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내용과 개정 경과, 입법 목적 등에 비추어 보면, 직접고용간주 또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은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발생하는 법률관계와 이에 따른 법적 효과를 설정하는 것으로서 그 내용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고, 위와 같은 법률관계의 성립이나 법적 효과 발생 후 파견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근로관계가 유지되고 있을 것을 효력존속요건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할 수도 없다. 따라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에 대한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한편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 단서와 구 파견법 및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2항은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다. 직접고용간주 규정이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목적과 그 규정들이 파견사업주와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란 근로자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는 것을 명시적으로 반대한 경우를 의미한다. 따라서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근로관계를 종료하고자 하는 의사로 사직의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는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⑸ 위 판결은,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관계에서 파견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아, 파견법에 의하여 직접고용이 간주되었거나 피고에게 직접고용의 의무가 발생하였다고 판단하고, 위와 같이 직접고용관계의 성립이 간주되거나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와의 관계에서 사직하거나 해고를 당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은 원칙적으로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의 직접고용간주나 직접고용의무와 관련한 법률관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원심을 수긍한 사례이다.

 

2. 근로자파견계약과 도급계약의 구별 및 파견근로자의 권리구제를 위한 소송방식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327-328, 366-368 참조]

 

. 근로자파견관계 VS. 도급관계(용역계약관계)

 

근로자파견관계 도급관계(용역계약관계)’ 주요 구별점은 원고용주의 역할이다.

즉 원고용주가 상대 회사에 근로자를 파견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 아니면 도급계약상 의무를 이행하는 역할을 하는 것인지로 구별된다.

[예시] 대법원에서 전산화 업무를 하고 있는 삼성SDS 직원의 경우

        - 대법원으로 직접 출근하여 근무함.

        - 지휘감독 및 지시요청 등을 판사에게 직접 받고, 관련 회의도 판사들과 함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SDS 직원은 용역계약에 따라 용역을 제공하는 것에 불과하다.

용역업체를 거치는 것보다 대법원이 직접 지시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직접 지시하는 것일 뿐이다.

 

. 근로자파견계약과 도급계약의 구별 

 

 한쪽은 근로자 파견이라고 주장하고, 상대방은 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

 

 파견 회사가 근로자를 파견한 것인지, 아니면 도급계약에 따른 의무를 수행하는 것인지 구별하기 위해서는, 파견 회사가 계약의 이행을 위해서 자본이나 노력 등을 투자하였는지를 보면 된다.

 

도급계약이라면 파견 회사가 별도의 자본이나 노력 등을 투입했을 것이고, 파견이라면 인력을 보내고 금액을 지급받아 분배하는 외에는 별도의 노력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은 피고에서 근무하던 직원이 나가서 형식적으로 파견 회사를 설립하고, 그 파견회사는 피고가 인력을 요청하면 인력을 모집해서 피고에 보냈을 뿐이다.

 

.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6조의2 1항 제3).

 

 고용의무가 있을 뿐이므로,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한 경우 근로자는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야 한다.

 

참고로,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에는 사용자가 기간제근로자를 2년을 초과하여 사용하면 사용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2).

따라서 기간제 근로자의 경우에는 위 간주규정에 따라 고용관계 확인청구를 하여야 한다.

 

. 손해배상과 임금

 

 고용의 의사표시를 구하는 소송은 확정시 의사표시가 있은 것으로 보므로(민사집행법 제263조 제1), 직접고용관계는 판결이 확정된 때 성립한다.

 

 따라서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법률상 의무불이행을 이유로 한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금을,  판결이 확정된 이후로는 임금을 청구하여야 한다.

 

. 사용사업주의 임금에 관한 불법행위 책임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하는 데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의 경우,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에게 비교대상 근로자의 임금과 파견근로자가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금액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하여야 한다고 판시하였다.

 

  판결(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은 피고에 대하여 파견법 제21조 제1항 위반을 인정하였다.

 파견법 제21(차별적 처우의 금지 및 시정 등)

 파견사업주와 사용사업주는 파견근로자라는 이유로 사용사업주의 사업 내의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 비하여 파견근로자에게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그런데, 파견사업주는 파견근로자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한다(파견법 제34조 제1).

파견근로자는 파견사업주와 계약관계가 있을 뿐이고, 사용사업주와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으므로 당연한 규정이다.

