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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할 때의 상계적상시점>】《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 상계적상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출 때)(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다20008..

윤경 대표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2024. 3. 2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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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할 때의 상계적상시점>】《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 상계적상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출 때)(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200089 판결)》〔윤경 변호사 더리드(The Lead) 법률사무소

 

1. 판결의 요지 : [A교통카드 발행사인 원고가 B교통카드 발행사인 피고를 상대로 협약에 따른 정산금을 청구한 사안]

 

판시사항

 

채권양수인이 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채무자가 채권양수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 채권과 상계한 경우, 채권양도 전에 이미 양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더라도 상계의 효력은 변제기가 아니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시점으로 소급하는지 여부(적극)

 

판결요지

 

민법 제493조 제2항은 상계의 의사표시는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상계의 효력은 상계적상 시로 소급하여 발생한다. 상계적상은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상호 대립하는 때에 비로소 생긴다.

 

채권양수인이 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 채무자가 채권양수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 채권과 상계한 경우, 채권양수인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때 비로소 자동채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채권양도 전에 이미 양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다고 하더라도 상계의 효력은 변제기로 소급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시점으로 소급한다.

 

2. 사안의 개요 및 쟁점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314-2315 참조]

 

. 사실관계

 

원고(‘티머니’)와 피고(‘이비카드’)는 이 사건 협약을 체결하여, 자사가 설치한 단말기를 이용하는 타사 교통카드 사용자의 운임을 상호 정산하여 왔다.

 

마이비는 피고와 계열사 관계에 있는 회사로, 정산시스템을 갖추지 못하여 피고에게 마이비가 정산사로서 수행하여야 할 정산업무의 대행을 위탁하여 왔다.

 

센스패스와 마이비는 경상도에서 각자 교통카드를 발행하여 결제서비스 사업을 하던 중, 마이비가 자사의 단말기에서 센스패스의 교통카드도 이용될 수 있도록 하였고, 이에 따라 마이비가 센스패스에 정산하여야 할 이용운임이 발생하였다(‘이 사건 이용운임’).

 

원고는 센스패스로부터 영업에 관련된 일체의 자산을 포함하여 영업양도를 받았고, 피고와 마이비는 원고에게 센스패스의 이 사건 이용운임을 정산하여 달라고 수차례 요청하였으나 원고는 이를 거절하였다.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협약에 따른 정산금을 지급하면서 이 사건 이용운임 상당액을 공제하였고,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미지급 정산금을 청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는 소송계속 중이던 2020. 7. 7. 마이비로부터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이용운임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양도받았고, 같은 날 그 통지가 원고에게 도달하였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이용운임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과 원고의 미지급 정산금채권을 상계한다고 항변하였다.

 

원심은, 원고의 미지급 정산금채권의 이행기를 기준으로 위 각 채권의 원리금을 산정한 다음, 원고의 미지급 정산금채권 원리금이 전부 소멸하였다고 판단하였다.

 

대법원은, 이 사건 이용운임 상당 부당이득반환채권의 양도통지가 원고에게 도달한 2020. 7. 7.이 상계적상일이므로 이때를 기준으로 원리금을 산정하여야 하고, 이를 기준으로 상계충당하면 원고의 미지급 정산금채권이 남을 여지가 있다고 보아,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 쟁점

 

위 판결의 쟁점은, 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 상계적상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출 때)이다.

 

민법 제493조 제2항은 상계의 의사표시는 각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라고 정하고 있으므로 상계의 효력은 상계적상 시로 소급하여 발생한다. 상계적상은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상호 대립하는 때에 비로소 생긴다.

채권양수인이 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그 채무자가 채권양수인에 대해 가지고 있던 기존 채권과 상계한 경우, 채권양수인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때 비로소 자동채권을 행사할 수 있으므로 채권양도 전에 이미 양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다고 하더라도 상계의 효력은 변제기로 소급하는 것이 아니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시점으로 소급한다.

 

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 상계적상일이 언제인지(상계적상일을 판단하는 기준시점을 양수채권의 이행기로 보아야 하는지, 양수인이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춘 때로 보아야 하는지)가 문제된 사안으로, 대법원은 상계적상일을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을 갖춘 때로 보아 이와 달리 그 시점을 양수채권의 이행기로 판단한 원심을 파기환송하였다.

 

3. 대상판결의 내용분석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2314-2315 참조]

 

. 상계항변을 판단할 경우에는 반드시 상계적상일을 기재해야 하고, 상계적상일을 기준으로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액수를 계산하여 상계하여야 함

 

이때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이행기가 동일하여 상계적상일을 기준으로 원금만 존재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는 어느 한 쪽의 채권에만 이자 및 지연손해금 등이 가산되어 있다.

다만, 양 채권에 모두 각각 지연손해금 등이 가산되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이미 지연손해금이 발생하고 있던 자동채권을 양수한 자가 상계항변을 한 경우 등)

 

이처럼 이자나 지연손해금 등이 있는 경우 상계충당을 하여야 하고, 이는 변제충당의 방법과 동일하다(합의충당 지정충당 법정충당).

 

이때 상계적상일을 기준으로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각 원리금을 계산하여 상호 충당하여야 하는데, 먼저 상계적상시의 일자를 특정하여 기재해 두면 실수를 막을 수 있다.

 

. 채권양수인이 양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상계할 때에는 대항요건 구비 시부터 상계적상에 있을 수 있음

 

두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으려면 상호 대립하여야 하는데, 양수채권은 채권양도의 대항요건까지 갖추어져야 양수인에 대한 채권과 상호 대립할 수 있다.

대항요건 구비 시부터 상계적상에 있을 수 있다고 정확히 알아두어야 한다.

 

4. 상계  [이하 판례공보스터디 민사판례해설, 홍승면 P.49-52 참조]

 

. 상계의 성질 (형성권, 담보적 기능)

 

상계제도는 동시이행항변권 제도와 함께 강력한 담보적 기능을 한다.

상계는 형성권, 즉 의사표시에 의하여 법적 효과가 발생하도록 구성되어 있는데, 일반적으로 당사자는 서로 대등하게 채권, 채무를 가지고 있으면 이미 소멸한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 임대보증금과 공제

 

임대차관계에서의 공제는, 의사표시 여부와 관계없이 임대차종료 시에 목적물을 반환할 때 까지 발생한 비용 등이 임대보증금에서 자동으로 공제된다.

 

5. 상계항변의 요건사실

 

 상계항변을 하기 위해서는  자동채권의 발생사실,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상계적상에 있는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수동채권과의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을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상계의 효력이 발생하는 시기는 상계적상이 있었던 때까지 소급하므로(민법 493 2항), 소멸된 수동채권에 대한 상계적상 이후의 이자 및 지연손해금은 발생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상계의 항변은 수동채권의 원금뿐만 아니라 상계적상 이후의 이자 및 지연손해금에 대한 항변으로도 된다.

 

 민법 492조에서는 상계적상의 요건으로 )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하는 채무를 부담하고, )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따라서 이행기가 기간으로 정하여져 있는 경우 그 기간의 초일부터 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또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은 언제든지 청구할 수 있으므로,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된다(대법원 1968. 8. 30. 선고 671166 판결).

수동채권은 그 이행기가 도래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 자신의 반대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79. 6. 12. 선고 79662 판결),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자동채권의 이행기이다.

 

)의 요건은 통상 앞서 본 의 요건사실 중에 포함되어 주장ㆍ증명될 것이지만, ) 의 요건사실은 계약유형에 따라 주장ㆍ증명책임이 달라진다. 수동채권은 그 이행기가 도래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 자신의 반대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79. 6. 12. 선고 79662 판결),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자동채권의 이행기이다.

 

 자동채권의 발생원인이 매매형 계약인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계약의 체결과 동시에 이행기가 도래하므로 의 요건사실을 주장ㆍ증명하는 것으로 족하고, 이행기에 관한 약정사실은 상대방이 재항변으로 주장하여야 한다. 자동채권의 발생원인이 대차형 계약인 경우에는 이행기가 계약의 불가결한 요소이어서 의 요건사실을 주장하는 과정에서 그 이행기가 드러나게 된다. 따라서 상계를 주장하는 피고에게 자동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한 사실에 대한 주장ㆍ증명책임이 있다.

