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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보험금청구권상실조항의 적용요건, 약관해석>】《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과 사기적 보험금청구(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48959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6. 7.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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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보험금청구권상실조항의 적용요건, 약관해석>】《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과 사기적 보험금청구(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48959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판시사항

 

[1]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 또는 변조한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한다.’고 정한 화재보험 약관조항의 취지 및 위 약관조항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는지 결정할 때 비교·형량하여야 할 사항 / 정상적으로 보험계약을 체결하고 유지하여 오다가 발생한 보험사고와 관련하여 보험사고의 발생에 원인을 제공한 바 없는 보험금청구권자가 실제 손해보다 과다하게 보험금을 청구한 경우, 위 약관조항에 따라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하는지 판단하는 기준 / 독립한 여러 물건을 보험목적물로 하는 화재보험계약의 피보험자가 그중 일부 보험목적물에 관하여 허위의 보험금청구를 한 경우, 위 약관에 따라 상실하는 보험금청구권의 범위(=허위의 청구를 한 보험목적물의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

 

[2] 갑 주식회사가 화재로 보험목적물인 윤전기 2대가 일부 훼손 또는 전손되는 손해를 입고 보험자인 을 보험회사로부터 손해사정을 거쳐 보험금을 지급받았는데, 이후 형사사건에서 갑 회사의 대표이사가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매수가격이 부풀려진 허위의 손해사정자료를 제출하였음이 밝혀지자, 을 회사가 갑 회사 등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또는 부당이득반환으로 보험금 전부 또는 일부의 반환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 이후 부당이득반환의 청구취지를 확장하여 갑 회사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에는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잃게 된다.’는 내용의 약관조항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지급한 보험금 전부의 반환을 구한 사안에서, 전손된 윤전기와 달리 보험가액이 아닌 수리비가 보험금으로 지급된 일부 훼손된 윤전기의 경우는 보험금 청구에 위 약관조항이 적용된다고 보기 어려운데도, 갑 회사가 위 약관조항에 따라 윤전기 2대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모두 상실하였다고 본 원심판단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 사실관계

 

윤전기 구입경위

 

피고는 회사로부터 2000. 9. 7. 중고로 A 제작 윤전기를 35,000만원에 매수하면서 매매대금을 8억 원으로 올린 계약서를 작성하고, 2001. 1. 11. 중고로 H 제작 윤전기를 15,000만 원에 매수하면서 매매대금을 45,000만 원으로 올린 계약서를 작성하였다.

 

상호저축은행은 2001. 8. 18. 피고와 공장용지 및 그 지상 인쇄공장 건물, 위 윤전기 2(이하 이 사건 각 윤전기라 한다) 및 각종 기계류를 모두 포함하여 채권최고액을 15억 원으로 하는 근저당권설정계약을 체결하고 피고에게 10억 원을 대출해 주었다. 이때 대출가능금액 산정을 위해 감정을 실시하였는데 당시 작성된 감정서(작성자 , 이하 ‘1차 감정서라 한다)에는 매매대금을 올린 계약서가 참고자료로 제출되었었다.

 

보험계약 및 질권설정계약의 체결

 

피고는 2003. 11. 27. 원고와, 피보험자를 피고, 보험가입금액을 총 292,000만 원(= 인쇄공장 건물 보험가입금액 5억 원 + 이 사건 각 윤전기를 비롯한 기계 기구 일체 232,000만 원 + 옥외 변전설비 1억 원)으로 정하여 화재보험계약(이하 이 사건 보험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보험료로 12,133,600원을 납입하였다.

 

피고는 상호저축은행에 이 사건 보험계약상 보험금청구권에 채권최고액 15억 원의 질권을 설정해 주었다.

 

화재 발생 및 원고의 보험금지급

 

2004. 2. 16. 피고 인쇄공장 건물에 화재가 발생하여 이 사건 각 윤전기 등 기계류와 인쇄공장 건물이 소훼되었다.

원고는 화재 발생 당일 이 사건 각 윤전기를 포함한 보험목적물에 대한 손해사정을 의뢰하였고, 피고 대표이사인 은 원고의 손해사정인에게 A 제작 윤전기 가격 17억 원, H 제작 윤전기 14억 원으로 기재된 견적서, A 제작 윤전기 가격 17억 원, H 제작 윤전기 14억 원으로 기재된 거래내역서, A 제작 윤전기 가격 17억 원, H 제작 윤전기 14억 원으로 기재된 명세서, 1차 감정서 등의 자료를 손해사정자료로 제출하였다. 이와 관련하여 등은 사기죄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이 확정되었다.

 

손해사정인은 위와 같은 자료를 제출받고 3회에 걸친 현장실사 등의 조사를 거쳐 2004. 4. 16. 보험금 총액을 1,741,111,144(= 건물 183,143,874+ 기계기구 1,557,967,270)으로 산정하였고, 이 사건 각 윤전기는 기계 항목에 포함되어 있었다.