 

 파견법 제21조 제1항은 일견 구내식당이나 휴식공간의 이용 등의 처우에 있어서 차별적 처우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보이고, 임금은 별도로 파견법 제34조 제1항을 두어 규율하고 있는 이상 위 규정이 임금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원심은 사용사업주인 피고가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의 임금을 주도적으로 설계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감안하여, 피고가 원고들에게 신규 채용된 피고 소속 현장직 안전순찰원이 지급받는 임금과 파견근로자인 원고들이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을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액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러한 판단을 수긍하였는데, 상당히 진보적인 판결이다 (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

 

 민법의 일반원리에 의하면, 근로계약의 당사자가 아닌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가 받는 임금에 관하여 불법행위 책임을 진다는 것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으나, 근로기준법은 민법과는 법 원리를 달리하므로, 이해하려고 노력할 필요가 있다.

 

 대법원은 사용사업주가 파견사업주의 임금책정에 주도적으로 관여한 점을 책임의 주요근거로 삼았는데, 앞으로 위 판결의 법리가 어느 범위까지 적용될 것인지가 지켜 볼 일이다.

 

.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면, 원칙적으로 파견근로자가 파견 회사에 사직의 의사표시를 한 것은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액을 산정하는 데 있어 고려할 사정이 아님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이후에는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다만,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했더라도 파견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 없어 사용사업주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지 않는다.

 

사.  원고용주에게 고용되어 피고를 위한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들이 피고에 대해 파견근로관계임을 주장하면서 직접고용의무의 이행 및 손해배상 등을 청구하는 사안(대법원 2020. 5. 14. 선고 2016다239024, 239031, 239048, 239055, 239062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파견근로자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근로자에 비해 합리적 이유 없는 임금차별을 받은 경우 사용사업주가 그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지(적극),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사직하는 등으로 근로 제공을 중단한 경우, 사용사업주는 그 파견근로자에게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하는지 여부(한정 적극)이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상 차별금지규정의 문언 내용과 입법 취지 등을 감안하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비교대상 근로자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고 있음을 알았거나 통상적인 사용사업주의 입장에서 합리적인 주의를 기울였으면 이를 알 수 있었는데도 파견근로자의 임금을 결정하는데 관여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으로 파견근로자가 비교대상 근로자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도록 하고 이러한 차별에 합리적 이유가 없는 경우, 이는 파견법 제21조 제1항을 위반하는 위법한 행위로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 이 경우 사용사업주는 합리적인 이유 없이 임금 차별을 받은 파견근로자에게 그러한 차별이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적정한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한 후 파견근로자가 파견사업주로부터 사직하는 등으로 근로 제공을 중단하였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의무 발생일부터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되었다면 받았을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러나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했더라도 파견근로자가 근로를 제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평가할 수 있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사용사업주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하여 파견근로자에게 손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파견근로자가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없다.

 

 원고들이 피고와 파견근로관계에 있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에게 손해배상을 청구한 사건에서, 원고들과 피고는 파견근로관계에 있고, 피고는 원고들에게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전 기간에 대해서 일정한 요건을 갖춘 경우 차별로 인해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고, 직접고용의무 발생 이후 기간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직접고용의무 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여 상고기각한 사례이다.

 

아. 원고용주가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 판단하는 기준(대법원 2020. 4. 9. 선고 2017다17955 판결)

 

 위 판결의 쟁점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보건물리실 출입·작업관리업무를 한 근로자들이 파견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소극)이다.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고 한다) 2조 제1호에 의하면, 근로자파견이란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근로자파견계약의 내용에 따라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한다. 원고용주가 어느 근로자로 하여금 제3자를 위한 업무를 수행하도록 하는 경우 그 법률관계가 위와 같이 파견법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파견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가 붙인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3자가 당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그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는지, 당해 근로자가 제3자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직접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제3자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 원고용주가 작업에 투입될 근로자의 선발이나 근로자의 수, 교육 및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당해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제3자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등의 요소를 바탕으로 그 근로관계의 실질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2. 26. 선고 2010106436 판결 등 참조).

 

 원고들을 고용한 용역업체가 피고가 운영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보건물리실 출입·작업관리업무를 도급받아 원고들로 하여금 수행하게 한 사건에서, 원고들이 맡은 업무와 피고 소속 근로자의 업무는 서로 구별되고, 원고들이 피고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보기 어려우며, 용역업체는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원고 등 근로자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였고,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업무수행 자체에 관한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 등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다는 점은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는 등의 이유로 원고들과 피고는 근로자파견관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원심을 수긍한 사례이다. 업무 내용, 용역업체의 기업 조직, 설비 등에 비추어 도급관계로 파악하였다.

 

3.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된 경우의 근로계약기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김영진 P.1601-1605 참조]

 

. 직접고용간주 제도 하에서의 근로계약기간

 

 구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의 규정

 

 구 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약칭: 파견법,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6(파견기간)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 다만, 당해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인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를 제외한다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 다음날부터 직접고용을 간주한다(6조 제3).

 

직접고용이 간주되는 파견근로자의 고용기간에 대해 직접 규정하는 조항이 없다.

