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정보/민사소송

【분묘기지권】《양도형 분묘기지권, 승낙형 분묘기지권,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지료지급의무 및 시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8. 27. 15:27
728x90

분묘기지권】《양도형 분묘기지권, 승낙형 분묘기지권,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지료지급의무 및 시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분묘기지권

 

. 분묘기지권의 의미

 

 분묘기지권은 타인의 토지에 설치된 분묘를 소유하기 위하여 그 분묘기지에 해당하는 토지를 사용할 수 있고 토지소유자나 제3자의 방해를 배제할 수 있는 권리로서, 성문 민법이 아닌 관습법에 의하여 인정되는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법상의 물권이다.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인정되고,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으면 등기없이 성립한다(대법원 1962. 4. 26. 선고 4294민상1451 판결, 대법원 1996. 6. 14. 선고 9614036 판결 등 참조).

 대법원 1962. 4. 26. 선고 4294민상1451 판결 : 타인의 토지에 합법적으로 분묘를 설치한 자는 관습상 그 토지 위에 지상권에 유사한 일종의 물권을 취득하며 그 범위는 분묘의 기저부분과 분묘수호에 필요불가분한 주위의 공지까지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므로 그 분묘부분이 침해당할 때에는 그 침해의 배제를 청구할 수 있는 동시에 그 수호자는 그 수호를 이유로 그 분묘에 인접한 타인의 분묘를 침범하는 행위를 할 수 없는 것이다.

 대법원 1996. 6. 14. 선고 9614036 판결 :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는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는데, 이러한 분묘기지권은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고, 평장되어 있거나 암장되어 있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형을 갖추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특성상 분묘기지권은 등기 없이 취득한다.

 

. 분묘기지권의 3가지 유형

 

 양도형 분묘기지권 (= 자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후 토지를 양도한 경우)

 

 판례는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에 관한 법리를 유추적용하여, 자기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은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다고 한다(이른바 양도형 분묘기지권’).

 

 관습상의 법정지상권과 유사하다(대법원 1967. 10. 12. 선고 671920 판결).

 대법원 1967. 10. 12. 선고 671920 판결 : 자기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하고 이를 타에 양도한 경우에는 그 분묘가 평장되어 외부에서 인식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당사자 간에 특별한 의사표시가 없으면 판 사람은 분묘소유를 위하여 산 사람의 토지에 대하여 지상권 유사의 물권을 취득한다.

 

 권리의 내용도 관습법상 법정지상권과 같이 유상이 원칙이다(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295892 판결).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295892 판결 :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 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67. 10. 12. 선고 671920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등 참조).

 

 법원에 지료결정을 청구할 수 있으며(민법 제366조 단서), 지료를 2년분 이상 연체하면 민법 제287조를 유추적용하여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승낙형 분묘기지권 (= 토지소유자가 타인의 분묘 설치를 승낙한 경우)

 

 토지 사용에 관하여 분묘 설치자와 토지소유자 사이의 약정이 존재한다면 이러한 약정은 사적 자치의 원칙에 따라 유효하고, 토지 사용의 범위, 토지사용권의 성격(임대차, 사용대차, 지상권 등), 토지 사용 대가의 유무, 존속기간 등은 원칙적으로 그 약정에 따른다.

 

 그런데 분묘 설치에 관하여 명시적 또는 묵시적 승낙을 받았지만 토지사용권의 내용에 대해 별다른 약정이 없는 경우(토지 사용에 관한 승낙이 있었음만 증명되고 약정의 내용이 증명되지 않는 경우를 포함한다) 판례는 토지소유자가 분묘소유자에게 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한다(이른바 승낙형 분묘기지권’.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14006 판결).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14006 판결 : 분묘의 기지인 토지가 분묘소유권자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에 그 토지소유자가 분묘소유자에 대하여 분묘의 설치를 승낙한 때에는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하여 분묘소유자를 위한 지상권 유사의 물권(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 그 토지소유자는 분묘의 수호관리에 필요한, 상당한 범위 내에서는 분묘기지가 된 토지 부분에 대한 소유권의 행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다만 앞서 본 토지 사용관계 중 이를 지상권 유사의 물권으로 보아야 하는 이유에 대하여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지료 지급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견해가 나뉘고, 현재까지 판례는 없다.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 토지소유자 승낙 없이 분묘 설치 후 20년간 평온ㆍ공연하게 점유)

 

 분묘 설치에 관하여 토지소유자의 승낙이 없는 경우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하지 않고 이는 토지의 무단점유에 해당한다. 토지소유자는 분묘설치자에게  방해배제(분묘 굴이)와 토지 인도,  점유기간 동안 차임 상당 부당이득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그런데 토지소유자의 승낙이 없더라도 분묘 설치 후 평온공연하게 20년이 경과한 경우 판례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63024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63024 판결 :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는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고,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는 것으로서,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기지 자체뿐만 아니라 분묘의 설치목적인 분묘의 수호 및 제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분묘 기지 주위의 공지를 포함한 지역에까지 미치는 것이다.

 

 토지소유자 승낙이 있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뿐만 아니라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무단으로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도 20년간 평온공연하게 분묘기지를 점유하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할 수 있다고 하여 왔다(이른바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대법원 1955. 9. 29. 선고 4288민상21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 63024 판결,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그 법리의 타당성이 재확인되었다.

 

 소유권에 관해서는 악의의 무단점유가 증명되면 자주점유 추정이 번복되어 시효취득이 불가능하고, 지상권의 점유취득시효가 인정되려면 점유사실 외에 소유자의 명시적인 승낙이나 대가관계가 있는 등 지상권자로서의 점유라는 점이 객관적으로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례 법리(대법원 1993. 9. 28. 선고 9250904 판결 참조)를 그대로 적용하면 분묘를 무단 설치한 경우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이하 ‘2017년 전원합의체 판결이라 한다)은 분묘를 무단 설치한 경우에도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할 수 있는 것이 관습법이고, 우리의 조상숭배관습과 전통적 사고방식 등에 비추어 토지소유권에 관한 취득시효 이론을 분묘기지권에 그대로 적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이 유상인지 무상인지에 관하여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은  취득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지료지급의무를 인정하고 있고,  지료 지급의무 발생시기에 관하여는 토지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그때부터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 청구한 때로부터 발생)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 분묘기지권의 범위 및 존속기간

 

 분묘기지권은 분묘기지 자체뿐만 아니라 분묘의 수호 및 제사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분묘의 기지 주위의 공지를 포함한 지역에까지 미치는 것이고, 그 확실한 범위는 각 구체적인 경우에 개별적으로 정하여야 한다(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15530 판결 등 참조).