이때 기계 항목의 보험가입금액(A)2,320,000,000원으로, 이 사건 각 윤전기의 보험가액(C)은 재조달가액(B)에 잔가율(= 1증감가율, A 제작 윤전기는 총감가율 60%, H 제작 윤전기는 총감가율 70%로 계산하였다)을 곱한 금액이다. 손해액(D)은 전손의 경우는 보험가액과 동일하고, 수리가 가능한 경우에는 수리비를 따로 산정하는데, 감정 당시 A 제작 윤전기는 수리 가능, H 제작 윤전기는 전손으로 수리 불가능 판정을 받았다. 순손해액은 손해액(D)에서 잔존물가액(E)을 뺀 금액으로, 지급보험금(F)은 순손해액에 보험가입률{= 보험가입금액(A) ÷ 보험가액(C)}을 곱한 금액이다. 이와 같은 계산방법에 따라 계산된 이 사건 각 윤전기에 관한 보험금은 1,245,399,840{A 제작 윤전기 손해액 756,801,319+ (H 제작 윤전기 손해액 705,000,000H 제작 윤전기의 잔존물가액 21,200,000) × 보험가입률 86.45%}이다.

 

원고는 2004. 4. 23. 손해사정결과에 따라 질권자인 상호저축은행에 15억 원을, 피고에게 241,111,144원을 각 지급하였다.

 

약관의 내용

 

이 사건 보험계약의 약관 제21조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하거나 변조한 경우에는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잃게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상실약관이라 한다).

 

소송의 경과

 

원고는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과 부당이득반환을 선택적으로 청구하였다.

 

1심과 환송 전 원심은, 원고의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를 받아들여 원고 청구를 일부 인용하고 선택적 청구인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다(환송 전 원심에서 원고승계참가인이 승계참가하고 원고가 탈퇴하였으나, 이하에서는 편의상 원고와 원고승계참가인을 모두 원고라 한다).

 

환송심은, 이 사건 각 윤전기에 대하여 제대로 된 손해사정자료를 제출하였더라면 지급되었을 보험금은, 이 사건 상실약관에 의한 면책사유에 해당하여 부당이득반환으로 원고에게 반환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액의 산정에 있어서는 공제되어야 한다는 이유로, 피고와 피고의 임직원들에 대한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 중 피고 등 패소 부분을 파기하였다.

 

환송 후 원심은, 피고는 이 사건 상실약관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였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수령한 보험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며 원고 청구를 실질적으로 전부 인용(지연손해금 일부 기각)하고 선택적 청구인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는 판단하지 않았다. 환송 후 원심은, 이 사건 상실약관에 의해 상실되는 보험금청구권의 범위를 허위청구를 한 당해 보험목적물, 즉 이 사건 각 윤전기의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 전부로 보고, 허위청구를 하지 않았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보험금을 부당이득반환대상에서 제외하여 달라는 피고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 상고이유의 요지

 

1 상고이유 (=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효력 및 해석에 대한 법리오해)

 

이 사건 상실약관, 즉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은 위약벌에 해당하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이하 약관규제법이라 한다) 2장 중 제8(손해배상액의 예정), 6(일반원칙) 1, 2항 제1호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상법 보험 편에 명문으로 규정되어 있지 않음에도 보험금청구권을 상실시키는 것은 상법 제663조 불이익변경금지원칙에 위배되어 무효이다. 만약 유효하다고 보더라도 그 내용은 실제 발생한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은 상실하지 않는다.’고 축소 해석하는 것이 피보험자보호에 충실한 합리적인 해석이다.

 

2 상고이유 (= 보험금청구권 상실에 대한 법리오해)

 

판례는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적용 범위를 제한적으로 해석하고 있다(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29105 판결,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56603 판결). 피고가 보험금 과다청구를 위해 적극적으로’, ‘새로운 허위의 문서를 만든 경우가 아니므로, 보험금청구 시 일부 사실과 다른 서류를 원고에게 제출하였다 하더라도 보험금청구권을 자동으로 상실시킬 정도에 이르렀다고는 볼 수 없다.

 

3. 보험금청구권상실조항의 해석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 김이경 P.321-344 참조]

 

. 문제의 소재

 

약관조항에 의하면 상실대상은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인데, 여기서 손해의 의미를 그 계약에서 정한 모든 보험목적물에 관한 모든 손해라고 볼 것인지, 또는 허위청구를 한 보험목적물에 관한 손해를 의미한다고 볼 것인지가 문제되는 것이다.

 

하나의 계약인지 보험목적물별로 별개의 계약인지 여부도 문제되나, ‘하나의 계약으로 본다 하여 논리적으로 당연히 모든 보험목적물에 관한 모든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이라고 볼 수는 없을 것이고, 이는 결국 계약의 해석의 문제이다.

 

판례도 고지의무위반으로 인한 보험계약의 해지에 관하여, 일부의 보험목적물에 관한 고지의무위반이 있을 때 나머지 보험목적물에 관한 보험계약까지 당연히 해지된다고 할 수는 없다고 한 바 있다(대법원 1999. 4. 23. 선고 998599 판결).

대법원 1999. 4. 23. 선고 998599 판결 :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러 물건에 대하여 화재보험계약을 체결함에 있어 집합된 물건 전체에 대하여 단일의 보험금액으로써 계약을 체결하거나 물건을 집단별로 나누어 따로이 보험금액을 정하거나 간에, 보험의 목적이 된 수개의 물건 가운데 일부에 대하여만 고지의무 위반이 있는 경우에 보험자는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도 동일한 조건으로 그 부분만에 대하여 보험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였으리라는 사정이 없는 한 그 고지의무 위반이 있는 물건에 대하여만 보험계약을 해지할 수 있고 나머지 부분에 대하여는 보험계약의 효력에 영향이 없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보험계약자가 일부 물건에 대하여 고지하지 아니한 사항이 보험계약의 나머지 부분에 있어서도 상법 제651조에서 정한 중요한 사항’, 즉 보험자가 보험사고의 발생과 그로 인한 책임부담의 개연율을 측정하여 보험계약의 체결 여부 또는 보험료나 특별한 면책조항의 부가와 같은 보험계약의 내용을 결정하기 위한 표준이 되는 사항으로서 객관적으로 보험자가 그 사실을 안다면 그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든가 또는 적어도 동일한 조건으로는 계약을 체결하지 아니하리라고 생각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경우에만 그 불고지를 들어 계약 전체를 실효시키거나 취소할 수 있다.

