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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사실의 적시와 명예훼손>】《과거의 역사적 사실관계 등에 대하여 민사판결을 통하여 어떠한 사실인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그와 반대되는 사실의 주장이나 견해의 개진 등..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4. 5.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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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사실의 적시와 명예훼손>】《과거의 역사적 사실관계 등에 대하여 민사판결을 통하여 어떠한 사실인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그와 반대되는 사실의 주장이나 견해의 개진 등을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에서 허위의 사실적시라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15628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판시사항

 

[1] 명예훼손죄 성립에 필요한 사실의 적시의 의미 및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하는 방법 /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 않는 경우 및 어떠한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견해나 그 근거를 비판하면서 사용한 표현의 경우에도 같은 법리가 적용되는지 여부(적극)

 

[2] 과거의 역사적 사실관계 등에 대하여 민사판결을 통하여 어떠한 사실인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그와 반대되는 사실의 주장이나 견해의 개진 등을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에서 허위의 사실 적시라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있는지 여부(원칙적 소극)

 

판결요지

 

[1]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고, 적시된 사실은 이로써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을 정도로 구체성을 띠어야 한다. 이때 사실의 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으로서 시간과 공간적으로 구체적인 과거 또는 현재의 사실관계에 관한 보고 내지 진술을 의미하며, 그 표현내용이 증거에 의한 입증이 가능한 것을 말하고, 판단할 진술이 사실인가 또는 의견인가를 구별할 때에는 언어의 통상적 의미와 용법, 입증가능성, 문제 된 말이 사용된 문맥, 그 표현이 행하여진 사회적 상황 등 전체적 정황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더라도, 글의 집필의도, 논리적 흐름, 서술체계 및 전개방식, 해당 글과 비평의 대상이 된 말 또는 글의 전체적인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문제 된 부분이 실제로는 비평자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하고, 다만 비평자가 자신의 의견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한 것이라고 이해된다면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어떠한 의견을 주장하기 위해 다른 사람의 견해나 그 근거를 비판하면서 사용한 표현의 경우에도 다를 바 없다.

 

[2] 민사재판에서 법원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있는 사실관계에 대하여 처분권주의와 변론주의, 그리고 자유심증주의의 원칙에 따라 신빙성이 있다고 보이는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받아들여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어서, 민사판결의 사실인정이 항상 진실한 사실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진실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는 과거의 역사적 사실관계 등에 대하여 민사판결을 통하여 어떠한 사실인정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이후 그와 반대되는 사실의 주장이나 견해의 개진 등을 형법상 명예훼손죄 등에 있어서 허위의 사실 적시라는 구성요건에 해당한다고 쉽게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 판결에 대한 자유로운 견해 개진과 비판, 토론 등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법률해석이 되어 허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2. 사안의 개요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4, 지귀연 P.513-534 참조]

 

 이 사건 종중은 A를 공동선조로 하는 종중이다.

 

 그런데 A의 손자 a의 큰 아들이자 보성공()의 형으로 알려져 있는 X의 가계(家系)가 문제 되어, 종원 사이에 XA의 후손이 아니라 A의 형제인 B의 후손이라고 다투는 일이 생겼다.

 

 결국 이 사건 종중은 X의 후손들을 상대로 “XA의 후손이 아니라, B의 후손 b의 아들이다.”라고 주장하면서 종원지위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패소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411567 판결).

 

 피고인은 이 사건 종중의 사무총장으로서, 종중회장 ㄱ과 공모하여, 위 민사사건이 상고심에 계속 중인 2014. 4. 10. 2014. 5.2차례에 걸쳐 본관이 해미인 X는 본관이 수원인 보성공회의 맏형 또는 본관이 수원인 a의 장자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 입증된다. X가 실존인물이라고 볼 확실한 근거가 없는데도 그 후손들이 실존성을 조작하였다.”라는 내용의 책자를 발간해 종원들에게 배포하였다.

 

 검사는 피고인과 ㄱ에 대하여, “XA의 후손임이 위 민사판결에서 최종적으로 확인되었는데도, 피고인 등이 비방할 목적으로 위 책자를 통하여 X의 후손으로 이루어진 X분파(종회) 종원의 명예를 훼손하였다라는 취지의 허위사실적시 출판물명예훼손으로 기소하였다.

 

 검사가 공소사실에서 문제로 삼은 표현들은 다음과 같은 내용들이다.

 “X는 보성공()의 맏형 또는 a의 장자가 될 수 없다.”