 

 이미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 내라 하더라도 새로운 분묘를 설치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28367 판결 등 참조).

 

 분묘기지권의 존속기간에 관하여도 민법상 지상권에 관한 규정이 적용되지 않고, 당사자 사이에 약정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권리자가 분묘의 수호와 봉사를 계속하고 분묘가 존속하고 있는 동안 유지된다(대법원 1982. 1. 26. 선고 811220 판결 등 참조).

 

. 분묘기지권에 대한 비판과 장사법의 시행 [= 장사법 시행일(2001. 1. 13.) 후에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에 대한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주장 못함]

 

 관습법상 권리인 분묘기지권에 대하여는 토지소유권에 대한 과도한 제한이므로 더 이상 이를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거나,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인정한 것은 장지제도가 미비했기 때문이므로 장지제도의 개선과 함께 폐지해야 한다는 등 종래 비판이 많았다.

 

 국토의 효율적인 이용을 도모하고 묘지 부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하여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 이 2000. 1. 12. 장사 등에 관한 법률 (이하 장사법이라 한다)로 전부 개정되었다.

 

위 법은 장사법 시행일(2001. 1. 13.) 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 분묘설치기간을 정하여 그 기간이 경과하면 화장, 납골하도록 하고(17, 19), 토지소유자는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해당 토지에 설치한 분묘에 대하여 해당 분묘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분묘에 매장된 시체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으며(23조 제1), 위와 같이 설치된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토지사용권 기타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정하고 있다(23조 제3, 부칙 제2).

 장사 등에 관한 법률(2000. 1. 12. 전부개정)

23(타인의 토지 등에 설치된 분묘의 처리 등)

 토지 소유자(중략묘지 설치자 또는 연고자는 다음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분묘에 대하여 당해 분묘를 관할하는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분묘에 매장된 시체 또는 유골을 개장할 수 있다.

1. 토지 소유자의 승낙없이 당해 토지에 설치한 분묘

2. 묘지 설치자 또는 연고자의 승낙없이 당해 묘지에 설치한 분묘

 1항 각호의 1에 해당하는 분묘의 연고자는 당해 토지 소유자·묘지 설치자 또는 연고자에 대하여 토지 사용권 기타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

[부칙 제2] 23조 제3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설치되는 분묘부터 적용한다

 

 따라서 장사법 시행일(2001. 1. 13.) 후에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에 대해서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장사법은 2007. 5. 25. 법률 제8489호로 전부 개정되었는데 제23조 제3항은 제27조 제3항으로 위치만 변경 되고 내용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 장사법 시행 전 설치된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의 인정 여부(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

 

 위와 같은 분묘기지권에 대한 종래의 비판과 더불어 장사법 시행으로 무단설치된 분묘에 관한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이 부정되자, 장사법 시행일 이전에 설치한 분묘이지만 시행일 당시 아직 20년의 시효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분묘의 경우에 관하여도 장사법 시행 후에는 시효취득을 부정할지가 문제 되었다.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의견은 장사법 시행일 이전에 설치한 분묘에 관하여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이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관행 또는 관습으로서 여전히 법적 규범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장사법 시행일 이전에 설치된 분묘의 경우에는 여전히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이 가능하다.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 :  대법원은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우리 사회에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관습법의 하나로 인정 하여, 20년 이상의 장기간 계속된 사실관계를 기초로 형성된 분묘에 대한 사회질서를 법적으로 보 호하였고, 민법 시행일인 1960. 1. 1.부터 50년 이상의 기간 동안 위와 같은 관습에 대한 사회 구성 원들의 법적 확신이 어떠한 흔들림도 없이 확고부동하게 이어져 온 것을 확인하고 이를 적용하여 왔다. (중략)  우선 (중략) 분묘의 설치기간을 제한하고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에 대하여 토지 소유자가 이를 개장하는 경우에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 소유자에 대항할 수 없다는 내용의 규정들은 장사법(법률 제6158) 시행 후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만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어서, 장사법(법률 제6158)의 시행 전에 설치된 분묘에 대한 분묘기지권의 존립 근거가 위 법률의 시행으로 상실되 었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분묘기지권을 둘러싼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에 중대한 변화가 생겨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 에 관한 종래의 관습법이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하거나 정당성 과 합리성을 인정할 수 없게 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마지막으로 화장률 증가 등과 같이 전통적인 장사방법이나 장묘문화에 대한 사회 구성원들의 의식에 일부 변화가 생겼더라도 여전히 우리 사회에 분묘기지권의 기초가 된 매장문화가 자리 잡고 있고 사설묘지의 설치가 허용되고 있으며, 분묘기지권에 관한 관습에 대하여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구속력에 대한 확신이 소멸하였다거나 그러한 관행이 본질적으로 변경되었다고 인정할 수 없다.  그렇다면 타인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분묘의 기지를 점 유하면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다는 점은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되어 온 관습 또는 관행으로서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어 왔고, 이러한 법적 규범이 장사법(법률 제6158) 시행일인 2001. 1. 13.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에 관한 헌법재판소 결정

 

 헌법재판소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는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헌법재판소 2020. 10. 29. 선고 2017헌바208 전원재판부 결정).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더라도 분묘의 수호관리에 필요한 범위에서만 분묘기지권이 인정되고 분묘의 수호봉사가 중단되는 경우 분묘기지권이 소멸하는 등 토지소유자의 재산권 제한은 그 범위가 한정되어 있고, 분묘기지권에 지료나 존속기간을 인정하면 지료 연체를 이유로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하거나 기간 만료를 이유로 분묘의 이장을 요구할 수 있게 되어 분묘기지권 보장 수준이 그만큼 후퇴할 수밖에 없어 분묘기지권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복잡하게 하고 분묘기지권자의 경제적정서적 이익에 중대한 침해를 가할 뿐만 아니라 분묘를 존엄시 해온 우리 사회의 미풍양속에도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 등을 이유로 제시하였다.

 

2. 관습법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4-8 참조]

 

. 의의

 

관습법이란,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한 사회생활규범이 사회의 법적 확신과 인식에 의하여 법적 규범으로 승인 강행되기에 이른 것을 말한다.

민법 제1조는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 관습법이 없으면 조리에 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 ʻ사실인 관습ʼ과의 차이점

 

첫째, 관습법은 法源으로서 기능하지만, 사실인 관습은 법률행위의 당사자의 의사를 보충하는 기능을 한다.

둘째, 관습법은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지만, 사실인 관습은 그 존재를 당사자가 주장하고 증명하여야 한다.

