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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문서제출명령>】《민사소송법상 인용문서에 관한 문서제출의무의 면제사유, 민사소송법상 인용문서에 대하여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사유가 적용되는지 여부(대법원 2011. 7. 6.자 2010..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7. 24. 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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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문서제출명령>】《민사소송법상 인용문서에 관한 문서제출의무의 면제사유, 민사소송법상 인용문서에 대하여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사유가 적용되는지 여부(대법원 2011. 7. 6.20101659 결정), 비밀유지명령과 문서제출명령, 민사소송법 343조 후단, 특허법 132조의 문서제출명령, 문서제출의무(인용문서, 인도․열람문서, 이익문서와 법률관계문서),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 문서소지자나 근친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치욕이 될 증언거부사유가 적혀 있는 문서, 직무상 비밀이 적혀 있고 비밀유지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자기이용문서),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심리와 재판, 부제출 또는 사용방해의 효과, 제출된 문서의 서증으로서의 제출》〔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대법원 결정의 요지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는 민사소송에서 문서의 제출의무에 관하여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때에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의 인용문서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3호나 제2항과 달리 문서제출의무의 예외사유에 대한 아무런 규정이 없는 점, 이러한 인용문서의 경우 당사자가 소송에서 문서를 증거로 인용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문서의 존재와 내용을 언급하여 자신의 주장의 근거 또는 보조로 삼은 이상, 상대방에게도 그 문서의 내용을 검토·비판할 기회를 보장하고 그 문서를 이용하게 하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타당하다는 취지에서 문서제출의무가 인정되는 점, 비밀유지이익을 가지는 당사자로서는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그 문서의 존재와 내용을 언급하지 아니함으로써 위와 같은 인용문서 제출의 부담을 회피할 수 있는 점, 민사소송법에 의한 문서제출명령 제도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의한 정보공개 제도는 그 목적이나 취지, 연혁 등을 달리하고, 법원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할 경우 취소판결의 기속력에 의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가 사실상 강제되는 것에 반하여(행정소송법 제30조 제2, 34), 국가 등이 당사자로서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이 소송상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데 그치는 점(민사소송법 제349) 등 그 효력도 달리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인용문서가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로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9조에 정하고 있는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에 관한 문서제출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봄이 상당하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 사실관계

 

상대방(갑 등 9)은 북한주민접촉 신고가 거부당하자, 재항고인(대한민국)을 상대로 하여 위자료 소송을 제기하였다.

 

재항고인은 위 소송상 답변서에서 관계 법령에 따라 관계 기관 의견협의를 실시하고, 그 이후 관계 기관의 회신 및 내부검토 과정을 거쳐 이 사건 거부처분이 정당하게 이루어졌다는 취지로 답변하면서, 처리과정에 관하여 의견협의를 실시함에 있어서는 해당 대상자의 규모 등에 따라 통상 일정한 기간이 소요(3~5)되며, 관계 기관(법무부, 국가정보원)에서는 원고들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및 과거 활동전력, 원고들이 간부로 소속되어 있는 연합단체(한국진보연대 등)의 성격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하여 원고들에 대해 북한주민접촉 신고 수리를 거부함이 상당하다는 의견을 표명하였다고 주장하였다. 아울러, “사회문화분야 대북교류 승인업무 처리 지침을 제정하여 접촉 및 방북승인에 대한 최소한도의 일정한 기준을 정하여 운영하고 있는데 동 지침 내용 중 남북교류협력질서나 국가안전보장을 저해할 우려가 현저한 자라고 판단될 경우 접촉 및 방북승인을 불허하고 있다.”고 밝혔다.

 

상대방은 위 소송에서 재항고인 소유의 사회문화분야 대북교류 승인업무 처리 지침’, ‘통일부장관이 이 사건 처분들을 함에 있어서 사전에 관계 기관(법무부, 국가정보원)과 협의하면서 왕래했던 문서 일체에 대한 이 사건 문서제출명령을 신청하였다.

 

그 후 재항고인은 위 소송상 준비서면에서 관계 기관 간 의견협의 회신내용은 통일부장관이 북한방문 신청 및 북한주민접촉 신고와 관련된 내부의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도출함과 아울러 관계 기관 간 의견을 참조할 수 있는 행정기관 내부 간 문서이며, 동 회신내용에는 해당 신청단체의 성격 및 신청자에 대한 구체적인 법령 위반내용과 과거 활동전력 등이 포함되어 있어 대외적으로 보안성이 요구됩니다. 그러므로 관계 기관 의견협의 회신 결과와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는 것은 해당 당사자인 관계기관에서 동의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향후 관계 기관 간 원활한 의견협의 및 업무협조 등 여러 측면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됩니다라고 주장하였다.

 

1심법원은 이 사건 문서제출명령을 발령하였다.

 

항고심은, 이 사건 문서는 재항고인이 자기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인용하고 있는 문서로서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문서에 해당하고, 제출된 자료만으로 재항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이 사건 문서의 내용이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거나, 달리 재항고인이 이 사건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였다.

 

. 쟁점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의무가 있다고 하더라도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하 정보공개법이라고 한다)에 따라 비공개대상정보는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사건 문서제출명령 대상 문서들은 행정기관 내부 지침(사회문화분야 대북교류 승인업무 처리지침) 또는 방북승인 및 신고수리 업무의 보다 신중하고 공정한 판단을 위해 행정기관 간 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의 문서(관계 기관 간 협의문서)로서 공개될 경우 향후 업무의 공정한 수행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것은 물론 행정기관 간 신뢰성 저해, 사생활 비밀침해 등 상당한 우려가 있으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2호 또는 제5, 동법 시행령 제9조에 의한 비공개문서에 해당하는 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

 

3. 문서제출명령 일반론

 

. 문서제출명령 관련 조문

 

민사소송법 제344(문서의 제출의무)

다음 각 호의 경우에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

1.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때

2. 신청자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넘겨 달라고 하거나 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때

3.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 다만 다음 각 목의 사유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304조 내지 제306(대통령 등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에 규정된 사항이 적혀있는 문서로서 같은 조문들에 규정된 동의를 받지 아니한 문서

. 문서를 가진 사람 또는 그와 제314조 각 호(친족 등의 증언거부권) 가운데 어느 하나의 관계에 있는 사람에 관하여 같은 조에서 규정된 사항이 적혀 있는 문서

. 315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사항(변호사 등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거부권) 중 어느 하나에 규정된 사항이 적혀 있고 비밀을 지킬 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

1항의 경우 외에도 문서(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를 제외한다)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

1. 1항 제3()목 및 ()목에 규정된 문서

2.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

347(제출신청의 허가 여부에 대한 재판)

법원은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다.

문서제출의 신청이 문서의 일부에 대하여만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그 부분만의 제출을 명하여야 한다.

3자에 대하여 문서의 제출을 명하는 경우에는 제3자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를 심문하여야 한다.

법원은 문서가 제344조에 해당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서를 제시하도록 명할 수 있다. 이 경우 법원은 그 문서를 다른 사람이 보도록 하여서는 안된다.

349(당사자가 문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의 효과)

당사자가 제347조 제1·2항 및 제4항의 규정에 의한 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351(3자가 문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의 제재)

3자가 제347조 제1·2항 및 제4항의 규정에 의한 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제318(소송비용 부담 및 과태료 결정)의 규정을 준용한다.

 

. 정보공개법 관련 조문

 

9(비공개대상정보)

공공기관이 보유ㆍ관리하는 정보는 공개대상이 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정보에 대하여는 이를 공개하지 아니할 수 있다.