 “X가 실존인물이라고 볼 근거가 없고, 기록된 것은 대부분 조작된 것이다.”

 “X분파가 X의 실존 여부를 실증할 수 없어 인위적으로 조작하였다.”

 “불순한 자들이 입보(入譜)하기 위해 한 짓인데도, 후손된 자들의 무지와 무관심 그리고 게으름, 이기심 등으로 말미암아 현재에 이르기까지 허위사실 등의 하자가 전혀 치유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3. 사실의 적시와 명예훼손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4, 지귀연 P.513-534 참조]

 

. 종중, 족보에의 등록과 명예훼손

 

통설, 판례는 명예를 훼손한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주관적으로 명예감정을 침해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를 침해하는 것을 말하고, 법인의 경우에도 인정된다고 한다.

 

종중의 명예도 법인의 명예에 준하여 생각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판례는 해당 종중이 근본적으로 조상을 부정당하게 되어 종중으로서의 존립기반이 부인되거나 혈연관계 없는 남의 조상을 자기의 조상으로 모시는 종중이라는 비난을 받는 등으로 사회적 평가가 저하된 경우에는 종중에 대한 명예훼손을 인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대동보에 어느 일파를 누락시킨다면 그 누락된 일파 종중의 명예를 훼손하는 불법행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1990. 2. 27. 선고 89다카12775 판결).

 

다만 판례는 위 사건과 같이 해당 종중이 근본적으로 조상을 부정당하게 되는 것이 아니라, 관계적ㆍ상대적으로 종중의 위상에 변화가 생기는 것에 불과하다면 이는 사회적 평가가 저하되는 것으로 보기 어려워 명예훼손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한다(대법원 1997. 7. 9.97634 결정, 대법원 1999. 7. 13. 선고 9843632 판결 등 참조).

이들 법리는 민사사건에 관한 것이기는 하나, 종중의 명예가 침해되는 경우와 그렇지 않다고 보는 경우의 경계에 대하여는 형사사건에 있어서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

 

나.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의 적시에 관한 법리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4, 지귀연 P.513-534 참조]

 

 출판물에 의한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는 그 사실 적시의 방법이 출판물에 의한 것일 뿐,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과 동일하다. ‘출판물에 의하여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가 구성요건이다.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사실의 적시가 있어야 하는데, 이때의 사실적시란 가치판단이나 평가를 내용으로 하는 의견표현에 대치되는 개념이고, 따라서 의견표현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여지가 없다고 하여야 할 것이다. 판례는 형법 제307조 제1(사실 적시)은 진실한 사실과 허위 사실이 모두 포함되고, 다만 제2(허위사실 적시)은 허위사실이라는 점을 알면서도 그와 같은 행위로 나아간 것에 대한 가중적 구성요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대법원 1996. 11. 22. 선고 961741 판결, 대법원 2017. 4. 26. 선고 201618024 판결).

 

 한편 사실적시인지 의견표현인지 여부는 개별 사건에서 여러 사정을 종합 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8. 3. 24. 선고 972956 판결 등 참조).

 

 다만 판례는 (신문 등과 같은 출판물의 경우) 의견표현이라 하더라도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경우에는 명예훼손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있고, 그에 해당하는지 여부 역시 개별 사건에서 전체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한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82188 판결 등 참조).

 

 또한 판례는 거꾸로 다른 사람의 말이나 글을 비평하면서 사용한 표현이 겉으로 보기에 증거에 의해 입증 가능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서술하는 형태를 취하고 있으나, 평균적인 독자의 관점에서 비평자의 주관적 의견에 해당함을 알 수 있는 경우라면, 명예훼손죄에서 말하는 사실의 적시에 해당하지 않고, 의견표현에 해당한다고 보았다(대법원 2017. 5. 11. 선고 201619255 판결 등 참조).

 

 판례는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죄에 대하여, 중요한 부분이 객관적 사실과 합치하지 않는 경우라면 허위로 보아야 하고, 허위사실에 대한 인식 여부는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미필적 고의도 포함된다고 한다(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12430 판결).

 

 민사상 명예훼손으로 인한 불법행위에 관한 법리는 다음과 같다.

 

언론ㆍ출판을 통해 사실을 적시함으로써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원고가 청구원인으로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사실이거나 허위평가라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구하는 때에는 그 허위성에 대한 입증책임은 원고에게 있고, 다만 피고가 그 적시된 사실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위법성이 없다고 항변할 경우 그 위법성을 조각시키는 사유에 대한 증명책임은 피고에게 있다.