 

. 관습법으로서의 분묘기지권

 

 분묘기지권이 대표적인 예이다.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타인 소유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고 토지 소유자나 제3자의 방해를 배제할 수 있는 관습상의 물권이다(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1553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 63024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분묘기지권은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고, 평장되어 있거나 암장되어 있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형을 갖추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위와 같은 특성상 분묘기지권은 등기 없이 성립한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14036 판결 등 참조).

 

 대법원은 오랜 기간 동안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분묘를 설치한 경우 분묘기지권을 취득하고(대법원 1958. 6. 12. 선고 4290민상771 판결,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14006 판결 등 참조),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토지를 양도한 경우에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는 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다고 판시하여 왔고(대법원 1967. 10. 12. 선고 671920 판결 등 참조),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도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고, 이를 등기 없이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 관습이라고 판시하여 왔다(대법원 1957. 10. 31. 선고 4290민상539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 63024 판결 등 참조).

 

. 관습법의 성립 요건

 

 관행의 존재

 법적 확신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반하지 아니하는 것으로서 정당성과 합리성이 있을 것

대법원 2003. 7. 24. 선고 200148781 전원합의체 판결은, 제정 민법이 시행되기 전에 존재하던 관습 중 상속회복청구권은 상속이 개시된 날부터 20년이 경과하면 소멸한다.’는 내용의 관습에 대하여, 이는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법질서 전체의 이념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정당성이 없다는 이유로 관습법으로서의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법원의 판결은 이미 성립한 관습법을 인식하여 확인해 주는 것일 뿐 관습법의 성립요건은 아니라는 것이 통설적 견해이다.

 

. 효과

 

 法源

 

 1조는 민사에 관하여 법률에 규정이 없으면 관습법에 의하고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관습법은 민사적 법률관계에서 보충적인 法源이 된다.

그런데 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

.”라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물권법의 영역에서는 관습법은 법률과 대등한 수준의 法源이 된다.

 

 또한 제정민법 부칙 제25조 제1항은 본법 시행일 전에 개시된 상속에 관하여는 본법 시행일 후에도 구법의 규정을 적용한다.”라고 규정하고 있고, 제정민법 시행 이전에 상속 분야는 의용민법이 아닌 당시의 관습에 의하여 규율되었으므로, 제정민법 시행 이후에도 그 시행 전에 개시된 상속에 관하여는 1960년 이전의 관습이 1차적인 法源이 된다.

예를 들어 민법 시행 전의 재산상속에 관한 관습법에 의하면, 호주가 사망하여 그 장남이 호주상속을 하고 차남 이하 중자가 여러 명 있는 경우에 그 장남은 호주상속과 동시에 일단 전 호주의 유산 전부를 승계한 다음 그 약 1/2을 자기가 취득하고 나머지는 차남 이하의 중자들에게 원칙적으로 평등하게 분여할 의무가 있고 이에 대응하여 차남 이하의 중자는 호주인 장남에 대하여 분재를 청구할 권리가 있다(대법원 1969. 11. 25. 선고 6725 판결, 1994. 11. 18. 선고 9436599 판결 등 참조). 이를 관습법상의 분재청구권이라 하는데, 이는 일반적인 민사채권과 같이 권리자가 분가한 날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소멸시효가 완성된다(대법원 2007. 1. 25. 선고 200526284 판결). 또한, 현행 민법이 시행되기 전에 호주 아닌 기혼의 장남이 직계비속 없이 사망한 경우 그 재산은 처가 상속하는 것이 우리나라의 관습이었다(대법원2015. 1. 29. 선고 2014205683 판결).

 

 법원의 직권조사사항

 

 실정법을 改廢할 수 있는지 여부

 

원칙적으로 실정법을 개폐할 수는 없고, 오히려 실정법에 어긋나는 관습법은 성립조차 할 수 없다(대법원 1983. 6. 14. 선고 803231 판결은, 당시의 가정의례준칙에 主喪 장자가 된다고 규정되어 있음을 이유로 처가 먼저 사망한 경우에는 그 남편이 망실의 제사를 통제하는 제주가 된다는 관습은 관습법으로서 효력이 없다고 판단하였다).

다만, 물권의 영역에서는 관습법에 의하여 실정법상의 물권이 제한을 받기도 한다(예컨대 관습법상 분묘기지권, 법정지상권). 판례도 분묘기지권에 관하여 민법제185조는 물권은 법률 또는 관습법에 의하는 외에는 임의로 창설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함으로써 현행 법체계 아래에서도 관습법에 의한 물권의 창설을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관습법에 의하여 분묘기지권이라는 제한물권을 인정하는 이상, 토지 소유자는 분묘의 수호·관리에 필요한 상당한 범위에서는 분묘기지가 된 토지 부분에 대한 소유권의 행사가 제한될 수밖에 없고, 분묘 소유자가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한 결과 토지 소유자의 권리 행사가 제한된다고 하여 취득시효완성을 부인할 근거가 될 수 없는 것이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

 

. 관습법의 소멸

 

 관행이나 법적 확신이 소멸한 경우

 

예컨대 2001. 1. 13.부터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은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에 대하여 토지 소유자가 이를 개장하는 경우에 분묘의 연고자는 당해 토지소유자에게 토지 사용권 기타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규정하면서(23조 제3), 그 적용시기에 관하여 법 시행 후 최초로 설치되는 분묘부터 적용한다고 명시하고 있으므로(부칙 제2), 위 법의 시행 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을 인정하는 법적 확신이 소멸되었다고 할 수 있다.

 

 헌법을 최상위 규범으로 하는 전체 법질서에 반하게 된 경우

 

 관습법으로서 효력 상실

 