 

또한 보험목적물별로 피보험자가 다른 경우에는 일부 보험목적물의 피보험자가 허위청구를 하였다 하더라도 다른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은 상실되지 않는다고 한 바도 있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29853 판결).

 

. 약관의 해석원칙에 관한 일반론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의 규정 내용

 

5(약관의 해석)

약관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해석되어야 하며 고객에 따라 다르게 해석되어서는 아니된다.

약관의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해석되어야 한다.

6(일반원칙)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여 공정을 잃은 약관조항은 무효이다.

약관에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경우에는 당해 약관조항은 공정을 잃은 것으로 추정된다.

1.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2. 고객이 계약의 거래형태 등 제반사정에 비추어 예상하기 어려운 조항

3.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을 정도로 계약에 따르는 본질적 권리를 제한하는 조항

7(면책조항의 금지)

계약당사자의 책임에 관하여 정하고 있는 약관의 내용 중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내용을 정하고 있는 조항은 이를 무효로 한다.

2. 상당한 이유 없이 사업자의 손해배상범위를 제한하거나 사업자가 부담하여야 할 위험을 고객에게 이전시키는 조항

 

약관의 해석 원칙

 

약관은 기본적으로 계약의 내용을 이루게 될 일방당사자의 제안에 불과하므로 법률해석이 아닌 법률행위의 해석원칙에 따라 해석되어야 하고, 따라서 계약당사자, 계약의 종류 및 내용, 기타 모든 사정을 고려하여 당사자의 진의를 객관적으로 탐구하여야 한다. 다만, 특정계약을 위한 것이 아니라 사업자가 그 고객에 대한 계약의 일반적 규정이 되도록 객관화한 것이므로 일반 계약조건과 달리 고객의 평균적 능력을 기초로 하여 객관적으로 해석되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신의성실의 원칙( 약관법 제5조 제1항 전문), 객관적(통일적) 해석의 원칙( 약관법 제5조 제1항 후문), 작성자불이익의 원칙(불명확성의 원칙, 약관법 제5조 제2), 추상적 약관통제와 효력유지적 축소해석, 작성자불이익의 원칙 등으로 설명되고 있다.

 

대법원은 약관법 시행 이전에도 약관에 대한 수정해석을 한 바 있고, 약관법 시행 후에도 자동차종합보험 보통약관의 무면허운전 면책조항과 관련하여 수정해석을 한 바 있으며(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판결 등), 그 후 몇 건의 수정해석을 하였다.

 

약관의 해석 원칙에 관한 판례

 

판례는 약관의 내용이 명백하지 못한 경우 고객에게 유리하고 약관작성자에게는 불리하도록 제한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35226 판결 : 신용보증기금이 약관에서 기금이 채권자에게 채무자를 신용보증사고기업으로 정하여 통지한 때를 독립된 신용보증사고의 하나로 정하고 있는 경우, 약관상의 신용보증사고가 발생된 후 당해 사고사유가 해소되어 처음부터 그 신용보증사고가 발생되지 아니한 것으로 보기 위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이 채권자에게 채무자에 대한 신용보증사고 기업지정을 해제한다거나 장래 보증부대출을 취급하여도 무방하다는 취지의 통지를 하여야 하는 것으로 해석함이 상당하다고 한 사례이다.

 

보통거래약관의 내용은 개개 계약체결자의 의사나 구체적인 사정을 고려함이 없이 평균적 고객의 이해가능성을 기준으로 하여 객관적·획일적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고객보호의 측면에서 약관 내용이 명백하지 못하거나 의심스러운 때에는 고객에게 유리하게, 약관작성자에게 불리하게 제한해석하여야 한다.

대법원 1996. 6. 25. 선고 9612009 판결 : 안전설계보험 약관 소정의 자동차 소유자에는 자동차를 매수하여 인도받아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물론이고, 부득이한 사유로 자동차의 소유명의를 제3자에게 신탁한 채 운행하는 명의신탁자도 포함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만약 자동차의 소유자가 자동차등록원부상의 소유자만을 뜻한다고 해석된다면, 자동차등록원부상의 등록명의자가 아닌 자동차의 실질적인 소유자인 보험가입자가 그 보험계약을 체결하였을 리가 없을 것이므로, 그 약관 소정의 자동차 소유자에 자동차의 등록명의자만이 포함된다는 사실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3조 제2항 소정의 약관의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게 되어, 보험자가 이를 보험가입자에게 설명하지 않았다면 보험자는 그 내용을 보험계약의 내용으로 주장할 수 없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대법원 1998. 10. 23. 선고 9820752 판결 : 신용보증약관 제8조 제2항의 채무자가 제3자를 위하여 부담한 보증채무 및 어음상의 채무 등은 이를 “‘채무자가 제3자를 위하여 부담한 보증채무’,‘어음상의 채무 등’”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반면에 이를 “‘채무자가 제3자를 위하여 부담한 보증채무’,‘채무자가 제3자를 위하여 부담한 어음상의 채무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여지가 있고 또한 그러한 해석이 무리라고 보여지지도 아니하며, 더구나 어음상의 채무 ’”이라고 함은 채무자가 제3자를 위하여 부담한 보증채무와 같은 종류의 것들이 더 있음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여져, 결국 신용보증약관 제8조 제2항의 어음상의 채무라는 규정이 약관작성자인 신용보증기금의 의사와는 달리 해석될 수 있어 그 뜻이 명백하지 아니한 경우에 해당하므로 약관해석원칙에 따라 위 규정의 어음상의 채무는 위 약관의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고객에게 유리하게 이를 채무자가 제3자를 위하여 부담한 어음상의 채무로 해석하여야 한다고 한 사례이다.