 

타인에 대한 명예훼손은 사실을 적시하는 방법으로 행해질 수도 있고, 의견을 표명하는 방법으로 행해질 수도 있는바, 그 표현이 사실을 적시하는 것인가, 아니면 단순히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인가, 또는 의견 또는 논평을 표명하는 것이라면 그와 동시에 묵시적으로라도 그 전제가 되는 사실을 적시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아니한가의 구별은, 당해 표현의 객관적인 내용과 아울러 일반인이 보통의 주의로 그 표현을 접하는 방법을 전제로 거기에 사용된 어휘의 통상적인 의미, 전체적인 흐름, 문구의 연결 방법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다가 당해 표현이 게재된 보다 넓은 문맥이나 배경이 되는 사회적 흐름 등도 함께 고려하여야 하는 것이다.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표현이 진실한 사실인지,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는 표현 당시의 시점에서 판단되어야 하지만, 그렇더라도 그 전후에 밝혀진 사실들을 참고하여 표현 시점에서의 진실성 및 상당성 유무를 가릴 수 있으므로, 표현 행위 후에 수집된 증거자료도 그 판단의 증거로 삼을 수 있다(대법원 2008. 1. 24. 선고 200558823 판결 등 참조).

 

4. 대상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14, 지귀연 P.513-534 참조]

 

대상판결은 이 사건 책자에 기재된 공소사실 기재 내용이 명예훼손죄에서의 사실 의 적시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였다. 나아가 판결에 대한 자유로운 견해 개진과 비판, 토론 등 역시 헌법이 보장한 표현의 자유로 보호되어야 할 귀중한 법익으로서 이를 형법상 명예훼손 등에 해당한다고 쉽게 단정하는 것은 위헌적인 법률해석으로서 허용될 수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판시하였다.

 

형사<명예훼손죄, 형법상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형법 제310조에 근거한 위법성 조각사유, 공익성》〔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명예훼손죄 일반론

 

 형법 제307[명예훼손]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인격과 행위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명예이다. 명예의 개념에는, 사람이면 누구나 갖는 내재적, 인격적 가치 그 자체인 내적명예, 자신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인 명예의식, 사람의 인격과 행위에 대한 사회적, 객관적 평가인 객관적 명예로 구분된다. 명예훼손죄와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다 같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이른바 외부적 명예인 점에서는 차이가 없으나, 다만 명예훼손은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킬 만한 구체적 사실의 적시를 하여 명예를 침해함을 요하는 것으로서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가치를 저하시키는 모욕죄와 다르다(대법원 1987. 5. 12. 선고 87739호 판결).

 

. 구성요건

 

 명예의 주체

 

형법규정상 사람으로 명문화되어 있는바, 이에는 자연인과 법인·단체가 포함된다. 공인(public person), 공적인물(public figures)은 당연히 명예의 주체가 될 수 있으나 정부기관은 국민의 언론·표현의 자유와 관련하여 볼 때, 명예훼손(libel)의 피해자가 될 수 없다.

 

 사실적시의 공연성

 

객관적 구성요건으로는 첫째, 공연성(공연성), 둘째 사실의 적시(적시)를 들 수 있다. 공연성에 관하여 대법원은 특정개인 또는 소수인이 있는 자리에서 사실을 유포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사람들에 의하여 불특성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 또는 유포될 가능성이 있으면 인정된다고 하였다(대법원 1989. 7. 11. 선고 892886호 판결, 1994. 9. 30. 선고 941880호 판결).

 

사실의 적시에 있어서 사실이란 허위이든 사실이든 특정인의 사회적 가치 내지 평가가 침해될 가능성이 있는 구체적 성질의 것을 말한다. 적시한다는 것은 특정인의 외적 명예, , 사회적 가치평가가 저하될 수 있는 내용의 사실을 지적하는 것을 의미하고 그 방법에는 제한이 없다.

 

주관적 구성요건으로는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고의가 있어야 한다. 동시에 적시하는 사실이 진실인지 허위인지를 알고 있어야 제1항과 제2항의 적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명예를 훼손하게 된 동기나 훼손의 목적성은 본죄의 성립에 필요한 요건이 아니다. 그리고 허위사실인 점을 인식하였는가에 대한 입증책임은 행위자가 아니라 검사에게 있다. 진실이라고 믿고 적시하였으나 허위로 판명된 경우에는 제307조 제1항을 적용하여야 한다(15조 제1항 참조). 반대로 진실한 사실을 허위로 오인하고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는 제307조 제1항만을 적용하는 것이 타당하다.