 

 대법원 2008. 9. 18. 선고 200722320 전원합의체 판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한의 정함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그 근거는 다음과 같다.

 

파견법은 근로자 파견 대상업무, 사유, 기간을 엄격하게 규제하고, 파견사업을 허가사업으로 하며, 파견에 관한 제한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를 형사처벌하도록 하였다.

고용간주제도는 파견법 위반 행위에 대해 행정적 감독, 형사처벌과 별도로 사법관계도 직접 규율하여 파견근로자의 고용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입법 취지이다.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는 사용사업주의 파견법의 파견기간 제한을 위반한 데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파견법의 입법경위, 목적, 파견법의 법 규정의 내용들을 종합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직접고용이 간주되는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의 근로관계는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볼 만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칙적으로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0722320 전원합의체 판결 이후 기한의 정함이 있는 것으로 볼 만한 예외적 사정이 인정된 사례는 찾기 어렵다.

 

 검토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는 경우 그 계약기간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관하여 대법원 200722320 전원합의체 판결(‘예스코 판결’)에서 대법원은 직접고용 간주된 경우의 근로계약 기간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한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 바 있다.

 

위법한 근로자파견의 사법적 효과와 관련된 규정은 몇 번의 변화가 있었다.

2007년 법률 개정에서는 직접고용간주가 직접고용의무로 바뀌는 대신, 직접고용의무는 위법한 파견에도 적용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그러나 2007년 개정 파견법은 절대금지업무 위반의 경우를 제외한 무허가 파견이나 대상업무 위반 파견 등 위법한 파견의 경우에는 여전히 2년을 초과하는 경우에만 직접고용의무를 적용토록 하고 있었다. 이에 법이 2년간 불법을 방치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이에 따라 2012년 법률 개정에서는 파견상한기간을 초과한 파견 이외에 대상업무 위반 및 무허가 파견에 대하여는 그 즉시 고용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규정이 변경되었다.

, 사용사업주는  파견대상 업무(상시허용업무나 절대금지업무)를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는 그 즉시(파견법 제6조의2 1항 제1호 및 제2),  상시허용업무에서 2년을 초과하거나 일시허용업무에서 그 허용기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기간 초과 시(동조 제1항 제3호 및 제4),  무허가 파견사업주로부터 근로자파견을 받은 경우에는 그 즉시(동조 제1항 제5)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법적 성격 및 법률효과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개정된 파견법하에서 파견기간제한을 위반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의하여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가 있으므로, 파견근로자는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는 경우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의사표시에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사법상의 권리가 있고, 그 판결이 확정되면 사용사업주와 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한다. 또한 파견근로자는 이와 아울러 사용사업주의 직접고용의무불이행에 대하여 직접고용관계가 성립할 때까지의 임금 상당 손해배상금을 청구할 수 있다.”라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5. 11. 26. 선고 201314965 판결).

 

. 직접고용의무 제도 하에서의 근로계약기간

 

 개정 파견법(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이후의 것)

 

 현행 파견법 (2006. 12. 21. 법률 제8076호로 개정된 후의 문언과 거의 동일함) 6조의2(고용의무)

 사용사업주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여야 한다.

1. 5조제1항의 근로자파견 대상 업무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업무에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5조제2항에 따라 근로자파견사업을 한 경우는 제외한다)

2. 5조제3항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3. 6조제2항을 위반하여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4. 6조제4항을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5. 7조제3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

 1항은 해당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거나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적용하지 아니한다.

 1항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의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해당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에 따를 것

2.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근로자가 없는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의 수준보다 낮아져서는 아니 될 것

 5(근로자파견 대상 업무 등)

 근로자파견사업은 제조업의 직접생산공정업무를 제외하고 전문지식·기술·경험 또는 업무의성질 등을 고려하여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를 대상으로 한다.

 1항 및 제2항에도 불구하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업무에 대하여는 근로자파견사업을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건설공사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업무

2. 항만운송사업법 3조제1, 한국철도공사법 9조제1항제1,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40, 물류정책기본법 2조제1항제1호의 하역(荷役)업무로서 직업안정법 33조에 따라 근로자공급사업 허가를 받은 지역의 업무

3. 선원법 2조제1호의 선원의 업무

4. 산업안전보건법 58조에 따른 유해하거나 위험한 업무

5. 그 밖에 근로자 보호 등의 이유로 근로자파견사업의 대상으로는 적절하지 못하다고 인정하여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업무

 6(파견기간)

 근로자파견의 기간은 제5조제2항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1년을 초과하여서는 아니된다.

 1항에도 불구하고 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 파견근로자 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파견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이 경우 1회를 연장할 때에는 그 연장기간은 1년을 초과하여서는 아니 되며, 연장된 기간을 포함한 총 파견기간은 2년을 초과하여서는 아니 된다.