 

 자동채권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어 있는 때에는 성질상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다. 

항변권이 붙어 있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타의 채무와 상계를 허용한다면 상계자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의 기회를 상실케 하는 결과가 되므로 이와 같은 상계는 그 성질상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2. 8. 23. 선고 200225242 판결). 

다만,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우려가 없으므로 상계가 허용된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43819 판결).

 

 일반적으로 채무의 성질상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은 상계항변에 대한 재항변사유이므로, 상계의 효과를 다투는 원고가 자동채권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어 있는 사실의 주장ㆍ증명책임을 진다. 성질상 상계가 허용되는 채권이라는 점은 상계권의 발생원인사실이므로 이를 상계를 주장하는 자가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고 보는 입장도 있다.

 

그런데 경우에 따라서는 자동채권의 발생에 관한 피고의 주장 자체에서 자동채권에 항변권이 붙어 있는 것이 드러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에는 피고가 그 항변권의 발생 장애사실 또는 소멸사실까지도 함께 주장하지 않으면 주장 자체로 이유 없게 된다(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55222, 55239 판결, 2004. 2. 13. 선고 200314362 판결, 2004. 6. 24. 선고 200365551 판결). 

예컨대, 피고가 매매대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항변을 하였다면 피고가 주장하는 매매계약체결사실로부터 피고가 매매대금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매매목적물의 이전 등기의무 또는 인도의무를 부담하고 있는 점이 드러나게 되는 것이므로 피고가 이러한 의무를 이행하였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였다는 사실까지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

 

한편, 청구원인단계에서 인정된 채권이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인 경우와 같이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 채권임이 드러난 경우에는 이를 수동채권으로 하는 피고의 상계항변은 주장 자체로 이유 없게 된다.

 

 상계의 의사표시에는 조건이나 기한을 붙일 수 없기 때문에(민법 493 1항 후문), 상계의 의사표시에 조건 또는 기한이 붙어 있다는 사실은 상계항변에 대한 재항변사유로 될 수 있다.

또 상계자가 상계의 의사표시를 일방적으로 철회할 수는 없지만 상계자와 상대방 사이에 상계가 없었던 것으로 하기로 하는 약정은 제3자에게 손해를 미치지 않는 한 계약의 원칙상 유효하므로, 이러한 약정의 체결사실은 소송 외에서 이루어진 상계에 대한 재항변사유가 될 수 있다.

 

⑺ 가압류 또는 압류명령을 받은 채권의 추심금 또는 전부금청구소송에서 그 지급금지명령을 받은 채무자는 그 후에 피압류채권의 채권자에 대하여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민법 498조).

수동채권이 지급금지명령을 받은 채권인지의 여부에 관한 주장ㆍ증명책임의 소재에 관하여 상계의 효과를 다투는 측에 있다는 설과 민법 492조의 요건사실과 함께 상계의 효과를 주장하는 측에 있다는 설이 대립되어 있다. 

소구채권이 압류된 채권이라는 사실은 압류채권자인 원고가 청구원인 단계에서 주장ㆍ증명할 것이므로, 전설에 의하면 피고가 상계의 항변을 제출하면 다시 원고가 자동채권이 소구채권의 압류 후에 취득된 것임을 주장ㆍ증명하여야 하는 반면, 후설에 의하면 피고가 상계의 항변을 하면서 자동채권이 소구채권의 압류 전에 취득된 것임도 주장ㆍ증명하여야 한다.

 

6. 상계적상의 요건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830-852 참조]

 

가. 3가지 요건

 

 동종의 채권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것

 자동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할 것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 채권이 아닐 것

 

나. 요건사실

 

 상계항변을 하기 위해서는  자동채권의 발생사실,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상계적상에 있는 사실,  피고가 원고에게 수동채권과의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사실을 주장입증하여야 한다.

 

 민법 492조에서는 상계적상의 요건으로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하는 채무를 부담하고,  그 쌍방의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채무의 이행기가 도래한 때라 함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는 것이지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대상판결인 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따라서 이행기가 기간으로 정하여져 있는 경우 그 기간의 초일부터 상계를 주장할 수 있다.

 

또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은 언제든지 청구할 수 있으므로,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된다(대법원 1968. 8. 30. 선고 671166 판결).

 

수동채권은 그 이행기가 도래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채무자가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 자신의 반대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79. 6. 12. 선고 79662 판결), 여기서 문제되는 것은 자동채권의 이행기이다.

 

 자동채권에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어 있는 때에는 성질상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1969. 10. 28. 선고 691084 판결).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상계가 허용된다(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43819 판결).

 

다. 상계적상의 기준시점

 

 상계적상은 원칙적으로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시점, 즉 양 채권 중 늦게 변제기가 도래한 시점이 기준시가 된다.

 

 수동채권 이행기 도래 후 자동채권 이행기 도래의 경우

 

 상계적상시는 자동채권 이행기이다.

 

 자동채권 이행기 도래 후 수동채권 이행기 도래의 경우

 

 상계적상시는 수동채권 이행기이다.

 

 자동채권 이행기 도래 후 수동채권 이행기 도래 전 기한이익 포기 상계의 경우

 

 자동채권에 변제기 정함이 없는 경우 : 바로 상계가 가능하다. 변제기 정함이 없는 채권은 성립과 동시에 변제기에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채권에 변제기 정함이 있는 경우 : 기한 도래 또는 기한이익을 상실해야 상계가 가능하다(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수동채권에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경우 : 성립과 동시에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본다.

 

 수동채권에 변제기의 정함이 있는 때 : 변제기가 도래하여야 한다. 다만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자동채권의 변제기만 도래하면 상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상계항변하고자 하는 자가 수동채권의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1979. 6. 12. 선고 79662 판결). 상계의 의사표시에 기한 이익포기의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

 

자동채권에 변제기 정함이 있는 경우에는 수동채권의 기한 도래 또는 기한이익을 상실해야 상계가 가능하다.

 

즉 자동채권의 변제기만 도래한 상태에서 상계를 한 경우,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이미 도래한 경우 상계가능하고, 이때는 늦게 변제기가 도래한 시점이 기준시가 되고,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은 경우라도 상계항변하고자 하는 자가 수동채권의 기한의 이익을 포기할 수 있고, 상계의 의사표시에 기한 이익포기의 의사표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기 때문에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기 전이라도 자동채권의 변제기만 도래하면 상계를 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 경우 상계 적상시는 다른 의사표시가 없는 한 자동채권의 이행기가 된다.

 

7. 동종의 채권이 서로 대립하고 있을 것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830-852 참조]

 

. 채권의 존재

 

 자동채권의 존재

 

 소멸시효 등으로 소멸한 채권인 경우

 

 의의 및 취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이 그 완성 전에 상계할 수 있었던 것이면 그 채권자는 상계할 수 있다(495). 이는 당사자 쌍방의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었던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어 소멸하였거나 추후에 정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는 점을 고려하여 당사자들의 신뢰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211309 판결 등).

 

 상계가 허용되기 위한 요건

 

이는 자동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전에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이르렀을 것을 요건으로 한다.

 

소멸시효 완성 전에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더라도 수동채권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그 변제기가 도래하지 않은 경우는 어떠한가?

채권자가 수동채권에 관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 상계를 할 수 있었기는 하지만, 그 기한의 이익을 실제로 포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 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211309 판결 등).

 

설령 자동채권의 채권자는 양 채권이 상계로 정산될 것으로 기대하였다 하더라도, 당연한 상계적상에 있지 않은 이상 채무자는 채권자가 권리를 불행사한다고 신뢰할 여지가 있고, 그러한 사실상태에서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면 시효제도의 취지에 비추어 채권의 소멸을 인정함이 타당하기 때문이다.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에 임대차가 존속하는 동안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한 차임채권으로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는 임대차계약이 종료된 때에 비로소 이행기에 도달하므로, 임대차 존속 중 차임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그 소멸시효 완성 전에 임대인이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에 관한 기한의 이익을 실제로 포기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양 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므로 그 이후에 임대인이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차임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임대차보증금 반환채무와 상계하는 것은 제495조에 의하더라도 인정될 수 없다.