 

. 명예훼손죄에서 허위사실의 증명

 

형사재판에서 공소가 제기된 범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사실은 그것이 주관적 요건이든 객관적 요건이든 그 입증책임이 검사에게 있으므로, 형법 제309조 제2항의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기소된 사건에서,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리는 사실이 적시되었다는 점, 그 적시된 사실이 객관적으로 진실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허위일 뿐만 아니라 그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는 것을 피고인이 인식하고서 이를 적시하였다는 점은 모두 검사가 증명하여야 하고, 단지 공표된 사실이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허위사실공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할 수 없다(대법원 2004. 2. 26. 선고 995190 판결, 대법원 2005. 7. 22. 선고 20052627 판결, 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65681 판결, 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9411 판결).

 

. 형법 제310조에 근거한 위법성 조각사유 (= 공익성, 진실성, 상당성의 원칙)

 

 우리나라의 명예훼손 법리는 기본적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지우지만, 그러한 보도가 진실하고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위법성을 조각하여 명예훼손의 책임을 면해주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법리는 형법 제310조에 근거한 것으로 형법 제310조는 제목에서 위법성의 조각이라고 명시하고 있으며, 명예훼손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하여 공익성과 진실성을 위법성 조각의 두 가지 요소로 규정하고 있다. 또 이 형법상의 위법성 조각사유는 민사관계에도 적용되며, 피고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는 것이 대법원의 확립된 견해이다(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1993. 6. 22. 선고 923160 판결, 1996. 5. 28. 선고 9433828 판결 등 참조).

 

 그런데, 이러한 법리구조에 첫 번째 변화를 가져온 것은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 즉 상당성을 고려하기 시작한 때부터다.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사건에서 명예훼손의 위법성 조각사유로 공익성, 진실성 외에 상당성을 새로 제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공익성),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진실성) 위법성이 없고, 또한 진실성의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상당성)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 명예훼손적인 보도를 한 행위자에게 보도 내용의 진실성을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에 비하여 진실이라고 믿을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 입증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크게 제고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이다.

 

 대법원은 형법 제301조의 위법성조각사유에 대하여 언론자유의 보장과 명예이익의 보호 사이의 조화를 도모한다는 관점에서 이를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 , 대법원은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에서 형사상이나 민사상으로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그것이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서  그 목적이 오로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일 때에는  진실한 사실이라는 증명이 있으면 위 행위에 위법성이 없으며 또한 그 증명이 없더라도 행위자가 그것을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고 판시한 이래 지금까지 일관되게 위 3가지 요건을 위법성조각요건으로 제시하고 있고, 이는 민사명예훼손과 형사명예훼손에서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나아가 대법원은 위 위법성조각사유의 입증책임을 표현행위자에게 지우고 있다. 명예를 훼손한 행위가 형법 제310조의 규정에 따라서 위법성이 조각되어 처벌대상이 되지 않기 위하여는 그것이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 해당된다는 점을 행위자가 증명하여야 하는 것이나( 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 판결, 1993. 6. 22. 선고 923160 판결, 1996. 5. 28. 선고 9433828 판결 등 참조), 그 증명은 유죄의 인정에 있어 요구되는 것과 같이 법관으로 하여금 의심할 여지가 없을 정도의 확신을 가지게 하는 증명력을 가진 엄격한 증거에 의하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6. 10. 25. 951473).

 

 진실성

 

먼저 진실성의 범위와 관련하여, 세부에 있어서는 약간의 차이가 있거나 다소 과장된 표현이 있어도 전체로 보아 진실과 합치되면 족하다(대법원 1996. 8. 23. 선고 943191 판결). 적시된 사실의 중요부분이 진실과 합치되면 충분하다.

 

다음으로, 진실이라는 증명이 없거나 또는 설령 적시된 사실이 허위라 하더라도 행위자가 그 사실을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진실성 요건이 충족된다. 명예훼손죄에 있어서는 개인의 명예보호와 정당한 표현의 자유보장이라는 상충되는 두 법익의 조화를 꾀하기 위하여 형법 제310조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적시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면 진실한 것이라는 증명이 없다 할지라도 행위자가 진실한 것으로 믿었고 또 그렇게 믿을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는 위법성이 없다[대법원 1993. 6. 22. 선고 923160 판결(상당한 이유 인정); 1994. 8. 26. 선고 94237 판결(상당한 이유 부인); 1996. 8. 23. 선고 943191 판결(상당한 이유 인정) 참조].