 5조제2항에 따른 근로자파견의 기간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출산·질병·부상 등 그 사유가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 : 해당 사유가 없어지는 데 필요한 기간

2. 일시적·간헐적으로 인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는 경우 : 3개월 이내의 기간. 다만, 해당 사유가 없어지지 아니하고 파견사업주, 사용사업주, 파견근로자 간의 합의가 있는 경우에는 3개월의 범위에서 한 차례만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7(근로자파견사업의 허가)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려는 자는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고용노동부장관의 허가를받아야 한다. 허가받은 사항 중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하는 중요사항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또한 같다.

 사용사업주는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파견사업을 하는 자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아서는 아니 된다.

 

 위 규정의 취지

 

 직접고용간주 제도에 대한 여러 비판이 있어 파견법을 위반한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의무를 부여하는 것으로 변경되었다(6조의2 신설).

 

 이와 아울러 직접고용의무를 발생케 하는 사유가 더 다양하게 규정되었다(현행법 제6조의2 1항 기준).

파견 대상 업무 위반(1), 절대적 파견 금지 대상 업무 위반(2), 2년 기간 제한 위반(3), 일시적 파견 가능 기간 위반(4), 무허가 파견(5)

 

 개정 이후에도 파견법에서는 직접고용의무에 의한 고용기간을 규정하는 조항은 두지 않았다. 부당히 짧게 정한 것이 아니라면 기간제의 직접고용계약도 가능하다는 견해(고용노동부의 행정해석), 직접고용간주 시기와 마찬가지로 무기계약으로 된다는 견해(하급심 다수의 판단), 동종ㆍ유사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의 근로자의 계약기간에 따른다는 견해 등의 대립이 있다.

 

 검토

 

 2007. 7.부터 시행되고 있는 파견법은 종전의 고용간주 규정을 고용의무 규정으로 변경하는 한편, 직접고용 시 적용해야 할 근로조건에 대해 명시하였다. 파견법에 따르면,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당해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있는 경우 그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한 근로조건으로 하거나,  이에 해당하는 근로자가 없는 경우에는 당해 파견근로자의 기존 근로조건 수준보다 저하되어서는 안 된다(파견법 제6조의2 3)고 규정한다. 그러나 그 근로계약 기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정이 없다. 이러한 점에서 대상 판결은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 그 고용 형태에 대해 판시한 최초의 대법원판결로서 다음과 같은 의의가 있다.

 

 첫째, 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은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파견근로자와 직접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사용사업주는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간주 규정과 마찬가지로 파견근로자를 정규직으로 고용하는 것이 원칙임을 선언한 판결이다.

한편 대상 판결에 따르더라도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하기 전에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와 사용사업주에게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한 이후에 직접 고용하는 경우는 구분될 필요가 있다. 전자의 경우에는 사용사업주에게 파견법상의 의무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기간제로 채용하는 경우에도 법 위반이라고 볼 수 없는데 반해, 후자의 경우에는 대상 판결이 적용되어 직접고용의무 규정을 잠탈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으로 체결하여야 한다.

 

 둘째,  판결(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은 직접고용 시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을 잠탈하는 것으로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판시하였다. 그리고 대상 판결은 특별한 사정의 존재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고 밝히고 있다. 한편 직접고용간주 규정에 대한 종래 대법원판결에서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기간제로 고용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을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지 않았던데 반해, 대상 판결은 직접고용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기간제로 고용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을 판단하는 원칙적인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판결(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은 직접고용 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파견근로자를 기간제로 직접 고용하는 것은 직접고용 의무를 완전히 이행한 것이라 볼 수 없고, 근로계약 중 기간에 관한 부분은 강행규정인 파견법에 위반하여 무효가 된다고 밝히고 있다. 직접고용간주 시 근로계약 기간에 대한 종전 대법원판결이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의 법적 효과에 대해 밝히고 있지 않았던데 반해, 대상 판결은 근로계약 기간에 관한 정함은 파견법 규정의 강행성에 비추어 일부 무효가 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  판결(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은 파견상한기간 초과 이외의 위법한 파견에도 적용되는지 여부

 

 파견법은 근로자파견이 허용되는 대상 업무를 한정하고, 파견이 허용되는 최대기간을 제한할 뿐만 아니라 근로자파견 허가를 받은 자만이 파견 사업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리고 이를 위반하는 경우에 대한 제재로서 파견대상 업무(상시허용업무나 절대금지업무)를 위반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한 경우(파견법 제6조의2 1항 제1호 및 제2)에는 사용사업주에게 그 즉시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상시허용업무에서 2년을 초과하거나 일시허용업무에서 그 허용 기간을 초과하여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동조 제1항 제3호 및 제4)에는 기간 초과시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허가를 받지 않은 파견사업주로부터 근로자파견의 역무를 제공받은 경우(동조 제1항 제5)에는 그 즉시 직접고용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다.