1. 다른 법률 또는 법률이 위임한 명령(국회 규칙ㆍ대법원 규칙ㆍ헌법재판소규칙ㆍ중앙선거관리위원회규칙ㆍ대통령령 및 조례에 한한다)에 의하여 비밀 또는 비공개 사항으로 규정된 정보

2. 국가안전보장ㆍ국방ㆍ통일ㆍ외교관계 등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국가의 중대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3. 공개될 경우 국민의 생명ㆍ신체 및 재산의 보호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4.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와 범죄의 예방, 수사, 공소의 제기 및 유지, 형의 집행, 교정, 보안처분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5. 감사ㆍ감독ㆍ검사ㆍ시험ㆍ규제ㆍ입찰계약ㆍ기술개발ㆍ인사관리ㆍ의사결정과정 또는 내부검토과정에 있는 사항 등으로서 공개될 경우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나 연구ㆍ개발에 현저한 지장을 초래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6. 당해 정보에 포함되어 있는 이름ㆍ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다만 다음에 열거한 개인에 관한 정보는 제외한다.

. 법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열람할 수 있는 정보

. 공공기관이 공표를 목적으로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부당하게 침해하지 않는 정보

. 공공기관이 작성하거나 취득한 정보로서 공개하는 것이 공익 또는 개인의 권리구제를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정보

. 직무를 수행한 공무원의 성명ㆍ직위

. 공개하는 것이 공익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로써 법령에 의하여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가 업무의 일부를 위탁 또는 위촉한 개인의 성명ㆍ직업

7. 법인ㆍ단체 또는 개인(이하 법인 등이라 한다)의 경영ㆍ영업상 비밀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법인 등의 정당한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다만 다음에 열거한 정보를 제외한다.

. 사업활동에 의하여 발생하는 위해로부터 사람의 생명ㆍ신체 또는 건강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

. 위법ㆍ부당한 사업활동으로부터 국민의 재산 또는 생활을 보호하기 위하여 공개할 필요가 있는 정보

8. 공개될 경우 부동산 투기ㆍ매점매석 등으로 특정인에게 이익 또는 불이익을 줄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

공공기관은 제1항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정보가 기간의 경과 등으로 인하여 비공개의 필요성이 없어진 경우에는 당해 정보를 공개대상으로 하여야 한다.

공공기관은 제1항 각 호의 범위 안에서 당해 공공기관의 업무의 성격을 고려하여 비공개대상정보의 범위에 관한 세부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공개하여야 한다.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의 인용문서

 

취지

 

소송에서 문서를 인용하여 증거로서 자기 주장의 뒷받침으로 인용한 이상, 상대방으로부터 신청이 있는 한 문서의 소지자에게 그 문서를 제출시켜 그것을 상대방에게도 이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공평하다고 일반적으로 설명되고 있다. , 상대방의 입장에서는 인용 당사자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심증이 형성될 위험을 회피하기 위하여 인용문서의 내용을 검토·비판할 기회가 절차적으로 보장되는 것이 공정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당사자가 문서를 인용한 경우 당사자는 인용문서에 관하여 비밀유지의 이익을 방기하였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되기도 한다.

 

소송에서의 의의

 

소송의 변론이나 준비절차에서 인용한 것에 한하지 않는다. , 준비서면 중에 인용되어 있으면 아직 변론에서 진술하지 않더라도 이에 해당한다.

 

인용의 의의

 

학설상 문서 그 자체를 증거로서 인용하는 것을 지칭하고 그 문서의 내용을 인용한 것만으로는 해당되지 않는다는 설, 당사자가 문서의 존재를 인용하고 있으면 해당된다는 설, 증거를 위하여 인용한 경우와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인용한 문서 모두를 포함한다는 설 등이 있다. 통설, 판례는 설로 보인다. 인용문서에는 공문서도 포함된다.

대법원 2008. 6. 12.200682 결정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라 함은 당사자가 소송에서 당해 문서 그 자체를 증거로서 인용한 경우뿐 아니라 자기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문서의 존재와 내용을 언급하여 자기 주장의 근거 또는 보조로 삼은 문서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의 인용문서에 해당하는 이상, 같은 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바와는 달리, 그것이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제출의무를 면할 수 없다.

 

한편 제출의무가 생기는 것은 문서 그 자체를 인용한 경우이고 단지 그 내용을 원용한 데 불과한 경우는 해당하지 않는다. 나아가 적극적으로 문서의 존재를 주장하였을 것을 요건으로 하는바, 당사자가 그 비밀에 붙일 이익을 적극적으로 포기한 것이 아니면 제출의무를 인정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재판장의 석명에 의하여 소지를 시인한 데 불과한 경우는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

 

. 이 사건의 경우

 

재항고인이 본안소송에서 수리거부처분의 적법성의 주요 근거 자료로 이 사건 문서를 인용하고 있고, 공문서도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인용문서의 개념에 포함되므로, 이 사건 문서가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 소정의 인용문서에 해당함에는 의문이 없다(이에 대하여는 재항고인도 다투지 않고 있다).

 

4. 인용문서의 제출의무

 

. 법조문

 

민사소송법 제344조의 문언해석으로는 인용문서의 경우 무조건 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다. 같은 조 제1항 제3호는 대통령 등을 포함한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사항(304조 내지 제306), 친족 등의 증언거부권이 있는 사항( 314) 및 변호사 등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거부권이 있는 사항( 315)을 문서제출의무의 제외사유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항은 친족 등의 증언거부권이 있는 사항(314), 변호사 등의 직무상 비밀에 관한 증언거부권이 있는 사항(315) 및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를 문서제출의무의 제외사유로 규정하고 있음에 반하여, 인용문서의 경우에는 이러한 제외사유가 전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민사소송법에 의한 문서제출의무에 정보공개법의 비공개사유가 적용된다는 일반적인 근거 법령도 없다. 다만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제32(문서제출 명령 등)는 명시적으로 문서제출명령의 거부사유로 정보공개법 제9조에 해당하는 경우를 규정하고 있다.

증권관련 집단소송법 제32(문서제출 명령 등)

법원은 필요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소송과 관련 있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자에게 그 문서의 제출을 명하거나 송부를 촉탁할 수 있다.

1항에 따른 문서제출 명령이나 문서송부 촉탁을 받은 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그 제출이나 송부를 거부할 수 없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문서의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4조 제3항 및 제9조 제1항 각 호의 사유가 있는 문서

2. 민사소송법에 따라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문서.

 

. 입법자료

 

민사소송법 제344조는 2002년 민사소송법 전부 개정으로 아래 <>와 같이 개정된 조문인바, 그 개정과 관련된 자료로 법원행정처의 민사소송법 개정내용 해설이 있는바, 공문서 공개 등에 관하여는 다음과 같이 기재하고 있다.

공문서의 공개에 관하여는 정보공개법이 별도로 정하고 있으므로, 공문서의 공개는 위 법이 통일적으로 규율하도록 민사소송법의 일반적인 문서제출의무의 대상에서 공무원이 직무상 보관하는 문서를 제외하였다. 그러나 문제된 공문서가 제344조 제2항이 아니라 제344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문서제출의무가 인정되는 때에는 당연히 그 공문서에 대하여 문서제출명령을 발할 수 있을 것이다.”

