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방문한 “국립중앙도서관”】《삶은 진자처럼 ‘고통’과 ‘무료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사실 이 두 가지가 삶의 궁극적인 요소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주말 아침 또르와 서리풀 공원으로 산책을 나갔다.
주차를 하기 위해 “국립중앙도서관”으로 갔다.
수십년간 이곳을 지나쳐 왔지만, 직접 들어가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난 주로 집에서 내가 원하는 책을 사서 읽으므로, 도서관에 갈 일이 전혀 없다.
학창 시절 ‘학교도서관’을 이용해 본 것과 ‘남산도서관’에 몇 번 가본 것이 전부다.
도서관의 좋은 좌석을 차지하기 위해 이른 아침부터 줄을 섰던 기억이 있다.
당시 도서관들은 대부분 독서실 같은 분위기였다.
또르와 주변 산책을 한 후 호기심에 “국립중앙도서관”에 들어가 보았다.
거대한 규모의 현대적 시설과 그 편의성에 놀랐다.
내가 생각했던 과거의 분위기가 전혀 아니다.
컴퓨터와 모니터가 갖추어져 있고, 각종 첨단 미디어를 이용할 수 있다.
세미나실이나 영상편집실 등을 이용할 수 있고, 편하게 쉬면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 휴게실 등 각종 편의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이 모든 게 무료다.
주말인데도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중·고등학생이나 젊은 수험생들이 공공도서관을 이용했는데, 지금은 ‘나이 많은 노인들’도 정말 많이 보인다.
디지털 도서관에서 모니터를 켜고, 검색을 하다 보니 “쇼펜하우어”의 글이 뜬다.
삶은 진자처럼
‘고통’과 ‘무료함’ 사이를 왔다 갔다 하는데
사실 이 두 가지가 삶의 궁극적인 요소이다.
욕망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의 인간이 불행한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의욕이 너무 쉽게 충족되어 욕망의 대상이 제거되면 인간은 무서우리만큼 공허와 무력감에 빠진다.
따분함은 감당하기 힘든 짐이 된다.
‘고통’과 ‘권태’라는 양자 택일 앞에 놓여있는 인간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
욕망의 최대 만족은 권태이고
욕망의 최대 결핍의 고통이다.
그런데 인간의 감정은 왕복 운동을 하는 시계추처럼 지속적이지 않고 유동적이다.
따라서 영원한 충족과 행복감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