 사회의 거듭된 관행으로 생성된 사회생활규범이 관습법으로 승인되었다고 하더라도 사회 구성원들이 그러한 관행의 법적 구속력에 대하여 확신을 갖지 않게 되었다거나, 사회를 지배하는 기본적 이념이나 사회질서의 변화로 인하여 그러한 관습법을 적용하여야 할 시점에 있어서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면 그러한 관습법은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이 부정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05. 7. 21. 선고 20021178 전원합의체 판결 : 종중 구성원의 자격을 성년 남자로 제한하는 종래의 관습법에 대하여, 종원의 자격을 성년 남자로만 제한하고 여성에게는 종원의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 종래 관습에 대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이 가지고 있던 법적 확신은 상당 부분 흔들리거나 약화되어 있고, 종래 관습은 공동선조의 분묘수호와 봉제사 등 종중의 활동에 참여할 기회를 출생에서 비롯되는 성별만에 의하여 생래적으로 부여하거나 원천적으로 박탈하는 것으로서 변화된 우리의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아니하여 정당성과 합리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는 이유로, 종래의 관습법은 이제 더 이상 법적 효력을 가질 수 없게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 2008. 11. 20. 선고 200727670 전원합의체 판결 : 상속인들 간의 협의와 무관하게 우선적으로 적장자가 제사상속인이 된다고 한 종래의 관습 또는 관습법에 대하여,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생활양식과 각종 법률 및 제도가 변화함에 따라 상속인들 간의 협의와 무관하게 적장자가 우선적으로 제사를 승계해야 한다는 종래의 관습은, 가족 구성원인 상속인들의 자율적인 의사를 무시하는 것이고 적서 간에 차별을 두는 것이어서 개인의 존엄과 평등을 기초로 한 변화된 가족제도에 원칙적으로 부합하지 않게 되었고, 이에 대한 우리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확신 역시 상당 부분 약화되었으므로, 더 이상 관습 내지 관습법으로서의 효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고 판단하였다.

 

 하지만 대법원이 오랜 기간 동안 사회 구성원들의 법적 확신에 의하여 뒷받침되고 유효하다고 인정해 온 관습법의 효력을 사회를 지배하는 기본적 이념이나 사회질서의 변화로 인하여 전체 법질서에 부합하지 않게 되었다는 등의 이유로 부정하게 되면, 기존의 관습법에 따라 수십 년간 형성된 과거의 법률관계에 대한 효력을 일시에 뒤흔드는 것이 되어 법적 안정성을 해할 위험이 있으므로, 위와 같은 관습법의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관습을 둘러싼 전체적인 법질서 체계와 함께 관습법의 효력을 인정한 대법원판례의 기초가 된 사회 구성원들의 인식·태도나 그 사회적·문화적 배경 등에 의미 있는 변화가 뚜렷하게 드러나야 하고, 그러한 사정이 명백하지 않다면 기존의 관습법에 대하여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고 단정하여서는 아니 된다(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 : 타인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다는 점은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되어 온 관습 또는 관행으로서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어 왔고, 이러한 법적 규범이 장사법(법률 제6158) 시행일인 2001. 1. 13.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는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2. 7. 21. 선고 2017236749 판결 : 동일인 소유이던 토지와 그 지상 건물이 매매 등으로 인하여 각각 소유자를 달리하게 되었을 때 그 건물 철거 특약이 없는 한 건물소유자가 법정지상권을 취득한다는 관습법은 현재에도 그 법적 규범으로서의 효력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소급효가 있는지 여부

 

일률적으로 말하기는 어려우나, 원칙적으로 장래를 향하여 그 효력이 상실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효력이 상실된 부분은 조리에 의하여 보충함

 

 관습법이 위헌법률심판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

 

 대법원의 견해 (= 부정) :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항에서 규정하는 위헌심사의 대상이 되는 법률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이른바 형식적 의미의 법률을 의미하고, 또한 민사에 관한 관습법은 법원에 의하여 발견되고 성문의 법률에 반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한하여 보충적인 법원이 되는 것에 불과하여(민법 제1) 관습법이 헌법에 위반되는 경우 법원이 그 관습법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으므로, 결국 관습법은 헌법재판소의 위헌법률 심판의 대상이 아니다( 대법원 2009. 5. 28.  2007카기134 결정).

 

 헌법재판소의 견해 (= 긍정) : 헌법 제111조 제1항 제1, 5호 및 헌법재판소법 제41조 제1, 68조 제2항에 따르면 위헌심판의 대상을 법률이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법률이라고 함은 국회의 의결을 거친 형식적 의미의 법률뿐만 아니라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갖는 조약 등도 포함된다. 이처럼 법률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조약 등을 위헌심판의 대상으로 삼음으로써 헌법을 최고규범으로 하는 법질서의 통일성과 법적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헌법에 합치하는 법률에 의한 재판을 가능하게 하여 국민의 기본권 보장에 기여할 수 있다. 그렇다면 법률과 같은 효력을 가지는 이 사건 관습법도 헌법소원심판의 대상이 되고, 단지 형식적 의미의 법률이 아니라는 이유로 그 예외가 될 수는 없다.

 

3. 법정지상권에 관한 지료 지급관계

 

. 지료 지급의무의 발생

 

법정지상권은 토지건물 소유자가 달라지게 된 시점에 등기 없이 성립한다.

민법 제366조 단서는 지상권자에게 당연히 지료 지급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한 규정

이므로, 지상권자는 법정지상권 성립 시부터 토지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해야 한다.

 

. 지료의 결정

 

 법정지상권의 지료는 우선 당사자 사이의 협의로 정하고, 협의가 성립되지 않으면 당사자의 청구로 법원이 판결로 지료를 결정한다(민법 제366조 단서).

 

토지소유자는  지료결정 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이는 본질적으로 비송사건이나 소송 형식으로 재판을 하므로 형식적 형성소송이고, 그 지료결정은 당사자 및 제3(토지양수인 등)에게도 효력이 있다(대법원 2001. 3. 13. 선고 9917142 판결).

 

 법원에서 상당한 지료를 결정할 것을 전제로 이행의 소, 즉 지료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할 수도 있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61934 판결).

이 경우 판결 이유에서 정해진 지료에 관한 결정은 소송당사자에 대해서만 지료결정으로서 효력이 있다.

 

, 를 병합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료결정 시 법원은 법정지상권 설정 당시의 제반 사정을 참작하여야 하나, 법정지상권이 설정된 건물이 건립되어 있음으로 인하여 토지의 소유권이 제한을 받는 사정은 참작평가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1966. 9. 6. 선고 652587 판결).

정기금, 일시불 모두 가능하나 장래분은 정기금으로 할 것이다.

 

 지료결정은 법정지상권 성립 시에 소급해서 효력이 생기고, 특정 기간에 대해 법원이 지료결정을 하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이후의 기간 역시 같은 액수로 결정된 것으로 본다(대법원 2003. 12. 26. 선고 200261934 판결.).

 

 지료결정청구권의 성격이 형성권인지, 별도로 제척기간에 걸리는지에 관한 논의는 찾을 수 없다.

형성권은 권리자의 일방적인 의사표시에 의해 법률관계의 변동(권리의 발생변경소멸)을 일어나게 할 수 있는 법적 지위이다.