 

조문내용

 

2002. 1. 26. 개정 이전 조문

 

316(문서제출의무)

다음 경우에는 문서소지자는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

1.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소지한 때

2. 신청자가 문서소지자에 대하여 그 인도나 열람을 구할 수 있는 때

3.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의 소지자 간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

 

현행조문

 

344(문서의 제출의무)

다음 각 호의 경우에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

1.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때

2. 신청자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것을 넘겨 달라고 하거나 보겠다고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는 때

3.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인 때. 다만 다음 각 목의 사유 가운데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 304조 내지 제306조에 규정된 사항이 적혀있는 문서로서 같은 조문들에 규정된 동의를 받지 아니한 문서

. 문서를 가진 사람 또는 그와 제314조 각 호 가운데 어느 하나의 관계에 있는 사람에 관하여 같은 조에서 규정된 사항이 적혀 있는 문서

. 315조 제1항 각 호에 규정된 사항 중 어느 하나에 규정된 사항이 적혀 있고 비밀을 지킬 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

1항의 경우 외에도 문서(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를 제외한다)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

1. 1항 제3()목 및 ()목에 규정된 문서

2.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

 

. 판례 (대법원 2008. 6. 12.200682 결정)

 

판시내용 :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라 함은 당사자가 소송에서 당해 문서 그 자체를 증거로서 [ 327 ] 인용한 경우뿐 아니라 자기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문서의 존재와 내용을 언급하여 자기 주장의 근거 또는 보조로 삼은 문서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의 인용문서에 해당하는 이상, 같은 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바와는 달리, 그것이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제출의무를 면할 수 없다. 재항고인은 이 사건 문서는 본안사건에서의 입증 취지와 전혀 무관하여 제출의 필요성이 없을 뿐 아니라, 이 사건 문서가 공개될 경우 사법시험 업무의 공정한 수행이 객관적으로 현저하게 지장을 받을 고도의 개연성이 존재하여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므로 문서제출의무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재항고인의 이 사건 본안소송에서의 주장처럼 원문제와 모의고사문제 및 실제문제가 동일 또는 유사하지 않은지 여부를 가리기 위해서는 원문제, 즉 이 사건 문서가 제출될 필요가 있을 뿐 아니라, 이 사건 문서가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비공개대상 정보에 해당한다고도 보이지 아니하므로, 위 주장도 모두 이유 없다.

 

위 판결의 일반적인 판시는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의 인용문서에 해당하는 이상, 같은 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바와는 달리, 그것이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제출의무를 면할 수 없다.”고 선언함으로써 기본적으로는 정보공개법의 비공개사유 해당 여부와 상관없이 무조건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는 입장에 서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재항고인의 주장을 판단하면서 이 사건 문서가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따져 볼 필요도 없이라는 표현이 아니라 이 사건 문서가 재항고이유에서 주장하는 바와 같이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한다고 보이지 아니하므로라는 표현을 사용함으로써 비공개사유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판단을 하였는데, 재항고인이 한 정보공개법 소정의 비공개대상정보라는 주장 자체도 이유 없다는 방론에 불과하다는 견해와 비공개대상정보 여부를 판단함으로써 비공개대상정보에 해당하면 문서제출의무를 면할 여지도 있다는 전제에 서 있다는 견해의 양론이 있을 수 있다.

 

. 인용문서에 대한 문서제출의무와 정보공개법의 관계

 

재항고인은 인용문서에 관한 문서제출명령 신청에 대하여 정보공개법 소정의 비공개사유를 들어 문서제출의무를 면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을지 긍정설과 부정설의 견해대립이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부정설을 지지한다.

실정법에 근거 조항이 없고, 나아가 근거 조항 없이 적용을 인정할 만한 이론적인 근거도 박약할뿐더러 적용을 인정할 만한 현실적인 필요성이 높다고 할 수도 없으므로, 문서제출명령에 정보공개법 소정의 비공개사유를 (유추)적용하거나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3호의 제외사유를 유추적용하거나 또는 정보공개법 소정의 비공개사유에 준하는 문서제출명령의 면제사유를 인정할 수는 없다.

 

5. 문서제출명령의 의의

 “문서제출명령”이란 문서제출의무를 부담하는 문서소지자(당사자 또는 제3자)에 대하여 그 문서의 제출을 명하는 법원의 재판을 말한다.
어느 문서를 서증으로 제출하고자 하지만 이를 상대방 또는 제3자가 소지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 제출할 수 없는 당사자는 그에 대한 문서제출명령을 구하는 신청을 함으로써(민소 343조 후단) 서증의 신청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집중증거조사를 실현하는 데에 큰 애로점의 하나는 미국 민사소송절차상의 디스커버리(discovery) 제도와 같이 당사자가 증거를 적시에 수집할 효율적인 수단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즉, 종래에는 당사자와 문서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경우로서 법에 열거된 일정한 문서에 한하여 문서제출의무를 인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02년 개정 민사소송법은 증인의무 등과 균형을 맞추면서, ‘증거의 구조적 편재’ 문제를 시정하기 위하여 당사자와 문서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제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문서제출의무를 부담하도록 문서제출의무의 대상을 모든 문서로 확대하였다(민소 344조 2항).

 

 음성·영상자료에 해당하는 동영상 파일은 검증의 방법으로 증거조사를 하여야 하므로, 민사소송법 366조에 따라 검증목적물 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문서가 아닌 동영상 파일은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될 수 없다(대법원 2010. 7. 14. 선고 20092105).

 

 서증을 신청하고자 하는 당사자는 자기 외에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것을 제출하도록 명할 것을 법원에 신청할 수 있다(343조 후단).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때,  신청자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인도나 열람을 구할 수 있는 사법상의 권리를 가지고 있을 때(대법원 1993. 6. 18. 93434 결정),  문서가 신청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되었거나 신청자와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일 때에는 문서소지자는 제출을 거부하지 못한다.

다만, 증언에 있어 일정한 동의를 받아야 하거나(304조 내지 제306),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거나(314), 비밀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315) 내용의 문서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그 밖에도 공무원의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고 있는 문서가 아닌 경우에는 위와 같은 예외사유에 해당하거나 오로지 문서소지자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가 아니면 그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344조 제1, 2).

 대법원 1993. 6. 18. 93434 결정 : 신청자가 문서의 인도·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실체법상의 권리를 가지는 모든 경우를 가리키며, 그것이 물권적이든 채권적이든, 또는 계약에 근거하는 것이든 법률규정에 근거하는 것이든 이를 묻지 않는다.

 

 문서제출명령 신청은 서면으로 하여야 하고, 상대방은 위 신청에 관하여 의견을 적은 서면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규칙 제110). 문서제출명령 신청서에는 문서의 표시, 문서의 취지, 문서의 소지자, 증명할 사실, 문서제출의무의 원인을 명시하여야 한다(345. 대법원 1995. 5. 3. 95415 결정). 실무에서는 상대방 당사자가 문서제출 의무자인 경우에 그 당사자로 하여금 임의제출을 하게 하고 이에 불응하는 경우 문서제출명령을 발한다.

 대법원 1995. 5. 3. 95415 결정 : 문서제출명령은 문서의 표시와 문서의 취지에 관한 내용에 의하여 문서가 특정되어야 하고, 당해 문서의 존재와 소지가 증명되어야 하며 그 증명책임은 원칙으로 신청인에게 있다.

 

 법원은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신청 대상이 되는 문서의 취지나 그 문서로 증명할 사실을 개괄적으로 표시한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상대방 당사자에게 신청내용과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문서 또는 신청내용과 관련하여 서증으로 제출할 문서에 관하여 그 표시와 취지 등을 적어 내도록 명할 수 있다(346).

 

법원이 제3자에 대하여 문서의 제출을 명하는 경우에는 제3자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를 심문하여야 하고, 제출의무 면제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하여 문서를 제시하도록 명할 수 있다(347).

 

 문서제출명령 신청에 관한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으나(348), 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에 따르지 아니하거나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훼손하거나 사용할 수 없게 한 때에는 법원은 문서에 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349.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41938 판결). 3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문서제출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결정으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351, 318, 311조 제1, 8).