 

한편, 판례는 아래의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약관내용이 불명확하지 않고 일의적이라 할 수 있으나, 약관 조항 내용의 전체나 일부가 무효사유에 해당한다고 할 경우, 법원이 이를 수정해석할 수 있다고 한 바 있다.

대법원 1991. 12. 24. 선고 90다카23899 전원합의체 판결 : 문제된 약관 소정의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을 문언 그대로 무면허운전의 모든 경우를 아무런 제한 없이 보험의 보상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해석하게 되면 절취운전이나 무단운전의 경우와 같이 자동차보유자는 피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면서도 자기의 지배관리가 미치지 못하는 무단운전자의 운전면허소지 여부에 따라 보험의 보호를 전혀 받지 못하는 불합리한 결과가 생기는바, 이러한 경우는 보험계약자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하고 보험자가 부담하여야 할 담보책임을 상당한 이유 없이 배제하는 것이어서 현저하게 형평을 잃은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이는 보험단체의 공동이익과 보험의 등가성 등을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므로 결국 위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성이 없는 무면허운전의 경우에까지 적용된다고 보는 경우에는 그 조항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공정을 잃은 조항으로서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 , 2, 7조 제2 , 3호의 각 규정에 비추어 무효라고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위 무면허운전면책조항은 위와 같은 무효의 경우를 제외하고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에 한하여 적용되는 조항으로 수정해석을 할 필요가 있으며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의 지배 또는 관리가능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경우라고 함은 구체적으로는 무면허운전이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 등의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인하에 이루어진 경우를 말한다고 판단한 사례이다.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1, 2, 7조 제2, 3호가 규정하는 바와 같은 약관의 내용통제원리로 작용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은 보험약관이 보험사업자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작성되고 보험계약자로서는 그 구체적 조항내용을 검토하거나 확인할 충분한 기회가 없이 보험계약을 체결하게 되는 계약 성립의 과정에 비추어, 약관 작성자는 계약 상대방의 정당한 이익과 합리적인 기대 즉 보험의 손해전보에 대한 합리적인 신뢰에 반하지 않고 형평에 맞게끔 약관조항을 작성하여야 한다는 행위원칙을 가리키는 것이며, 보통거래약관의 작성이 아무리 사적 자치의 영역에 속하는 것이라고 하여도 위와 같은 행위원칙에 반하는 약관조항은 사적 자치의 한계를 벗어나는 것으로서 법원에 의한 내용통제 즉 수정해석의 대상이 되는 것은 당연하며, 이러한 수정해석은 조항 전체가 무효사유에 해당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조항 일부가 무효사유에 해당하고 그 무효부분을 추출배제하여 잔존부분만으로 유효하게 존속시킬 수 있는 경우에도 가능하다.

 

. 허위청구로 인한 보험금청구권상실 약관의 해석에 관한 판례의 태도

 

약관조항의 취지

 

판례는 이 사건과 같은 보험금청구권 상실 약관조항의 취지에 관하여, “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것에 대한 제재라고 하고 있다.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20227, 20234 판결 : 이와 같은 약관 조항을 둔 취지는 보험자가 보험계약상의 보상책임 유무의 판정, 보상액의 확정 등을 위하여 보험사고의 원인, 상황, 손해의 정도 등을 알 필요가 있으나 이에 관한 자료들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지배·관리영역 안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피보험자로 하여금 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필요성이 크고, 이와 같은 요청에 따라 피보험자가 이에 반하여 서류를 위조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제재로서 보험금 청구권을 상실하도록 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피보험자가 보험목적물별로 다른 경우

 

판례는, 피보험자(=보험금청구권자)가 보험목적물별로 다른 경우, 어느 한 피보험자가 자신의 보험목적물에 관하여 허위청구함으로 인한 보험금청구권상실의 효력은 허위청구하지 않은 다른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29853 판결 : 경제적으로 독립한 여러 물건을 보험목적으로 하여 체결된 화재보험계약에 있어서 보험목적에 따라 보험금 청구권자를 달리하고 , 일부 보험금 청구권자의 보험금 청구에 대해서만 허위의 청구 등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권 상실의 사유가 있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가 없는 보험금 청구권자의 보험금 청구를 허용하는 것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한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허위의 청구 등으로 인한 보험금 청구권 상실의 효력은 허위의 청구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를 한 당해 보험금 청구권자의 보험금 청구에 한하여 미치고 , 그러한 사유가 없는 보험금 청구권자의 보험금 청구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동일한 피보험자가 일부의 보험목적물에 관해 허위청구한 경우

 

1(허위청구와 무관한 다른 보험목적물에 관해서도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된다고 보는 견해)과 제2(허위청구한 보험목적물에 관해서만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된다고 보는 견해)가 대립한다.

판례(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72093 판결)2설을 취하고 있다.

