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잘 지내나요. 난 괜찮지 않아요.]【윤경 변호사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란다.
화창한 날씨에 벚꽃까지 눈부시다.
모두들 활력이 넘치고,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가득하다.
근데 난 아니다.
요즘 밤에 8-9시간 이상 푹 자는데도, 점심 먹고 나서는 병든 닭처럼 꾸벅꾸벅 존다.
낮에도 잠이 온다.
저녁에도 10시가 넘으면 잠이 쏟아진다.
어딘가 눕고 싶고, 리클라이너에 누워 다리를 쭉 뻗고 있으면 그냥 편안하고 좋다.
뭔가 단단히 병이 생겼나 보다.
다음 주 건강검진을 신청했다.
작년에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았지만, 대장이 잘 비워지지 않아 실패했다.
3번째 대장내시경 도전이다.
3-4년 전에 ‘씨엠쿨산’이란 용액 2리터 중 1리터만 마시고 갔다가 검사불능판정을 받았고, 작년에는 2리터를 겨우 다 마셨는데도 장청소가 완벽하게 되지 않아 또 검사불능판정을 받았다.
장세장제는 비위가 상해서 마시기 고역이다.
쿨프렙산 2리터를 마셔야 한다는 부담감에 벌써부터 스트레스가 올라온다.
몸이 허약해지니 정신력도 이 모양이다.
몸이 힘들면, 외롭고 슬프다.
위로를 받고 싶지만, 아직 정확한 병명을 모른다.
그렇다고 쉽게 포기하지 말자.
우선 자리에 힘 없이 누워야 한다.
약간의 소품도 필요하다.
치울 힘도 없었다는듯 벗은 옷을 침대 옆에 던져 놓고, 이름 모를 알약을 머리 옆 사방으로 흐트러뜨려 놓아야 한다.
마구 던져진 코 푼 티슈(tissue)와 함께.
나를 아낀다고 주장하는 누군가로부터 위안을 받아야만, 자리를 털고 일어설 힘을 얻지 않겠는가?
그것 없이 쿨프렙산 2리터를 어찌 마실 수 있단 말인가?
법무법인 더리드(The Le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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