 대법원 1993. 11. 23. 선고 9341938 판결 : 피고가 문서제출명령을 받은 문서를 제출하지 아니하였다고 하더라도, 문서제출의 신청에 문서의 표시와 문서의 취지로 명시된 위 문서들의 성질·내용·성립의 진정에 관한 원고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는 것이지, 그 문서들에 의하여 입증하려고 하는 원고의 주장사실이 바로 증명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일방 당사자가 요증사실의 증거자료에 훨씬 용이하게 접근할 수 있다고 하는 사정만으로는 상대방의 증명활동에 협력하지 않는다고 하여 이를 민사소송법상의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는 원심 판결을 수긍한 판례(대법원 1996. 4. 23. 선고 9523835 판결)도 있다.

 

6. 문서제출의무    [이하 법원실무제요 민사소송(III) P.1456-1465 참조]

가. 범위

 인용문서(민소 344조 1항 1호)

① 소송에서 자기를 위한 증거로 또는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끌어 쓴 인용문서라면 상대방에게 이용하게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기 때문에 대상이 되었다.

 

 당사자가 소송에서 해당 문서 그 자체를 증거로 인용한 경우 뿐만 아니라 자기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문서의 존재와 내용을 언급하여 자기 주장의 근거 또는 보조로 삼은 문서도 포함하고, 이에 해당하는 이상 그것이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제출 명령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2008. 6. 12. 200682 결정). 자기를 위한 증거로 또는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끌어쓴 인용문서라면 상대방에게도 이용하게 하는 것이 형평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다만 그 문서 그 자체를 이용하지 않은 채 그 내용을 원용한 데 불과한 경우에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인도․열람문서(민소 344조 1항 2호)

 신청자가 소지자에 대하여 인도(민법 475조, 684조)나 열람(상법 396조 2항, 448조 2항)을 구할 수 있는 사법상 청구권이 있는 경우인데, 소지자는 제3자라도 관계없고, 계약에 기한 것이든 법률규정에 기한 것이든 관계없다(대법원 1993. 6. 18.자 93마434 결정).

 

 소송기록의 열람청구 또는 증명서의 교부청구권(민소 162조), 등기부의 열람청구권(부등법 21조) 등과 같이 공법상의 청구권이 있는 경우에는 신청인 자신의 공법상의 권리에 터잡아 문서를 인도받거나 열람할 수 있으므로 구태여 문서제출명령을 허용할 필요가 없다.

 이익문서와 법률관계문서(민소 344조 1항 3호)

 이익문서는 입증자의 이익을 위하여 작성된 것으로서(예:계약서․영수증) 여기의 이익문서에는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입증자를 위하여 작성된 것이 포함된다. 또한 이익을 넓게 해석하여 증거확보라는 소송상의 이익도 포함된다.

 법률관계문서는 입증자와 소지자 사이의 법률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것으로, 여기에는 당해 문서만이 아니라 그 법률관계에 관련된 사항의 기재가 있으면 되고 따라서 그 법률관계의 생성과정에서 작성된 문서도 포함된다. 법률관계문서는 사법상의 계약관계에 관하여 작성된 문서뿐만 아니라 입증자의 행정상 신청에 대하여 행정청이 행정처분을 하는 과정에서 작성한 문서와 같이 공법상 관계에 기하여 작성된 문서도 포함된다.

 

 이러한 이익문서와 법률관계문서라도 일정한 경우에는 소지자가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민소 344조 1항 3호 단서).
즉, 공무원의 직무상 비밀이 적혀 있어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 받지 아니한 문서, 문서소지자나 근친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치욕이 될 증언거부사유가 적혀 있는 문서, 직무상 비밀이 적혀 있고 비밀유지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가 그것이다.

나. 일반적 제출의무

앞에서 본 인용문서, 인도․열람문서, 이익문서, 법률관계문서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문서라도 원칙적으로 문서의 소지자는 이를 모두 제출할 의무가 있다.

개인정보보호법 18 2 2호에 의하면 개인정보처리자는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에는 개인정보를 목적 외의 용도로 이용하거나 이를 제3자에게 제공할 수 있고, 민사소송법 344 2항은 각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문서소지인에게 문서제출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개인정보 보호법상 개인정보에 해당하다고 하더라도 이를 이유로 문서소지인이 그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7. 1. 20142239 결정).

 

다만, 다음의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민소 344조 2항).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

 

 이러한 공문서의 공개에 관하여는 따로 공공기관의정보공개에관한법률에 의한 규율을 받기 때문에 그 곳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② 그러므로 당사자는 행정관청에 공개신청을 하여 이를 교부받아 법원에 제출하는 우회적 방법을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문서소지자나 근친자에 대하여 형사소추․치욕이 될 증언거부사유가 적혀 있는 문서(민소 314조 참조), 직무상 비밀이 적혀 있고 비밀유지의무가 면제되지 아니한 문서(민소 315조 참조)

① 이러한 측면에서 증언의무와 문서제출의무의 범위가 접근하고 있다. 민사소송법 344 2 1, 1 3호 다목, 315 1 2호에서 정한 직업의 비밀은 그 사항이 공개되면 해당 직업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이후 그 직업의 수행이 어려운 경우를 가리키는데, 어느 정도 이러한 직업의 비밀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문서소지자는 위 비밀이 보호가치 있는 비밀일 경우에만 문서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

 

 나아가 어느 정보가 보호가치 있는 비밀인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그 비밀의 공개로 인하여 발생하는 불이익과 이로 인하여 달성되는 실체적 진실발견 및 재판의 공정성을 비교 형량해야 한다(대법원 2015. 12. 21. 20154174 결정).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하기 위한 문서

 

 어느 문서가 오로지 문서를 가진 사람이 이용할 목적으로 작성되고 외부자에게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으며 개시할 경우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심각한 불이익이 생길 염려가 있다면, 문서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기이용문서에 해당한다.

예컨대, 일기나 사적인 편지 등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설령 주관적으로 내부 이용을 주된 목적으로 회사 내부에서 결재를 거쳐 작성된 문서일지라도 신청자가 열람 등을 요구할 수 있는 사법상 권리를 가지는 문서와 동일한 정보 또는 직접적 기초·근거가 되는 정보가 문서의 기재 내용에 포함되어 있는 경우, 객관적으로 외부에서의 이용이 작성 목적에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다고는 볼 수 없는 경우, 문서 자체를 외부에 개시하는 것이 예정되어 있지 않더라도 문서에 기재된 정보의 외부 개시가 예정되어 있거나 정보가 공익성을 가지는 경우 등에는 내부문서라는 이유로 자기이용문서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16. 7. 1. 20142239 결정).

 

7. 문서제출신청

 문서제출명령을 통하여 필요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적시에 문서제출을 신청하여 필요한 문서가 쟁점정리기일 전에 법원에 현출되어 상대방과 법원이 그 내용을 검토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문서제출의 신청은 문서의 표시와 취지, 가진 사람, 증명할 사실, 문서를 제출하여야 하는 의무의 원인을 밝혀 서면으로 하여야 한다(민소 345조, 민소규 110조 1항). 문서제출신청을 서면으로 할 때에는 상대방 또는 제3자에게 송달할 부본을 첨부하여야 한다.
상대방은 이에 관하여 의견이 있는 때에는 이를 적은 서면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민소규 110조 2항).

 그런데 상대방이 어떠한 문서를 소지하고 있는지를 몰라서 신청자가 위 규정에 맞추어 특정하여 신청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이에 민사소송법 346조는 문서제출의 신청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법원은 신청대상이 된 문서의 취지나 그 문서로 증명할 사실을 개괄적으로 표시한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상대방 당사자에게 신청내용과 관련하여 가지고 있는 문서 또는 신청내용과 관련하여 서증으로 제출할 문서에 관하여 그 표시와 취지 등을 적어 내도록 명할 수 있는 제도를 새로 도입하였다.

