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윤경/수필

【왜 이리 슬프고 마음이 허할까?】《불안한 내 인생은 말한다. 웃고 있는데 슬프다고.》〔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3. 1. 15. 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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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리 슬프고 마음이 허할까?】《불안한 내 인생은 말한다. 웃고 있는데 슬프다고.》〔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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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내 인생은 말한다. 웃고 있는데 슬프다고.>

 

슬프다.

산다는 건 왜 이리 슬픈 걸가?

외롭고 허무하다.

힘들고, 지친다.

 

깊은 고독의 순간이다.

존재의 허망함을 느끼는 순간이다.

그 원인을 알 때는 펑펑 울 수라도 있지만, 왜 마음이 허하고 슬픈지 모를 때는 아득하기만 하다.

 

고통이나 절망은 소나기처럼 격렬하게 퍼붓지만,

슬픔은 안개비처럼 우리를 아주 조금씩 적신다.

슬픔은 우리를 에워싸고 있지만 그 존재를 모르다가

어느 순간 슬픔에 빠져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손을 뻗어서 슬픔을 잡으려 하면 연기처럼 흩어지고

주먹을 불끈 쥐고 있으면 다가와서 부드럽게 팔짱을 낀다.

슬픔은 늘 그렇게 가까운 곳에 있다가

마음이 무거운 어두운 순간에 찾아온다.

그리고 마음속에 새로운 기운이 샘솟게 되면

다시 나타날 때까지 꼭꼭 잘 숨어 있다.

 

슬프다는 느낌을 가지고 눈물을 흘릴 수 있을 때는 그래도 아직 감정이 온전한 상태다.

눈물조차 나지 않는 상황이 되면 위험하다

온몸의 촉촉함이 다 사라진 것 같은 느낌, 바싹바싹 말라 껍질만 남은 느낌, 버려진 정도가 아니라 저주받은 영혼 같다는 느낌까지 든다.

 

슬픔의 저 밑에는 공허함이 있는 것이다.

사랑, 배려, 공감, 나눔, 평화, 희망 등 사람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공허함이다.

이런 가치에 대한 배고픔에서 비롯되는 슬픔은 사람다움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이런 슬픔은 뜻깊다.

인생의 아름다움과 삶의 존엄성을 깊이 그리워하고 아쉬워하기 때문에 비롯되는 슬픔이다.

 

그러니 슬픔과 허무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되지 말자.

슬픔을 느낄 줄 안다는 것은 아주 특별한 능력이고, 가장 인간적인 능력이다.

슬픔을 느끼기 때문에 삶의 맛을 알게 되는 것이고, 허무함을 알기 때문에 영혼을 채우는 기쁨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언제나 강한 척 할 필요는 없다.

시종일관 모든 것이 잘 돌아가고 있음을 증명할 필요도 없다.

다른 이들이 뭐라고 하건 신경 쓰지 않으면 그뿐이다.

그러니 울고 싶으면 실컷 울어라.

눈물이 나면 기꺼이 울어라.

눈물샘이 마를 때까지.

 

<슬퍼하는 능력을 잃어서는 안된다.>

 

슬픔이 나쁜 것만은 아니다.

힘이 되기도 한다.

슬픔에 싸여 있는 동안 마음이 투명해져서 그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 그냥 두어서는 안되는 것들을 하나씩 들어내는 작업을 하게 된다.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반성을 많이 하게 되고 마음이 정화되는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다.

 

몸과 마음이 주는 신호에 귀를 기울여라.

지금 흘리는 눈물은 아픈 자신을 돌봐 달라는 내면의 신호다.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돌아보며 무엇을 얼마나 이루었는가를 따지지 말고, 그 시간을 잘 견뎌낸 자신을 위로하고 그 대견함에 눈물을 흘려라.

 

슬픔과 고독을 통해 우리는 훌쩍 자란다.

슬픔은 우리는 사람답게 만든다.

찾아온 슬픔이 시키는 대로 잘 따라하다 보면

우리가 알지 못했던 또 다른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러니 슬퍼하는 능력을 잃어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