다만, 임대차 존속 중 차임이 연체되고 있음에도 임대차보증금에서 연체차임을 충당하지 않고 있었던 임대인의 신뢰와 차임연체 상태에서 임대차관계를 지속해 온 임차인의 묵시적 의사를 감안하면 그 연체차임은 제495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임대차보증금에서 공제할 수는 있다(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211309 판결).

 

 임대인이 임대차 종료 후에 임대차가 존속하는 동안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한 구상금채권으로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지 여부

 

626조 제2항에 따르면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채권은 임대차계약이 종료한 때에 비로소 발생한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임대차 존속 중 임대인의 구상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경우에는 위 구상금채권과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채권이 상계할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고 할 수 없으므로, 그 이후에 임대인이 이미 소멸시효가 완성된 구상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삼아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제495조에 의하더라도 인정될 수 없다(대법원 2021. 2. 10. 선고 2017258787 판결 : 임차인이 유익비를 지출한 뒤에 임대인의 구상금채권이 발생한 사안에서, 임대인이 소멸시효 완성 전부터 위 구상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고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하는 이익을 가지고 있었음을 이유로, 위 구상금채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후에도 임대인은 위 구상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임차인의 유익비상환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판단한 원심을 파기하였다).

 

 자동채권이 보증채권인데 주채무가 시효로 소멸한 경우

 

주채무가 시효로 소멸하여 연대보증채무도 소멸하였는데, 채권자가 소멸시효 완성 전에 연대보증인과의 사이에 상계적상에 있었던 경우, 연대보증인의 반대채권 행사에 대하여 채권자는 제495조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연대보증채권에 의한 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가?

 

채권자는 연대보증인과의 상계 가능성을 믿고 주채무자에 대한 권리 행사를 게을리 하는 것이 보통이기 때문에 이러한 채권자의 신뢰를 보호하여야 한다는 이유로 유추적용을 긍정하는 견해가 있으나, 긍정설에 의하면 연대보증인은 주채무자에게 구상권을 갖게 되고 이는 주채무자의 시효이익을 침해하게 되어 부당하므로, 부정설이 타당하다.

 

 제척기간이 완성된 채권인 경우 유추적용 여부(= 긍정)

 

제척기간이 완성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에 대하여도 위 규정이 유추적용되는가? 예컨대 매도인의 대금지급 청구에 대하여 매수인이 제척기간이 지난 담보책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으로 상계를 주장하는 경우, 제척기간 도과 전에 상계적상에 있었다면 상계를 허용할 것인가?

 

이 경우 매수인은 상계에 대한 기대를 갖고 매도인에게 손해배상청구권 행사를 게을리 하는 것이 보통일 것이므로, 이러한 매수인의 신뢰를 보호하는 것이 타당하다. 

라서 유추적용을 긍정하여야 한다. 판례도 매도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매수인의 손해배상채권 또는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도급인의 손해배상채권이 각각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적상에 있는 경우에 당사자들은 채권·채무관계가 이미 정산되었거나 정산될 것으로 기대하는 것이 일반적이므로, 그 신뢰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그 기간이 지나기 전에 상대방에 대한 채권·채무관계의 정산 소멸에 대한 신뢰를 보호할 필요성이 있다는 점은 소멸시효가 완성된 채권의 경우와 아무런 차이가 없다. 따라서 매도인이나 수급인의 담보책임을 기초로 한 손해배상채권의 제척기간이 지난 경우에도 제척기간이 지나기 전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었던 경우에는 매수인이나 도급인은 민법 제495조를 유추적용해서 위 손해배상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해서 상대방의 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19. 3. 14. 선고 2018255648 판결 : 수급인이 도급인에게 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자, 도급인이 목적물을 인도받은 날부터 1(670조 제1항 참조)이 지난 뒤에 하자 보수를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으로 상계를 주장한 사안이다].

 

 양육비채권은 자동채권이 될 수 있는지 여부

 

대법원은 재산분할 및 위자료 청구에 대하여 양육비채권으로 상계를 주장한 사안에서, “협의·심판에 의해 구체적인 청구권의 내용과 범위가 확정된 후의 양육비채권 중 이미 이행기에 도달한 부분은 완전한 재산권으로서 포기·양도·상계의 대상이 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6. 7. 31. 선고 2006751 판결. 그러나 양육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이를 허용하면 자동채권의 변제기까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다가 상계함으로써 양육비채무를 회피하는 사태가 생길 수 있다.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1호는 법령에 규정된 부양료 및 유족부조료를 압류금지채권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는데, 양육비채권은 자녀의 후생과 복리를 위하여 양육에 필요한 범위에서 인정되는 권리로서 실질적으로는 부모의 자녀에 대한 부양의무에 근거한 것으로 이는 부양료청구권의 성질을 가지므로, 양육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는 허용될 수 없다(민법 제497)].

 

 수동채권의 존재

 

예를 들어 상계 후 수동채권 발생의 기초가 되는 계약이 해제되면 수동채권이 소급

적으로 소멸되는 결과 상계의 효력도 소급적으로 소멸한다(대법원 1980. 8. 26. 선고 791257 판결 : 피고 회사에 대한 채권자가 그 회사를 인수함에 있어 그 채권액을 위 인수 계약금 및 중도금 일부로서 상계하였으나 그 후 위 인수계약이 해제되었다면 인수대금채권 역시 소급하여 소멸하는 것이고 상계도 효력을 발생할 수 없어 상계로 소멸한 채권자의 채권은 다시 살아나는 것이다).

 

. 채권의 상호대립

 

 자동채권

 

 원칙 (= 상계자의 상대방에 대한 채권)

 

 법률의 규정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자동채권으로 될 수 있는 채권은 상계자가 상대방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어야 한다.

 

 3자의 상대방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피고가 A를 대위하여 원고를 상대로 제기한 채권자대위소송에서 원고가 피고에게 직접지급을 명하는 판결이 선고되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피대위채권인 A의 원고에 대한 채권이 피고에게 이전되거나 귀속되지 않는다. 따라서 위 확정된 판결금채권은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 아니므로 피고는 원고에 대하여 위 판결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없다( 대법원 2019. 5. 16. 선고 2016239420 판결).

 

 상계자의 제3자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예컨대 상속채권자가 상속인의 한정승인 이후에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속인에 대한 고유한 채무에 대하여 상계하는 것은 민법 제1031조의 취지에 비추어 제3자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한 상계에 해당하여 효력이 없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254154(본소), 2022254161(반소) 판결 : 상속채권자가 상속이 개시된 후 한정승인 이전에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속인에 대한 채무에 대하여 상계하였더라도, 그 이후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는 경우에는 민법 제1031조의 취지에 따라 상계가 소급하여 효력을 상실하고, 상계의 자동채권인 상속채권자의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과 수동채권인 상속인에 대한 채무는 모두 부활한다).

 

 예외

 

 3자의 상대방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는 경우(418조 제2, 434)

상계자의 제3자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할 수 있는 경우(426조 제1, 445조 제1, 451조 제2)

 

 수동채권

 

 원칙 상대방의 상계자에 대한 채권

 

 3자에 의한 상계의 허용 여부

 

 예컨대 A의 재산은 B에 대한 채권(1,000만 원)뿐이고 A의 일반채권자로 C(1,000만 원), D(1,000만 원), E(1,000만 원)가 있을 때 C A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A B에 대한 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가?