 

지료 채권은 이미 법정지상권 성립 시 발생하였고, 지료결정 청구는 그 금액을 결정해달라는 청구일 뿐이며, 취소권, 해제권, 매수청구권 등과 같이 지료결정 청구로 인해 어떤 법률관계 변동이 초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형성권이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지료결정청구권 자체가 별도로 제척기간에 걸린다고 보기는 어렵고, 지료 채권 자체가 채권의 소멸시효에 걸린다고 보아야 한다.

 

. 지료증감청구권(민법 제286)

 

 경제사정 변동으로 지료가 상당하지 않게 되면 그 금액의 증감청구가 가능하다.

이는 형성권의 일종이고 재판 외 또는 재판상 행사 가능하다. 청구 즉시 지료가 증감액되며, 법원 결정 시 청구권 행사 시에 소급하여 효력 발생한다.

 

 다만 법원 결정 시까지는 종전 지료를 지급해도 체납이 아니다.

 

 판례는 약정지상권 사안에서 무상의 지상권의 경우 지료증액청구권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한다(대법원 1999. 9. 3. 선고 9924874 판결).

 

. 지상권소멸청구권(민법 제287)

 

 2년분 이상의 지료를 체납하면 토지소유자는 지상권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이는 형성권으로 의사표시가 지상권자에게 도달하면 지상권 소멸의 효력이 발생한다(대법원 1993. 3. 12. 선고 9244749 판결).

 

 협의나 법원 결정으로 지료가 정해져야 체납으로 인정하고, 결정된 지료가 없으면 지상권소멸청구를 할 수 없다(대법원 2001. 3. 13. 선고 9917142 판결).

 

 계속해서 2년간 연체하거나 비연속적으로 연체해도 합계 2년분이면 이에 해당한다는 것이 통설이다.

토지소유권 이전 시 양수인에 대해 2년분을 연체해야 양수인이 소멸청구 가능하다(대법원 2001. 3. 13. 선고 9917142 판결).

 

 2년분 이상을 연체해도 지상권소멸청구 전에 일부를 변제해서 연체액 합계가 2년분 미만이 되면 소멸청구가 불가능하다(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2102384 판결).

 대법원 2014. 8. 28. 선고 2012102384 판결 : 지상권자가 2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한 때에는 지상권설정자는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으나(민법 제287), 지상권설정자가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하지 않고 있는 동안 지상권자로부터 연체된 지료의 일부를 지급받고 이를 이의 없이 수령하여 연체된 지료가 2년 미만으로 된 경우에는 지상권설정자는 종전에 지상권자가 2년분의 지료를 연체하였다는 사유를 들어 지상권자에게 지상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없으며, 이러한 법리는 토지소유자와 법정지상권자 사이에서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지상권소멸청구 후 연체된 지료를 변제해도 소멸에 영향 없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참조).

 

 지료 액수가 재판상 확정되면 곧바로 소멸청구할 수는 없고 상당한 기간이 지나야 소멸청구 가능하다.

 

대법원 1993. 3. 12. 선고 9244749 판결은 지료판결 확정일(1991. 7. 26.)부터 1개월 반 후 지료 청구를 받고서도(9. 11.) 2개월에 걸쳐 지료를 지급하지 않다가 지상권소멸청구의 소장 송달된 경우(11. 7.), 상당한 기간이 지나 효력 발생했다는 원심판단을 수긍하였다(판결확정 시부터 소멸청구 시 약 3개월 반 경과된 사안).

 

 다만 지료판결 확정 후 다시 이행을 최고할 필요는 없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 자기 소유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한 후 그 토지의 소유권이 경매 등에 의하여 타인에게 이전되면서 분묘 기지권을 취득한 자가, 판결에 의하여 그 분묘기지권에 관한 지료의 액수가 정해졌음에도 그 판결 확정 후 책임 있는 사유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지료의 지급을 지체하여 지체된 지료가 판결 확정 전후에 걸쳐 2년분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민법 제287조를 유추적용하여 새로운 토지소유자는 그 분묘기지권자에 대하여 분묘 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분묘기지권자가 판결 확정 후 지료 지급 청구를 받았음에 도 책임 있는 사유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지료의 지급을 지체한 경우에만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위 판결은, 2013. 2. 20. 지료지급 판결(그 무렵 확정) 후 기지권자가 지료를 미지급하다가 2013. 12. 12. 분묘기지권소멸청구 소장을 송달받았고 2013. 12. 17. 지료를 공탁한 사안에서, 판결 확정 후 별도의 이행청구가 불필요하고 분묘기지권은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였다.

 

. 지료 채권의 소멸시효

 

 당사자의 협의나 법원의 지료결정이 있다면, 지료 채권의 소멸시효가 진행함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당사자가 협의하여 기간 1년 이내의 정기금으로 정했다면 3년 단기소멸시효 채권이고(민법 제163조 제1), 법원의 판결로 정했다면 10년의 소멸시효에 걸린다(민법 제165).

 

 지료에 관한 협의결정이 없는 경우 소멸시효가 진행하는지 문제 되는데,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미간행 판결이 있다(대법원 1969. 5. 27. 선고 69353 판결).

 

하급심에서는 최근까지도 위 판결을 인용하고 있고[서울고법 2018. 6. 12. 선고 20162070377 판결(미상고 확정) 등 위 판결을 인용한 하급심판결이 약 15건 검색된다], 다만 위 대법원 69353 판결을 지료결정이 없으면 3년 단기 소멸시효에 걸리지 않는다.’는 취지로 해석하고 10년의 소멸시효는 적용된다고 본 하급심도 있다[광주지법 2018. 7. 20. 선고 201764452 판결(확정)].

 

지료결정이 없어도 지료 채권에 대해 10년의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소멸시효의 기산점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민법 제166)이고 권리 행사에 이행기 미도래, 조건 불성취 등 법률상 장애가 없으면 시효가 진행한다.

 

당사자는 지료결정만 받으면 지료를 청구할 수 있고 지료결정 청구를 하는데 아무런 장애가 없으므로 지료결정이 없어도 시효가 진행된다고 보아야 한다.

 

 이와 유사하게 볼 수 있는 선택채권(민법 제380)에 관한 판례는 채권자가 선택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한다고 한다(대법원 1965. 8. 24. 선고 641156 판결).