위 판결은, “피보험자 등이 보험금을 허위 청구하는 경우에는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한다는 취지의 보험약관 조항의 해석에 있어서, 피보험자가 독립한 여러 보험목적물 중 일부에 관하여 실제 손해보다 과다하게 허위의 청구를 한 경우에 허위의 청구를 하지 않은 다른 보험목적물에 관한 보험금청구권까지 상실하지는 않는다고 해석함으로써, 약관해석의 원칙 중, 작성자불이익의 원칙( 약관법 제5조 제2)을 구체적 사안에서 적용한 사례이다.

 

4.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 김이경 P.321-344 참조]

 

. 의의 및 취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의의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보험금청구권을 잃는다고 정한 약관조항을 말한다. 상법에는 규정이 없고, 이 사건 보험계약에서는 약관으로 정하였다.

 

취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를 위조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보험금을 청구하거나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에 그에 대한 제재로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도록 하는 데 있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20227(본소), 20234(반소) 판결,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72093 판결, 대법원 2014. 3. 13. 선고 201391405, 91412 판결].

보험자가 보험계약상의 보상책임의 유무의 판정, 보상액의 확정 등을 위하여 보험사고의 원인, 상황, 손해의 정도 등을 알 필요가 있으나, 이에 관한 자료들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지배관리영역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이들로 하여금 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에{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20227(본소), 20234(반소) 판결}, 이를 위반한 때에는 그에 따른 제재로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일정한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그 이행을 강제할 필요가 있다.

 

.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적용요건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을 적용하기 위한 요건으로는 객관적 성립 요건과 주관적

성립 요건이 있다.

 

객관적 성립 요건

 

보험금청구권의 상실이 인정되기 위해서는 객관적으로 )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 또는 증거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하거나 변조하였거나, ) 보험계약자, 피보험자 또는 이들의 대리인이 상당한 이유 없이 보험자의 손해의 조사를 방해 또는 회피하였어야 한다.

 

요건과 관련하여,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 또는 증거란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의 통지 또는 보험금의 청구를 위하여 보험자에게 제출하는 서류 또는 증거이면 족하고 반드시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에게 제출의무가 있는 서류 또는 증거로 한정되지 않는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20227(본소), 20234(반소) 판결}.

 

요건과 관련하여, 구체적으로 이를 기망행위, 중요성, 상당성으로 나누어 살펴보면,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거나 서류 또는 증거의 위조변조를 적극적으로 행위할 것(기망행위 요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되어 위조변조된 사항이 중요한 사항일 것(중요성 요건), 사실과 다른 정도(차이)가 상당할 것(상당성 요건)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상당성 요건과 관련하여 판례는, 실손해액과 피보험자가 제출한 자료상 기재된 손해액이 일부 차이가 나더라도 차이가 크지 않거나 그 차이가 보험목적물의 평가방법에 기인한 경우에는 차이가 난다는 사정만으로 곧바로 당해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10290 판결 : 한편 위와 같은 약관 조항은 피보험자 등이 서류를 위조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에 한하여 피보험자의 보험금청구권 중 피보험자 등이 허위의 청구를 한 당해 보험목적물의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만을 상실시키는 것으로 해석될 뿐,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함에 있어서 증빙서류 구비의 어려움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거래명세서나 세금계산서를 제출하거나 보험목적물의 가치에 대한 견해 차이 등으로 보험목적물의 가치를 다소 높게 신고한 경우까지 보험금청구권을 상실시키거나 보험목적물 중 일부 목적물에 대하여 허위청구가 있다고 하여 전체의 보험금청구권을 상실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되므로, 위 약관 조항이 상법 제663조에 반하거나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 제6조 제2항 제1호의 보험계약자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볼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29105 판결 : 이 사건 약관조항을 문자 그대로 엄격하게 해석하여 조금이라도 약관에 위배하기만 하면 보험자가 면책되는 것으로 보는 것은 본래 피해자 다중을 보호하고자 하는 보험의 사회적 효용과 경제적 기능에 배치될 뿐만 아니라 고객에 대하여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이 된다는 점에서 이를 합리적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으므로, 이 사건 약관조항에 의한 보험금청구권의 상실 여부는 이 사건 약관조항을 둔 취지를 감안하여 보험금청구권자의 청구와 관련한 부당행위의 정도 등과 보험의 사회적 효용 내지 경제적 기능을 종합적으로 비교교량하여 결정하여야 할 것이다. 따라서 피보험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면서 실손해액에 관한 증빙서류 구비의 어려움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이 일부 사실과 다른 서류를 제출하거나 보험목적물의 가치에 대한 견해 차이 등으로 보험목적물의 가치를 다소 높게 신고한 경우 등까지 이 사건 약관조항에 의하여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함이 상당하다 할 것이다}.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된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72093 판결 : 가구류 실제 구입금액은 534,077,160원 상당에 불과함에도 거래처로부터 허위 거래명세표를 교부받아 마치 898,070,460원의 가구류를 납품받은 것처럼 제출한 경우이다.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56603, 56610 판결 : 조명시설공사비 견적서가 실제 감정서와 2배 이상 차이나는 경우이다.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되지 않는다고 본 사례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33496 판결 : 손해사정인의 견적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개산서나 견적서 등을 제출하였지만, 현장조사를 제대로 거치지 아니한 채 건축물대장 등 서류만을 근거로 작성되었던 것이어서 그 액수 차이는 보험목적물의 평가방법상 차이에 기인한 것이라고 본 경우이다.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10290 판결 : 건물, 제조기계, 잡화가구류에 대한 구체적인 피해액을 산출하기 어려워 보험금 청구서류에 그 손해액을 건물에 대하여는 신축공사비로 청구하면서 감가상각을 하지 않은 금액으로, 제조기계, 잡화가구류에 대하여는 감가상각하지 않은 대충 계산한 시가로 기재한 경우이다. , 제품, 반제품의 경우에는 약자의 입장에 있는 거래처로부터 허위의 피해대금청구서 등을 받아 피고에게 제출하는 등 사기적 수단을 동원하였다는 이유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청구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대법원 2007. 12. 27. 선고 200629105 판결 : 판매사실확인서상 기재된 기계대금(165,000,000)이 실제 감정가(153,000,000)와 차이가 크지 않은 경우이다.

