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비로움이 가득한 미지의 세계 중남미여행(54)】《템플로 마요르(Templo Mayor)와 메트로폴리탄 대성당(Metropolitan Cathedral)을 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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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시티 시내를 걸었다.
걸을 때는 정말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호흡을 하면서 움직이는 것뿐인데도, 마치 편안하게 앉아서 명상을 하는 느낌이다.
아무 생각 없이 걷는 것 자체가 힐링(healing)이다.
가볍고 부드러운 신발 밑창을 통해 전달되어 오는 발바닥의 감촉만 느낀다.
한 걸음씩 내딛는 순간 마음을 괴롭히는 고민들은 멀어지고, 발목을 붙들던 걱정들은 힘을 잃는다.
발바닥의 감촉을 느끼며 걸으면 기분이 좋아진다.
날씨가 정말 화창하다.
소칼로 광장 (Zoicalo Square)을 돌아나가면, 템플로 마요르(Templo Mayor)가 있다.
14세기부터 시작하여 15세기까지 단계적으로 만들어진 템플로 마요르(Templo Mayor)는 도시의 지하에 묻혀 있다가 발굴된 신전으로, 현재는 신전 하단 부분만 발굴된 상태이다.
돌 유적은 테노치티틀란의 중심지였던 신전의 흔적으로, 바깥에서도 그 모습 일부를 관찰할 수 있다.
메트로폴리탄 대성당(Metropolitan Cathedral)으로 향했다.
메트로폴리탄 대성당은 200여년에 걸쳐 완공됐는데 이 자리는 본래 멕시카인들이 인신공양한 해골들을 모아두던 곳이었다.
멕시코뿐 아니라 남미 전역에서 최고로 꼽히는 성당이다.
본 건물은 1548년 완공됐으나 17세기 들어 남쪽부분이 바로크 양식으로, 북쪽부분이 네오클래식 양식으로 확장돼 웅장하면서도 아기자기한 모습이 하모니를 이루었다.
대성당에는 5개의 통로가 있으며, 정면에 서 있는 두 개의 화려한 종탑이 눈에 띈다.
안으로 들어가면 바닥에는 대리석이 깔려 있고, 섬세한 바로크 양식에 따라 조각된 ‘왕의 제단’이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도금된 난간과 독특한 문양을 새긴 성가대 좌석도 더없이 화려하다.
이 성당의 ‘검은색 피부를 가진 예수상’은 유명한 성물로 끊임없는 신도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가끔은 지치고 힘들어서 잠시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내 삶을 대신 돌봐주지 않는다.
삶이란 결국, 모호함을 견뎌내는 일이다.
드라마 “또 오해영”에서 여주인공이 한 말이 떠오른다.
“나는 여전히 내가 애틋했고, 내가 잘 되길 바랬다.”
누구나 그럴 수 있다.
너무 지쳐서, 세상이 지긋지긋해서, 더 이상 감당하기 힘들어서,
그런 자신을 내팽개치고 싶을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닌 누구도 내 삶을 대신 돌봐주지 않는다.
마음에 치유할 수 없는 상처가 생겼다는 이유로,
슬픔과 고통이 밀려온다는 이유로,
힘들고 지쳐서 일어설 힘조차 없다는 이유로
누구의 돌봄도 받지 못한 채 자신의 삶이 홀로 울고 있다면
그건 너무 미안하지 않은가.
삶의 고단함이 별것 아니라서
혹은 다들 그렇게 사니까, 같은 이유가 아니라
가장 애틋한 우리의 삶이기에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