 

또한 대법원은 민사사건에서도 인격권으로서의 명예의 보호와 표현의 자유의 보장과의 조화를 꾀한다는 취지에서 형사사건에서와 동일한 법리를 전개하고 있다[대법원 1988. 10. 11. 선고 85다카29(상당한 이유 부정); 1996. 5. 28. 선고 9433828 판결(상당한 이유 부인)].

대법원은 상당한 이유의 존재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 기사보도의 신속성요청에 차이가 있는 일간신문과 월간잡지의 특성을 고려하고 있다(대법원 1988. 10. 11. 85다카29).

 

 사실의 공익성, 목적의 공익성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의 판단은 당해 적시 사실의 구체적 내용,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의 광협,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타인의 명예의 침해의 정도도 비교·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1995. 11. 10. 선고 941942 판결; 1996. 4. 12. 선고 943309 판결).

 

형법 제310조의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의 요건에 주관적인 목적의 공익성이 포함된다고 당연히 해석하고 있다. 즉 위법성이 조각되기 위해서는 사실적시의 동기가 사익을 위하는 데에 있지 않고 오로지 공익을 위하는 데에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대법원은 이 목적의 공익성에 대하여 완화된 해석을 하고 있다. 즉 법문에는 오로지라고 표시되어 있지만, 주요한 동기가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면 족하고 다소 사익 내지는 비방의 목적이 함께 숨어 있었다고 하더라도 무방하다고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1989. 2. 14. 88899). 그렇지만 비방목적이 강한 경우에는 공익목적이 조금 있더라도 목적의 공익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대법원 1995. 11. 10. 941942).

 

마. 직장상사의 확인되지 않은 비리사실을 진실이라고 믿고 동료들에게 말한 경우 허위사실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 성립여부(대법원 2013. 5. 9. 선고 2012도15345 판결)

 

 쟁점

 

보험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L 씨는 동료 직원들에게 보험사기 조사 등 업무 부서의 부장 H 씨가 보험금 부당지급 의혹이 제기된 사건을 처리하면서 돈을 받았고, 부장의 지위를 이용하여 조사를 방해하였다고 말하였다.

 

 그런데 회사에서 실시한 특별조사에서 H 씨의 부정이나 비리 사실이 확인되지는 않았다.

 

 L 씨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2)로 처벌받을까?

 

 대법원의 판단

 

 L 씨가 직장 상사 H 씨의 확인되지 않은 비리 사실을 동료 직원들에게 언급함으로써 그 내용이 전파되어 H 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나빠졌더라도 L 씨가 H 씨의 비리 사실이 허위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였다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할 수 없다.

 

 형법 제307조 제2항의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려면 적시하는 사실이 허위여야 할 뿐만 아니라, 피고인이 그와 같은 사실을 적시할 때 적시하는 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여야 한다. 그리고 허위의 점에 대한 인식, 즉 범의에 대한 증명책임은 검사에게 있다.

 

 L 씨는 H 씨의 비리 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볼 수 없다.

L 씨가 H 씨의 확인되지 않은 비리 사실을 대표이사에게 보고한 것에 그치지 아니하고 동료 직원들에게 단정적으로 반복하여 언급함으로써 그 내용이 다른 직원들에게 전파되어 진실인지 여부와 관계없이 H 씨에 대한 사회적 평가는 저하되었다.

 

 그러나 L 씨가 보험금 지급 및 환급 과정에서 내부 직원의 비리가 있다는 의심을 가지고 대표이사에게 제보하여 특별조사팀이 구성될 예정이었고, L 씨는 그러한 시점에서 보험금 지급 과정에 서의 문제점을 조사하였던 동료 직원들을 만나 자신이 가진 의혹을 강하게 제기하였으며, 그 후 실제로 특별조사팀이 구성되어 L 씨가 제기한 문제에 대한 조사가 이루어진 사정 등을 고려하면, L 씨가 자신이 동료 직원들에게 언급한 H 씨의 비리 사실이 허위임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L 씨를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2)로 처벌할 수 없다.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에는 형법 제310(위법성의 조각)가 적용되지 않는다.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 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형법 제310조는 형법 제307조 제 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라고 규정 하고 있다.

