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함부로 남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윤경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5. 10. 7. 2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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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남을 가르치려 들지 말라.]【윤경변호사】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어느 대학교수가 퇴임을 하게 되면 카리브해로 환상적인 휴가를 하기로 했다.

퇴임하던 날 교수는 여행할 생각에 마음은 들떴지만, 평생을 바친 직장을 뒤로 하고 떠난다는 게 그리 쉬운 일은 아니었다.

자기가 알고 있는 것을 때로는 깊이 있게 때로는 폭넓게 학생들의 가슴에 심어주곤 했었다.

수십년을 강단에서 보내고서도 가르치는 걸 멈출 수 없었다.

휴가 중에도 말이다.

 

하지만 그는 멈추어야 할 때를 모르는 사람인 것 같았다.

학자티를 낼 때면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 지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어떻든지 간에 기회만 오면 다른 사람에게 뭔가를 가르치려 들었다.

 

그가 선실로 들어서면서 심부름하는 아이에게 물었다.

“이보게, 자네 심리학을 공부해 본 적 있나?”

 

없다고 하자 교수는 다시 물었다.

“어떻게 그럴 수 있나? 자네도 사람을 대하는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말이야.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하는지 알 필요가 있지 않겠나? 그게 비단 일에서만 그런 것도 아니고 인생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도 좋지 않겠나? 뭐 이렇게 말하고 싶진 안다면, 심리학을 공부해 보지 않았다면 자네는 인생의 ‘절반’을 그냥 허비해 버린 걸세.”

 

그는 또 갑판에서 배를 반질반질 닦으면서 신나게 휘파람을 불고 있는 한 선원에게 다가가 물었다.

“여보시오, 철학을 공부해 본 적 있소?”

 

“없는데요, 선생님.”

그 선원이 정중하게 대답했다.

 

“철학을 공부해야 인생의 의미를 더 잘 알 수 있는 것이요. 그래야 당신의 경험에 깊이를 더해서 다른 사람들과 지적인 대화를 나눌 수도 있소. 철학을 공부하지 않았다면, 당신 인생의 ‘절반’을 버린 것이요.”

 

며칠 후 교수는 다른 선원을 만나 인류학을 배워 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없다고 하자, 교수는 그에게 다른 민족과 문화를 알면 이국의 섬을 여행하면서 훨씬 더 많은 지혜와 경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인류학을 전혀 모르는 그는 인생의 ‘절반’을 허비한 것이라고 충고했다.

 

교수의 명성은 배 안에 삽시간에 퍼졌다.

선원들과 심부름꾼들은 교수의 질문 세례와 연설을 듣게 될까 봐 모두 피해 다녔다.

 

그러던 어느 칠흑같이 어두운 밤 망망대해 한 가운데서 무서운 폭풍이 휘몰아쳤다.

배는 그만 자연의 분노 앞에서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교수는 구멍조끼를 입고 서둘러 선원들이 승객들을 태우는 구명보트로 갔다.

 

한 선원이 교수에게 물었다.

“수영 배우신 적 있나요?”

 

겁에 질린 교수가 말했다.

“아니요.”

 

“아이쿠, 세상에! 배가 가라앉고 나면, 당신은 인생을 ‘몽땅’ 날려버리는 건데요.”

 

다른 사람을 함부로 가르치거나 바꾸려 들지 말아라.

원하지 않는 사람에게 자기의 생각을 가르치려 하거나 강요하는 것은 ‘교만’이다.

‘독단’과 ‘아집’을 버리고, 다른 사람의 ‘생각’과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인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