 

 이를 실질적인 대물변제로 보아 허용하는 견해도 있으나, 대물변제는 계약임에 비하여 상계는 단독행위이기 때문에 이를 대물변제와 마찬가지로 취급할 수는 없고, 만일 이를 허용하면 A의 유일한 책임재산이 없어지게 되어 D, E는 전혀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없는 반면 C B에게 구상권을 갖게 되어 결국 C 혼자서 A의 책임재산을 독식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가 발생하는데 이는 부당하다. 따라서 제3자에 의한 변제, 공탁, 대물변제와는 달리 제3자에 의한 상계는 부정하는 것이 타당하다.

 

 판례도 상계는 당사자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서로 같은 종류의 급부를 현실로 이행하는 대신 어느 일방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그 대등액에 관하여 채권과 채무를 동시에 소멸시키는 것이고, 이러한 상계제도의 취지는 서로 대립하는 두 당사자 사이의 채권·채무를 간이한 방법으로 원활하고 공평하게 처리하려는 데에 있으므로, 수동채권으로 될 수 있는 채권은 상대방이 상계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이어야 하고, 그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과는 상계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 만약 상대방이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다고 한다면, 이는 상계의 당사자가 아닌 상대방과 제3자 사이의 채권채무관계에서 상대방이 제3자로부터 채무의 본지에 따른 현실급부를 받을 이익을 침해하게 될 뿐 아니라, 그 상대방의 채권자들 사이에서 상계자만 독점적인 만족을 얻게 되는 불합리한 결과를 초래하게 되므로, 상계의 담보적 기능과 관련하여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당사자의 합리적 기대가 이러한 경우에까지 미친다고 볼 수는 없다.”라고 판시하여 같은 입장을 취하고 있다[대법원 2011. 4. 28. 선고 2010101394 판결 : 원고는 근저당권에 기한 임의경매절차에서 A 소유의 아파트를 매각 받아 매각대금을 완납함으로써 그 소유권을 취득하였다. 피고는 원래 위 아파트의 후순위 임차인이었는데, 그 임차권이 매각으로 소멸하였음에도 임대인 A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에 기한 유치권을 주장하며 원고가 위 아파트의 소유권을 취득한 이후에도 위 아파트를 계속 점유·사용하였다. 이에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소유권에 기초하여 위 아파트의 인도를 청구하자, 피고는 위 유치권 항변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고는 다시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금반환채권(이 책 물권법 유치권 부분 참조)으로 피고의 A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과 상계한다고 주장하였다. [원심의 판단] "피고의 유익비상환청구권은 A와의 임대차계약에 기한 것이어서 원고에 대한 채권이 아니라 A에 대한 채권이므로 원고가 자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채권과 피고의 A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을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이나, 이 사건과 같이 원고가 피고의 유치권의 대상이 되어 있는 이 사건 아파트를 임의경매절차에서 경락으로 취득함으로써 이 사건 아파트에 관한 피고의 유치권을 부담하게 되는 경우에는, 원고로 하여금 자신의 피고에 대한 부당이득금 반환채권과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인 피고의 A에 대한 유익비상환청구권을 상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것이 형평의 원칙상 타당하다." [대법원의 판단] 본문과 같은 법리를 설시한 다음 이와 달리, 원고가 피고에 대한 채권으로, 위 피고의 제3자에 대한 채권과 상계할 수 있음을 전제로 원고의 상계 주장을 받아들인 원심판결에는 상계의 요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라고 판단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환송하였다].

 

 상속채권자가 피상속인에 대하여는 채권을 보유하면서 상속인에 대하여는 채무를 부담하는 경우, 상속이 개시되면 위 채권 및 채무가 모두 상속인에게 귀속되어 상계적상이 생기지만, 상속인이 한정승인을 하면 상속이 개시된 때부터 민법 제1031조에 따라 피상속인의 상속재산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 분리되는 결과가 발생하므로, 상속채권자의 피상속인에 대한 채권과 상속인에 대한 채무 사이의 상계는 제3자의 상계에 해당하여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22. 10. 27. 선고 2022254154(본소), 2022254161(반소) 판결).

 

. 목적의 동종성

 

이와 관련하여 대한민국이 벌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사인(私人)에 대한 사법(私法)상 채무와 상계할 수 있는지 문제되는데, 대법원은 상계는 쌍방이 서로 상대방에 대하여 같은 종류의 급부를 목적으로 하는 채권을 가지고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을 것을 그 요건으로 하는 것인데, 형벌의 일종인 벌금도 일정 금액으로 표시된 추상적 경제가치를 급부목적으로 하는 채권인 점에서는 다른 금전채권들과 본질적으로 다를 것이 없고, 다만 발생의 법적 근거가 공법관계라는 점에서만 차이가 있을 뿐이나 채권 발생의 법적 근거가 무엇인지는 급부의 동종성을 결정하는 데 영향이 없으며, 벌금형이 확정된 이상 벌금채권의 변제기는 도래한 것이므로 달리 이를 금하는 특별한 법률상 근거가 없는 이상 벌금채권은 적어도 상계의 자동채권이 되지 못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벌금형에는 일반 민사채권과는 달리 납부명령 및 독촉, 소재수사 및 출국금지 조치, 징수명령 등의 집행절차상 제도들이 갖추어져 있고, 특히 자연인에 대하여 부과된 벌금에 관하여는 노역장 유치에 의한 집행도 가능하나, 위와 같은 제도들은 어느 것이나 확정된 벌금의 징수를 용이하게 하자는 데 그 근본 취지가 있는 것이어서 그러한 제도들의 존재가 벌금채권의 실현을 더욱 확실히 담보하는 상계의 가능성을 배제할 근거로 된다고 보기 어렵고, 특히 상계를 허용하지 아니 한다면 소재수사, 출국금지, 노역장 유치 등의 강제적 수단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결과가 되어 오히려 부당하며, 더구나 이 사건과 같이 벌금 채무자가 법인인 경우 노역장 유치 등의 방법은 통용될 여지가 없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은 어느 것이나 벌금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부인할 근거가 되기에 부족하다. 또한, 벌금형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만을 허용하는 것이 국가를 다른 채권자보다 합리적 이유 없이 우대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라고 판시하여 이를 긍정하였다(대법원 2004. 4. 27. 선고 200337891 판결. 그러나 벌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즉 벌금형을 선고받은 피고인이 대한민국에 대한 사법(私法)상의 채권으로 벌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이 통설의 입장이다. 이를 허용하면 국가의 형벌권 행사가 침해 되는 저해되는 결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허용하지 않더라도 국가에 대한 채권은 최종적 만족이 사실상 보장되어 있기 때문에 피고인에게 특별히 불리하다고 할 수도 없다).

 

8. 자동채권의 이행기가 도래할 것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830-852 참조]

 

 자동채권의 이행기는 도래해야 한다. 상계는 상계자가 상대방에게 자동채권의 이행을 강제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이는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이행의 청구를 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하였음을 의미하고 채무자가 이행지체에 빠지는 시기를 말하는 것이 아니다.

 대법원 1981. 12. 22. 선고 81다카10 판결 : 공사수급인인 소외 회사가 도급인인 피고에게 준공검사 후 공사대금의 지급시까지 하자보수 보증금을 납부하도록 되어 있고, 피고가 1976. 8. 30. 준공검사를 마치어 같은 해 9. 7. 공사잔대금을 그 전부채권자에게 지급하게 되었다면 같은 해 8. 30. 현재 위 하자보수금 납부채무의 이행기는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므로 공사잔대금 채무와 하자보수 보증금 납부채무는 상계적상에 있었다.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25946 판결

 대법원 2022. 3. 17. 선고 2021287515 판결 :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이행기의 정함이 없는 채권으로서 채권의 성립과 동시에 언제든지 이행을 청구할 수 있으므로, 그 채권의 성립일에 상계적상에서 의미하는 이행기가 도래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수동채권의 이행기는 도래하지 않아도 된다. 상계는 상계자가 상대방에 대한 수동채무를 이행하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일반적으로 채무자는 스스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만일 채권자도 기한의 이익을 가지고 있다면 그의 손해를 배상하고) 그 이행기가 도래하기 전에 이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17. 3. 15. 선고 2015252501 판결 : 부동산 임대차에서 수수된 임대차보증금은 차임채무, 목적물의 멸실·훼손 등으로 인한 손해배상채무 등 임대차에 따른 임차인의 모든 채무를 담보하는 것이고(대법원 2016. 7. 27. 선고 2015230020 판결 등 참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임대인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는 장래에 실현되거나 도래할 것이 확실한 임대차계약의 종료시점에 이행기에 도달한다(대법원 2002. 12. 10. 선고 20025265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임대인으로서는 임대차보증금 없이도 부동산 임대차계약을 유지할 수 있으므로, 임대차계약이 존속 중이라도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에 관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하고 임차인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할 수 있고(대법원 2016. 11. 25. 선고 2016211309 판결 참조), 임대차 존속 중에 그와 같은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에는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에 관한 기한의 이익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다].