 

따라서 허위사실이 아닌 진실한 사실을 상대방을 비방할 목적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적시하는 행위는 비록 형법 제307조 제1항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더라도 형법 제310조에 의해 위법성이 조각(소멸)되어 명예훼손죄가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와 달리 형법 제307조 제2항이 정하는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죄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적시한 사실이 허위이고, 범인이 그와 같은 사실이 허위라고 인식하였어야 하므로, 형법 제307조 제2항에 해당하는 행위에 대하여는 위법성 조각에 관한 형법 제310조를 적용할 여지가 없다(대법원 1999. 10. 22. 선고 993213 판결).

 

. 형법상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

 

 형법 제309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제307조 제1항의 죄를 범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항의 방법으로 제307조 제2항의 죄를 범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 정지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형법은 제307조의 명예훼손죄 외에 제309조에서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를 규정하고 있다.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의 비방의 목적 판단기준

 

형법 제309조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비방의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의미하고, 이는 형법 제310[형법 제310(위법성의 조각) 307조 제1항의 행위가 진실한 사실로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는 처벌하지 아니한다]의 공공의 이익과는 상반관계에 있으므로 적시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때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의 목적은 부인되는데, 그 적시사실이 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비방의 목적에 기한 것인지 여부는 적시사실의 내용과 성질, 당해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그 표현의 방법 등 그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그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ㆍ교량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위 공공의 이익에는 널리 국가, 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개인적인 목적 또는 동기가 내포되어 있거나 그 표현에 있어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이 들어 있다 하더라도 형법 제310조의 적용을 배제할 수 없다.

나아가 공인이나 공적 기관의 공적 활동 혹은 정책에 대하여는 국민의 알 권리와 다양한 사상, 의견의 교환을 보장하는 언론의 자유의 측면에서 그에 대한 감시와 비판기능이 보장되어야 하므로 명예를 훼손당한 자가 공인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공적 관심사안에 관한 것으로 사회의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피해자가 그와 같은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 여부 등의 사정도 적극 고려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러한 공적 관심사안에 관하여 진실하거나 진실이라고 봄에 상당한 사실을 공표한 경우에는 그것이 악의적이거나 현저히 상당성을 잃은 공격에 해당하지 않는 한 원칙적으로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증명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2. 25. 선고 982188 판결,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2137 판결,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44826 판결).

 

언론ㆍ출판의 자유와 명예보호 사이의 한계를 설정함에 있어서 표현된 내용이 사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 공적 관계에 관한 것인가에 따라 차이가 있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즉 당해 표현으로 인한 피해자가 공적인 존재인지 사적인 존재인지, 그 표현이 공적인 관심사안에 관한 것인지 순수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지, 그 표현이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공공성, 사회성을 갖춘 사안에 관한 것으로 여론형성이나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것인지 아닌지 등을 따져보아 공적 존재에 대한 공적 관심사안과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 간에는 심사기준에 차이를 두어야 한다. 당해 표현이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언론의 자유보다 명예의 보호라는 인격권이 우선할 수 있으나, 공공적ㆍ사회적인 의미를 가진 사안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그 평가를 달리하여야 하고 언론의 자유에 대한 제한이 완화되어야 한다. 그리고 피해자가 당해 명예훼손적 표현의 위험을 자초한 것인지의 여부도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대법원 2002. 1. 22. 선고 200037524, 37531 판결)

 

이와 같은 판단기준 하에 대법원은, 기자회견의 주목적이 검찰의 선거사범 처리가 불공정하고 이에 대한 불복을 정치적으로 탄압하고 있다는 의혹을 국민들에게 고발하고자 하는 데에 있는 경우(대법원 2003. 7. 22. 선고 200262494 판결), 한겨레21 편집장이 시사저널 편집인이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인하여 편집국장 몰래 삼성그룹에 대한 구체적인 기사를 삭제하였다는 칼럼을 게재한 경우(대법원 2008. 2. 28. 선고 20079411 판결), ‘국립대학교 교수가 자신의 연구실 내에서 제자인 여학생을 성추행하였다는 내용의 글을 지역 여성단체가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 또는 소식지에 게재한 경우(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32137 판결), 고등학교 교사가 피해자가 교감으로 근무하고 있는 고등학교의 여학생에 대한 퇴학처분의 부당함을 알리는 내용의 글을 인터넷 사이트 게시판에 게재한 경우(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5288 판결), 피고인들이 초등학교 교장인 피해자가 학교발전기금 모금강제, 여교사들에 대한 성희롱 및 학생들에 대한 부당한 체벌을 하였다는 사실을 신문이나 인터넷에 게재한 경우(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44826 판결)에 그것이 공적 존재에 대한 공적 관심사안이라는 등의 이유로 비방의 목적을 부인하였다.