 

선택권은 형성권이고, 일반적으로 형성권 행사로 발생하는 채권의 경우 형성권 자체는 제척기간에 걸리고 형성권 행사로 발생한 채권은 그 발생 시로부터 새롭게 소멸시효가 진행함에 반해(대법원 1991. 2. 22. 선고 9013420 판결 등 참조.), 선택채권은 선택권 행사로 비로소 채권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는 채권의 내용을 특정하는 것에 불과하므로 일반적 형성권과 같이 파악하는 것은 너무 기교적이고 소멸시효 제도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

 

 지료 채권은 이미 법정지상권 성립 시부터 확정적으로 발생한 채권으로 법원에 그 금액결정만을 청구하는 것이므로, 지료결정 전에도 권리행사에 법률상 장애가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지료결정이 없으면 언제까지나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아 무한정 소 급하여 과거 지료를 청구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지료 채권의 성격이나 소멸시효의 취지에 어긋난다.

 

 한편 양육자가 비양육친에 대한 과거의 양육비를 청구할 경우 가정법원의 양육비심판 전에는 소멸시효가 진행하지 않는다는 판결(대법원 2011. 7. 29.  200867 결정)도 있으나, 이는 친족법상 권리의 특수성을 감안한 것이다.

 

 법정지상권자에 대한 지료 채권은 지료결정 전에도 발생하였음이 법문상 명확하여 추상적인 권리라고 볼 수 없다.

지료결정이 없는 상태에서 상대방이 지체책임(소멸청구 등)을 지지 않는다는 선례와 이러한 결론이 모순되는 것도 아니다.

 

4. 지료지급의무에 대한 판례의 법리 정리

 

. 법정지상권,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의 경우 (= 인정)

 

 관련 법규정

 

 민법 제305(건물의 전세권과 법정지상권)

 대지와 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 속한 경우에 건물에 전세권을 설정한 때에는 그 대지소유권의 특별승계인은 전세권설정자에 대하여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료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한다.

 민법 제366(법정지상권)

저당물의 경매로 인하여 토지와 그 지상건물이 다른 소유자에 속한 경우에는 토지소유자는 건물소유자에 대하여 지상권을 설정한 것으로 본다. 그러나 지료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한다.

 가등기담보 등에 관한 법률 제10(법정지상권)

토지와 그 위의 건물이 동일한 소유자에게 속하는 경우 그 토지나 건물에 대하여 제4조 제2항에 따른 소유권을 취득하거나 담보가등기에 따른 본등기가 행하여진 경우에는 그 건물의 소유를 목적으로 그 토지 위에 지상권(지 상권)이 설정된 것으로 본다. 이 경우 그 존속기간과 지료(지료)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정한다.

 

 지료지급의무 부담

 

법률 규정에 의한 법정지상권이 성립한 경우는 물론, 관습법상 법정지상권이 성립하는 경우에도 법정지상권자는 토지소유자에 대해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대법원 1996. 2. 13. 선고 9511023 판결).

 대법원 1996. 2. 13. 선고 9511023 판결 : 국유재산에 관하여 관습에 의한 법정지상권이 성립된 경우 그 지료에 관하여는 당사자의 청구에 의하여 법원이 이를 정한다고 규정한 민법 제366조를 준용하여야 할 것이고, 이 때 토지소유자는 법원에서 상당한 지료를 결정할 것을 전제로 하여 바로 그 급부를 청구할 수 있다.

 

. 통행지역권의 경우 (= 인정)

 

지료를 요건으로 하지 않는 통행지역권을 시효로 취득한 경우에도 요역지 소유자는 도로 설치 및 사용에 따라 승역지 소유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여야 한다(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17479 판결).

 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17479 판결 : 통행지역권의 경우에 지역의 대가로서의 지료는 그 요건이 아니다. 그렇지만 통행지역권의 취득시효가 인정되면, 도로가 개설된 상태에서 승역지가 이용되고 또한 다른 사정이 없는 한 그 존속기간에 제한이 없어 승역지 소유자의 승역지에 대한 사용 및 소유권 행사에 상당한 지장을 주게 되므로 그에 따른 불이익에 대하여 승역지 소유자를 적절히 보호할 필요가 있다. 한편 통행지역권의 취득시효는 승역지 위에 도로를 설치하여 늘 사용하는 객관적 상태를 전제로 하는데, 도로개설에 의한 종전의 승역지 사용이 무상으로 이루어졌다는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취득시효 전에는 그 사용에 관한 지료 지급의무를 지거나 부당이득반환의무를 지므로, 이러한 상태에서의 도로 개설·사용을 전제로 하여 시효취득이 이루어진다고 할 수 있다. (중략) 이와 같이 도로 설치에 의한 사용을 근거로 영구적인 통행지역권이 인정되는 통행지역권의 취득 시효에 관한 여러 사정들과 아울러 주위토지통행권과의 유사성 등을 종합하여 보면, 종전의 승역 지 사용이 무상으로 이루어졌다는 등의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통행지역권을 취득시효한 경 우에도 주위토지통행권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요역지 소유자는 승역지에 대한 도로 설치 및 사용에 의하여 승역지 소유자가 입은 손해를 보상하여야 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 양도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 지료지급의무 인정)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295892 판결은,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아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분묘기지에 관한 지료 지급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 취득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 지료지급의무 인정)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은,  취득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지료지급의무를 인정하고 있고,  지료 지급의무 발생시기에 관하여는 토지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그때부터는 지료를 지급할 의무’(= 청구한 때로부터 발생)가 있다고 판시하였다.

 

5.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분묘기지권자가 토지소유자에게 토지사용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 및 그 발생시기

 

가. 분묘기지권자의 지료지급의무 및 시기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토지소유자가 청구한 때부터이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 2000. 1. 12. 법률 제6158호로 전부 개정된 구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사법이라 한다)의 시행일인 2001. 1. 13. 이전에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다음 20년간 평온·공연하게 분묘의 기지(기지)를 점유함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였더라도, 분묘기지권자는 토지소유자가 분묘기지에 관한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양도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이다.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다295892 판결).

지료 액수는 차임 상당 금액이다. 지료감정은 토지의 시가를 기준으로 하고 분묘 기지의 면적은 대개 협소하므로(사용률 35% 정도) 지료의 액수는 대부분 소액이다.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295892 판결 :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67. 10. 12. 선고 671920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등 참조).