 판결(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은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의 사업에서 근로를 제공한 기간이 4년 정도가 된 파견상한기간을 초과한 위법한 파견에 관한 사건이었다. 이에 대상 판결의 취지가 무허가 파견이나 파견대상 업무 위반 파견의 경우에도 적용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긍정설이 타당하다.

우선, 직접고용 의무 발생 사유에 따라 고용 형태를 구분해서 달리 판단해야 할 근거가 존재하지 않는다. 파견법은 파견상한기간을 위반한 근로자파견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무허가 파견이나 파견대상업무 위반 파견 모두를 중대한 위법으로 규정하고 이에 대해 동일한 형벌을 규정하고 있다(파견법 제43).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동일한 법률효과를 부여하는 것이 형평과 평등의 원칙에 부합한다.

또한 파견상한기간을 위반한 근로자파견에 대하여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이 원칙임을 인정하면서, 이러한 위법 파견보다 불법성이 결코 작다고 할 수 없는 무허가 파견이나 파견대상 업무에 대하여는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으로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할 수 있다고 해석하는 것은 입법 취지를 몰각시키거나 크게 훼손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

 

  판결(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은 사용사업주가 직접 고용되는 파견근로자를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고용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에 대한 원칙적 기준을 제시하였다. 대상 판결은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경우란 직접고용 관계에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을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이다.

 

  판결(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은 사용사업주가 기간제 근로계약으로 파견근로를 직접 고용하는 경우에도 직접고용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의 대표적인 경우를 언급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희망한 경우,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대부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고 있어 파견근로자로서도 애초에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 체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기간제 근로계약의 체결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으로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로 어떠한 사유가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 된다.

 

 이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우선 기간의 정함이 있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정당한 사유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파견근로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것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맺게 되는 해당 파견근로자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인지하였거나 인지할 수 있었던 경우이어야 한다. 이러한 점에서 직접 고용된 파견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경우로는 다음과 같은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첫째, 사용사업주 사업에서의 근로제공이 일시적 또는 한시적으로 인력을 활용할 필요성에 의한 것이고 해당 파견근로자가 이와 같은 점을 인지하였거나 할 수 있었던 경우이다. 둘째, 파견근로자가 결원 등 다른 근로자의 업무를 대체하고자 근무를 하였고 해당 파견근로자도 이를 인지하였거나 인지할 수 있었던 경우이다.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 내 근로자의 질병, 육아휴직, 직업훈련 등으로 인해 생긴 결원을 메우기 위해 업무를 수행한 경우가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셋째, 법원의 화해나 조정에 의해 기간제 근로계약이 체결되는 경우이다.

 

마.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에 따른 근로계약은 무기계약이 원칙인지 여부, 예외적으로 기간제근로계약체결이 허용되기 위한 요건(대법원 2022. 1. 27. 선고 2018다207847 판결)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김영진 P.1601-1605 참조]

 

 원칙 (= 직접고용계약은 기간의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으로 해야 함)

 

 종전 대법원 200722320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고려한 사정들은 그대로 유효하다.

 근로자파견의 상용화ㆍ장기화를 방지하면서 고용안정을 도모한다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을 고려해야 하다.

 

 예외 (= 기간의 정함이 가능함)

 

 직접고용관계에 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 취지 및 목적을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하여야 한다.

 

  판결에서 들고 있는 예시로는  파견근로자가 직접고용을 요구할 수 있음을 알면서도 기간제근로계약을 희망하는 경우,  동종ㆍ유사업무를 수행하는 사용사업주의 근로자가 대부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여 파견근로자도 무기계약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경우가 있다.

 

 무기계약 체결 원칙에 대한 예외사유의 증명책임 (= 기간의 정함이 유효하다고 주장하는 사용사업주에게 있음)

 

  판결의 판단

 

 위 판결의 쟁점은,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상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는 경우 그 계약기간이다.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파견법이라 한다)의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취지 및 목적에 비추어 볼 때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사업주는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다. 다만, 파견법 제6조의2 2항에서 파견근로자가 명시적으로 반대의사를 표시하는 경우에는 직접고용의무의 예외가 인정되는 점을 고려할 때 파견근로자가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직접고용의무의 이행을 구할 수 있다는 점을 알면서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희망하였다거나,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같은 종류의 업무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가 대부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하고 있어 파견근로자로서도 애초에 기간을 정하지 않은 근로계약 체결을 기대하기 어려웠던 경우 등과 같이 직접고용관계에 계약기간을 정한 것이 직접고용의무 규정의 입법취지 및 목적을 잠탈한다고 보기 어려운 특별한 사정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와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특별한 사정의 존재에 관하여는 사용사업주가 증명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고용하면서 앞서 본 특별한 사정이 없음에도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이는 직접고용의무를 완전하게 이행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이러한 근로계약 중 기간을 정한 부분은 파견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파견법의 강행규정을 위반한 것에 해당하여 무효가 될 수 있다.

