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또다른 나, 멀티 페르소나(Multi Persona)】《좋아하는 글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글쓴이가 되어버린다.》 〔윤경 변호사〕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19. 11. 24.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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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른 나, 멀티 페르소나(Multi Persona)】《좋아하는 글을 읽으면서 자신도 모르게 글쓴이가 되어버린다.》 〔윤경 변호사

 

내가 SNS에 글을 올리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좋아요를 누르시거나 자주 댓글을 다시는 분들이 많다.

아마도 내 글을 좋아하시는 분임이 분명하다.

 

얼마 전 중독된 것처럼 어떤 이의 글이 올라오기만 기다려지는 이유는 뭘까?”라는 제목으로 글을 쓴 적이 있다.

글에는 그 사람의 철학이나 사고방식이 담기게 마련이다.

사람마다 생각이 모두 같을 수는 없기 때문에 같은 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도 천차만별이다.

어떤 글의 내용에 반박하고 싶은 충동이 자주 느껴진다면, 그는 글쓴이와 생각과 철학이 전혀 다른 사람이다.

 

반면에 어떤 글을 읽고 기분 좋은 느낌이 계속 온다면, 그는 글쓴이와 마음이 맞는 사람이다.

댓글을 달고 싶거나 그 사람의 글이 새로 올라오기만 계속 기다려지는 이유는 삶을 바라보는 철학이나 인생관이 너무나 똑같기 때문이다.

글을 통해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면서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는 것이다.

 

내 글을 좋아하시는 분을 몇 분 만난 적이 있다.

정말 나랑 사고방식이 너무 똑같아 놀랐다.

 

예전에 어떤 분의 여행기가 좋아서 그 분의 글을 계속 읽은 적이 있다.

근데 글을 읽은 그 날 밤에는 그분이 간 여행지를 돌아다니며 다양한 체험을 하는 꿈을 꾸곤 했다.

그분의 글에 감정이입하는 것을 넘어서 내가 그 분이 되어 여행을 하고 있는 것이다.

 

내 글을 좋아하는 분 중에는 마치 또르가 자신의 반려견인 것처럼 또르와 함께 장난을 치는 꿈을 꾸었다는 분이 있는가 하면, 내가 로펌을 만드는 과정이나 회의를 하는 모습을 보면서 자신이 우리 로펌에서 근무하는 듯한 친밀한 느낌을 갖고 있다는 분도 만났다.

 

글을 좋아하면, 거기에 몰입되어 또다른 정체성을 갖게 되나 보다.

이를 심리학에서는 멀티 페르소나(Multi Persona)라고 한다.

 

페르소나(Persona)는 고대 그리스에서 배우들이 쓰던 가면을 일컫는 말이었다.

현대인들은 다양한 정체성을 갖는다.

어떤 분은 낮에는 직장인으로 밤에는 유명 유튜버로 사는가 하면, 또다른 분은 낮에는 칼국수집 사장님에서 밤에는 소설가로 변신한다.

 

사람들은 수많은 페르소나를 가지고 있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쓴다.

좋아하는 글을 읽으면서 그 주인공으로 변신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 모양이다.

 

간접체험을 통해 다양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은 사실 매우 흥미롭고 재미있다.

내가 수많은 책을 읽는 이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