 

 이러한 문서목록의 제출신청은 실질적으로 문서제출신청의 일부로 볼 수 있으므로, 서면으로 신청하여야 하고 상대방은 그 신청에 의견이 있는 때에는 이를 적은 서면을 법원에 제출할 수 있다(민소규 110조 3항).
만일 당사자가 이 명령에 따르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나중에 그 목록에서 누락된 문서를 서증으로 제출하는 때에 적시에 제출되지 아니한 공격방어방법으로서 각하하거나 특정 사실의 입증에 관한 재정기간을 활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재를 가하는 것을 검토할 수 있고, 변론 전체의 취지로 참작할 수도 있다.

8.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심리와 재판

가. 심문 여부 등

 문서제출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그 문서의 소지 여부 및 문서제출의무의 존부를 심리하여야 한다.

문서제출신청의 허가 여부에 관한 재판을 할 때에는 그때까지 소송경과와 문서제출 신청의 내용에 비추어 신청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가 아닌 한 상대방에게 문서제출신청서를 송달하는 등 문서제출신청이 있음을 알림으로써 그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해당 문서의 존재와 소지 여부, 해당 문서가 서증으로 필요한지 여부, 문서제출신청의 상대방이 민사소송법 344조에 따라 문서 제출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등을 심리하여야 한다.

 

 문서제출신청 후 이를 상대방에게 송달하는 등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함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문서제출명령의 요건에 관하여 별다른 심리도 없이 문서제출신청 바로 다음 날에 한 문서제출명령은 위법하다(대법원 2009. 4. 28. 200912 결정).

 

 문서의 소지자가 당사자이면 변론(준비)절차에서 심리하되, 추가 심리가 필요한 때에는 심문기일을 열어 심리하거나 신청 기일 외에서 추가 소명을 하도록 명하면 될 것이다.
제3자가 소지하고 있는 문서에 대하여는 그로부터 제출의무에 대한 의견을 들을 기회가 없기 때문에 그 제3자 또는 그가 지정하는 자를 반드시 심문하여야 한다(민소 347조 1항․3항)

다만 문서제출신청을 각하하거나 기각하는 경우에는 재판 전에 제3자를 심문하지 않더라도 무방하다.


 문서제출명령을 하려면 문서의 존재와 소지가 증명되어야 하는데, 그 증명책임은 원칙적으로 신청인에게 있다(대법원 1995. 5. 3.자 95마415 결정).
문서제출명령이 있어도 그 문서가 법원에 제출되기 전까지는 그 신청을 철회함에 상대방의 동의를 요하지 않는다(대법원 1971. 3. 23. 선고 70다3013 판결).

⑸ 상대방이 소지자라고 주장된 경우에 실무에서는, 신청자가 말로 신청하면 우선 상대방에 대하여 소지 여부를 묻고 소지사실을 시인하면 다음 기일에 상대방 측의 서증으로 제출할 것을 촉구하여, 그대로 제출이 되면 신청자가 목적을 달하므로 처음부터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이 없었던 것으로 처리하는 예가 많다.

 

 다만 이때 상대방이 문서의 소지를 부인하거나 이를 확인하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진술할 때에는, 이 신청자에게 상대방의 문서소지사실에 관한 증명을 촉구하거나 상대방에게 신속한 답변을 촉구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 심리대상 문서에 대한 제시명령(In Camera Proceedings)

 프라이버시와 영업비밀에 관한 사항이 기재된 문서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문서제출의무의 존재 여부가 다투어지는 경우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재판은 그 문서가 공개되지 않아야 한다는 문서소지자의 주장의 당부를 판단하는 것이므로, 이 절차에 법관과 문서소지자 외의 다른 사람이 참여한다면 사실상 문서제출을 명하는 결과가 되고, 때에 따라서는 문서소지자에게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입히게 될 것이다.

 

 이에 민사소송법 347조 4항은 법원이 그 문서가 민사소송법 344조에 해당되는지를 판단하기 위하여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때에는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그 문서를 제시하도록 명할 수 있고, 대신 법원은 그 문서를 비공개적으로 심리하여 문서제출의무의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절차를 마련하였다. 이 경우 법원은 그 문서를 다른 사람이 보도록 하여서는 아니된다(민소 347조 4항 단서)

 

⑶ 이 경우 법원은 문서제출의무의 존재 여부 판단을 마칠 때까지 제시받은 문서를 일시적으로 맡아 둘 수 있으며, 제시한 사람이 요구하는 때에는 법원사무관등은 문서의 보관증을 교부하여야 한다(민소규 111조).
구체적인 보관절차는 민사소송법 353조에 규정된 절차와 동일하게 처리되며, 돌려 줄 문서를 유치한 경우의 보관․반환 등의 구체적인 절차에 관하여는 “민사보관물관리에 관한 예규(재민 79-7)”가 제정되어 있다.

다. 채부의 결정

 법원은 문서제출신청에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한 때에는 결정으로 문서를 가진 사람에게 그 제출을 명할 수 있다(민소 347조 1항).
제출의무자가 당사자일 경우에는 쟁점정리기일에 결정을 고지하거나 결정서를 작성하여 그 정본을 송달하는 것 중에 한 가지 방법을 택하면 되나, 실무에서는 결정서를 작성․송달하는 방식에 의하고 있고, 제출의무자가 제3자일 경우에는 반드시 문서제출명령을 작성하여 그 정본을 송달하여야 한다.

전자기록사건의 경우 법원은 문서제출명령을 전자적 송달 또는 통지의 방법으로할 수 있다(민전규 37조 3항).

 

 법원은 문서제출명령이 방식 위배로 부적법할 경우, 그 제출명령신청의 대상이 된 문서가 서증으로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인정할 경우(대법원 2008. 9. 26. 2007672 결정),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된 문서에 의하여 증명하고자 하는 사항이 해당 청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경우(대법원 2016. 7. 1. 20142239 결정) 등에는 문서제출신청을 각하하거나 기각하는 결정을 한다.

각하결정은 기일에 말로 고지하고 그 취지를 증인등목록에 기재하는 것이 보통이다.

 

 채부의 결정에 대하여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다(민소 348조).

3자에 대하여 문서제출명령을 하면서 민사소송법 347 3항의 규정에 따른 심문절차를 누락한 경우 그 제3자만이 자기에 대한 심문절차의 누락을 이유로 즉시항고할 수 있을 뿐이고, 본안소송의 당사자는 그 제3자에 대한 심문절차에 누락을 이유로 즉시항고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8. 9. 26. 2007672 결정).

 

 이 명령에 기하여 제출하는 문서는 원본․정본 또는 인증등본이어야 한다(민소 355조 1항).

전자기록사건에서 법원으로부터 문서제출명령을 받은 자가 제출하여야 할 문서를 전자데이터 또는 전자문서로 가지고 있는 경우에는 전자소송시스템을 이용하여 이를 전송하여야 하고(민전규 37 1), 제출하여야 하는 문서가 전자데이터 또는 전자 문서가 아닌 경우 이를 전자문서로 변환하여 전송하여 줄 것을 요청할 수 있다(2).

법원이 문서제출신청에 대하여 별다른 판단을 하지 아니한 채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한 경우 이는 법원이 문서제출신청을 묵시적으로 기각한 취지이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다35955 판결).

 

 문서제출의 신청이 문서의 일부에 대하여만 이유 있다고 인정한 때(예:일부에만 영업비밀과 같은 제출거부사유가 있는 때)에는 법원은 그 부분만의 제출을 명하여야 한다(민소 347조 2항).
문서 일부와 나머지 부분을 나누는 것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문서의 성질과 내용에 따라 일부를 가리고 제출하는 방법, 법원이나 상대방의 입장에서 사본도 무방하다고 판단되는 때에는 사본을 제출하는 방법, 인증등본을 제출하는 방법 중 적절한 것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문서제출명령에는 제출할 기간 또는 기일을 정할 수 있는데, 당사자와 법원이 검토를 위한 시간을 확보하기 위하여 통상은 가장 가까운 변론(준비)기일 이전에 해당 문서가 법원에 현출될 수 있도록 정한다.