 

 피고가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를 부담하는 원고를 직접고용하면서 1년 단위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다음 1회 갱신 후 추가적인 갱신을 거절한 사안에서, 개정 파견법상 사용사업주가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라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파견근로자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하여야 한다고 전제한 다음,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할 수 있는 특별한 사정의 존부에 대한 아무런 심리 없이 피고와 원고 사이의 근로계약에서 기간을 정한 부분을 유효하다고 본 원심을 파기한 사안이다.

개정 파견법상 직접고용의무 규정에 따른 근로계약 역시 구 파견법상 직접고용이 간주되었던 시기와 마찬가지로 원칙적으로 기간의 정함이 없는 것으로 해야 한다는 점을 선언하였다.

 

기간제근로관계】《재계약기대권(인정요건 및 효과, 구체적 사례, 기간제법 시행 이후의 재계약기대권 인정여부),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사용기간, 사용기간제한의 예외사유), 차별시정명령(차별금지규정의 적용시점, 임금의 차별적 지급과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 차별적 처우의 요건)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재계약 기대권

 

. 인정 요건 및 효과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 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를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

 

. 구체적 사례

 

 서울특별시시설관리공단이,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장애인콜택시 운행에 관한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장애인콜택시의 운행업무를 수행하던 운전자 갑 등에게 계약에서 정한 위탁기간이 만료되었고 갱신계약 체결 대상자 선정을 위한 심사에서 탈락하였다는 취지의 통지를 한 사안에서, 서울특별시의 장애인콜택시 운영계획에 계약기간을 1년 단위로 갱신하도록 하면서 그 취지가 부적격자의 교체에 있음을 명시하고 있고, 장애인콜택시 사업을 한시적·일시적 사업이라고 볼 수 없는 점, ·수탁 계약에서 위탁기간 연장 규정을 두고 있는 점 등을 종합하면, 갑 등을 비롯한 위 시설관리공단 소속 운전자들에게는 기간제 근로계약이 갱신되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된다고 보아야 하고, 위 공단이 공정성 및 객관성이 결여된 심사과정을 거쳐 갑 등에 대하여 갱신 기준 점수 미만이라는 점을 들어 위 계약의 갱신을 거절한 것은 정당성을 결여하여 효력이 없음에도, 이와 달리 본 원심판결에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다고 한 사례(대법원 2011. 4. 14. 선고 20071729 판결).

 

 농업협동조합이 갑과 을을 계약기간을 1년으로 정하여 계약직 직원과 시간제 업무보조원으로 고용한 뒤 매년 재계약을 체결하는 방법으로 6년간 근로관계를 유지해 왔는데, 계속 근로기간이 계약직 직원 운용규정 시간제 업무보조원 운용준칙에서 한도로 정한 5년을 초과하였고 근무성적 평점이 재계약 기준이 되는 70점 미만이라는 이유로 재계약을 체결하지 않은 사안에서, 계약기간이 만료한 근로자가 재계약을 원할 경우 총 근로기간과 관계없이 근무성적 평점에 의하여 재계약할 수 있도록 한 단체협약 제24조는 근로조건에 해당하는 것으로, 위 단체협약이 실효되었더라도 새로운 단체협약이 체결되거나 개별적인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아니하는 이상 이는 근로계약 내용으로서 유효하므로 계약직 직원 운용규정 등에서 계속 근로기간을 5년으로 한정한 부분은 효력을 인정할 수 없고, 갑과 을에게는 계속 근로기간 한도 규정과 관계없이 근무성적 평점 결과 재계약기준에 해당하는 점수를 받으면 재계약될 수 있다는 합리적이고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며, 농업협동조합이 오로지 재계약 거절 사유로 삼기 위하여 형식적으로 위와 같이 근무성적평정을 한 이상 그 공정성과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어, 갑과 을이 받은 근무성적 평점이 재계약기준에 미달한다는 이유로 재계약을 거절한 것은 실질적으로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한 사례(대법원 2011. 7. 28. 선고 20092665 판결).