 

 헌법재판소 결정

 

명예훼손적 표현에 대한 형사법을 해석함에 있어서 오로지 공공의 이익에 관한 때에라는 요건은 언론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관점에서 그 적용범위를 넓혀야 한다. 국민의 알권리의 배려라는 측면에서 객관적으로 국민이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실(알권리)에는 공공성이 인정되어야 하고, 또 사인이라도 그가 관계하는 사회적 활동의 성질과 이로 인하여 사회에 미칠 영향을 헤아려 공공의 이익은 쉽게 수긍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명예훼손적 표현에서의 비방할 목적”( 형법 제309)은 그 폭을 좁히는 제한된 해석이 필요하다. 법관은 엄격한 증거로써 입증이 되는 경우에 한하여 행위자의 비방 목적을 인정하여야 한다(헌법판소 1999. 6. 24. 선고 97헌마265 결정).

 

.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벌칙)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항과 제2항의 죄는 피해자가 구체적으로 밝힌 의사에 반하여 공소를 제기할 수 없다.

 

정보통신망법은 제70조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사실 혹은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 처벌하고 있다.

 

구성요건의 특징을 보면 형법과 다르게 모욕과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처벌하지 않으며 목적범으로 규정하여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구성요건을 같이 하고 있다. 그리고 명예훼손과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을 구별하지 않으며 위법성 조각사유를 규정하고 있지 않다. 또한 법정형이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무겁다는 것도 특징이다.

 

본 조문은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와 공연성 유무 및 벌금형의 차이만 다르다. 그리고 공연성을 구성요건에 포함한 것은 인터넷의 특성 등을 감안할 때 타당하지만 벌금형을 높인 것은 인터넷의 빠른 전파성을 기본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명예훼손죄만을 규정하고 있으며 언어폭력 등 사이버 공간에서 심하게 발생하는 모욕행위나 현실공간과 마찬가지로 발생 가능한 사자명예훼손행위는 규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광범위한 공연성을 갖는 정보통신망을 이용하여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사자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는 동법에서는 처벌대상이 되지 않는다.

 

2.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죄

 

. 관련규정

     

 구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2008. 6. 13. 법률 제9119호로 개정 되기 전의 것) 70(벌칙)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 명예훼손죄의 성립요건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는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타인의 명예를 훼손한 경우에 성립한다.

 

 따라서 인터넷 등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어야만 본죄가 성립하며, 비방의 목적이 필요하다는 점은 신문, 잡지 등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죄도 마찬가지이다(형법 제309조 제1).

 

 비방할 목적 공공의 이익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에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란 가해의 의사 내지 목적을 요하는 것으로서, 사람을 비방할 목적이 있는지는 적시 사실의 내용과 성질, 사실의 공표가 이루어진 상대방의 범위, 표현의 방법 등 표현 자체에 관한 제반 사정을 감안함과 동시에 표현에 의하여 훼손되거나 훼손 될 수 있는 명예의 침해 정도 등을 비교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사람을 비방할 목적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과는 서로 상반되는 관계에 있으므로, 적시한 사실이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인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방할 목적은 부인된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에는 널리 국가 사회 기타 일반 다수인의 이익에 관한 것뿐만 아니라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그 구성원 전체의 관심과 이익에 관한 것도 포함하고, 행위자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면 부수적으로 다른 사익적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더라도 비방할 목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동물병원의사의 오진과 진료비환불거부 등에 관한 글을 인터넷카페에 올린 경우 명예훼손죄 성립 여부(대법원 2012. 1. 26. 선고 2010도8143 판결)

 

 쟁점

 

애완견 주인 C 씨는 H 씨가 운영하는 한방동물병원에서 애완견을 치료하였다.

그런데 H 씨의 오진(誤診)으로 애완견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H 씨에게 진료비 등을 환불해 달라고 요구하였다가 거절 당하였다.

그러자 C 씨는 애완견 관련 인터넷 카페에 애완견 치료 과정상 H 씨의 오진 및 진료비 환불 거부 등에 관하여 글을 게시하였다.

C 씨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정보통신망법’) 70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까?

