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그게 어쨌다구?】《죽음을 앞둔 노년기로 접어 들면, 또다시 인생관이 저절로 바뀌기 시작한다. 젊어서는 그토록 중요했던 일들이 이젠 그리 대단치 않아진다. 생각해 보자. 평생 동안 성실하고 열심히 야근을 해왔다. 그런데 그게 어쨌단 말인가? 직장 일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그게 어쨌다구?》〔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사소한 일에 대처하는 방법>
젊은 시절에는 무언가 더 나은 세상을 위해 일조를 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불탔다.
먼저 내게 주어진 일부터 성실하고 완벽하게 처리하고 싶었다.
세상을 어떻게 하면 좋게 만들 수 있을까를 항상 궁리하고 토론했다.
그때 동료 법관 중 누군가 한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아, 그래. 그런데 그게 어쨌다구?”
빈정대는 말이라서 기분이 불쾌해졌다.
개념 없이 사는 것도 부족해서 저렇게 냉소적으로 딴지나 걸고 다니는 걸까?
그런데 지금은 가끔 그 말을 떠 올린다.
물론 ‘다른 관점’에서 말이다.
살다 보면, 사람은 변한다.
힘든 고통이나 역경에 처했을 때 사람은 가장 크게 변한다.
등 따뜻하고 배부른 사람은 그다지 변하지 않는다.
극한 상황이나 죽음의 문턱까지 가 본 사람은 인생관이 변하기 마련이다.
근데 사람의 생각을 변화시키는 것이 또 있다.
바로 나이가 드는 것이다.
죽음을 앞둔 노년기로 접어 들면, 또다시 인생관이 저절로 바뀌기 시작한다.
젊어서는 그토록 중요했던 일들이 이젠 그리 대단치 않아진다.
생각해 보자.
평생 동안 성실하고 열심히 야근을 해왔다. 그런데 그게 어쨌단 말인가?
직장 일이 힘들고 고통스럽다. 그래서 그게 어쨌다구?
지금은 가끔 이 말을 떠올린다.
‘그래서 그게 어쨌단 말인가?’
곰곰이 생각해 보면 내가 가끔은 ‘너무 사소한 일에 집착’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불필요한 집착이 너무 많다.
불필요한 신경을 너무 많이 쓴다.
‘귀중한 시간과 노력’을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을 얻기 위해 낭비한다.
조금만 따져 보아도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는 일에 자신을 매몰시킬 때가 많다.
‘사소한 일’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게 되면, 쉽게 짜증이나 화가 나고 괴로워하게 된다.
사소한 일에 매달리는데 시간과 에너지를 너무 많이 허비한 나머지 일의 보람, 삶의 즐거움이나 인생의 아름다움과는 완전히 담을 쌓고 산다.
사소한 일에 목숨 걸지 않기로 다짐했다면, 삶은 평온하고 행복해진다.
그래서 스스로에게 말을 건다.
“그래, 알겠어. 근데 그게 어쨌다구?”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
그건 그저 사소한 일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