 

종전에 있던 양도형 분묘기지권에 관한 판례는 지료의 액수가 정해졌음에도 연체한 경우 소멸청구를 할 수 있다는 것으로서 지료 지급의무의 발생시기를 정한 판결은 아니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 자기 소유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한 후 토지의 소유권이 경매 등으로 타인에게 이전되면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자가, 판결에 따라 분묘기지권에 관한 지료의 액수가 정해졌음에도 판결확정 후 책임 있는 사유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지료의 지급을 지체하여 지체된 지료가 판결확정 전후에 걸쳐 2년분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민법 제287조를 유추적용하여 새로운 토지소유자는 분묘기지권자에 대하여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분묘기지권자가 판결확정 후 지료지급 청구를 받았음에도 책임 있는 사유로 상당한 기간 지료의 지급을 지체한 경우에만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판례가 아직 없으나, 승낙 시점에 당사자가 서로 합의한 내용에 따른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지료 결정과 그 대세적 효력

 

 승낙형 분묘기지권은 토지의 소유자가 분묘 수호ㆍ관리권자에게 분묘의 설치를 승낙한 경우의 분묘기지권을 말한다(대법원 2000. 9. 26. 선고 9914006 판결).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14006 판결 : 분묘의 기지인 토지가 분묘소유권자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에 그 토지 소유자가 분묘소유자에 대하여 분묘의 설치를 승낙한 때에는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하여 분묘소유자를 위한 지상권 유사의 물권(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경우 그 토지소유자는 분묘의 수호·관리에 필요한, 상당한 범위 내에서는 분묘기지가 된 토지부분에 대한 소유권의 행사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7다271834, 271841 판결, 승낙형 분묘기지권의 지료지급의무는 그 성립 당시 토지 소유자와 분묘의 수호ㆍ관리자 사이의 약정에 의하여 결정되고, 이러한 약정의 효력은 분묘 기지의 승계인(이 사건에서는 피고)에 대하여도 미친다고 보았다.

 

승낙에 의하여 성립하므로 채권적인 권리로 오해하기 쉬우나, 분묘기지권은 어디까지나 물권이므로, 그 성립 당시에 분묘기지권의 내용을 이루는 지료에 관한 명시적 또는 묵시적 합의가 있다면, 이로써 결정된 지료의 존부 및 액수대로 분묘기지권이라는 물권이 형성되는 것이다.

 

따라서 분묘기지권자는 물권의 대세적 효력으로써 분묘 기지의 승계인에게도 합의로써 결정된 지료의 존부 및 액수로 대항할 수 있고, 지료가 없는 것으로 합의되었다면 분묘기지권자는 무상의 분묘기지권을 승계인에게 주장할 수 있다.

 

6. 분묘기지권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1638-1642 참조]

 

. 의의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타인 소유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고 토지 소유자나 제3자의 방해를 배제할 수 있는 관습상 물권이다(대법원 1994. 12. 23. 선고 941553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 63024 판결 등 참조).

 

여기에서 분묘란 그 내부에 사람의 유골, 유해, 유발 등 시신을 매장하여 사자(死者)를 안장한 장소를 말한다(대법원 1991. 10. 25. 선고 9118040 판결 등 참조).

 

분묘의 수호 관리나 봉제사에 대하여 현실적으로 또는 관습상 호주상속인인 종손이 그 권리를 가지고 있다면 그 권리는 종손에게 전속하는 것이고 종손이 아닌 다른 후손이나 종중에서 관여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나, 공동선조의 후손들로 구성된 종중이 선조 분묘를 수호 관리하여 왔다면 분묘의 수호 관리권 내지 분묘기지권은 종중에 귀속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44114 판결).

 

. 유형

 

승낙형 분묘기지권 [=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을 받아 분묘를 설치한

경우(법률행위에 의한 취득)]<대법원 1958. 6. 12. 선고 4290민상771 판결, 대법원 2000. 9. 26. 선고 9914006 판결 등 참조>

 

양도형 분묘기지권 [=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

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은 경우(관습법상 법정지상권 유사)]<대법원 1967. 10. 12. 선고 671920 판결 등 참조>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후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분묘의 基地를 점유한 경우(시효취득)]<대법원 1955. 9. 29. 선고 4288민상210 판결, 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 63024 판결 등 참조>

 

. 성립 사유

 

타인 소유의 토지에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는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 유사의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는데, 이러한 분묘기지권은 봉분 등 외부에서 분묘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는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경우에 한하여 인정되고, 평장되어 있거나 암장되어 있어 객관적으로 인식할 수 있는 외형을 갖추고 있지 아니한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이러한 특성상 분묘기지권은 등기 없이 취득한다(대법원 1996. 6. 14. 선고 9614036 판결).

 

한편, 2000. 1. 12. 법률 제6158호로 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을 전부 개정하여 2001. 1. 13.부터 시행된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분묘의 설치기간을 제한하고,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에 대하여 토지 소유자가 이를 개장하는 경우에 분묘의 연고자는 당해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 사용권 기타 분묘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고 규정하였다. 이는 위 법 시행 후 최초로 설치되는 분묘부터 적용된다(부칙 제2). 따라서 장사법 시행일 후에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한 분묘에 대해서는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주장할 수 없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장사법 시행 당시 아직 20년의 시효기간이 경과하지 않은 경우에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에 관한 종래의 관습법을 여전히 인정할 수 있는지 문제되었는데, 대법원 2017. 1. 19. 선고 201317292 전원합의체 판결은 타인 소유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경우에 20년간 평온, 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하면 지상권과 유사한 관습상의 물권인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한다는 점은 오랜 세월 동안 지속되어 온 관습 또는 관행으로서 법적 규범으로 승인되어 왔고, 이러한 법적 규범이 장사법(법률 제6158) 시행일인 2001. 1. 13. 이전에 설치된 분묘에 관하여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였다.

 

다만, 토지 소유자의 승낙이 없음을 알고도 무단으로 분묘를 설치한 사실이 증명된 경우에까지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할 수 있는지[위 전원합의체 판결의 사건은 토지의 소유권등기 명의자(나중에 원인무효로 판명됨)로부터 승낙을 받고 분묘를 설치한 사안이어서 악의의 무단점유라고 보기 어려웠다],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하더라도 지료지급의무까지 부정하는 것은 재산권을 보장하는 헌법질서에 반한다고 보아야 하는 것 아닌지 등에 관하여 추가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 효과 (= 권리의 내용)

 

분묘기지권의 범위

 

관습법으로 인정된 권리의 내용을 확정함에 있어서는 그 권리의 법적 성질과 인정취지, 당사자 사이의 이익형량 및 전체 법질서와의 조화를 고려하여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분묘기지권은 분묘를 수호하고 봉제사하는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범위에서 타인의 토지를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하므로,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기지 자체뿐만 아니라 분묘의 설치 목적인 분묘의 수호와 제사에 필요한 범위에서 분묘 기지 주위의 공지를 포함한 지역에까지 미친다[대법원 2011. 11. 10. 선고 201163017 판결 등 참조. 장사법 제18조 제2항에서 개인묘지의 면적이 30를 초과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으나, 이는 분묘의 기지면적만을 가리키는 것이어서 분묘기지권의 범위가 그 한도로 제한된다고 할 수는 없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231358 판결)].