 

 

[문서제출명령 예시]

문서제출명령

○ ○ 법 원
결 정


사  건  200○가단1000 손해배상(자)


원 고
피 고
문서소지인

 

주 문

 

문서소지인은 이 결정을 받은 날부터 ○일 이내에 다음 문서를 이 법원에 제출하라.

 

문서의 표시:

 

이 유

 

200 . . .
판 사 OOO   (인)

 


9. 부제출 또는 사용방해의 효과

가. 당사자의 경우

당사자가 문서제출명령․일부제출명령․비밀심리를 위한 문서의 제시명령을 받고도 이에 따르지 아니하는 때 또는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제출의무 있는 문서를 훼손하여 버리거나 이를 사용할 수 없게 한 때에는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으나(민소 349조, 350조), 그 밖에 과태료 부과의 제재는 없다.

 당사자가 위 명령에 따르지 아니한 경우에는 법원은 상대방의 그 문서에 관한 주장, 즉 문서의 성질․내용․성립의 진정 등에 관한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여야 한다는 것이지, 그 문서에 의하여 입증하고자 하는 상대방의 주장사실까지도 반드시 증명되었다고 인정하여야 한다는 취지가 아니며 주장사실의 인정 여부는 법원의 자유심증에 의한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3다15991 판결).

다만 문서제출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사정은 상대방의 주장사실에 관한 법원의 심증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치는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당사자가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제출의무 있는 문서를 훼손하여 버리거나 이를 사용할 수 없게 한 때에도,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민소 350).

 

 여기서 제출의무 있는 문서란 제출명령을 받은 문서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민사소송법 344조에 따른 제출을 거부할 수 없는 문서라는 뜻으로 객관적으로 제출의무가 있는 문서는 모두 이에 해당한다.

따라서 제출명령이 있기 이전에 그 문서를 사용할 수 없게 한 때에도 법원은 그 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을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할 수 있다.

 

나. 제3자의 경우

제3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문서제출명령에 응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원은 결정으로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에 처할 수 있고, 이에 대하여는 즉시항고할 수 있다(민소 351조, 318조, 311조 1항․8항).

10. 제출된 문서의 보관

제출된 문서 중에 서증으로 원용할 부분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상당한 시일을 요하는 경우도 있으므로 법원은 제출된 문서를 잘 보관하여야 하고, 사건이 종결되거나 기타 보관의 필요가 없게 되면 즉시 반환하여야 한다.

11. 제출된 문서의 서증으로서의 제출

 당사자의 문서제출신청에 의한 문서제출명령에 의하여 법원에 제출된 문서를 변론(준비)기일에 서증으로 제출할 것인지 여부는 당사자가 임의로 결정할 수 있다.
증거목록의 기재방법은 법원밖 서증조사와 같다.
따라서 제출된 문서를 당사자가 서증으로 제출한 때에는 서증목록에 통상의 서증 제출의 예에 따라 기재하되, 비고란에 “문서제출명령”이라고 부기한다.
제출된 문서를 당사자가 서증으로 제출하지 않겠다고 한 때에는 기록상 아무런 기재 없이 반환하여도 무방하나, 기본조서 또는 증인등목록 비고란에 그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기재하여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런데 원본 등의 문서가 제출된 후 법원에서 증거조사를 마치게 되면 원칙적으로 그 문서를 제출인 등에게 반환하여야 하므로, 제출된 원본 등의 문서에서 서증으로 제출하고자 하는 문서를 특정하고 그 증거조사의 결과를 기록에 남겨 둘 필요가 있다.
그러므로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인은 법원에 문서가 송부된 때에는 그 중 서증으로 제출하고자 하는 문서를 개별적으로 지정하고 그 사본을 법원에 제출하여야 한다.
다만, 송부된 문서가 증거조사를 마친 후 돌려 줄 필요가 없는 것(예를 들어 법원․검찰청, 그 밖의 공공기관에서 보내 온 인증등본으로서 별도의 의사표시가 없는 것)인 때에는 따로 사본을 제출하지 아니하여도 된다(민소규 115조).

 

12. 입증방해 목적의 문서훼손행위에 대한 제재

 

. 문서보존 의무의 발생, 대상자 대상문서

 

민사절차와 관련하여 민사소송법 제344조에 의한 문서제출의무는 어디까지나 법원의 제출명령에 따라 구체적으로 수명대상자에게 발생하는 의무이지 소송제기를 알았거나 제기를 예측한다고 보존의무를 부과하지 않는다. 문서제출의무에 관해서는 그 도입 당시부터 법령의 조항에서 나오는 제한적 의무로 보는 입장이 강했고, 2002년 민사소송법 개정 당시 국가에 대한 공공적 의무로 확장하면서 대상도 확정되었지만 제출명령이 있을 때 부담하는 한정적 의무의 성격이 강하다. 따라서 당사자나 제3자가 문서보존의무를 구체적으로 부담하는 시점도 소송의 당사자가 증거로 사용하기 위하여 제출명령의 신청을 하여 법원이 그에 따른 제출명령을 하였을 때이다(민사소송법 제343, 347).

 

그 위에 대상이 되는 문서도 법령상 상대적으로 한정되어 있다.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소송에서 적극적으로 그 존재를 언급하면서 인용하는 문서(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 신청자가 당해 문서의 인도 · 열람에 대한 사법상 청구권을 가지는 경우(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2), 신청자의 권리 · 의무를 발생시키거나 증거로 사용하기 위하여 작성된 문서나 신청자나 소지자 간의 계약관계와 같은 법률관계에서 작성된 문서( 민사소송법 제1항 제3)이며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일반적 문서제출의무를 신설하고 있으나 동시에 예외 사유도 새로 신설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적 문서제출 의무의 구체적 범위는 예외 사유의 심리를 통해 법원의 판례로 축적되어야 그 범위가 확정될 수 있을 것이다.

 

제출의무가 있는 문서의 훼손행위를 제재하는 민사소송법 제350조의 규정과 관련하여 그 대상범위를 직접적으로 문서제출명령을 받은 경우를 넘어 잠재적인 제출의무가 있는 경우로 해석한다면 보존의무가 발생하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도 있으나 그 의미가 소극적인 부작위의무를 넘기는 어려울 것이다.

 

형사법을 통해서 위 의무를 이끌어내기도 어렵다. 우선 형법 제155조의 증거인멸죄의 대상 자체가 형사절차와 징계절차로 그 범위가 좁다. 물론 미국의 사법절차방해죄의 경우와 달리 수사기관의 수사까지를 모두 포괄하는 형사사건이라는 광범위한 절차를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당사자를 증거인멸죄의 구성요건에서 제외함으로써 실제 거의 모든 사건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당사자나 공범관계에 있는 자의 문서훼손 행위에 대한 처벌이 거의 불가능하다. 공범관계가 인정되는 이상 자신이 아닌 다른 공범 중 1인만을 위하여 증거가 될 문서 등을 훼손하는 경우를 상정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경우는 실질상으로는 공범자가 아니며 형법 제155조 제4항에 의하여 그 대상에 제외되는 동거친족 아닌 제3자가 피의자 등의 범죄사실을 알면서 그에 관한 증거로 사용된 문서 등을 훼손하는 행위로 일종의 사후종범에 국한되게 되므로 관련자들에게 일반적인 문서보존의무를 부과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고 그 범위도 어디까지나 소극적인 부작위의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적극적 보존의무를 수반하는 문서보존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소송에서 특정한 문서제출명령을 받은 경우로 한정된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인 의무는 위 의무를 확대해석하더라도 재판절차가 계속되어 잠재적 제출의무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적극적인 훼손행위를 주도하거나 교사하지 말아야하는 소극적 부작위 의무 정도로 볼 수 있다.