 

대법원 2014. 5. 29. 선고 20147674 판결 : 총시설투자금이 38,000만 원이라고 보험금을 부풀려 청구하였으나, 실제로 약 16,000만 원 상당의 인테리어공사를 하였고 그 외에도 집기비품 구입을 위해 상당한 금원을 지출하였으며, 화재 당시 인테리어 재조달공사비가 127,923,271, 집기비품 재조달가액이 96,880,900원으로 산정된 경우이다.

 

주관적 성립 요건

 

보험금청구권 상실의 주관적 성립 요건으로는 보험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고의(악의)가 있거나 또는 정당한 이유가 없을 것을 요구한다. 이때 보험자의 손해는 불문한다.

보험금청구권의 상실은 피보험자가 사기 또는 악의로 행위한 경우에만 적용되어야 하고 사소한 의무 위반에 대해서는 적용될 수 없으므로 피보험자의 과실에 의한 허위의 기재에 대해서는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보험금청구서류에 사실과 다른 것이 기재되었더라도 이것이 착오에 기인한 것인 때에는 보험자는 보험금청구권상실조항의 적용을 주장할 수 없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33496 판결).

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33496 판결 : 원고가 피고 측 손해사정인의 견적 금액보다 훨씬 높은 금액의 개산서나 견적서 등을 제출하였더라도, 이는 피고 측 손해사정인의 요구로 제3자로 하여금 작성하게 한 것으로서 현장조사를 제대로 거치지 아니한 채 건축물대장 등 서류만을 근거로 작성되었던 것이어서 그 액수의 차이는 보험목적물의 평가방법상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보일 뿐이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고의로 위 개산서 등에 허위의 기재를 하여 피고에게 제출함으로써 이 사건 보험약관 제28조가 규정하고 있는 보험금청구권의 상실사유인 피고 회사의 손해조사업무를 방해한 때에 해당하게 되었다고 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단하였음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유로 주장하는 바와 같은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고의로의 의미는 사기의 목적으로또는 보험자를 기망할 의도로로 이해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의 의미는 손해조사의 업무에 적극적 또는 소극적으로 협조하지 않는 것이 정당하지 않은 것으로 이해함이 판례의 태도에 부합하는 해석이다.

 

이와 같은 주관적 성립 요건도 객관적 성립 요건과 마찬가지로 보험자가 입증책임을 부담한다. 따라서 보험금을 과다청구한 것이 고의에 의한 것임을 원칙적으로 보험자가 증명하여야 한다.

 

. 효력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유효성

 

면책약관은 성질상 언제든지 보험가입자에게 불리하고 보험자에게 유리하므로, 상법에서 정한 보험자의 면책사유 외 보험약관에서 다양한 형태의 면책사유를 정하는 것이 상법 제663조에 반하지 않는가 하는 점, 약관규제법상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가 하는 점이 문제 된다.

 

이에 대하여 판례는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상법상 불이익변경금지조항에 반하거나, 약관규제법상 불공정약관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대법원 2002. 6. 28. 선고 200030387 판결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유효하다고 본 원심판단을 수긍하였고, 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20227(본소), 20234(반소) 판결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상법 제663조에 위반되는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명시적으로 판시하였다.

나아가 대법원 2007. 6. 14. 선고 200710290 판결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상법 제663(불이익변경금지), 약관규제법 제6조 제2항 제1(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 위반이 아니라고 판시하였다.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효력 범위

 

과다청구의 경우 실손해 초과 부분만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는지 아니면 실손해부분까지도 포함하여 전체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는지 여부가 문제 된다.

 

판례는,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으로 인하여 실손해 부분까지도 포함하여 전체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한다고 하면서도 다음과 같이 효력 범위를 제한하고 있다{한편 판례는 형사적으로는, 사기적 방법으로 보험금을 과다청구한 경우 그 전체 보험금에 대하여 사기죄 성립을 인정하고 있다(대법원 2007. 5. 11. 선고 20072134 판결, 대법원 2008. 8. 21. 선고 20078726 판결, 대법원 2011. 2. 24. 선고 201017512 판결)}.

 

피보험자가 수인(數人)인 경우

 

허위의 청구 등으로 인한 보험금청구권 상실의 효력은 허위의 청구 등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행위를 한 당해 보험금청구권자의 보험금청구에 한하여 미치고, 그러한 사유가 없는 보험금청구권자의 보험금청구에는 미치지 않는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며, 사기적 보험금청구를 한 당해 보험금청구권자의 보험금청구에 한하여만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효력을 인정한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29853 판결).

 

보험목적이 수 개(數個)인 경우

 

허위의 청구를 한 당해 보험목적물에 관하여 위 약관조항에 따라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할 것이나, 만일 위 약관조항을 피보험자가 허위의 청구를 하지 않은 다른 보험목적물에 관한 보험금청구권까지 한꺼번에 상실하게 된다는 취지로 해석한다면, 이는 허위청구에 대한 제재로서의 상당한 정도를 초과하는 것으로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결과를 초래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해석이 된다며, 허위의 청구를 한 당해 보험목적물에 한하여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한다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72093 판결).