 

9. 상계가 허용되지 않는 채권이 아닐 것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830-852 참조]

 

상계가 금지되는 채권이라고 하더라도 압류금지채권에 해당하지 않는 한 강제집행에 의한 전부명령의 대상이 될 수 있다(대법원 1994. 3. 16.  931822, 1823 결정, 대법원 2017. 8. 21.  2017499 결정).

 

. 당사자의 의사표시에 의한 상계금지

 

당사자가 반대의 의사표시를 한 때에는 상계할 수 없다(492조 제2항 본문). 그러나 그 의사표시로써 선의의 제3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같은 항 단서).

 

. 채무의 성질에 의한 상계금지

 

 항변권이 붙은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금지

 

만일 이를 허용하면 상계자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상대방(상대방)의 항변권 행사

의 기회를 빼앗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동시이행항변권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은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지 않는다. 그래서 예컨대 금융기관이 예금자에 대하여 금원을 대출하면서 그 담보 목적으로 약속어음을 발행, 교부받았으나 이를 타인에게 배서, 양도한 경우, 금융기관으로서는 약속어음을 소지하고 있지 않는 한 그 원인관계에 있는 대출금 채권만을 분리하여 따로 행사할 수는 없으며,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예금반환채무와 상계할 수도 없다(대법원 2001. 5. 8. 선고 200058880 판결).

 

 그러나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은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된다. 그리고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이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붙은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도 허용된다. 서로 현실적으로 이행하여야 할 필요가 없는 경우라면 상계로 인한 불이익이 발생할 우려가 없고, 오히려 상계를 허용하는 것이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채권채무관계를 간명하게 해소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454633 판결).

 

 사전구상권에 대한 담보제공청구권 항변

 

 항변권이 붙어 있는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다른 채무(수동채권)와의 상계를 허용한다면 상계자 일방의 의사표시에 의하여 상대방의 항변권 행사의 기회를 상실시키는 결과가 되므로 그러한 상계는 허용될 수 없고, 특히 수탁보증인이 주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제442조의 사전구상권에는 제443조의 담보제공청구권이 항변권으로 부착되어 있는 만큼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원칙적으로 허용될 수 없다(대법원 2001. 11. 13. 선고 200155222 판결 등 참조).

 

 채권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가 압류채무자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에 대립하는 양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그 당시 반대채권(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것이 피압류채권(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2. 16. 선고 2011455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러한 법리는 채권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이자 보증채무자인 사람이 압류 이후 보증채무를 변제함으로써 담보제공청구의 항변권을 소멸시킨 다음, 압류채무자에 대하여 압류 이전에 취득한 사전구상권으로 피압류채권과 상계하려는 경우에도 적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결국 제3채무자가 압류채무자에 대한 사전구상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해서는,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 사전구상권에 부착된 담보제공청구의 항변권이 소멸하여 사전구상권과 피압류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압류 당시 여전히 사전구상권에 담보제공청구의 항변권이 부착되어 있는 경우에는 제3채무자의 면책행위 등으로 인해 위 항변권을 소멸시켜 사전구상권을 통한 상계가 가능하게 된 때가 피압류채권의 변제기보다 먼저 도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9. 2. 14. 선고 2017274703 판결).

 

 사해행위취소에 따른 가액반환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금지

 

채권자취소권은 채권의 공동담보인 채무자의 책임재산을 보전하기 위하여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사해행위를 취소하고 채무자의 일반재산으로부터 일탈된 재산을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수익자 또는 전득자로부터 환원시키는 제도로서, 수익자로 하여금 자기의 채무자에 대한 반대채권으로써 상계를 허용하는 것은 사해행위에 의하여 이익을 받은 수익자를 보호하고 다른 채권자의 이익을 무시하는 결과가 되어 위 제도의 취지에 반하므로, 수익자가 채권자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으로서 가액배상을 할 때에 채무자에 대한 채권자라는 이유로 채무자에 대하여 가지는 자기의 채권과의 상계를 주장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1. 6. 1. 선고 9963183 판결).

 

. 법률의 규정에 의한 상계 금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금지

 

 의의

 

 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496). 이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금지하는 것으로서 이를 ʻ자동채권ʼ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며, 상계계약 역시 허용된다.

 

 불법행위에서 고의는 일정한 결과가 발생하리라는 것을 알면서 감히 이를 행하는 심리상태로서, 객관적으로 위법이라고 평가되는 일정한 결과의 발생이라는 사실의 인식만 있으면 되고 그 외에 그것이 위법한 것으로 평가된다는 것까지 인식하는 것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 2002. 7. 12. 선고 200146440 판결).

 

 취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하여 상계를 허용한다면 고의로 불법행위를 한 사람까지도 상계권 행사로 현실적으로 손해배상을 지급할 필요가 없게 되어 보복적 불법행위를 유발하게 될 우려가 있다. 또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가 가해자의 상계권 행사로 현실의 변제를 받을 수 없는 결과가 됨은 사회적 정의관념에 맞지 않는다. 따라서 고의에 의한 불법행위의 발생을 방지함과 아울러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피해자에게 현실의 변제를 받게 하려는 데 이 규정의 취지가 있다(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19776 판결 등 참조).

 

 적용범위

 

 입법취지나 적용결과에 비추어 볼 때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에 대한 상계 금지를 중과실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에까지 유추 또는 확장적용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1994. 8. 12. 선고 9352808 판결).

 

 그 자동채권이 동시에 행하여진 싸움에서 서로 상해를 가한 경우와 같이 동일한 사안에서 발생한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인 경우에도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4. 2. 25. 선고 9338444 판결).

 

 부당이득의 원인이 고의의 불법행위에 기인함으로써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부당이득반환채권이 모두 성립하여 양 채권이 경합하는 경우 피해자가 부당이득반환채권만을 청구하고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청구하지 아니한 때에도, 그 청구의 실질적 이유, 즉 부당이득의 원인이 고의의 불법행위였다는 점은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청구하는 경우와 다를 바 없다 할 것이어서,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은 현실적으로 만족을 받아야 한다는 상계금지의 취지는 이러한 경우에도 타당하므로, 496조를 유추적용 함이 상당하다(대법원 2002. 1. 25. 선고 200152506 판결).

 

 756조에 의한 사용자의 손해배상책임은 피용자의 배상책임에 대한 대체적 책임이라 할 것이고, 사용자책임에서 사용자의 과실은 직접의 가해행위가 아닌 피용자의 선임·감독에 관련된 것으로 해석되는바, 이러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용자의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하여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에도, 불법행위의 피해자에게 현실의 변제에 의하여 손해를 전보케 하려는 취지에서 규정된 제496조의 적용을 배제하여야 할 이유는 없다고 할 것이므로, 사용자책임이 성립하는 경우 사용자는 자신의 고의의 불법행위가 아니라는 이유로 제496조의 적용을 면할 수는 없다(대법원 2006. 10. 26. 선고 200463019 판결 : 은행의 대출업무 담당 직원이 대출자를 속여 대출금에 대한 선이자 및 이면담보 명목으로 대출금의 일부를 받아 편취한 사안에서, 대출자가 은행에 사용자책임을 이유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자 은행이 대출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를 주장하였는데, 대법원은 본문과 같은 이유로 은행의 상계 항변을 배척하였다).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의 채무자는 그 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고 그 결과 그 채권이 양도된 경우에 양수인에게도 상계로 대항할 수 없게 되나(451조 제2항 참조), 그 채권양도가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경우 그 손해배상채권의 채무자가 채권양도인에 대한 채권자 지위에서 채권자취소권을 행사하여 채권양도의 취소를 구함과 아울러 그 취소에 따른 원상회복의 방법으로 직접 자신 앞으로 가액배상의 지급을 구하는 것 자체는 제496조에 반하지 않으므로 허용된다(대법원 2011. 6. 10. 선고 20118980, 8997 판결).