 

. 위반행위에 대한 제재

 

민사재판과 관련한 제재

 

민사재판과 관련하여 법령상 인정하고 있는 제재는 민사소송법 제350조의 상대방의 사용을 방해할 목적으로 제출의무가 있는 문서를 훼손하여 버리거나 이를 사용할 수 없게 한 때문서의 기재에 대한 상대방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는 규정이 유일하다. 문서보존의무의 범위를 적극적으로 인정하는 해석에 의하면 장래의 분쟁을 대비하여 아직 구체적 분쟁이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누구로부터라도 청구를 당할 때에 증거로서 이용되는 일이 없도록 하려는 추상적인 인식으로 정당한 이유 없이 문서를 훼손한 경우에도 입증방해 목적으로 훼손한 행위에 해당된다. 그러나 위와 같이 해석할 경우 자신소유의 재산을 처분하는 자유와 충돌할 뿐 아니라 구체적 분쟁이 없는 가운데도 보존비용이 발생하는 의무를 부과하는 문제가 발생하며 위 제재가 문서제출명령이 있을 때 위반했을 때만 행해진다는 점에서 문제가 발생한다. 적어도 잠재적 문서제출명령의 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인정되는 경우에만 한정된다고 보아야 한다. 적극적인 입장 중에는 과실행위에 관하여도 위 규정을 적용하는 입장이 있으나, 위 조문의 규정형태상 입증방해 목적의 고의가 없이 적극적 보존의무가 발생하지 않은 가운데 자신의 문서를 자유로이 처분하는 행위를 사용방해 목적으로 훼손하는 행위로 인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더구나 그 제재효과는 어디까지나 문서를 제출하지 아니 한 것이 불리한 사실의 입증을 막기 위한 고의적 행위라고 볼 사정이 있을 때 경험칙에 의해 인정하는 것이므로 과실행위까지도 함부로 확장할 것은 아니다. 정황적 증거 등에 기초하여 고의를 적극적으로 인정하거나 입증책임을 부분적으로 전환시키는 것이 오히려 법령의 문언해석 그 자체에 충실한 해석이고 바른 해결책으로 볼 수 있다.

 

제재가 부과되더라도 그 제재의 수준은 극히 미약하다. 추정되는 사실은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자가 문서에 의하여 입증하려는 사항에 대한 것이 아니고 문서의 성질, 내용에 관한 것이다(대법원 1979. 11. 13. 선고 791577 판결). 그 제재 내용은 문서제출명령에 불응한 경우를 규정한 민사소송법 제349조와 같으므로 위 규정에 관한 판례의 입장을 차용하면 위 인정여부도 법원의 자유심증에 달려 있다(대법원 1993. 6. 25. 선고 9315991 판결). , 법원으로서는 당사자의 입증방해 목적의 훼손이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을 숨기려는 목적의 행위라고 인정하여도 다른 입증 등에 따라 반대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와 같은 사실이 발생하여도 그 최종적인 인정 및 제재는 종국적인 판결을 통해서만 나타나기 때문에 그 제재효과는 더욱 불투명한 편이다. 또한 문서제출명령의 신청자가 문서의 취지나 문서에 의하여 증명할 사실 및 당해문서와의 관계를 적어내도록 되어 있고 그에 관하여 상대방의 문서소지 및 그 존재에 대한 입증 책임을 지고 있으므로(민사소송법 제345, 346, 대법원 1995. 5. 3. 95415 결정) 신청자가 문서의 구체적 내용을 모를 경우 문서훼손과 관련하여 모든 요건을 입증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의 문서 소지사실만이 인정된다(대법원 1967. 3. 21. 선고 65828 판결). 따라서 요건에 따른 입증도 어려울 뿐 아니라 제재효과도 크지 아니하므로 당사자로서는 위 제재를 추진할 실익이 크지 않아 실무에서 민사소송법 제350조를 적용하여 제재를 한 경우는 찾을 수 없어 사실상 사문화되어 있다.

 

형사소송에서의 제재

 

문서훼손행위의 주체가 피고인측이면 증거인멸죄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에서 증거인멸죄는 거의 처벌이 되지 않아 20101월부터 10월까지 증거인멸 또는 증거은닉죄로 공판절차를 통해 기소되어 1심 판결을 받은 피고인은 16건의 사건에서 18명에 그치고 있다(교사 3명 포함). 상대적으로 비슷한 죄로 분류되는 위증죄에 비교하여 보아도 입증방해 목적의 문서훼손 행위에 대한 제재는 미미하다.

증거인멸죄 외에 피고인측의 문서훼손행위에 대하여 가하는 제재는 피고인이 현장부재,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등 법률상 · 사실상 주장을 한 때에 검사로 하여금 피고인에 대하여 그 서류 등의 열람 · 등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규정으로 법원명령을 거부할 때에는 검사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해당 증인 및 서류에 관하여 증거로 제출할 수 없다(형사소송법 제266조의11). 피고인의 경우 자신에게 유리한 주장으로 그에 관한 증거를 훼손하는 경우는 이를 위조 내지 변조하는 경우 외에는 찾기 힘들 것으로 보여 실무상 의미는 없어 보인다.

 

검찰 측의 문서훼손 행위에 대한 규정은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공소제기 후 검사가 보관하고 있는 서류 또는 물건의 열람 · 등사 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1항 규정이 유일하다. 검사가 증거로 신청할 서류 등이나 증인으로 신청할 사람과 관련된 위 조항 1내지 3호와 달리 제4호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행한 법률상 · 사실상의 주장과 관련된 서류 또는 물건에 대하여 관련형사재판확정기록, 불기소처분기록 등을 통틀어 검찰 측이 보관하고 있는 모든 서류 또는 물건에 대하여 열람 · 등사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다. 위 조문의 취지로는 수사기관이 수사단계에서 작성한 모든 문서에 대하여 피고인 또는 변호인의 법률상 · 사실상 주장과 관련이 있으면 열람등사청구권의 대상으로 봄으로써 광범위한 형태의 증거개시의무를 수사기관에 부과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형사소송법 제266조의3 2항에 검사로 하여금 국가안보, 증인보호의 필요성, 증거인멸의 염려, 관련사건의 수사장애 등 광범위한 거부권을 부여하고 있으면서 검사가 법원의 심리를 거친 열람 · 등사 허용결정에 불복할 때 제재수단으로는 형사소송법 제266조의4 5항에 해당 증인 및 서류 또는 물건에 대한 증거신청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위와 같은 제재는 검사가 열람 · 등사를 거부하는 내용이 검사가 입증하려는 공소사실에 관한 중요 증인, 서류, 물건 등에 관계되어 있을 때는 효과적일지 몰라도 검사가 열람 · 등사를 거부하는 내용이 검사가 입증하고자 하는 증인, 서류, 물건 등과 관계가 없을 때 제재는 거의 실효성을 가지지 못하게 된다. 특히 다른 사건의 관련수사기록이 아닌 당해 사건의 수사기록일 경우 이러한 검사의 행위는 형사소송법이 명시적으로 위와 같은 열람 · 등사 청구권을 도입하기 전의 상황에서도 피고인의 재판받을 권리 및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위헌적 처분으로 인식되었던 점, 검사는 일방 당사자가 아니라 공익의 수호자로서 피고인에게 유리한 자료나 증거를 발견하게 되었다면 피고인의 이익을 위하여 이를 법원에 제출하여야 할 의무가 있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 문제가 된다(헌법판소 1997. 11. 27.94헌마60 결정 ; 대법원 2002. 2. 22. 선고 200123447 판결). 입법으로 제재수단을 강화하는 것이 필요할 뿐 아니라 피고인에 대하여 나머지 증거로도 충분히 유죄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 경우가 아닌한 검사가 열람 · 등사를 거부하는 부분이 피고인에게 다른 재판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합리적인 의심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내용이 어느 정도 특정된 상황이라면 그 부분에 관하여 불리한 사실을 추정하여 무죄판결을 하거나 그 내용자체가 특정되지 아니한 경우에는 검사가 자의적으로 공소권을 행사하여 피고인에게 실질적인 불이익을 줌으로써 소추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하였다고 보아 공소권남용이론에 따라 공소제기의 효력을 부인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볼 수 있다.

