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살 또르】《또르가 지금 내 품에 안겨 있다. 그건 삶이 나에게 행복한 미소를 보내는 순간이다.》〔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또르와 산책을 했다.
워낙 저질체력에 약골이라서 30분 이상 산책하지는 않는다.
두 번의 방광결석수술과 양 뒷다리의 슬개골탈구교정술을 받은 이후로는 별다른 증상이나 아픈데 없이 잘 지내고 있지만, 다시는 이런 수술을 받게 하고 싶지 않아서 무척 조심하고 있다.
2015. 3. 5.생이라서 곧 7살이 된다.
사람 나이 90세를 기준으로 하면, 40세가 넘는 나이라니 상상이 되지 않는다.
저렇게 어리고 귀여운 녀석이 중년의 나이라니 말이다.
어릴 적 또르 사진을 보니, 만감이 교차한다.
다른 집 반려견의 장수 소식을 들으면 마치 내일처럼 기쁘고 반갑다.
“우리 OO은 스무살까지 건강하게 잘 살다 갔어요.”
“저희 집 OO은 열여섯살이 넘었는데 아직도 쌩쌩해요.”
아무 연관이 없는 줄 알면서도 덩달아 또르도 100세까지 살 거라는 확신에 사로 잡히는 것이다.
“들었냐, 또르야! 요새는 다들 오래 사는 게 트랜드래. 트랜드에 민감한 개가 되거라.”
“또르야!”하고 부르면, 다가와 어김 없이 ‘발라당’이다.
내 얼굴을 또르의 보송보송한 털에 갖다 대고 문지르면, 가볍고 살랑거리는 부드러운 솜뭉치에 의해 스쳐지는 그 촉감이 너무 좋다.
두 손으로 가슴에 꼭 안으면, 새처럼 심장이 뛰는 두근거림과 작고 따스한 온기가 전해진다.
또르를 끌어안고 있으면 포근하고 안락한 느낌이 들면서 기분이 좋아진다.
또르에게서 받는 행복감의 가치는 억만금 이상이다.
벌써 7살이 된 또르가 깜비처럼 서둘러 떠날까봐 겁이 난다.
또르와의 이별이 두려워 벌써부터 망상에 빠진다.
‘으악, 안 돼. 데려 가지마.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
나도 모르게 녀석을 와락 껴안자, 또르가 켁켁 거린다.
사랑스럽고 예쁜 우리 또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