 

 496조는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에 관한 것이고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고의에 의한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함과 동시에 채무불이행을 구성하여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과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이 경합하는 경우에는 이 규정을 유추적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경우에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를 허용하면 이로써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채권까지 소멸하게 되어 고의의 불법행위에 의한 손해배상채권은 현실적으로 만족을 받아야 한다는 이 규정의 입법 취지가 몰각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러한 예외적인 경우에는 제496조를 유추적용하여 고의의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를 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그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17. 2. 15. 선고 201419776 판결).

 

 압류금지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금지(497)

 

 채권이 압류하지 못할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압류금지채권은 이를 가진 채무자의 책임재산에서 벗어나고, 현실적인 변제를 보장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압류금지채권이 이와 실질적으로 동일한 부당이득반환채권으로 변형된 경우(압류가 금지되는 채권에 대한 압류추심명령은 그 효력이 없으나, 채무자가 선의이고 과실 없이 그와 같이 무효인 압류추심명령을 받은 제3자에게 변제하는 것은 채권의 준점유자에 대한 변제로서 효력이 있으므로 그로써 채무자는 채무를 면하고 채권자는 채권을 잃는 대신 변제를 받은 제3자에 대하여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얻는다고 할 것인데, 그 부당이득반환채권은 압류금지채권의 변형으로서 실질적으로 동일한 채권으로 볼 수 있다)에도 제497조가 유추 적용된다() 대법원 1977. 5. 24. 선고 77309 판결, 대법원 2009. 3. 12. 선고 200877719 판결).

 

 그리고 양도 또는 대위되는 채권이 원래 압류가 금지되는 것이었던 경우에는, 처음부터 이를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하던 것이어서 그 채권의 존재가 채무자의 자동채권에 대한 담보로서 기능할 여지가 없고 따라서 그 담보적 기능에 대한 채무자의 합리적 기대가 있다고도 할 수 없으므로, 그 채권이 양도되거나 대위의 요건이 구비된 이후에 있어서도 여전히 이를 수동채권으로 한 상계로써 채권양수인 또는 대위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09. 12. 10. 선고 200730171 판결).

 

 반면 압류금지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는 상계는 허용되며, 상계계약 역시 허용된다.

 

 지급금지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498)

 

 문제점

 

 498조에 따르면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예컨대 가압류명령, 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그 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급금지명령 송달 뒤에 생긴 채권에 의하여 동시이행의 항변을 할 수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상계가 가능하다.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37676 판결 등은, “3채무자의 압류채무자에 대한 자동채권이 수동채권인 피압류채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비록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어 압류의 효력이 생긴 후에 비로소 자동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할 수 있는 제3채무자로서는 그 채권에 의한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서, 이 경우 자동채권이 발생한 기초가 되는 원인은 수동채권이 압류되기 전에 이미 성립하여 존재하고 있었던 것이므로 그 자동채권은 민법 제498조에 규정된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가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해당하지 않는다.”라고 판시하고 있다.

예컨대 건설공사 수급인의 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이 압류된 뒤에 도급인이 수급인에게 하자로 인한 손해배상채권을 취득한 경우, 도급인은 그 손해배상채권에 의한 동시이행항변으로 그 금액 상당의 공사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고, 따라서 상계로써 공사대금채권에 대한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위 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37676 판결).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43819 판결 : [사안] A B에게 D에 의하여 가압류된 자기 소유의 부동산을 매도하자, C A B에 대한 매매대금채권을 가압류하였다. A B에게 먼저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쳐 주었는데, 그 후에 D가 위 부동산에 대하여 강제경매를 신청하자 B는 위 부동산에 관한 소유권을 보전하기 위하여 A를 대위하여 D에게 그 청구채권 및 경매비용을 변제하고 위 경매절차를 취소하였다. C가 위 가압류를 본압류로 전이하는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아 B에게 전부금(매매대금)의 지급을 청구하자, B A에 대한 구상금채권으로 C B에 대한 위 전부금채권과 대등액에서 상계하였다. [판단]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당사자 쌍방이 부담하는 각 채무가 고유의 대가관계에 있는 쌍무계약상의 채무가 아니더라도 구체적 계약관계에서 당사자 쌍방이 부담하는 채무 사이에 대가적인 의미가 있어 이행상 견련관계를 인정하여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이를 인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에서 보면, 당초 매수인인 B의 이 사건 매매잔대금지급채무와 매도인인 A의 이 사건 대지에 대한 D 명의의 가압류기입등기말소의무는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었는데, A가 위 가압류기입등기말소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동안 이 사건 대지에 관한 D의 가압류에서 비롯한 강제경매절차가 진행되자 이 사건 대지의 소유명의자로서 제3취득자인 B가 부득이 집행채무자인 A를 대위하여 위 강제경매의 집행채권액과 집행비용을 변제공탁한 결과 A B에 대하여 구상채무를 부담하게 되었으므로, 이 구상채무는 위 가압류기입등기말소의무의 변형으로서 B의 이 사건 매매잔대금 지급채무와는 여전히 대가적인 의미가 있어 그 이행상의 견련관계가 인정되므로 두 채무는 서로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다고 봄이 옳다. 따라서 비록 제3채무자인 B의 집행채무자인 A에 대한 이 사건 구상금채권이 이 사건 가압류명령이 B에게 송달된 후에 발생하였어도 B는 이 사건 구상금채권에 의한 상계로 압류채권자인 C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가압류에서 본압류로 전이하는 압류 및 추심명령에 의하여 C가 그 추심권능을 취득한 이 사건 매매잔대금채권은 이 사건 구상금채권액의 대등액 범위 안에서 상계되어 소멸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

참고로, 대법원 2015. 4. 9. 선고 201480945 판결은 채권양도 사안에서도 채권양도에 의하여 채권은 그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양수인에게 이전되고, 채무자는 양도통지를 받은 때까지 양도인에 대하여 생긴 사유로써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민법 제451조 제2). 따라서 채무자의 채권양도인에 대한 자동채권이 발생하는 기초가 되는 원인이 양도 전에 이미 성립하여 존재하고 그 자동채권이 수동채권인 양도채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양도통지가 채무자에게 도달하여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후에 자동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채무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할 수 있고, 따라서 그 채권에 의한 상계로 양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라고 판시하였다.

 

 그렇다면 그 반대해석으로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기 에 취득한 채권으로는 어떠한 경우이든지 상계로 대항할 수 있는지가 문제된다.

