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위구조(圍魏救趙)】《위나라를 포위하여 조나라를 구하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병법가 손무의 후손 가운데 또 다른 유명 병법가가 ‘손빈’이다.
제나라 출신의 손빈은 방연이란 사람과 어려서부터 함께 병법을 배웠다.
후에 방연은 손빈에 앞서 위나라 장군으로 발탁된다.
그러나 방연은 늘 자신보다 능력이 뛰어난 손빈이 걱정거리였다.
결국 방연은 손빈을 제거하기로 마음먹고 그를 위나라로 초빙한다.
친구의 초청을 받고 기쁜 마음으로 위나라를 방문한 손빈은 간첩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다리를 잘리는 형벌에 처해지고 만다.
손빈이란 이름도 그때부터 갖게 되었는데, 빈(臏)이란 정강이를 베는 형벌을 뜻한다.
한편 손빈이 위기에서 살아남게 된 것은 그의 병법을 가로채려는 방연 때문이었다.
방연은 손빈을 옥에 가둔 후 병법을 쓰도록 강요했고 쓰지 않으면 죽인다는 협박을 했다.
결국 병법을 쓰던 손빈은 어느 날부터인가 갑자기 미친 척했고 완전히 폐인이 되었다고 확신한 방연은 친구 손빈을 풀어주었다.
옥에서 풀려난 손빈은 즉시 갖은 노력을 기울여 고국 제나라로 탈출한다. 그리고 얼마 후 제나라 왕에게 발탁된다.
그 무렵 위(魏)나라가 조(趙)나라를 공격했다. 조나라는 제나라에 구원 요청을 했는데, 제나라 장수 전기가 위나라 공격에 나서려고 하자 손빈은 그를 만류하며 이렇게 말한다.
“얽힌 실타래를 풀 때도 함부로 잡아당겨서는 안 됩니다. 마찬가지로 싸움에서 한 편을 도울 때도 무작정 뛰어들어서는 안 됩니다.
지금 위나라는 조나라와의 싸움에 전력을 다해 국내에는 늙고 약한 군사만 남아 있습니다. 이때는 허약해진 위나라 수도를 공략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위나라는 조나라 공격을 중단하고 수도로 군사를 돌릴 것입니다.
이야말로 상대방에게 포위를 풀게 함과 동시에 상대방을 격파하는 일석이조의 계책입니다.”
위나라를 포위함으로써 조나라를 구하는 것이다{위위구조(圍魏救趙)}.
후에 위나라는 조나라와 함께 한나라 공격에 나선다.
위나라 장군이 방연이었는데, 한나라의 구원 요청을 받은 제나라는 손빈을 참모로 하여 위나라에 대응하게 된다.
손빈은 첫날에 숙영지의 솥을 10만 개 설치하고 이튿날에는 5만 개, 사흘째 되던 날에는 3만 개로 줄여간다.
그러자 방연은 큰소리를 친다.
“겁쟁이 제나라 녀석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도망치는구나. 빨리 그들의 뒤를 쫓아가자.”
중무장한 병력을 뒤에 남겨둔 방연은 경무장 부대만 이끌고 제나라 군사의 뒤를 쫓는다. 물론 이는 손빈의 책략이었고, 마릉이란 협곡에서 방연의 부대를 맞을 태세를 갖추고 기다렸다.
그날 밤 마릉은 이곳에 다다라 한 나무에 무언가 글씨가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한다.
횃불을 붙여 글씨를 보니 ‘방연, 이 나무 아래에서 죽다.’라고 새겨져 있었다.
제나라 군사들은 횃불을 공격 신호로 협곡에 갇힌 위나라 병사들을 향해 불화살을 쏘기 시작한다. 위나라는 대패하고 방연 또한 손빈의 예언대로 그곳에서 목숨을 잃고 만다(‘마릉의 전투’).
‘위위구조(圍魏救趙)’는 현재의 협상론에서 많이 쓰이는 전략 중 하나가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