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의 편지】《흥분 속에서 한 말과 행동은 항상 실수와 후회를 남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흥분했을 때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내지 마라.>
링컨의 편지
1863년 7월, 미국 남북전쟁이 한창이었다.
남군의 명장 로버트 리(Robert Edward Lee) 장군은 북군에 밀려 포토맥(Potomac) 강까지 퇴각했다.
마침 폭우로 강물이 불어나면서 리 장군은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했다.
링컨 대통령은 북군의 미드(George Gordon Meade) 장군에게 즉각 추격해 섬멸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미드 장군은 온갖 구실을 대며 공격을 지연했고, 결국 리 장군은 강을 건너 탈출하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들은 링컨은 격분하여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친애하는 장군께,
나는 리 장군의 탈출이 초래할 불행한 결과를 귀하가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리 장군은 이미 우리 손아귀에 들어왔던 상황이었고, 그를 추격했다면 최근 승전과 연결하여 전쟁을 끝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귀하가 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면서, 이제 전쟁 종결은 한없이 멀어졌습니다.
월요일에 리 장군을 공격했어야 했습니다. 그 기회를 놓친 지금, 그는 강을 건너버렸고, 공격은 사실상 불가능해졌습니다.
지금은 당시 병력의 3분의 2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귀하에게 큰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라 생각하며, 나 또한 기대하지 않습니다.
귀하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놓쳤고, 나는 깊은 실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편지는 미드 장군에게 전해지지 않았다.
링컨은 편지를 써놓고도 끝내 보내지 않았고, 이 편지는 링컨이 사망한 후 그의 서류함에서 발견되었다.
<흥분 속에서 한 말과 행동은 항상 실수와 후회를 남긴다.>
사람은 분노와 미움을 참지 못하고 ‘세 치 혀’로 쏟아낸다.
거침없는 욕설과 비난은 상대를 쓰러뜨릴 만큼 강력하다.
그러나 다음 날 아침, 우리는 깊이 후회한다.
흥분 속에서 한 말과 행동은 늘 실수와 후회를 남기기 마련이다.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내려다 전송 버튼을 누르는 순간, '이걸 보내서는 안 됐구나' 깨닫는 난감한 경험은 누구나 해봤을 것이다.
그 순간 사람들은 무신론자마저 신을 찾는다.
"하느님, 제발 전파 장애가 일어나게 해주세요. 핵폭발이라도 일어나서 이 메시지가 날아가게 해주세요."
하지만 한번 전송된 메시지는 되돌릴 수 없다.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크루즈 미사일처럼 목표를 향해 돌진해 가슴 아픈 결과를 남긴다.
감정 섞인 메시지를 보내놓고 해명하고 수습하느라 고생하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다.
10분이면 전화 한 통으로 끝낼 일을, 감정적인 글로 남기는 바람에 몇 시간씩 쩔쩔매게 되는 것이다.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는 매우 편리한 통신수단이다.
하지만 부정적 감정이 섞이는 순간, 최악의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
이메일에는 따뜻한 눈빛도, 다독이는 손길도 담을 수 없다.
글의 분위기는 읽는 사람의 심리에 따라 얼마든지 다르게 해석될 수 있다.
'부탁'이 '명령'처럼 들리고, '완곡한 거절'이 '냉정한 거부'로 읽힐 수 있다.
무엇보다 전송된 글은 쉽게 사라지지 않는다. 일부러 지우지 않는 이상 영원히 기록으로 남는다.
그러므로 화가 나거나 실망하거나 의심이 드는 등 부정적 감정이 마음을 지배할 때는, 절대로 이메일이나 문자를 보내지 마라.
컴퓨터나 스마트폰은 감정을 걸러서 전달해주는 협상가가 아니다.
만약 불만을 정중하고 예의 바르게 썼다고 자부하더라도, 그 메시지는 보내지 말아야 한다.
갈등이 생겼다면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라.
그렇지 않으면, 단 한 번의 메시지가 당신에게 엄청난 부담과 스트레스를 안겨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