 

 1심 및 항소심의 판단

 

비방의 목적을 긍정(유죄) C 씨가 글을 게재할 때 H 씨의 동물병원에 대한 지역과 이름을 일부 특정 하는 등 H 씨의 병원이 특정되었고, C 씨의 글은 H 씨의 오진에 대한 정보 제공 차원을 넘어 주로 치료 이후 C 씨의 환불요구에 대응한 H 씨의 태도와 대화 내용을 문제 삼으면서 돈을 위해 자신의 오진가능성 99%를 부정하는 사람 등으로 H 씨의 인격을 비하하고 비꼬는 듯한 표현이 주로 사용된 점 등을 종합하면, C 씨는 자신이 경험한 동물병원에서의 피해에 대하여 애완 동물 동호인의 알 권리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글을 게재한 것이라기보다는, H 씨가 C 씨의 환불요청을 거절하자 민사소송에 앞서 H 씨를 비방할 목적으로 글을 게재하였다. 따라서 유죄이다.

 

 대법원의 판시

 

 C 씨에게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의 명예훼손 죄가 성립하려면, 무엇보다 ‘H 씨를 비방할 목적이 있었는지가 중요하다.

 

 C 씨의 글은 전체적인 내용이 H 씨의 동물병원 정보를 원하는 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등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어서 C 씨에게 비방의 목적을 인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무죄이다.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라는 이유로 파기환송하였다(무죄 취지).

 

 C 씨의 글은 H 씨의 치료 내용, 치료 이후 상황 등 객관적 사실을 근거로 H 씨의 오진을 주장하면서 이에 대한 H 씨의 입장도 충분히 소개하였고, H 씨가 방송에 출연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그를 쉽게 믿지 말고 신중한 결정이 요망된다는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내용이다.

 

 실제로 H 씨는 자신의 오진을 확인하고도 이를 숨기기 위해 진료기록부를 조작하였고, 이를 근거로 오히려 C 씨의 글에 대하여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하기도 하였다.

 

 동물병원을 이용하고자 하는 애완동물 소유자는 오진 이후의 태도 등 사후조치에 대하여도 오진 여부만큼이나 큰 관심을 갖고 서로 정보 제공의 대상으로 삼는다.

 

 C 씨는 H 씨가 환불요구를 거절 하기 전부터 인터넷 카페 회원들을 상대로 애완견의 증상, H 씨 병원의 치료 내용 등과 관련하여 자문을 구하였고, 이후 H 씨가 오진에도 불구하고 C 씨의 환불요구를 거절한다는 글을 게시하였으며, 이를 본 일부 회원들의 요청에 글을 게시하게 되었다.

 

 글의 공표 대상은 애완견 관련 인터넷 카페의 회원 또는 동물병원 정보를 구하는 인터넷 사용자들에 한정되었고 그렇지 않은 인터넷 사용자들에게 무분별하게 노출되지 않았으며, C 씨는 나름대로 H 씨를 비실명으로 처리하였다.

 

이러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C 씨의 글은 표현 방법에서 인터넷 사용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주는 범위를 벗어나 인신공격에 이르는 등 과도하게 H 씨의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고, 전체적인 내용도 H 씨가 운영하는 한방동물병원에 대한 정보를 구하고자 하는 다수의 인터넷 사용자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는 정보 및 의견의 제공이라는 공공의 이익에 관한 것이므로, C 씨의 주요한 동기 내지 목적이 공공의 이익을 위한 것인 이상 부수적으로 다른 목적이나 동기가 내포되어 있다는 사정만으로 C 씨에게 비방할 목적이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파기환송 후 결과  

 

1심은 C 씨에게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의 명예훼손죄를 인정하여 벌금형(200만 원)을 선고하였고, 환송 전 항소심도 제1심과 같은 취지에서 유죄를 인정하되 형량만을 낮추었다(벌금 200만 원의 선고유예).

그러나 환송 후 항소심은, 대법원의 파기환송 취지에 따라 다시 판결하여 무죄를 선고하였다.

 

한편 본 사안에서 검사가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이 아닌 형법 제307조 제1항의 단순 명예훼손으로 C 씨를 기소하더라도, 대법원판결의 취지에 따르면 역시 무죄로 될 수 있다.

C 씨가 게시한 글의 내용이 허위라고 증명되지 않는 한 공공의 이익을 위한 진실한 사실의 적시로서 형법 제310조에 의하여 위법성이 조각되기 때문이다.

 

만약 C 씨의 글이 허위 내용을 게시한 것이라면, 형법 제307조 제2항에 의하여 처벌될 수 있으나, 이때는 공공의 이익도 부정되어 비방의 목적이 인정될 것이므로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2항에 따라 처벌이 가중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