 

그러나 분묘기지권에는 그 효력이 미치는 지역의 범위 내라고 할지라도 기존의 분묘 외에 새로운 분묘를 신설할 권능은 포함되지 아니하는 것이므로, 부부 중 일방이 먼저 사망하여 이미 그 분묘가 설치되고 그 분묘기지권이 미치는 범위에서 그 후에 사망한 다른 일방을 단분(單墳)형태로 합장하여 분묘를 설치하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01. 8. 21. 선고 200128367 판결).

 

분묘기지권의 존속기간

 

분묘기지권의 존속기간에 관하여는 당사자 사이에 약정이 있는 등 특별한 사정이 있으면 그에 따를 것이나, 그러한 사정이 없는 경우에는 권리자가 분묘의 수호와 봉사를 계속하며 그 분묘가 존속하고 있는 동안 존속한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 분묘가 멸실된 경우라고 하더라도 유골이 존재하여 분묘의 원상회복이 가능하여 일시적인 멸실에 불과하다면 분묘기지권은 소멸하지 않고 존속한다(대법원 2007. 6. 28. 선고 200544114 판결).

 

공시방법

 

분묘 그 자체가 공시의 기능을 하기 때문에 등기는 필요 없다. 이를 등기하지 않고도 제3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대법원 2017. 3. 30. 선고 2016231358 판결).

 

. 지료

 

승낙형 분묘기지권

 

분묘의 기지인 토지가 분묘의 수호관리권자 아닌 다른 사람의 소유인 경우에 그 토지 소유자가 분묘 수호관리권자에 대하여 분묘의 설치를 승낙한 때에는 그 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분묘기지권을 설정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대법원 2000. 9. 26. 선고 9914006 판결 참조).

 

그리고 토지 소유자의 승낙에 의하여 취득한 분묘기지권을 보유하는 이상 그 후에 같은 분묘의 기지에 관하여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하는 분묘기지권을 취득할 여지는 없다. 이와 같이 승낙에 의하여 성립하는 분묘기지권의 경우 성립 당시 토지 소유자와 분묘의 수호관리자가 지료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 등에 관하여 약정을 하였다면 그 약정의 효력은 분묘 기지의 승계인에 대하여도 미친다(대법원 2021. 9. 16. 선고 2017271834, 271841 판결).

 

양도형 분묘기지권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그 토지를 양도하면서 분묘를 이장하겠다는 특약을 하지 않음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그 분묘의 기지에 대한 토지사용의 대가로서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1967. 10. 12. 선고 671920 판결,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295892 판결).

 

자기 소유의 토지 위에 분묘를 설치한 후 그 토지의 소유권이 경매 등에 의하여 타인에게 이전되면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자가, 판결에 의하여 그 분묘기지권에 관한 지료의 액수가 정해졌음에도 그 판결확정 후 책임 있는 사유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지료의 지급을 지체하여 지체된 지료가 판결확정 전후에 걸쳐 2년분 이상이 되는 경우에는 제287조를 유추적용하여 새로운 토지 소유자는 그 분묘기지권자에 대하여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분묘기지권자가 판결확정 후 지료지급 청구를 받았음에도 책임 있는 사유로 상당한 기간 동안 지료의 지급을 지체한 경우에만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206850 판결 : 피고는 2013. 2. 20. 이 사건 분묘기지권에 관하여 2009. 4. 17. 이후의 지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아 그 판결이 그 무렵 확정되었음에도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다가 원고가 2013. 11. 26. 이 사건 소로써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하자 2013. 12. 17.에 이르러서야 위 판결에서 지급을 명한 지료 상당의 돈을 공탁한 사안이다. 피고는 위 판결확정 후 상당한 기간 동안 판결확정 전후에 걸쳐 2년분 이상의 지료를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원고의 분묘기지권 소멸청구의 의사표시가 기재된 이 사건 소장이 피고에게 송달된 2013. 12. 12. 그 분묘기지권이 소멸되었다고 판단하였다.

 

취득시효형 분묘기지권

 

종전의 판례는 지상권에서 지료의 지급은 그 요소가 아니어서 지료에 관한 약정이 없는 이상 지료의 지급을 구할 수 없는 점에 비추어 보면, 분묘기지권을 시효취득하는 경우에도 지료를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하였다(대법원 1995. 2. 28. 선고 9437912 판결. 과거에는 분묘를 설치하려는 임야의 가격이 대부분 상당히 낮은 것이 보통이었고, 분묘 설치자와 토지 소유자의 관계가 대개 이웃 등의 온정적 관계였으며, 묘지를 구입할 자력이 부족한 자 등에게 무상으로 묘지를 빌려주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그러나 토지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한 경우임에도 아무런 보상 없이 소유권에 사실상 영구적인 제한을 가한다는 것은 부당하므로, 통행지역권의 시효취득의 경우에 지역권에 있어서 지료의 지급이 그 요소가 아님에도 판례가 손해보상의무를 인정하고 있는 점(대법원 2015. 3. 20. 선고 201217479 판결)을 고려하여,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의 경우에도 지료를 인정하는 해석론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

결국 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228007 전원합의체 판결은 장사법 시행일 이전에 타인의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다음 20년간 평온·공연하게 그 분묘의 기지를 점유함으로써 분묘기지권을 시효로 취득하였더라도, 분묘기지권자는 토지소유자가 분묘기지에 관한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의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라고 판시하여 판례를 변경하였다.

 

장래를 향하여만 지료지급의무를 인정한 이유는 다음과 같다. 분묘 설치 당시 토지 소유자가 무상으로 토지 사용을 승낙하였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없다고 하여 시효로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사람으로 여금 오래 전 분묘를 설치한 시점까지 소급하여 그 이후의 지료를 모두 지급하도록 한다면분묘기지권자는 토지 소유자의 지료결정 청구에 따라 위 시점 이후의 지료를 일시에 지급해야 하고, 분묘기지권자가 상당한 기간 내에 이를 지급하지 않는 경우 토지소유자의 소멸청구에 의해 분묘기지권 자체가 소멸하게 된다. 이러한 결과는 역사적·사회적 배경 하에 분묘에 관하여 오랫동안 지속된 과거의 사실관계를 존중하고 법적 안정성을 도모하기 위하여 관습법으로써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을 인정하고, 2017년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다시 분묘기지권의 시효취득이 여전히 법적 규범으로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한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기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