 

. 기간제법 시행 이후의 재계약 기대권 인정 여부

 

 2006. 12. 21. 제정되어 2007. 7. 1.부터 시행된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4조는 제1항에서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면서, 1항 단서에서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고, 2항에서 사용자가 제1항 단서의 사유가 없거나 소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 근로자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그 기간제 근로자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이 기간제법의 시행으로 사용자가 2년의 기간 내에서 기간제 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고, 기간제 근로자의 총 사용기간이 2년을 초과할 경우 그 기간제 근로자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자로 간주되더라도, 위 규정들의 입법취지가 기본적으로 기간제 근로계약의 남용을 방지함으로써 근로자의 지위를 보장하려는 데에 있는 점을 고려하면, 기간제법의 시행만으로 그 시행 전에 이미 형성된 기간제 근로자의 갱신에 대한 정당한 기대권이 배제 또는 제한된다고 볼 수는 없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112528 판결).

 

 처음 연봉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시점(2007. 2. 1.)이 기간제법이 제정된 이후로서 그 시행을 5개월 앞둔 때였고 그 뒤 근로계약이 불과 2회 갱신 체결되었다는 이유로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한 원심판결에 대하여, 연봉계약직 운영기준 등에 따라 원고를 포함한 연봉제 계약직 근로자에게는 피고(방송국)가 정한 근무성적평가 절차를 거쳐 기준 이상의 종합평점을 얻는 등 일정한 요건을 충족할 때에는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고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 거절은 합리적인 이유도 없다고 보아 이를 파기한 사례(대법원 2014. 12. 24. 선고 201217035 판결).

 

2.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 사용기간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단서 제6호와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6호에서 정한 단시간근로자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가 해당 근로관계가 종료된 이후에 새로이 제4조 제1항 단서에 해당되지 않는 일반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단시간근로자로 근무한 기간은 같은 법 제4조 제2항의 ‘2에 포함되지 않는다.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사유에 해당하는 단시간근로자로 근무하였다가 근로조건이 다른 기간제 근로계약을 새롭게 체결하고 사용기간이 제한되는 일반 기간제근로자로 근무한 경우, 단시간근로자로 근무하였던 기간은 기간제근로자의 사용기간 상한인 2년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32672 판결).

 

.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사유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이라 한다) 4조 제1항 본문과 제2항은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그 기간제근로자를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에 대하여도 적용된다(법 제3조 제3).

 

다만 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는 정부의 복지정책·실업대책 등에 따라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이하 법 시행령이라 한다) 3조 제2항 제1호는 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호로 위임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 예외 사유의 하나로 고용정책 기본법, 고용보험법 등 다른 법령에 따라 국민의 직업능력 개발, 취업 촉진 및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 제공 등을 위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국민 또는 주민에게 제공하는 공공서비스는 그 본질적 특성상 사회적으로 필요한 서비스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공공서비스를 위하여 일자리를 제공하는 경우, 법 제4조 제1항 단서 제5, 법 시행령 제3조 제2항 제1호에 해당하는지는 해당 사업의 시행 배경, 목적과 성격, 사업의 한시성이나 지속가능성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해야 한다.

 

 문화관광부가 사회 일자리 창출사업의 하나로 공공도서관의 개관시간을 연장하여 낮 시간대에 도서관 이용이 어려운 직장인 등에게 도서관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이용 계층의 확대에 기여하고자 공공도서관의 인건비와 운영비를 국고보조금으로 지원하는 사업을 추진하였고, 이에 안산시가 문화관광부로부터 인건비와 운영비 50%를 국고보조금으로 지원받아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사업을 실시하면서 기간제근로자를 채용한 사안으로, 안산시의 공공도서관 개관시간 연장사업은 일자리 창출을 주된 목적의 하나로 추진되었고, 감사원으로부터 사회서비스 일자리창출 사업 추진실태에 대한 감사를 받았으며, 국고보조금 지원이 중단될 경우 지속될 수 없는 내재적 한계를 가진 점 등을 이유로 기간제근로자 사용기간 제한의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사례(대법원 2012. 12. 26. 선고 201218585 판결).

 

3. 차별시정명령

 

. 차별금지규정의 적용 시점

 

 기간제 근로자에 대하여 합리적 이유 없는 불리한 내용의 임금 지급 또는 근로조건 집행 등과 같은 구체적인 차별행위가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 한다)의 차별금지 규정이 시행된 이후 행하여진 경우에는, 그와 같은 구체적인 차별행위의 근거가 되는 취업규칙 작성, 단체협약 내지 근로계약 체결 또는 근로 제공 등이 차별금지 규정 시행 전에 이루어졌다고 하더라도 원칙적으로 차별금지 규정이 적용된다. 다만 기간제법의 차별금지 규정이 시행되기 이전에 이미 형성된 법률관계에 대한 사용자의 정당하고 중대한 신뢰 때문에 법률관계에 따른 결과가 위 규정 시행 후 차별적 처우로 나타나더라도 사용자가 이를 철회·변경하거나 달리 회피할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예외적 경우에 한하여, 신뢰보호와 법적 안정성 관점에서 적용이 제한될 여지가 있을 뿐이다.