 

5. 대상판결(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48959 판결)의 내용 분석 [이하 대법원판례해설 제131, 김이경 P.321-344 참조]

 

. 고려할 사항

 

이 사건은 청구원인을 불법행위 손해배상청구로 구성할 경우에는 환송판결의 기속력에 따라 인용금액이 188,598,530(= 기지급 보험금 1,245,399,840정상 보험금 1,056,801,310)에 불과한데, 부당이득반환청구로 구성할 경우에는 이 사건상실약관 적용 여부에 따라 인용금액이 1,245,399,840(기지급 보험금 전액)이 될 수 있어, 그 차이가 매우 크다. 판례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유효성을 인정하면서 이 사건과 같이 피보험자가 불법행위에 해당하는 경우보다도 더 큰 불이익을 받는 것까지 감수하거나 용인하였다고 볼 수 있는지 고민해 볼 문제다.

 

이런 점에서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적용요건을 엄격하게 제한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상법 제663, 약관규제법 제8, 6조 제1, 2항 제1호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 소극)

 

판례는 이 사건 상실약관과 같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상법 제663조나 약관규제법 제6조 제1, 2항 제1호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에 더하여 피고는 약관규제법 제8조 위반 주장을 하였다[약관규제법 제8(손해배상액의 예정)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지연손해금 등의 손해배상 의무를 부담시키는 약관 조항은 무효로 한다].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약관규제법 제8조에 위반되는지 여부에 대하여 판단한 판례는 없는데, 이는 약관규제법 제8조가 적용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건 상실약관과 같은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은 권리 상실에 대하여 정하고 있을 뿐,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키는 경우와는 관계가 없으므로 약관규제법 제8조를 적용할 수 없다.

한편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한 데 대한 제재라는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56603, 56610 판결의 판시내용만으로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이 위약벌을 정한 것으로 해석할 수는 없으므로, 어느 모로 보나 약관규제법 제8조는 이 사건 상실약관과 무관하다.

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956603, 56610 판결 : 원고의 화재보험약관은 제29조에서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가 손해통지 또는 보험금청구에 관한 서류에 고의로 사실과 다른 것을 기재하였거나 그 서류 또는 증거를 위조 또는 변조한 경우에는 피보험자는 손해에 대한 보험금청구권을 잃게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이와 같은 조항을 둔 취지는 보험자가 보험계약상의 보상책임 유무의 판정, 보상액의 확정 등을 위하여 보험사고의 원인, 상황, 손해의 정도 등을 알 필요가 있으나 이에 관한 자료들은 계약자 또는 피보험자의 지배관리영역 안에 있는 것이 대부분이므로 피보험자로 하여금 이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할 필요성이 크고, 이와 같은 요청에 따라 피보험자가 이에 반하여 서류를 위조하거나 증거를 조작하는 등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으로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하는 경우에는 그에 대한 제재로서 보험금청구권을 상실하도록 하려는 데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420227, 20234 판결 참조).

 

. 사기적 보험금청구 해당 여부

 

과다한 보험금을 청구한 데서 나아가 신의성실의 원칙에 반하는 사기적인 방법의 과다청구에 해당하는지가 문제 된다고 볼 수 있다. 피고에게 원고를 속일 의도가 있었음이 명백하게 인정된다면 그 자체로 사기적 보험금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이 사건의 경우 피고 대표이사인 등에 대한 사기죄가 인정되었으므로 이를 이 사건에서 어떻게 고려할 것인지가 문제 된다.

만약 피고에게 원고를 속일 의도가 명백하게 인정된다고 볼 수 없다면 다음으로 피고의 청구액이 현저하게 과다한지 여부를 판단하게 되는데 그때 피고가 실제 이 사건 각 윤전기를 중고로 매수한 가격과 환송 후 원심의 감정가격 중 어느 것을 기준으로 삼을 것인지가 문제 된다.

 

