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콘스탄티노스 카바피(C. P. Cavafy)의 '이타카(Ithaka)’(5)】《천천히, 오래도록, 정성스럽게 걷는 이는 이미 그 길 자체로 삶을 누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5. 7. 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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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스탄티노스 카바피(C. P. Cavafy)'이타카(Ithaka)’(5)】《천천히, 오래도록, 정성스럽게 걷는 이는 이미 그 길 자체로 삶을 누린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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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이타카를 마음에 두라

그곳에 도착하는 것이 너의 최종 목표이니

그러나 결코 서두르지는 말라

여행은 여러 해 계속되는 것이 좋다

그리하여 늙어서 그 섬에 도착하는 것이 더 나으니

너는 길에서 얻은 모든 것들로 이미 풍요로워져

이타카가 너를 풍요롭게 할 것이라 기대하지 않으리

 

이타카는 어쩌면 우리가 일생을 걸고 돌아가고자 하는 마음의 고향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곳은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여정이 빚어낸 성장의 집합체이다.

오디세우스가 겪은 모험은 종착지를 위한 수단이 아니었다.

그 길 위에서 그는, 결국 자기 자신이 되어갔다.

 

인간은 어쩌면 을 떠나는 데에 운명지어진 존재일 것이다.

발길은 낯선 곳을 향하지만, 마음은 늘 익숙한 곳을 그리워한다.

그래서 우리는 결국 어디를 가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 있는 셈이다.

돌고 돌아 결국, 나로 향하는 여정.

 

그렇다면 기도해야 할 것은

여정이 빨리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정이 더 깊고 길게 이어지는 것이다.

 

늙어서 도착하는 이타카야말로

진정한 지혜와 성숙이 담긴 종착지일 테니까.

 

살다 보면 깨닫게 된다.

진짜 보물은 목적지에 도달해서 얻는 것이 아니라,

가는 길목마다 흘러나오는 향기, 색채, 사람, 그리고 감정에 있다.

그것이 바로 인생의 진주요, 산호요, 향수이다.

 

목적지란 이름 아래 쫓아온 사람일수록,

길 위에서 무수히 많은 것을 놓친다.

하지만 천천히, 오래도록, 정성스럽게 걷는 이는

이미 그 길 자체로 삶을 누린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자.

아직 도착하지 못했더라도,

우리는 이미 그만한 가치를 걸어온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가장 아름다운 여정의 중심에 있다.

 

늦게 도착해도 좋다.

그때쯤엔 우리는 진정한 나 자신으로서,

고요히, 환하게, 이타카에 닿아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