 

 한국철도공사가 기간제법상 차별금지 규정 시행일(2007. 7. 1.) 이후인 2007. 7. 31. 2006년도 경영실적 평가에 따른 성과상여금을 지급하면서 기간제 근로자를 지급대상에서 제외한 사안에서, 비록 성과상여금이 2006년도 경영실적 평가에 따른 것이라고 하더라도 2007. 7. 20. 내부 평가를 확정하고 같은 달 23 ‘2007년도 경영평가 성과급 지급기준을 마련하는 등 성과상여금의 지급 여부 및 지급 범위 등 구체적인 내용은 2007. 7. 1. 이후에 확정되었다고 볼 수 있고, 기간제근로자가 경영실적 평가 기간인 2006년에 평가 대상이 되는 근로를 제공하여 그들에 대한 성과상여금의 지급이 가능하였던 이상, 기간제근로자를 성과상여금 지급대상에서 배제한 처우는 기간제법상 차별금지 규정의 적용대상이 된다고 판단한 사례(대법원 2012. 1. 27. 선고 200913627 판결).

 

. 임금의 차별적 지급과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9조 제1항에서 정한 차별적 처우의 시정신청기간은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이 경과하면 그로써 기간제법에 따른 시정을 신청할 권리는 소멸하나,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의 경우 종료일부터 3월 이내에 시정을 신청하였다면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 전체에 대하여 제척기간을 준수한 것이 된다.

한편 사용자가 계속되는 근로 제공에 대하여 기간제근로자 또는 단시간근로자에게 차별적인 규정 등을 적용하여 차별적으로 임금을 지급하여 왔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그와 같은 임금의 차별적 지급은 기간제법 제9조 제1항 단서에서 정한 계속되는 차별적 처우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1. 12. 22. 선고 20103237 판결).

 

. 차별적 처우의 요건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은 사용자는 기간제근로자임을 이유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에 비하여 차별적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서 당해 사업 또는 사업장에서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하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이하 비교 대상 근로자라고 한다)의 업무가 기간제근로자의 업무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취업규칙이나 근로계약 등에서 정한 업무 내용이 아니라 근로자가 실제 수행하여 온 업무를 기준으로 판단하되, 이들이 수행하는 업무가 서로 완전히 일치하지 않고 업무의 범위나 책임과 권한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더라도 주된 업무의 내용에 본질적인 차이가 없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이들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에 종사한다고 보아야 한다.

 

 국민은행의 정규직원인 영업마케팅·내부통제점검자가 기간제근로자인 내부통제점검자와 동종 또는 유사한 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볼 수 있어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의 비교 대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본 사례(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2132 판결).

 

 기간제법 제2조 제3호는 차별적 처우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합리적인 이유 없이 불리하게 처우하는 것으로 정의하고 있다.

 

여기에서 불리한 처우란 사용자가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에서 기간제근로자와 비교 대상 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함으로써 기간제근로자에게 발생하는 불이익 전반을 의미하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경우란 기간제근로자를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다르게 처우할 필요성이 인정되는 경우에도 그 방법정도 등이 적정하지 않은 경우를 의미한다.

 

그리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개별 사안에서 문제된 불리한 처우의 내용과 사용자가 불리한 처우의 사유로 삼은 사정을 기준으로 기간제근로자의 고용형태, 업무의 내용과 범위, 권한과 책임, 임금 그 밖의 근로조건 등의 결정요소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국민은행이 기간제 근로자들에 대하여 통근비와 중식대를 차별지급한 사안에서, 통근비와 중식대는 실비변상적인 것으로서 업무의 범위나 난이도, 업무량 등에 따라 차등지급할 성질의 것이 아닌 점, 정규직 직원들에 대한 장기근속 유도 목적은 은행이 마련하고 있는 각종 제도로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통근비 및 중식대 지급과 관련한 차별적 처우에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2132 판결).

 

 공무원은 인사와 복무, 보수 등에서 국가공무원법 및 공무원보수규정 등 관련 법령의 적용을 받기는 하나 기본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

 

그리고 기간제 및 단시간 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하 기간제법이라고 한다) 3조 제3항은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기관에 대하여도 이 법이 적용됨을 명시적으로 규정하여 공공부문에서 근무하는 비공무원인 기간제 근로자와 공무원 사이의 비교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과 함께 기간제 근로자에 대한 불합리한 차별을 시정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근로조건 보호를 강화함으로써 노동시장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하는 기간제법의 입법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기간제법 제8조 제1항이 비교대상 근로자로 들고 있는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 사법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로 한정하여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5391 판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