이 사건 각 윤전기의 가액 산정과 관련하여서는 다음과 같은 구체적인 사정이 잇다. 이 사건 각 윤전기의 신품 재조달가액은 각 40억 원(A 윤전기), 235,000만 원(H 윤전기)으로 1차 감정서 작성 당시 감정인은 피고가 참고자료로 제출한 매매대금을 올린 계약서, 소위 ‘up계약서를 확인하고 그 up계약서상 금액이 감정 유사사례와 비슷한 결과로서 적정한 금액이라고 판단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1차 감정서의 감정인은 신품 재조달가액을 감가상각하여 A 윤전기는 86,000만 원, H 윤전기는 5525만 원을 각 감정가액으로 결정하였다. 이 사건 화재 발생 이후 손해사정인도 관련 장부 및 감정평가서, 시장 조사 등에 의거, 새로 설치하는 비용을 조사하여 비교 검토 후 적정 재조달가액을 산출한 후 기계 제작시점부터 사고시점까지 경과기간에 대한 감가상각을 실시하여 보험가액을 산정하였는데, A 윤전기는 보험가액을 16억 원, H 윤전기는 보험가액을 7500만 원으로 각 책정하였다. 한편 등에 대한 형사판결이 유죄로 확정되어 up계약서상 금액이 실제 매수가격을 상회한다는 사실이 밝혀진 이후 피고가 실제 입은 손해액이 얼마인지 판단하기 위하여 환송 후 원심에서 실시한 감정(이하 ‘2차 감정서라 한다)에서 A 윤전기의 보험가액은 12억 원, H 윤전기의 보험가액은 3억 원으로 각 감정되었다. 이때 감정인이 윤전기 전문업체를 구두 방문조사하였는데, A 윤전기의 신품 재조달가액은 설치비 포함 300억 원, H 윤전기의 신품 재조달가액은 설치비 포함 180억 원으로 각 파악되었다. 이 사건 보험계약의 보험목적물인 이 사건 각 윤전기는 이와 같이 거래가 빈번하지 않고 시장가격이 없으며, 중고기계라도 구입 후 재설치하며 수리를 하는 등 개량과정을 거쳐 가치가 상승하면 이를 내용연수에 반영하게 된다. 보험가액을 구하기 위한 전제가 되는 재조달가액은 당해 기계의 거래가격을 직접 파악하는 방법이 우선인데, 중고윤전기, 특히 이 사건 각 윤전기와 같이 중고거래를 여러 번 거친 경우에는 이와 같은 방법이 불가능하므로 유사품, 취득가액(, 중고품으로 취득한 경우에는 당해 기계의 제작 연도로 거슬러 올라가 그 당시의 신품가격을 기준으로 산출), 단위능력당 가격 등을 병용하여 종합적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게 된다.

 

사기죄의 구성요건과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은 그 취지나 요건, 효과가 다르다. 그리고 관련 형사판결의 결과를 고려하여 이루어진 환송 후 원심의 감정결과는 중요하게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 사건 각 윤전기는 시가(市價)가 형성되기 어려운 물건으로 재조달가액이 보험금청구금액보다 작다고 확신하기도 어렵다. 이와 같이 가치를 산정하기 어려운 물건에 대하여 고의로 보험자를 속일 의도를 인정하는 것은 신중해야 할 것이다. 불법행위(민법 제750)나 형사상 사기죄는 미필적 고의만으로도 그 성립을 인정할 수 있으나, 정당한 권리를 상실시키는 이 사건 상실약관은 그 효력이 매우 강력하다는 측면에서 형사상 사기죄에서의 고의보다 명확한 고의가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것으로 한정하여도 된다고 생각한다.

 

보험목적물의 가치에 대한 견해 차이 등으로 보험목적물의 가치를 다소 높게 신고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볼 여지가 있다면 객관적 성립 요건도 일부 갖추지 못하게 된다. 이때 객관적 성립 요건 구비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부당행위의 정도와 보험의 사회적 효용 내지 경제적 기능을 비교교량하여 볼 필요가 있고, 그렇다면 멸실되어 가액 자체가 관건인 H 윤전기와 달리 손해사정을 거친 수리비로 보험금이 산정된 A 윤전기의 경우까지 사기적 보험금청구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험목적물이 멸실된 것이 아닌 이상 수리비는 손해사정인의 손해사정을 거쳐야 하고 정당한 수리비가격으로 손해사정이 이루어졌다면, A 윤전기의 손해액 산정에는 up계약서 기재금액이 객관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사기적 보험금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보험금청구권 상실조항의 효력 범위

 

실손해를 초과하는 부분이란 애당초 발생하지 아니한 손해를 말하는 것이므로 처음부터 보험금지급대상이 아니어서 보험금청구권이 발생할 수 없으므로 보험금청구권 상실을 논할 여지가 없고, 당연히 부당이득반환의 대상이 된다.

 

사기적 보험금청구에 해당한다고 볼 경우, 그 효과와 관련하여서는 실제 손해

액과 관련된 보험금청구만 인정하고 이를 초과한 보험금청구를 부정하거나, 실제 손해액과 관련된 보험금청구까지 부정하는 방법, 보험계약 자체를 실효시키는 방법이 있다. 이 사건 상실약관을 중 어느 쪽으로 해석하여야 하는지가 문제 되는데, 화재보험표준약관 개정 후로는 실손해에 해당하는 보험금이 지급되는 것으로 해석되므로 개정된 약관이 적용되는 시점부터는 이 논의가 더 이상 유의미하지 않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당해 보험금청구권자가 청구한 당해 목적물에 대한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한다는 입장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대법원 2006. 11. 23. 선고 200629853 판결, 대법원 2007. 2. 22. 선고 200672093 판결).

 

. 대상판결(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48959 판결)의 판시 요지

 

대상판결(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48959 판결)은 사기적 보험금청구의 경우 보험금청구권 전부를 상실한다는 기존 판례의 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하였다. 다만 정당한 보험금청구권이 상실된다는 보험계약자에게 가혹한 결과가 초래된다는 점을 고려하여, 보험계약자 보호는 사기적 보험금청구의 적용요건 자체를 엄격하게 해석하여야 함을 아울러 확인한 판결이다.

 

과다청구는 보험사고의 발생 자체에는 보험계약자 등이 개입한 바가 없다는 점에서 상법 제659조에 따라 면책되는 인위적 사고와 차이가 있음에도 그 효과가 동일하다. 그러므로 균형을 맞추기 위해 그 적용요건을 엄격하게 해석할 필요가 있고, 대상판결(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48959 판결)은 실제로 적용요건을 엄격히 판단하여 피고가 실제 매수가격을 부풀린 데 대한 제재로써, 여러 보험목적물 중 멸실되어 보험가액 상당을 보험금으로 지급받은 보험목적물의 경우에만 이 사건 상실약관을 적용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