 

13. 문서제출명령에 대한 판례

 

. 대법원 2008. 6. 12.200682 결정 (=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되는 공무원이 직무상 보관하고 있는 문서’)

 

사법시험 불합격자가 법무부장관을 상대로 제기한 불합격처분취소소송에서 법무부장관이 보관하고 있는, 출제위원이 문제은행에 출제한 문제가 기재된 문서가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문제되었다.

 

대법원은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당사자가 소송에서 인용한 문서라 함은 당사자가 소송에서 당해 문서 그 자체를 증거로서 인용한 경우뿐 아니라 자기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적극적으로 문서의 존재와 내용을 언급하여 자기 주장의 근거 또는 보조로 삼은 문서도 포함한다고 할 것이고,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의 인용문서에 해당하는 이상, 같은 조 제2항에서 규정하는 바와는 달리, 그것이 공무원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서제출의무를 면할 수 없다라고 판시하며, 법무부장관이 답변서를 통하여 출제위원이 문제은행에 출제한 문제는 출제 위원이 소속 대학교의 모의고사에 출제한 문제 및 사법시험에 실제로 출제된 문제와 다르다는 주장을 명백히 하기 위하여 위 문제은행에 출제한 문제가 기재된 문서의 존재를 인용하고 있으므로 그 소지자인 법무부장관은 그가 인용한 위 문서를 제출할 의무가 있다고 한 원심결정은 정당하다고 하였다.

 

구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되는 문서의 범위가 지나치게 좁아서 공해소송이나 행정소송, 대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 등 현대형 소송에 있어서 문제되는 증거의 구조적 편재를 시정할 수단으로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어 왔다. 개정 민사소송법은 증거의 구조적 편재문제를 시정하기 위하여 당사자와 문서 사이에 특별한 관계가 없는 경우에도 일정한 제외사유에 해당하지 않는 한 문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문서제출의무를 부담하도록 문서제출의무의 대상을 모든 문서로 확대하였다( 344조 제2). 다만, 공문서의 공개에 관하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이 별도로 정하고 있으므로, 공문서의 공개는 위 법이 통일적으로 규율하도록 민사소송법의 일반적인 문서제출의무의 대상에서 공무원이 직무상 보관하는 문서는 제외하였으나, 문제된 공문서가 제344조 제2항이 아니라 제344조 제1항 각 호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여 문서제출의무가 인정되는 때에는 당연히 그 공문서에 대하여 문서제출명령을 발할 수 있다는 것이 개정 당시 대법원의 견해였다.

 

본판결은 위와 같은 개정 취지에 맞게 공무원이 직무상 보관하고 있는 문서도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에 의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됨을 명확히 한 점에 의의가 있다.

 

한편, 대법원 2010. 1. 19.2008546 결정은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은 같은 조 제1항에서 정한 문서에 해당하지 아니한 문서라도 문서의 소지자는 원칙적으로 그 제출을 거부하지 못하나, 다만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는 예외적으로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여기서 말하는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는 국가기관이 보유 · 관리하는 공문서를 의미한다고 할 것이고, 이러한 공문서의 공개에 관하여는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서 정한 절차와 방법에 의하여야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면서, 신청인이 제출을 신청한 문서는 피신청인인 대한민국 소속의 대전지방검찰청 공주지청 검사 등이 보관하고 있는 검찰인사명령서와 제3자에 대한 수사기록 또는 진정사건 기록으로서 모두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각호의 문서에는 해당되지 않고, 나아가 이들은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그 직무와 관련하여 보관하거나 가지고 있는 문서에 해당하므로, 피신청인으로서는 위 문서들의 제출을 거부할 수 있다고 하였다.

 

또한, 문서제출명령의 대상이 되는 문서와 관련하여, 대법원 2008. 4. 14.2007725 결정은 “2002년 민사소송법의 개정을 통하여 문서제출의무의 대상 범위를 확대한 입법 취지에 비추어 보면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그 소지인은 원칙적으로 문서제출의무를 부담한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며,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2항 각 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문서제출거부사유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영업상의 비밀을 담고 있다는 이유로 문서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하였는데, 이는 문서제출의무의 대상 범위를 확대하여 상대방이 가지고 있는 서증의 포괄적 개시를 목적으로 한 증거개시제도(discovery)와 거의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확장, 강화한 민사소송법 개정 입법 취지에 맞는 결론이라고 본다.

 

. 대법원 2009. 4. 28.200912 결정 (= 문서제출신청의 허가 여부에 관한 재판 절차 및 심리 내용)

 

문서제출신청의 허가 여부에 관한 재판 절차 및 심리 내용과 관련하여, 대법원은 민사소송법 제347조 제1항이 정하는 문서제출명령은 문서제출신청의 상대방이 소지하고 있는 문서가 서증으로 필요한 경우 민사소송법 제344조에 의하여 문서의 제출의무를 부담하는 문서제출신청의 상대방에 대하여 그 문서의 제출을 명하는 것으로서, 이에 따르지 아니한 때에는 그 상대방이 당해 소송의 당사자인지 여부에 따라 민사소송법 제349조에 의하여 법원이 문서의 기재에 관한 문서제출신청인의 주장을 진실한 것으로 인정하거나 민사소송법 제351조에 의하여 과태료의 제재를 할 수 있게 되는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민사소송규칙 제110조 제2항은 그 상대방이 문서제출신청에 관한 의견을 적은 서면을 제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와 같은 문서제출신청의 허가 여부에 관한 재판을 할 때에는 그 때까지의 소송경과와 문서제출신청의 내용에 비추어 신청 자체로 받아들일 수 없는 경우가 아닌 한 상대방에게 문서제출신청서를 송달하는 등 문서제출신청이 있음을 알림으로써 그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고, 그 결과에 따라 당해 문서의 존재와 소지여부, 당해 문서가 서증으로 필요한지 여부, 문서제출신청의 상대방이 민사소송법 제344조에 따라 문서제출의무를 부담하는지 여부 등을 심리한 후, 그 허가 여부를 판단하여야 한다라고 판시하며, 문서제출신청 후 이를 상대방에게 송달하는 등 문서제출신청에 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는 데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문서제출명령의 요건에 관하여 별다른 심리도 없이 문서제출신청 바로 다음날 한 문서제출명령은 위법하다고 하였다.

 

본결정은 문서제출신청의 허가 여부에 관한 재판 절차 및 심리 내용에 관한 기준을 제시하면서 상대방에게 문서제출신청에 관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여야 한다고 하여 절차보장에 충실한 결론을 내린 점에서 의미가 있다.

 

14. 대상결정의 내용 분석

 

대상결정은 민사소송법 제344조 제1항 제1호의 문언, 인용문서에 관하여 문서제출의무가 인정되는 취지, 신청인과 문서소지인의 이해관계, 민사소송법상 문서제출명령 제도와 정보공개법상 정보공개 제도의 제도적 차이점 등을 두루 고려하여 민사소송법상 인용문서에 대하여는 정보공개법상 비공개사유가 적용되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