 

 판례의 태도

 

 대법원 1982. 6. 22. 선고 82다카200 판결 : 민법 제498조에 의하면,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이 규정을 상계의 요건에 관한 같은 법 제492조 제1항의 규정과 관련하여 볼 때, 가압류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가 가압류채무자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상계로써 가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가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에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반대채권이 압류 당시 변제기에 달하지 않은 경우에는 피압류채권인 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보다 먼저 변제기에 도달하는 경우이어야 된다고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와 같은 경우 피압류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압류채권자가 그 이행을 청구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른 때에는 그 이전 또는 그와 동시에 제3채무자는 자동채권에 의하여 피압류채권과 상계할 수 있는 관계에 있어 이러한 제3채무자의 자기의 반대채권으로 장래의 상계에 관한 기대는 정당하게 보호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대법원 2012. 2. 16. 선고 201145521 전원합의체 판결 : 민법 제498조는 지급을 금지하는 명령을 받은 제3채무자는 그 후에 취득한 채권에 의한 상계로 그 명령을 신청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위 규정의 취지, 상계제도의 목적 및 기능, 채무자의 채권이 압류된 경우 관련 당사자들의 이익상황 등에 비추어 보면, 채권압류명령 또는 채권가압류명령(이하 채권압류명령의 경우만을 두고 논의하기로 한다)을 받은 제3채무자가 압류채무자에 대한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기 위하여는, 압류의 효력 발생 당시에 대립하는 양 채권이 상계적상에 있거나, 그 당시 반대채권(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것이 피압류채권(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여야 할 것이다[가압류의 효력 발생(2008. 6. 30.) 당시 제3채무자가 이미 반대채권을 취득한 상황이었으나 반대채권의 변제기(2008. 7. 25.)가 피압류채권의 변제기(2008. 6. 10.)보다 뒤인 사안에서, 판례 변경여부를 검토하기 위해 전원합의체에 회부되었으나 종전의 판례가 유지됨. 다만, 무제한설을 지지하는 대법관 3인의 반대의견 있음].

 

 결론

 

대법원은 이 점에 관하여, 압류 당시 상계적상에 있지 아니하여 압류 후에 비로소 상계적상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3채무자가 가지는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수동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여 바로 상계할 수 있는 경우에만 위와 같은 압류채권자에 우선하여 보호받을 수 있다는 태도를 여러 번에 걸쳐서 밝혀 왔다. 이러한 태도는, 그렇지 아니하고 제3채무자의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수동채권의 변제기보다 늦게 도래하는 경우에는 제3채무자가 그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그 채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있어야만, 따라서 적어도 객관적으로는 자신의 채무에 관하여 채무불이행을 범하고 있어야만 비로소 상계적상에 이를 수 있는 제3채무자를 아직 그러한 상계적상이 도래하기 전에 압류에 착수한 채권자에 우선하여 보호할 가치가 없다는 고려에서 나온 것으로 이해된다.

상계의 담보적 기능은 상계를 통하여 자기 채권의 만족을 얻을 수 있다는 정당한 신뢰를 바탕으로 인정되는 것인데, 위와 같은 경우에 설사 제3채무자가 자기 채권의 만족을 상계를 통하여 얻을 수 있다고 믿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정당한 신뢰라고 할 수 없는 것이다.

3채무자가 자기 채무의 이행을 늦추고 있다가 후에 그 이행기가 도래함으로써 가능하게 된 상계를 가지고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하여 자기 채권의 우선적 만족을 얻고 압류채권자의 채권 실행을 좌절시킬 수 있다는 것은 상계의 담보적 기능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고 할 것이다.

 

 물상대위권에 기해 압류·추심명령 또는 압류·전부명령이 내려진 경우

 

 양도담보권

 

동산 양도담보권자는 양도담보 목적물이 소실되어 양도담보 설정자가 보험회사에 대하여 화재보험계약에 따른 보험금청구권을 취득한 경우 담보물 가치의 변형물인 그 화재보험금청구권에 대하여 양도담보권에 기한 물상대위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대법원 2009. 11. 26. 선고 200637106 판결 참조), 동산 양도담보권자가 물상대위권 행사로 양도담보 설정자의 화재보험금청구권에 대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을 얻어 추심권을 행사하는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제3채무자인 보험회사는 그 양도담보 설정 후 취득한 양도담보 설정자에 대한 별개의 채권을 가지고 상계로써 양도담보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이는 보험금청구권과 그 본질이 동일한 공제금청구권에 대하여 물상대위권을 행사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4. 9. 25. 선고 201258609 판결).

 

 전세권저당권

 

전세권저당권자가 전세금반환채권에 대하여 물상대위권을 행사한 경우, 종전 저당권의 효력은 물상대위의 목적이 된 전세금반환채권에 존속하여 저당권자가 그 전세금반환채권으로부터 다른 일반채권자보다 우선변제를 받을 권리가 있으므로, 설령 전세금반환채권이 압류된 때에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권자에 대하여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 반대채권과 전세금반환채권이 상계적상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권저당권자에게 상계로써 대항할 수는 없다. 그러나 전세금반환채권은 전세권이 성립하였을 때부터 이미 그 발생이 예정되어 있다고 볼 수 있으므로, 전세권저당권이 설정된 때에 이미 전세권설정자가 전세권자에 대하여 반대채권을 가지고 있고 그 반대채권의 변제기가 장래 발생할 전세금반환채권의 변제기와 동시에 또는 그보다 먼저 도래하는 경우와 같이 전세권설정자에게 합리적 기대 이익을 인정할 수 있는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전세권설정자는 그 반대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전세금반환채권과 상계함으로써 전세권저당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다(대법원 2014. 10. 27. 선고 201391672 판결).

 

 임금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금지(근로기준법 제42조 제1)

 

 원칙적 금지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의하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

 

 예외적 허용

 

 근로자의 동의를 얻은 경우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 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다만 임금 전액지급의 원칙의 취지에 비추어 볼 때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기한 것이라는 판단은 엄격하고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25184 판결).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38529 판결, 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경우

 

 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90760 전원합의체 판결 : 사용자가 이미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과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은 모두 어디까지나 후불적 임금인 퇴직금의 지급과 직접 관련된 것으로서, 그 금원의 지급시기가 근로자의 퇴직 전이냐 후이냐의 점에서 다를 뿐 퇴직금의 지급이라는 본질에 있어서는 다를 바 없어 양자는 서로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고, 나아가 퇴직금 명목 금원의 부당이득반환채권에 기한 상계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을 아예 지급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근로자의 퇴직으로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에서 기존에 이미 지급한 퇴직금 상당액을 공제하겠다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는 공평의 견지에서도 당연한 조치이고, 이로써 근로자가 특별히 불리하게 된다거나 임금전액불의 원칙에 반한다고 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 경우에는 당해 근로자가 이미 퇴직하여 더 이상 경제생활의 직접적 기반을 이루는 임금을 지급받는 근로계약관계에 있지 아니한 상황일 뿐만 아니라, 사용자가 기왕의 근로관계와는 전혀 무관한 채권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위와 같은 상계로 인하여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도 아니다. 결국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 금원의 반환채권으로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것은 한 마디로 근로자의 퇴직으로 인하여 사용자가 지급할 퇴직금액의 정산, 조정 방법의 하나에 지나지 아니하므로 이를 허용하지 아니할 아무런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데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 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상당하다( 200790760 전원합의체 판결).

 

 조합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 금지(715)

 

715조는 조합의 채무자는 그 채무와 조합원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하지 못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즉 조합채권의 채무자는 조합원 중 1인에 대한 채권으로 조합채권과 상계하지 못한다( 대법원 1998. 3. 13. 선고 976919 판결).

이는 조합원 중 1인에 대한 채권자가 조합재산에 대하여 강제집행을 하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로서, 조합원 전원이 조합재산을 합유하기 때문에 조합원 일부에 대한 채권으로 상계하여 조합원 중 일부가 조합재산을 처분하는 것과 같은 결과를 막기 위한 규정이다.

이와 반대로 조합채무의 경우에는 조합재산으로 이를 변제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조합원 중 일부가 개인재산으로 임의로 변제할 수도 있으며 이러한 변제를 굳이 막을 이유가 없다. 따라서 조합원 중 1인이 조합에 대한 채권자에게 가지는 개인 채권으로 조합채무와 상계하는 방법으로 조합채무를 면책시키는 행위는 유효하다.

 

10. 상계의 효과 (상계충당 및 상계의 소급효) [이하 민법교안, 노재호 P.854-857 참조]

 

. 양 채권이 대등액에서 소멸

 

. 상계충당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는 경우 채무는 상계적상 시에 소급하여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하게 되므로, 상계에 따른 양 채권의 차액 계산 또는 상계 충당은 상계적상의 시점을 기준으로 한다.

 

 자동채권액이 수동채권액 전부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경우 수동채권에 관하여 변제충당의 문제가 발생하는데, 변제충당에 관한 일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된다(499). 예를 들어 상계적상 시점 이전에 수동채권에 대하여 이자나 지연손해금이 발생한 경우 상계적상 시점까지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계산한 다음 자동채권으로써 먼저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소각하고 잔액을 가지고 원본을 소각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7. 8. 선고 20058125 판결, 대법원 2013. 11. 14. 선고 201346023 판결, 대법원 2021. 5. 7. 선고 201825946 판결(  에 대한 토지 매매대금 반환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 및 전부명령을 받은 후 을 상대로 전부금 등의 지급을 구하자,  에 대한 사용이익 반환채권 등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 항변을 한 사안에서, 수동채권인 매매대금 반환채권은 매매계약이 해제된 날 발생하였고 의 자동채권은 매매계약 해제 무렵부터 차례로 발생하였는데, 각각의 자동채권이 발생한 때 양 채권은 모두 이행기에 이르러 상계적상에 있으므로, 자동채권으로 상계적상일을 기준으로 발생한 수동채권의 이자나 지연손해금을 소멸시키고, 잔액이 있으면 원금을 소멸시켜야 하고, 수동채권의 원금이 일부 소멸되면 그 부분에 대해서는 상계적상일 다음 날부터 민법 제548조 제2항에서 정한 이자가 발생하지 않고, 남은 원금에 대해서만 이자가 발생하는데도, 상계적상일을 기준으로 수동채권인 매매대금 반환채권의 원금이 소멸되는지 여부를 심리하지 않은 채 매매대금 반환채권의 원리금에서 자동채권의 합계액을 빼는 방식으로 상계한 원심판결에 법리오해 등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변제충당에 관한 제476조 내지 제479조의 규정은 임의규정이므로 변제자인 채무자와 변제수령자인 채권자는 약정에 의하여 이를 배제하고 제공된 급부를 어느 채무에 어떤 방법으로 충당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고( 대법원 1987. 3. 24. 선고 84다카1324 판결 등 참조), 이는 제499조에 의하여 위 규정이 준용되는 상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210386 판결).

 

 변제충당지정은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써 하여야 하는 것이기는 하나, 채권자와 채무자 사이에 미리 변제충당에 관한 약정이 있고, 그 약정내용이 변제가 채권자에 대한 모든 채무를 소멸시키기에 부족한 때에는 채권자가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의하여 충당하기로 한 것이라면, 변제수령권자인 채권자가 그 약정에 터 잡아 스스로 적당하다고 인정하는 순서와 방법에 좇아 변제충당을 한 이상 변제자에 대한 의사표시와 관계없이 그 충당의 효력이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대법원 2012. 4. 13. 선고 2010118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제499조에 의하여 변제충당에 관한 규정이 준용되는 상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5. 6. 11. 선고 201210386 판결).

 

 여러 개의 자동채권이 있고 수동채권의 원리금이 자동채권의 원리금 합계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우선 자동채권의 채권자가 상계의 대상이 되는 자동채권을 지정할 수 있고, 다음으로 자동채권의 채무자가 이를 지정할 수 있으며, 양 당사자가 모두 지정하지 아니한 때에는 법정변제충당의 방법으로 상계충당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런데 상계를 주장하면 그것이 받아들여지든 아니든 상계하자고 대항한 액수에 대하여 기판력이 생긴다(민사소송법 제216조 제2). 따라서 여러 개의 자동채권이 있는 경우에 법원으로서는 그중 어느 자동채권에 대하여 어느 범위에서 상계의 기판력이 미치는지 판결 이유 자체로 당사자가 분명하게 알 수 있을 정도까지는 밝혀 주어야 한다. 그러므로 상계항변이 이유 있는 경우에는, 상계에 의하여 소멸되는 채권의 금액을 일일이 계산할 것까지는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한 상계충당이 지정충당에 의하게 되는지 법정충당에 의하게 되는지 여부를 밝히고, 지정충당이 되는 경우라면 어느 자동채권이 우선 충당되는지를 특정하여야 할 것이며, 자동채권으로 이자나 지연손해금채권이 함께 주장되는 경우에는 그 기산일이나 이율 등도 구체적으로 특정해 주어야 할 것이다(대법원 2011. 8. 25. 선고 201124814 판결, 대법원 2013. 2. 28. 선고 201294155 판결).

 

. 상계의 소급효

 

상계의 의사표시가 있으면 양 채무가 상계할 수 있는 때(상계적상일)에 대등액에 관하여 소멸한 것으로 본다(493조 제2). 따라서 상계적상일 이후에는 상계로 소멸하는 부분에 대하여는 이자 및 지연손해금이 발생하지 않는다.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후에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상계적상일은 양 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때이다.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한 때가 아님을 주의하여야 한다.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한 후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기 전에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경우

 

상계적상일은 자동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한 때 또는 상계의 의사표시를 한 때이다.

둘 중 어느 경우에 해당하는지는 상계의 의사표시를 하는 자의 의사해석 문제이다. 여기서 주의할 것은 수동채권에 관하여는 그 변제기까지의 이자를 계상하여야 할 때가 있다는 점이다(예컨대 수동채권이 이자부 대여금채권인 경우).

 

 채권이 양도(또는 전부)된 경우

 

 채권이 양도된 후 양수인이 양수금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거나 채무자가 양수인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에는 상계의 요건 중 채권의 대립성 때문에 최소한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이후에야 비로소 상계가 가능하다.

따라서 그 이전에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경우에도 상계적상일은 양 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날이 아니라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진 날이 된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200089 판결).

 

 그러나 양수금 청구에 대하여 채무자가 양도인에 대한 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상계하는 경우에는 그렇지 않다는 점을 유의하여야 한다. 이 경우에는 채권양도로 인하여 채무자의 법적 지위가 달라져서는 안 된다는 법 원리에 따라 자동채권과 수동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뒤 채권양도의 대항요건이 갖추어 졌다면 양 채권의 변제기가 모두 도래한 날이 상계적상일이 된다.

 

. 상계권의 남용

 

예를 들어 갑은 을에게 1억 원의 임대차보증금반환채무를 부담하고 있는데, 을이 부도가 나자 이로 인하여 현저하게 가치가 떨어진 을 발행의 약속어음을 염가로 취득하여 상계를 하기 위하여 병으로부터 을이 발행한 액면 1억 원의 약속어음을 대금 4,000만 원에 매수하였다. 그 후 을이 갑에게 위 임대차보증금의 반환을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자, 갑은 위 약속어음금채권으로 위 임대차보증금반환채권과 상계한다는 의사표시를 하였다. 갑의 이러한 상계권의 행사는 허용되는지 여부가 문제된다.

 

일반적으로 당사자 사이에 상계적상이 있는 채권이 병존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를 상계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고, 이러한 상계의 대상이 되는 채권은 상대방과 사이에서 직접 발생한 채권에 한하는 것이 아니라, 3자로부터 양수 등을 원인으로 하여 취득한 채권도 포함한다 할 것인바, 이러한 상계권자의 지위가 법률상 보호를 받는 것은, 원래 상계제도가 서로 대립하는 채권, 채무를 간이한 방법에 의하여 결제함으로써 양자의 채권채무관계를 원활하고 공평하게 처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상계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자에 대하여는 수동채권의 존재가 사실상 자동채권에 대한 담보로서의 기능을 하는 것이어서 그 담보적 기능에 대한 당사자의 합리적 기대가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있음에 근거하는 것이다. 따라서 당사자가 상계의 대상이 되는 채권이나 채무를 취득하게 된 목적과 경위, 상계권을 행사함에 이른 구체적·개별적 사정에 비추어, 그것이 위와 같은 상계 제도의 목적이나 기능을 일탈하고, 법적으로 보호받을 만한 가치가 없는 경우에는, 그 상계권의 행사는 신의칙에 반하거나 상계에 관한 권리를 남용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함이 상당하고, 상계권 행사를 제한하는 위와 같은 근거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인 권리 남용의 경우에 요구되는 주관적 요건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4. 11. 선고 200259481 판결).